키 작은 승무원 일기
제제 씨 지음 / 처음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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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피해를 입은 곳들이 많지만, 특히 여행업계와 항공업계가 심하다는 소식은 뉴스를 통해 왕왕 접했더랬다. 종사하는 승무원이나 조종사 등이 일자리를 잃거나 장기간 무급 휴가를 가야만 했다.

서서히 하늘길이 열리면서 다행히 회복하는 추세라고는 하나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꿈꾸는 자유인지 몰랐던 것들을 자유롭게 누리지 못한 기간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일까. 여행관련 에세이나 금번 읽은 승무원이 작가인 비행에세이에 손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159cm 제제씨가 들려주는 비행 에세이' 라는 소개로 승준생 에피소드부터 좌충우돌 승무원 이야기까지 툰 형식의 에세이로 만날 수 있다. 얼마 전 간호사로서 겪게 되는 사연을 툰과 글로 엮어낸 에세이집을 읽을 기회가 있었는데, 이 책 역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한 일기를 토대로 하여 자신의 경험과 감정들을 솔직하게 담아내고 있다.

 

저자는 여행 중 다리를 다쳤을 때 서툰 영어로 선뜻 손을 내밀어 도움을 준 호텔 직원을 보며 '여행'이란 순간을 빛내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한다. 여행의 첫 단추에서 좋은 기억을 만들 수 있는 일, 미소와 침착함을 잃지 않고 고객들을 응대하는 승무원.

 

사실 많은 사람들이 승무원에 대해 키크고 날씬해야 한다는 '고정관념' 이 있는 것 같다. 승객들을 보호하고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의무가 있는 직업군이지만 여전히 외적인 부분은 무시못하는 분위기랄까. 그래서인지 몰라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키가 작아도 승무원 될 수 있나요?" 같은 작은 키를 걱정하는 승무원 지망생들의 글들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비록 작은 신장이지만 키가 작다고 해서 업무에 큰 지장이 있지 않다는 것을 말하며 모든 단점이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것과 어려움을 좌절하고 있다면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승무원 준비, 면접 등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승무원 준비생이라면 책을 통해 공감과 응원을 받을 수 있을 듯 하다.

 

승무원 스타일의 정석인 쪽머리 스타일, 유니폼, 직업병, 직원 티켓 등 평소 궁금했던 비행 및 승무원 관련된 정보를 책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나 역시도 저자가 저자의 동생에게 받은 질문이 궁금했다. 비행기가 이륙하는 동안 바로 앞 승객과 마주보는 그 찰나의 시간이 부담스럽지 않는가였는데 그 대답은 안타깝게도 동생한테는 가장 불친절한 덕분에(?) 답변을 들을 수가 없었다. 전체적으로 술술 읽어내려가는 가독성 좋은 책이라 출퇴근길 이용해서 하루 만에 완독했다는.

 

'키가 작은 건 단점이 아니라 매력입니다' 라며 열정과 꾸준한 노력으로 본인의 꿈을 실현한 키작은 승무원 제제씨와 지금 이 순간에도 승객들에게 최선을 다해 서비스하고 있을 승무원들을 응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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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평화로운 방가네입니다 - 웃음과 눈물 사이 그 어디쯤의 이야기
방효선.방효진.방철용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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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뉴스나 스포츠 외에는 TV 시청을 잘 하는 편은 아니다. 오히려 집에서는 아날로그 감성의 라디오를 선호하는 편이기도 하다. 그래서 책 표지에 MBC <전지적 참견 시점> 화제의 가족이라는 문구와 '방효선, 방효진, 방철용' 이라는 책 표지의 저자 이름과 사진에도 누군지 단번에 알아차리지 못했다. 

표지를 넘겨서야 '방효진' 이라는 사람이 모델이자 탤런트인 '고은아' 라는 것과 '방철용'이 라는 사람이 그룹 '엠블랙' 의 '미르' 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예전 연애기사에서 남매 사이가 각별하다는 것을 본 기억이 났지만 큰 관심을 두지 않았기에 서두는 여기까지.


'65만 구독자가 애정한 초하이텐션 방가네 패밀리의 가족 내공 에세이' 라는 문구처럼 삼남매가 '방가네'라는 이름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책을 읽기 전에 궁금해서 접속했는데 일상 속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준 것같은 유튜브 알고리즘에 눈길이 갔다. 

연예인임에도 불구하고 꾸미지 않은 편안한 복장과 함께 어떻게 보면 날 것 그대로 보여주는 느낌이랄까. 파악하거나 관찰하는 게 아니라 그저 웃으려고 보는 계산없이 웃을 수 있는 콘텐츠라고 하니 오히려 이런 소탈하고 인간적인 면들이 65만명이라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고 있는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내용으로 넘어오면 전라남도 장성군 약수리의 한 마을에서 태어난 삼남매 각자의 이야기가 280여 페이지를 채우고 있다. 가족의 추억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물 좋고 공기 좋은 고향 이야기부터 삼남매의 어린 시절이야기, 연예인으로써의 삶, 유튜브 시작, 부모님 이야기 등을 솔직담백하게 풀어 나간다. 각자가 마음에 담아 두었던 이야기들을 친구에게 털어놓는 듯했다. 


어렸을 적 사진이나 가족 사진 등이 담겨 있어 마치 앨범을 들춰보는 기분마저 들었다. 별책 부록으로 QR코드를 통해 해당 유튜브 영상을 볼 수도 있고, 거기에 책 속 삽화는 효선씨가 직접 그린 것으로 이 책을 통해 일러스트 작가로 데뷔를 했다는 사실도 유튜브를 통해 확인~ 다재다능하구나.


유쾌한 이야기들 속에 결국 귀결되는 건 바로 '가족의 소중함' 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유튜브를 통해 가족의 끈끈함과 돈독함을 깨달았다고 하듯이 나 역시도 책을 통해 가족과 함께한 소중하고 행복했던 시간을 추억해본다. 앞으로도 따뜻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로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과 힐링을 선사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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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집착경영 - 톱클래스 다국적기업들의 6가지 사람과 조직 관리 노하우
한준기 지음 / 쏭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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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가 만사라고들 한다.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써야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말이다. 일을 수행할 사람을 어떻게 확보하고 어떤 업무를 어떻게 맡겨 소기의 성과를 내도록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모든 조직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인재들이 자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역할을 기회를 제공했을 때 회사는 발전할 수 있다. 결국 인력관리가 회사의 이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어떤 것에 늘 마음이 쏠려 잊지 못하고 매달림이라는 사전적 용어의 집착은 다소 부정적으로 쓰인다. ‘인재집착경영은 유능한 인재들을 보유하고 관리함으로써 기업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유지하는 큰 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글로벌 다국적기업에서 인사총괄 임원, 비즈니스 리더를 역임한 실무형 인사조직 전문가인 저자의 다양한 현장 사례들을 통해 인사조직 관리 이야기를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책은 총 6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장에서는 인사부의 철학과 역할, 인재 선발, 평가와 보상, 조직 내 문제와 갈등 해결에 대한 제언, 인재를 양성하고 관리하는 방법, 조직이 꼭 알아야 할 이별의 정석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경영자와 HR 담당자들이 안고 있는 인재 관리의 어려움에 관해 현실적인 노하우를 제시한다. 이는 실제로 비즈니스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부분들이기 때문이다. 부록의 ‘HR 관련 베스트 Q&A’ ‘HR 건강지수 체크리스트를 통해 현 조직 및 인사 제도 등을 진단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조직에는 인재들을 제대로 관리하고 육성하는 미래 지향적인 건강한 집착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기업 경영의 처음이자 마지막, ‘사람에 대한 특급 과외라는 문구처럼 조직의 HR시스템을 발전시켜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리더들에게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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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 - 뉴질랜드 워킹 홀리데이, 어느 백패커의 수기
박유현 지음 / 하모니북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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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제대한지 20년이 다 되어간다. 제대하기 전 간부와의 면담에서 어떤 기분이냐는 질문에 기쁘다는 동기들의 답변과는 달리 나는 잠시 대답을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다. 분명 힘든 군 생활을 마치고 사회로 돌아간다는 기쁨은 잠시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고, 현실적인 문제들이 머릿속에 맴돌았기 때문이다

사회에 나오면 그런 고민들이 해소될지 알았지만 오히려 산적해있음을 느끼게 된다. 만약 어디론가 훌쩍 떠나 경험치라도 쌓았더라면 그 힘을 동력 삼아 더 열심히 살고 있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이 뉴질랜드 워킹홀리데이를 선택한다고 한다. 알아본즉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많은 사람들이 신청하는 영어권 국가이기도 하거니와 임금이 높은 편에 속하는 국가라고 한다

저자는 전역하기 전 영어 학습, 돈 벌기 등은 안중에 없이 군대에서 억압받은 자유를 보상받고자 여권을 만들고 급히 비자를 신청하며 뉴질랜드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한다. 뉴질랜드 워킹홀리데이 비자는 선착순으로 정해진다고 하는데 1,800명이 갈 수 있는 첫 관문을 통과함으로써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가 있었다.


낯선 땅에 도착하여 숙소와 일자리를 구하면서 스스로 살아남을 방법들을 강구해나간다. 책 표지 프롤로그에 내가 요즘 최애 하는 짙은의 노래가 소개되는가 하면 나 역시도 카페에서 꽤 오랜 기간 일한 경험이 있기에 바리스타로 일하는 모습에서 묘하게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지붕이 없으니 밤하늘의 별을 자주 보게 되고 지붕이 없으니 하루의 온도를 온몸으로 느끼며 시시때때로 옷을 갈아입게 된다. 자연을 막아설 방패막이 없으니 나는 자연에 순응해야 했고 비와 바람, 추위와 배고픔에 맞서 한걸음 한 걸음씩 힘겹게 나아간다. 그렇게 나는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서 혼자의 개념을 조금씩 알아간다.' p.50

 

여행은 우리를 책무와 우리 사이의 물리적인 간격을 늘려놓음으로써 자유로울 수 있는 명분을 우리에게 부여해 준다. (중략) 숨 가쁘게 조여 왔던 삶의 간격을 한 템포 쉬면서 조금은 늘려놓을 필요성을 느끼는 것이다.’ p.153

 

'더 높은 곳을 바라볼수록 더 아래로 떨어지는 느낌을 받으니 그것이 손에 닿지 않을 거리에 있다면, 지금 나의 자리에서 나의 시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더 현명하지 않을까. 잡히지 않고 보이지 않는, 어쩌면 내 것이 아닌 무언가에 목을 매기보다 나 자신을, 그리고 주변을 먼저 돌아보고 사랑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 아닐까.‘ p.210

 

일자리를 구하고, 천해의 환경을 자랑하는 뉴질랜드 트레킹 코스를 친구와 함께 도전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 등을 유려한 글과 함께 자연이 선사하는 멋진 경관 사진으로 만날 수 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날 수 없지만 새로운 변화에 대한 가능성, 그 계기를 도전으로써 만들어 낼 수 있음이라는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오롯이 전달받을 수 있었다.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것은 생활을 벗어나 자기에게 신선함을 불어넣은 풍선 하나 달아 주는 시간이다.”라는 말을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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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한 이방인 - 독한 여자의 리얼 독일 생활기
강가희 지음 / 모요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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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텐 탁, 구텐 모르겐, 이히 리베 디히.. 지금도 배우고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학창 시절 나의 제2외국어는 독일어였다. 불어와 독어 양자 택일 중 그래도 '불어보단 낫겠지' 하는 심정으로 선택했지만 녹록하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그나마 독어 선생님이 재미있었기에 망정이지 안그랬으면 공부와 담을 쌓았을지도 모를 일.

한적한 소도시에서 여유를 즐기길 원하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여행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는 한달 살기. 여기 한 달이 아닌 무려 5년이라는 시간을 독일에 머물며 생활한 독한(독일+한국) 여자의 리얼 생활기 에세이가 있다. 


독일하면 무엇이 떠오르는 가. 자동차, 맥주, 분데스리가, 통일(1990년 10월에 제2차 세계대전 후의 냉전체제 아래서 연합국에 의해 강제로 분단되었던 동독과 서독이 하나의 국가로 통일, 나와 비슷한 연배라면 뉴스에서 봤을 듯), 그리고 JTBC 비정상회담 등에 출연했던 노잼 이미지의 독일 출신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 그리고 더 거스러 올라가자면 지금은 없어진 어렸을 적 살던 집 근처 빵집이름인 '독일빵집' 까지 등등. 사실 아직 가보지 못한 나라이기에 궁금한 부분도 많았다. 과연 책에서 비춰지는 독일이란 나라는 어떨까.


방송작가인 저자는 언론사 기자로 일하던 남편의 공부를 위해 함께 독일로 떠나게 되었다. 살게 된 곳은 동독 제2의 도시인 '라이프치히'. 황희찬 선수가 몸담았던 축구클럽 'RB 라이프치히' 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 살게된다는 것이 현실로 다가온다면 얼마나 당황스러울지 책 곳곳에 묻어나온다. 돈이 있어도 구하기 힘든 집(심지어 월세를 구하는 과정에서 자기소개서도 써야 한다는 사실), 깊은 무력감과 넓은 좌절감을 안겨주었다고 표현하는 언어의 장벽, 알게 모르게 당하는 인종차별, 궃은 날씨까지.. 하지만 이런 악재(?) 속에서 5년이라는 시간을 고군분투하는 모습들을 위트있는 문체로 담아내고 있다. 


곰팡이에 경악하고 석회 때문에 짜증나고, 택배 때문에 열불나고, 열쇠 때문에 공포스럽고, 검진 등 예약하고도 기다리게 만들고, 벨도 없고 직원을 불러서도 안되고 눈을 마주쳐야 주문할 수 있는 식당, 체감 상 한국의 서너 배 되는 듯하는 전기세, 난방비까지.. 이렇게 불편한 점이 많은 데 독일 생활의 장점을 꼽으라면 자연과 여유 정도라고 이야기한다.


악명 높은 독일의 자전거 도난, 일요일에는 문을 닫는 마트나 음식점, 초상권에 예민해서 사진 찍는 것에는 조심해야 한다는 등의 TIP과 함께 처음 가본 누드 사우나, 우리나라에서 요가와 함께 인기있는 필라테스('필라테스' 라는 이름의 독일인 고안했다는 사실), 독일의 벼룩시장, 독일인의 제주도라 불러도 손색없을 듯한 스페인 마요르카에 관한 이야기 등이 이어진다. 

단편적인 여행 정보가 아닌 다년 간의 생활을 통해 나오는 '찐' 정보들이니 혹시 독일 생활을 염두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참고해도 좋을 듯 하다.


간격을 두고 각자의 호흡에 맞춰 천천히 변한다. 바뀌지 않음이 곧 도태를 의미하는 매정한 현대사회에서 변치 않음의 미덕도 있음을 입증해주는 곳이라고 독일을 이야기한다. '명랑한 이방인' 이라는 이름으로 오롯이 나 자신에게 솔직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며 가식적이지 않은 삶을 살 수 있었던 5년이라는 시간이 저자가 앞으로 살아감에 있어 큰 자양분이 되지 않을 까싶다. 

Es ist g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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