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끝별 시인. 평론가이고 교수이고...봄 여윔이란 뜻의 춘수(春瘦)라는 시어를 만들어낸 분.(瘦; 여윌 수), 오룩이란 인물을 알게 해준 분.(오룩은 내가 감명 깊게 읽은 클라리사 에스테스의 ‘늑대와 함께 달리는 여인들’에 나오는 훌륭한 고수鼓手이자 이야기꾼이다.) 시심전심(詩心傳心)이란 말을 알게 해준 분. ‘파이(π)의 시학’에서 비체(鼻涕) 즉 아브젝시옹이란 개념으로 미당의 시들을 분석한 시론을 펼친 분.

그가 이번에 ‘패러디’란 시론집을 냈다. ‘파이의 시학’에 이미(?) 패러디론이 있으니 출간 해인 2010년부터 패러디에 대해 준비한 것이라 하겠다. 물론 1997년에 ‘패러디 시학’이 나왔음을 지적해야겠다.)

저자는 “김지하의 ‘타는 목마름으로’, 김종삼의 ‘정원’ 등 너무나 좋아했던 우리 시들이 ‘외국 시의 베끼기’ 였다는 걸 알고 난 후 배신감”으로 패러디를 공부했다고 말한다.(나는 김지하 시인의 시 ‘타는 목마름으로’가 프랑스 시인 폴 엘뤼아르의 시 ‘자유’를 표절한 시이니 패러디한 시니 하는 말들이 있었을 때 그런가 보다 했다.

요즘 작품 활동이 거의 없는 양귀자 작가가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이란 소설을 썼는데 이 제목이 폴 엘뤼아르의 시 ‘커브’에서 가져온 것(전문全文)이다. 찾아 보니 벌써 16년 전의 일이다. 세월이 참 빨리 갔음을 느낀다.) 각설(却說)하고 ‘패러디’는 공부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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