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5일 일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3시 44분, 바깥 기온은 영상 11도 입니다. 편안한 일요일 오후 보내고 계신가요.^^


 어제는 비가 조금 내렸고, 바람이 불었습니다. 바람 때문에 차가운 날이었는데, 오늘도 어제처럼 차갑고 습기를 머금은 바람이 붑니다. 꼭 비올 것만 같은 하늘과 눅눅한 느낌의 차가운 바람이 있는 일요일 오후예요. 어제 바람 때문에, 그리고 오늘도 바람이 불어서, 지금 막 피기 시작한 벚꽃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벚꽃이 막 피기 시작할 때보다 조금 더 피었을 때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면 꽃잎이 더 많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바닥에 연한 분홍빛의 꽃잎이 작은 바람에도 날리는 모습이 보입니다. 갑자기 집 가까운 곳에는 나무 가득 동백이 피었는데, 못보던 커다란 라일락 나무가 보여서, 이제 곧 라일락 향기가 날아올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어제 저녁, 해가 진 다음 시간에, 목련 나무 아래를 지나는데, 바람이 불었어요. 서늘한 바람이 지나가고, 살짝, 아주 짧은 시간 지나가는 목련 향기. 목련 나무 아래에 서 있어도 잘 알지 못하지만, 어느 순간 스치는 향기라서,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좋은 느낌이었어요. 조금은 이른 봄의 서늘함을 안고 지나가는 것만 같은 느낌. 그리고 조금은 낯설고 차가운 느낌이 남는 향기였습니다. 향기도 따뜻한 느낌, 부드러운 느낌, 그런 것들이 있을까, 향기가 지나간 자리에 서 있으면 조금 전의 일인데도, 잘 설명하기도 어렵고 기억하기도 어렵습니다. 그 때 스쳐간 향기를 다시 만날 때에도 그 순간 아닌 지나가고 난 짧은 다음에 기억 속을 뒤져봅니다. 아는 느낌과 익숙한 느낌, 이전의 것들을 찾으려고요. 하지만 떠나고 난 다음엔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렇게 짧은 순간이라서 목련 나무 아래를 지날 때에는 조금 크게 숨을 쉽니다. 



 어제 저녁에 찍은 사진이예요. 비가 와서 그런지 조금 더 바닥이 검고 진하게 나왔습니다. 오늘은 이 때보다 더 많이 꽃잎이 떨어졌을거예요. 아마도 ^^

 

 게으름 줄이기 2일차.

 

 어제부터 게으름 수치 줄이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제 가까이를 돌아보니, 아아 쉽지 않겠어. 싶은 기분. 일단 주말은 쉬고... 하다 오늘 점심을 먹는데, 어쩐지 전에도 그런 것 같은데? 지난주 일요일? 그 전 일요일? 그 전전 일요일은? 하다보니 3월에도 계속이고 2월에도 1월에도 그랬다는 것을 발견하고. 아아, 이게 게으름의 실체인 거구나. 그런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방을 둘러보니, 방도 엉망, 주말에 다 치우지 못할 것 같은데. 조금 겁이 났습니다. 그래도 조금만 치워도 되겠지 싶은데, 의외로 청소는 다른 할 일이 있을 때는 무척 하고 싶어지는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생각이 들자, 어쩐지 다른, 청소보다 먼저 할 일들이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게으름이 많이 쌓여있으니 한번에 다 줄일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어쩐지 다이어트 하는 기분도 듭니다.


 이 페이퍼를 읽으면서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게으름 수치 같은 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처럼 게으름 수치가 높지 않고, 적정 수준을 유지하고 계시니까요. 그러니 주말엔 푹 쉬세요.

벌써 4시 넘었어요. 오늘 남은 시간,  재충전 잘 하시고 파란 불 들어오는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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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4-15 16: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게으름 다이어트. 좋네요.
요즘엔 뭐든지 조금 조금이어요.
책도 조금 읽고, 글도 조금 쓰고, 영화도 조금 보고
그런데도 내 하루가 언제 다 가버리는지도 모르게 다 가 버려요.
서재에 글도 잘 안 올리는데 그럼 뭔가 남는 시간이 있어야 할 텐데...ㅠ

서니데이 2018-04-15 16:49   좋아요 1 | URL
저는 요즘 하는 것도 없는데 시간이 2배속이나 3배속으로 지나가는 것 같아요.
공간도 별 것 없는데 많은 것들로 차 있는 것 같고요.
여유가 없으면 새로운 것들을 채워넣을 수 없으니까 조금만 게으름의 부피를 줄여보려고요.
stella.K님은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영화도 보시면 하루 부지런하게 쓰고 계시는 것 같은데요. 저는 한번에 두 가지도 잘 못하는데도 하루가 금방 금방 갑니다.
서늘한 오후예요. 조금 차갑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 오후 보내세요.^^


2018-04-16 06: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4-16 16:1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