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황사가 예보된 휴일 오후.

3월을 시작하는 첫날 치고는 고약한 날씨이다.  툭 터진 너른 찻길을 달리듯 휴일의 낮시간은 금세 지나가고 만다. 시간을 붙잡고 싶은 게으른 몸짓과 빛의 속도로 내달리는 시간의 경과는 사뭇 어설픈 조화.  나는 비껴가는 휴일의 풍경 속에서 오지 않은 월요일을 생각하며 세상의 끝과 같은 깊은 한숨을 토한다.

 

 

법정 스님이 가신 지 벌써 5년.  딱 이맘때였다.  나는 한동안 스님의 추천도서를 읽었고, 오래 묵혀 곰팡내 나는 <무소유>를 거푸 반복하여 읽었다.  그리움은 때로 눅진한 허기로 이어지는 법이다.

 

최인호 작가는 어느 날 그의 소설보다 수필이 더 좋아졌던 작가이다.  작가의 수필집 <산중일기>와 <인연>이 손에 익어 책장 넘기는 소리 무거워졌을 때 작가도 우리 곁을 떠났다.

 

두 분의 대담집이라는데 내 꿈 속에서 살아 돌아온 듯 반갑다.

 

 

 

 

 

 

자주는 아니지만 프랑스 소설이 읽고 싶어질 때가 있다. 잠 못 이루는 늦은 밤이나, 봄비 추적추적 내리는 어느 봄날의 오후나, 속절없이 파고드는 옛기억에 눈물 한방울 또르르 흐르는 퇴근길 모퉁이에서 탁한 안개처럼 모호한 결말의 프랑스 소설 한권이 몹시 읽고 싶어진다.  이재룡의 비평에세이 <소설, 때때로 맑음 1>은 프랑스 소설의 안내서이다. 프랑스 소설에 대해 아는 게 없는 나와 같은 사람을 위한.

 

 

 

 

 

 

 

 

들어본 적 없는 또는 읽어본 적 없는, 내게는 낯선 어느 작가의 책을 바라볼 때 드는 느낌은 두 가지이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한 번 읽어봐?'매만지거나 '그래도 아는 작가의 작품을...' 돌아서거나. 나는 김은경 작가를 알지 못한다. 그래도 내 시선이 지나치지 않고 이 책에 잠시 머물렀던 까닭은 다가오는 봄과 잘 어울릴 듯한 예감 때문이다.

 

 

 

 

 

 

길었던 설 명절과 1년 중 가장 짧은 달이어서인지 2월에 출간된 에세이는 몇 권 되지 않는다. 아쉽지만 이 세 권을 고르는 것으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