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뻘쭘해진 손이 나도 모르게 바지 주머니를 찾아 숨어들 듯 변한 것 없는 일상들이 시간 저편으로 하나 둘 사라지고 있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비가 내렸고 가을을 향해 한 걸음쯤 앞으로 나아간 계절이 나처럼 게으른 사람들을 향해 '열심히 살아라' 외치는 듯합니다. 16기 신간 평가단으로서의 첫 미션. 신간 추천 페이퍼를 처음 쓰는 것도 아닌데 나도 모르게 처음의 그때로 마구 뒷걸음질 치는 것만 같습니다. 왠지 어색하게 어색하여 어색하였어라.

 

 

 

우리는 종종 위대한 작가의 삶이 화려하거나 행복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두고 '왜?'라거나 '그래서?'와 같은 흔히 있을 수 있는 의문이나 호기심도 없이 당연하다는 듯 쉽게 받아들이곤 한다. 그것은 마치 냉수를 들이켜는 것처럼 무심한 일일 뿐 안타까운 생각에 발을 동동 굴렀다거나 눈물을 찔끔 흘렸다는 말은 듣지 못한다. 기구한 삶을 살았던 작가가 너무도 많았던 탓이리라. 그러나 내게 카프카는 작가들의 일반화된 범주에 넣고 싶지 않은 몇 안 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그의 삶을 대충 알고는 있지만 이 책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

 

 

 

     

 

 

마스다 미리의 팬을 자청하는 독자들은 대개 왜 자신이 그녀의 팬이 되었는지, 언제부터 그렇게 되었는지 확연히 알지도 못하면서 무엇엔가 홀린 듯 끌려들어갔다는 말을 하게 된다. 특별할 것도 없는 4컷만화도 그렇고, 화려하거나 멋진 말을 쏟아내는 것도 아닌데 그녀의 책은 이상하게도 사람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길게 늘어지는 일상의 군더더기를 한 꼬집 골라내어 4컷만화에 담는 것, 근엄하거나 진지한 이야기도 가볍게 풀어내는 것, 그게 바로 그녀만의 매력은 아닐지...

 

 

 

 

 

 

 

연탄재 함부로/발로 차지 마라/너는 누구에게/한 번이라도/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이렇게 시작되는 시 <너에게 묻는다>를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시인은 시인으로 존재할 때 빛이 난다. 그럼에도 세월이 하수상하여 시인은 제 자리를 놓고 한 세월 이와 같은 '잡문'을 쓰며 보내는 것은 우리가 가꾸어 온 시간의 텃밭이 돈에, 권력에, 다른 무엇에 심히 병들고 있음이리라. 

 

 

 

 

 

 

 

 

줌파 라히리를 좋아하게 된 것은 아주 오래 전의 일이다. 인도계 미국인이었던 작가는 <이름 뒤에 숨은 사랑>, <저지대> 등 그녀만의 색채를 담은 소설을 독자들에게 선보엿고 일약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어떤 급박한 순간에도 큰 소리를 내지 않을 것만 같은 잔잔한 문채, 나는 그것을 잊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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