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으로의 여행 유럽을 걷다 시간으로의 여행
정병호 지음 / 성안당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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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아들이 함께 떠난 유럽 여행을 기록한 책이 특이하게 유럽 역사서의 형태로 다가왔다. 유럽 곳곳에 대한 촘촘한 정보 아니 지식을 대화 속에 담았다. 제목이 특이하다. ‘시간으로의 여행 유럽을 걷다

 

이 책에는 우리가 쉽게 접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이 많다. 가령 저자는 유럽의 어원이 저녁을 뜻하는 에레브(EREB)에서 유래했다는 것, 그래서 유럽이 해가 지는 곳으로 명명된다는 사실 등을 이야기하고 그에 상대되는 태양이 솟아오른다는 의미의 아나톨리아, 레반트 등의 말을 제시한다.

 

대화는 구체적이고 리얼하다. 가령 아들이 이집트는 지명이나 인명이 쉽게 외워지지 않는다는 말을 하며 이집트 통일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고 말하자 아빠는 상세하게 이야기한다. 아빠는 아들이 빨리 알아차리자 눈치가 빠른데란 말을 한다. 또한 아빠는 아들이 그리스, 로마 신화에 푹 빠져 있어 신들의 이름을 자신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고 말한다.

 

아빠는 아들이 로마 신화에 대해 묻자 단군 신화를 아는지 묻는다. 저자는 로마의 일곱 개 언덕 가운데 하나인 팔라티노 즉 팰리스의 어원을 이야기한다. 아빠는 유럽사를 간략하게 언급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 스타일로 상세하고 길게 이야기한다. 물론 지루하지 않다. 더구나 대화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기에 자연스럽다.

 

아빠는 생소한 칸나에 전투 이야기, 자마 전투 이야기도 한다. 아빠는 아들의 반응을 보며 이야기를 계속했다는 말을 한다.(95 페이지) 이를 보며 해설을 생각하게 된다. 반응을 살피는 것의 중요성을 배우는 순간이다. 아들은 아빠 곁에 바짝 다가가기도 한다. 우파니샤드 생각을 하게 한다. 힌두의 스승 곁에 앉다란 뜻이다.

 

아들은 흥미진진한데요란 말을 한다.(117 페이지) 추임새이다. 아빠는 훈족이 우리 조상인 한민족과도 연계가 있다는 주장에 근거가 있음을 언급한다.(129 페이지) 아빠는 합스부르크의 이름이 합스부르크 성 또는 매의 성이란 말에서 유래했음을 이야기한다.(145 페이지)

 

저자는 니케아 공의회를 거쳐 가톨릭과 정교회까지 언급한다. 중요한 언급 가운데 하나는 정교회는 삼위일체를 부정하고 가톨릭은 철저히 신봉한다는 이야기이다.(177 페이지) 본문 중 이런 글이 있다. “아들에게 바티칸을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15세기 상황을 이야기해줘야만 했다.”(162 페이지)

 

이뿐 아니라 책은 전편에서 긴밀히 얽힌 역사적 배경을 고려하며 쉽게 설명하는 미덕을 보인다. 아빠는 아들이 어느 나라를 좋아하느냐는 물음에 상황에 따라 조금 다르지만 변함없이 좋아하는 나라는 터키라고 말한다.(248 페이지)

 

여행을 좋아하는 저자의 개인적 성향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저자에 의하면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터키 여행을 꿈꾼다. 그런 저자는 터키의 이곳 저곳을 이야기한다. 콘스탄티노플, 보스포러스, 가파도키아 등..

 

이는 책이 여행 안내이기도 하고 인류학 또는 유럽사 안내서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알게 한다. 본문에는 이스탄불이 유럽과 아시아를 이어주는 도시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다.(257 페이지) 이는 그리스 자연철학 이야기할 때 나오는 이오니아 이야기를 연상하게 한다. 이오니아는 동방과 서방이 만나는 지점이다.(23 페이지) 연결성을 중시하는 처음과 끝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셍겐 조약과 축구 이야기까지 최신 성과까지 담겨 있는 책이 시간으로의 여행 유럽을 걷다이다. 셍겐 조약은 유럽 연합 비가입국인 노르웨이, 스위스 등이 가입했다. 이 조약은 공통 출입국 관리 정책을 사용해 국경 시스템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국가간 통행을 제한 없이 하는 내용을 담았다.(288 페이지) 올 컬러에 충실한 내용까지 역작인 시간으로의 여행 유럽을 걷다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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