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약해 눕기를 좋아했고 추우면 생각을 하지 못하는 등 게을렀지만 예민하기도 했던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는 신경을 건드리는 파리를 단 한 번의 최소 동작만으로 물리치기 위해 머릿속으로 가로선과 세로선을 사용해 파리가 앉은 곳의 정확한 지점을 측정하다가 함수 그래프라 불리는 좌표를 생각해냈다.

 

이를 미루기의 성과라 해야 할지 아니면 게으른 성정이 나은 희대의 발명이라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앤드루 산텔라의 '미루기의 천재들'을 읽으면 만날 수 있는 미루기의 천재들 가운데 대표 인물이 레오나르도 다 빈치이다.

 

그의 '암굴의 성모'는 완성되어 성도회 제단 벽에 걸리기까지 무려 25년의 세월이 소요되었는데 순전히 그의 탓만은 아니지만 놀라운 기록이다.

 

'암굴의 성모'는 영지주의에 한창 관심을 기울일 때 한 일본인 철학자의 책을 통해 접하고 영감을 갖던 작품이다.

 

각설하고 '미루기의 천재들'에 투 두 리스트 도서관이란 말이 나와 반가운 마음에 도서관에 대한 좋은 소재구나, 라며 득의의 미소를 지었으나 이는 미루기 천재들이 시간에 쫓겨 해야 할 것들을 리스트로 작성한 것들이 많음을 책이 많은 곳 즉 도서관에 빗댄 말이다.

 

'미루기의 천재들'의 저자는 중요한 아이디어는 결국 빈둥거리는 시간에 잉태되지 않았느냐는 말을 한다.

 

미루기의 천재들 가운데 건강 때문에 그런 경우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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