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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와 하녀 -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마이너리티의 철학
고병권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학을 두고, 누군가는 딜레마와 모순들에 관해 생각하는 방법이라 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저 철학자들이 하는 일이라고 털어놓았다. 실로 다양한 철학자와 철학 방식들이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하고 있는 일이 철학이 아니라고는 말할 수 없다는 뜻이란다. 자, 어느 쪽이든 좋다. 딜레마와 모순에 대해 다종다양한 방식으로 ‘행동하는 철학’을 보여준다면. 고병권은 책의 시작에서 이렇게 설명한다. 참된 철학자는 현실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현실이 중단된 곳, 누구도 뛰어들고 싶지 않아 하는 지옥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이다. 왜? 바로 그곳에 지금의 현실과 다른 현실을 만들어낼 재료가 있기 때문이다(p.20)― 아이웨이웨이도 비슷한 말을 했다(「우리가 현실의 일부인데, 그것을 깨닫지 못하면 그야말로 무책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생산적인 현실이다. 우리는 현실이지만, 현실의 일부라는 것은 우리가 또 다른 현실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철학은 대화에서 시작한다고 했다. 책에서 인용된 디오게네스는 이것을 훌륭히 증명해낸다. 「내가 달리기를 하고 있는데 결승점에 다가간다고 달리기를 멈추어야 할까?」 고병권의 표현대로라면 ‘정신의 계주’다. 그러나 이 정체가 불분명한 ‘앎’을 체득하려면 대화에서만 끝나서는 안 된다. 내 속에서 체험하는 과정이 없다면 거창해 보이는 철학이라도 그저 그런 정보에 불과해진다. 철학이 하나의 상품으로 변모하는 순간이다. 어떤 말과 어떤 책이라도 혓바닥 끝으로만 주물거리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책은 철학 일반이 아니기를 스스로가 원한다. 왜 우리를 ‘하녀’라 지칭했겠나.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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