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정동 해설에 활용할 김용범 시인의 ‘평화의 멜로디‘란 시를 지난 금요일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찾아 냈다.

폐업한 고려원에서 나온 절판된 시집인 ‘슈베르트 마을의 우편 마차‘란 시집에 수록된 시이다. 출간 20년이 넘은 작품이다.

마을이란 단어를 들으니 김춘수 시인의 샤갈의 마을, 김은자 시인의 루오의 마을 등이 떠오른다. 김춘수 시인은 샤갈의 마을에는 3월에 눈이 온다고 했고 김은자 시인은 루오의 마을에는 비가 온다고 했다.

루오는 프랑스의 화가 조르주 루오인데 이 분의 판화 작품 가운데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날에도 향을 묻혀준다‘는 작품이 있다.

검색하느라 애썼지만 찾지 못했다. 김용범 시인의 ‘평화의 멜로디‘는 쉽고 따뜻하고 아늑한 시이다.

정오가 되면 성공회쪽 담을 넘어 종소리가 들린/ 다 시내의 한 중앙에서 듣는 종소리는 일종의 슬픔/ 과 같은 것이었다. 음악이 끝난 연주회장에서 악기/ 를 챙겨들고 떠나는 교향악단의 단원들을 보는 것/ 같았다. 음악회는 끝났고 사람들은 저마다 평화로운/ 멜로디 몇 마디씩을 가슴에 안고 돌아가는 쓸쓸한/ 저녁의 느낌을. 오늘도 정오 성공회의 종소리가 들/ 릴 것이다. 조금씩 슬픈 표정으로 사람들은 짧은 점/ 심을 끝낼 것이다.

종을 치지 않을 때 소리는 어디에 있는가? 종을 치면 소리는 어디에 있는가? 종을 치면 어느 한 곳에 있지 않고 고루 퍼지게 된다.

모두에게 평화로운 사랑의 멜로디가 퍼지기를 바라면 동화적으로 느껴질 만큼 각박하고 거친 세상이다. 오늘 나에게 행운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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