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사다리 - 불평등은 어떻게 나를 조종하는가
키스 페인 지음, 이영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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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난하다'라는 생각을 인생을 살면서 해본 적이 있는가? 아마 대다수의 사람들이 삶의 여러 순간에서 의도하든 의도치 않든 그런 경험을 해보았을 것이다. 심지어 가난하지도 않은 중산층이면서도 가난하다는 것을 느끼며 좌절했던 순간들이 인생 속 여러 겹으로 쌓여 있을지도 모른다. 이것이 개인의 성향에서 비롯된 절망이 아니라는 것을 심리학과 교수 키스 페인은 <부러진 사다리>라는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실험심리학의 이론을 바탕으로 말해주고 있다.

제목에서 사다리는 불평등의 메타포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필요악처럼 존재하는 소득 불평등문제는 오랜 세월 인류에게 커다란 짐과 같았다. 불평등 문제는 쉽게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와 연결이 된다. 즉 자원의 결핍이 기회의 결핍으로 이어지게 되고 열악한 환경이 열악한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거부할 수 없이 오랜세월 따라오는 팩트였다.

지난 30년 동안 불평등이 급격하게 심해지면서 벌어진 당황스러운 현상은 재산의 변화가 빈민층과 중산층에서는 변화가 없고  거의 상류층에서만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러한 소득과 부의 불평등은 사람들을 더 위험한 행동으로 이끌었고 가난을 개인의 인격적 결함으로까지 보는 잘못된 시각을 낳게 되었다.


키스 페인은 <부러진 사다리>에서 개인의 삶 속 불평등을 조명하며 상대적 비교, 정치 성향이 주는 사다리, 생과 사를 결정짓는 불평등, 신앙 문제, 인종적 차별, 일터의 사다리까지 여러 분야에서 마주하고 목격하고 경험하는 불평등의 실례와 에피소드를 통해 그것이 시사하고 문제제기하는 것을 제대로 깨닫게 도와주고 있다.

빈민층과 상류층을 삶 속에서 경험했던 저자 키스 페인은 누구보다 불평등에 대한 속속들이 사정을 이해하고 있다. 키스 페인은 실험심리학에 의거하여 금전적 재산이 행복을 결정하는 주된 요인이라고 주장한다. 가난하지도 않은 사람들이 상대적 빈곤감 때문에 가난한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 불평등이 빈곤층과 약자 뿐만 아니라 부유한 특권층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인생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을 어떻게 해결해야할 지에 대한 이야기는 꽤 유의미하게 다가왔다. 예상할 수 있듯이 불평등은 건강에 해로운 행동을 부추겨 질병유발과 수명단축까지 이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한 불평등이 빈곤의 악순환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것은 놀랄만한 사실도 아니듯 기정사실화된 것이다.
불평등을 줄이면 많은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다. 키스 페인은 이러한 불평등은 본질적으로 공중보건의 문제로 인식하고 시장과 정부 모두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결국 우리의 인식변화를 통해 타인과의 끊임없는 비교행위와의 단절을 요구한다. 사다리는 개인의 힘으로는 쉽게 바꿀 수 없다. 바꿀 수 있는 것은 개인의 사고이다. 어렵겠지만 불평등이 가지고 오는 유해한 것들을 생각하며 그 어려운 사고의 전환을 시도해보자. 어쩌면 너무나 달라지는 나의 삶을 목격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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