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어젠 갑자기 비와서 놀라지 않았나요? 오늘은 아침부터 축축한데, 그래도 더위는 주춤할 거래요. 오늘부터 저는 새로 계획을 세우고, 지금 사는 것을 즐겁게 생각하면서 살기로 했어요. 근데, 며칠이나 갈까요? 하면서 웃을 거 같아서, 이렇게 말하면서도 약간 민망해져요. 얼굴이 약간... 그래도 그게 낫잖아요. ^^;

 

 언니, 사람은 늘 바쁘고 그래서 이전처럼 살던 관성을 바꾸기 어렵대요. 이렇게 하는 게 좋아~! 해도 그걸 누가 몰라, 이래저래, 하면서 별로 바꾸려 들지 않는 경우도 흔하다고 하구요. 사실, 저도 그런 사람이죠. 그래서 그런 소리를 들으면, 이번엔 좀 더 바꿔보려고 노력하기로 했어요. 쉽진 않겠지만, 한 발 두 발 떼어 놓으면 그래도 처음 출발선에선 조금이라도 멀어질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오늘부터 저는 매일 할 수 있을 만큼의 계획을 세워야 해요, 근데 그러려면 시행착오도 상당히 거칠 거고, 또는 시간이 많지가 않아서 어떻게 할 지 고민스럽고, 좀 그래요. ^^ 그래도 언니라면, 그래, 이번엔 잘 해봐! 하지 않았을까요. 아마도 함께 맛있는 밥 먹으면서 말이죠. 지금은 언니도 살기 바쁘고, 우리 잘 만나진 못하니까, 아쉽지만 언니가 했을만한 이야기를, 제가 저한테 해주기로 했어요.

 

 "그래 이번엔 잘 해봐."

 

 그런 고로, 보상차원에서 오늘 점심은 혼자서라도, 먹고싶은 걸 먹기로 했어요!

 

 아, 그리고 먹는 이야기 하니까 생각났는데요. 최근 하루키 에세이 책 나왔는데요, 책 제목에 <샐러드>란 말이 들어가요.  요즘엔 샐러드란 말이 전보다 많이 들려요. 샐러드 바 때문일까요?

그것만 보면 특이할 것도 없는데, 그 앞 권이 <채소>가 들어가거든요.^^ 이 책이요,  전에 봤던 그 무라카미 라디오, 그 책이 십여 년 넘어서 2권부터 새로 나오고 있는 거에요. 

 

 벌써 그렇게 됐어요. 저도 몰랐는데, 앞권 사려고 봤더니, 그건 너무 오래되어 품절이더라구요. 그래서 알았죠^^;   하루키 에세이를 읽다보면 요리에 관한 이야기가 가끔 나오는데, 요리를 좋아해서 그런건지, 아니면 요리에 관한 글을 잘 쓰는 건지, 뭐 어쨌든 읽다보면 그거 먹고 싶어지는 기분이 들어요.

 

 아침에 입맛없다며 먹은 게 별로 없었더니, 먹는 이야기 나오니까 어쩐지 할 말이 않아지는 걸요. ^^ 근데, 오늘도 벌써 한 시간 채워서, 그만 쓰고 가봐야 해요. 근데, 쓰다쓰다 고치면서 한 시간이 더 지났어요. 역시 수다는 알아줘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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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라카미 라디오

-  오른쪽부터 1권~3권.  여성주간패션지 앙앙에 연재되었던 에세이 모음, 1권과 2권은 시간차가 많이 나면서 발매되었고, 3권은 1년만에 나왔다. 길지 않은 분량에 평범한 소재로 이야기를 하지만, 그래도 쓰는 사람이 무라카미 하루키라서 그런지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았다. 새로 나온 3권도 기대가 많이 된다.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오하시 아유미 그림 / 비채 / 2013년 5월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오하시 아유미 그림 / 비채 / 2012년 6월

무라카미 라디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 까치글방 / 2001년 10월

 

 

샐러드가 필요한 모든 순간, 나만의 드레싱이 빛나는 순간
지은경 지음 / (주)레시피팩토리 / 2012년 6월  

 

 매일아침 샐러드를 만드시던 어머니의 일화. 7년간의 미국생활. 그런 여러 경험을 통해서 저자의 이 책 속에서 다양한 샐러드와 맛있는 드레싱으로 표현되었다. 상황에 맞게 쓸 수 있는 요리법, 초보도 만들 수 있는 샐러드, 먹고 남은 샐러드의 활용법 등 샐러드에 대해서 좀더 다양하게 쓰일 수 있도록 고려된 점이 샐러드 요리를 고민하는 분들께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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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맘에 드는 노트를 한 권 사야 할 거 같아요. 어제나 그제나 결심만 하고 실행을 못하는 건 노트가 없기 때문일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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