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3일 목요일입니다. 오늘 많이 추울 줄 알았는데, 조금 추워요. 오후 2시 반 정도 되었는데, 따뜻한 시간이라서 그런 걸까요. 참, 점심 맛있게 드셨나요.^^
오늘은 많은 학생들이 수능시험을 봅니다. 그래서 인지 아침에는 눈이 많이 내렸대요. 하지만 아침에 내린 눈은 쌓이지 않아서, 지금은 잘 보이지 않아요. 하지만, 오늘 아침에 눈을 맞으면서 시험을 보러 갔던 학생들에게는 나중에 기억나는 일이 될 지도 모르겠어요. 같은 과정을 겪고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그 시기의 사람들만이 공유하는 것들이 있는 것 같아요. 어쩌면, 오늘 아침에 내리는 눈도, 그 날 그 시험을 보았던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그런 기억으로 하나 더 추가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절기로는 어제가 소설이었다고 하는데, 눈은 하루 늦게 오늘 도착했습니다.^^
저는 수능시험을 본 지 오래되어서, 요즘 시험은 잘 모릅니다. 하지만, 시험이 주는 압박감은 조금 이해할 것 같습니다. 저도 매년 한 번 있는 시험을 봅니다. 처음에는 처음보는 것이라서 잘 모르는 길을 가는 기분처럼 낯설고 어렵고, 긴장합니다. 그리고 두번째에는 두번째라서 이전의 실수를 하면 안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지만, 첫번째보다 더 긴장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게 시험인 것 같습니다. 누구나 이 순간은 처음 맞습니다. 이번 시험도, 시험지가 책상 위에 놓였을 때, 이 시험을 보는 수험생 모두 그 시험지는 처음입니다. 한 공간 안에 많은 사람이 있지만, 서로 다른 책상에서 모두 혼자서 이 시험을 만나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혼자서, 처음부터 끝까지 답안지를 채워야 하는, 그런 자기 앞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봅니다.
매년 대입 시험은 조금씩 다른 것 같습니다. 제가 수능시험을 보았을 때와 지금은 많이 달라서, 실은 학생들이 어떻게 진학을 준비하고 있는지 잘 모릅니다. 하지만, 다들 많은 시간을 공부하고, 열심히 보냈으니, 좋은 결과 있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내년은 2018년이니 18년도의 신입생으로, 설레는 미래를 만나시기를 기원합니다.
오늘 시험보는 학생들이 많지만, 시험을 보지 않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오늘 저녁에는 조금 덜 추운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은 오후에 춥다가 해가 지면 공기가 차갑게 달라지면서 더 춥거든요. 수능시험을 보지 않는 분도 함께 한파를 겪는데, 올해는 지진이 있어서, 두 번이나 겪는 것 같습니다. 겨울이 오면 추워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래도 조금 덜 추웠으면 좋겠습니다.
따뜻하고 좋은 오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