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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태어난 게 잘못이야 - 일중독 미국 변호사의 유럽 복지사회 체험기
토머스 게이건 지음, 한상연 옮김 / 부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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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한국에서 태어난 게 잘못이라고 하자. <미국에서 태어난 게 잘못이야>의 미국의 자리에 한국을 넣어도 비슷할 테니까. 유럽보다는 미국의 노선과 루트를 그대로 따라하는 게 한국 아니던가. 새로운 즐거움을 맛보려는 부자들과 좋은 교육을 받은 혁신적인 사람들은, 그들의 삶이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을 거다. 책에서 보여지듯 ㅡ 유럽과 비교하면 ㅡ 내는 세금에 비해 받는 혜택은 훨씬 적고, 1인당 GDP는 높지만 그 증가분의 3분의 2 이상이 부자에게만 돌아가며, 연간 평균 노동시간이 더 많아서 쉴 여유가 없지 않나. 세상에 공짜로 식사를 할 수는 없으며 시장은 일대일의 맞교환을 원한다. 어쨌건 코멘트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신자유주의와 정치라는 두 가지 명제이다. 위에서 언급했듯 이 책은 <미국vs유럽>이지만 사실상 <한국vs유럽>이라 보아도 무방한 이유다. 저자만 해도 두 달간 일을 쉬고 유럽으로 떠날 생각이라는 말에 친구들의 반응은 하나같이 「그럼 사무실은?」이었다……. 유럽식 사회민주주의는 세금을 많이 내지만 돈을 더 아낄 수 있다. 퇴직연금, 의료보험, 교육, 대중교통, 보육... 이러한 공공재가 따라오는 거다. 그럼 미국(한국)은? 다 내 돈으로 해야 한다. 즉 명목상의 1인당 GDP만 높을 뿐 늘 빚더미에 깔려 사는 거나 마찬가지다.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게 아니라, 돈을 갚기 위해 일하는 꼴이다. 미국과 유럽이 점점 더 닮아 가고 있다는 건 정말 터무니없다는 저자의 말이 실감나는 이유다. 한 독일 회사에 관리직으로 취직한 미국인이 「회사에 들어가니까 1년에 6주의 휴가를 누릴 수 있다는 고용계약서야 서명하라고 하더군요.」라고 했던 일화 역시 그것을 반증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우연하게도 같은 미국과 관련된 책 『팍스 시니카』를 함께 읽게 되었다. 정말 더 이상 팍스 아메리카나는 없고 이제는 팍스 시니카일까 하면서 어떤 의미로는 몰락(!)해가는 미국을 엿보았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미국의 쇠락을 점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경제력, 군사력 등은 여전히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압도적이다 ㅡ 실제로 현재 미국의 경제규모는 세계 전치의 4분의 1에 이른다. 그러나 우리는 얼마 전 놀라운 경험을 했다. 백악관과 의회가 가까스로 국가부채 상한 증액에 합의해 디폴트 위기를 넘기기 전까지 미국의 국가부채 상한은 14조 3천억 달러였고, 2010년 미국 국내총생산 총액 14조 6천억 달러를 거의 모두 쏟아 부어야 할 정도로 심각한 것이다. 디폴트? 모라토리엄? 그리고 정치? 복지? 글쎄, 나는 잘 모르겠다. 최소한 이미 미국 대륙에 한 발을 담그긴 했지만 다시 한 번 모든 것을 결정할 필요는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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