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으면서 익히는 클래식 명곡 - 음악평론가 최은규가 고른 불멸의 클래식 명곡들
최은규 지음 / 메이트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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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QR코드는 학생들이 보는 문제지는 물론이고, 일반 서적에도 골고루 활용되고 있다. 그런데 이런 QR코드가 매우 필요 적절하게 사용되는 경우가 이보다 더 있을까 싶은 책이 나왔다.

책을 보면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들으면서 익히는 클래식 명곡>이 바로 그것이다.


이 책에서는 만날 외국인의 명료한 발음이나 강의, 관련 동영상을 보여주는 등 부차적인 데 사용하던 QR코드가 클래식 명곡과 연주 클립을 담아 매우 필요 적절하게 책의 주인공 역할을 한다. 책을 읽는 내내 내 눈과 귀는 매우 바쁘게 움직였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으며 지루할 틈이 없던 거 같다.

이 책의 저자 최은규 씨는 바이올리니스트, 음악 칼럼니스트, 책도 쓰고 강의도 하는 등 여러모로 클래식을 알리는 데 힘쓰는데, 무엇보다 우리에게 친숙한 KBS 클래식 FM의 <FM 실황음악>의 진행을 맡고 있다.

지은이의 말을 읽어보면, 이 책을 쓰기까지의 저자의 고민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클래식을 좋아하고는 싶지만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클래식 초보자를 주요 독자로 삼은 거 같다. 음악회에 가서 곡목 해설 원고를 읽다가 어려워서 그냥 덮은 기억이 있다면, 도대체 이 음악이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는 무엇인지, 그리고 왜 그렇게 표현되는지에 대해 알고 싶다면, 그런데 설명과 함께 그 부분만 속히 음악과 함께 감상하고자 한다면 바로 이 책을 읽으면 된다.

이 책에서는 어떤 곡의 주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주제가 어떻게 변해가는지, 어떤 악기로 연주하는지 들을 수 있도록 악곡의 주요 부분을 편집한 음원을 일부 넣어 음악 작품을 해설한다.-지은이의 말 중에서. 7쪽

예를 들면 악기의 여왕, 바이올린 편에선 바이올린의 서정미와 화려함을 모두 담은 곡, 사라사테 <치고이너바이젠>의 제목 옆의 QR코드를 연결하면 Sara 장의 곡 연주 동영상이 뜬다. 전문가인 저자가 권해주는 세계적인 수준의 연주자들이 연주한 음원을 주로 골랐다고 하니 듣는 귀의 수준이 훌쩍 오르는 것 같다.


소제목 옆의 큐알코드는 전곡을 들을 수 있는 큐알코드가 있다.

바이올린 편에서는 사라 장의 연주 동영상을 연결한다.


전곡을 감상하면서 책을 읽어 나가면, 책의 중간중간에 이 곡의 부분적인 음원 클립을 따로 편집한 음원 QR코드들이 나온다. 이는 왜 이 악기와 이런 진행으로 흘러가는지 클래식의 부분 부분을 감상할 수 있어 클래식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글을 읽으면서 부분적으로 편집한 음원을 들을 수 있도록 큐알코드로 연결하였다.


우리 집의 초등 2학년 아들과 함께 이 책을 보면서 전곡을 듣기도 했지만 이렇게 부분적으로 소개된 음원 클립을 들으면서 연상되는 장면 말하기나 연상되는 동물 말하기, 악기 유추하기 등등 재미난 활동도 해보았다. 아들은 46~ 48쪽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중 동물들마다의 특성이 담긴 음원 클립들과 리코더와 바이올린으로 연주한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제4번의 음원 클립(99쪽)을 무척 흥미롭게 들었다. 초등학교에서 형님들이 흔하게 들고 다니는 플라스틱 작은 악기 리코더가 새삼 이렇게 멋진 악기인가 아이와 나도 함께 놀라며 감상했다. 물론 악기의 이름을 유추해 보는 등 놀면서 시작했지만 어느덧 아이와 함께 여러 번 음원들을 감상하며 저자가 짚어주는 포인트를 다시 한번 느껴보기도 하고, 아이에게 설명하면서 함께 클래식을 즐겨보는 귀중한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 책은 크게 5부로 나눠 클래식의 입문을 돕는다.

1부는 처음에 어떤 악기 소리에 이끌려 클래식 음악에 갖게 된 이들이 있을 것이라 상상하며 저자는 써 내려갔다. 사실 1부가 제일 끌리긴 했다. 나 역시 좋아하는 악기인 첼로와 피아노 부분부터 읽어 나갔다. 읽다가 귀에 익숙한 팝송 '미드나이트 블루'에 차용된 곡이 베토벤의 <비창 소나타> 2악장이라는 사실을 이제야 연결 짓기도 했다. ^^;;

조성진의 녹턴을 전곡으로 감상하며 내성적이었던 쇼팽의 성향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이렇듯 책에는 곡의 설명과 작곡가의 생애, 악기의 역사 등 다양한 정보를 쉽게 잘 풀어놓았다.


2부에서는 협주곡에 대한 글이다. 2부에서는 특정 악기 소리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었다. 특히 저자가 풀어놓은 바이올린 협주곡인 비발디 <사계>는 2부의 묘미다.

비발디의 생애에 대한 간략한 소개로 시작하여, 비발디가 적어놓은 곡의 해설과 더불어 저자가 해석해 주는 곡의 설명을 읽다 보면 음악과 함께 그 계절의 장면이 자연스럽게 떠올라 이런 저자의 해설 솜씨에 감탄할 따름이다. 비발디의 <사계>가 이제야 내게 비로소 '꽃'이 되는 경험이었다.


3부는 짧은 관현악곡으로 오케스트라와 친숙해지도록 구성하였다. 특정 악기 소리에 귀를 연 뒤 여러 악기들이 함께하는 관현악곡을 들으며, 어디선가 많이 듣던 친숙한 곡을 많이 만나게 되어 반가웠다.

4부에서는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교향곡을 감상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비록 곡의 길이는 길어졌지만 그간 독주곡과 협주곡으로 연 귀로 여러 악기가 만들어내는 그 어울림에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여러 악기의 조화로운 연주에 집중하다 보니 이전엔 들을 수 없던, 이해할 수 없던 교향곡의 매력을 조금을 알 수 있었다. 이는 곡을 들으며 저자의 세심한 곡에 대한 설명을 읽으니 가능한 거 같다. 제일 관심이 갔던 곳은 모차르트의 마지막 교향곡인 <교향곡 제41번 주피터>였다. '주피터'라는 부제가 붙은 이유도 신들의 왕으로 통하는 주피터라는 이름에 걸맞게 최고의 경지에 도달하였기 때문이라고 하니 꼭 감상해 보길 바란다.



마지막 5부에서는 클래식 감상의 종착지라 불리는 실내악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수의 음악가들이 어우러져 연주하는 실내악에 대해 정확히 구분할 줄 몰랐었는데, 다큐멘터리나 귀족의 저택을 배경으로 한 영화 등에서 많이 보던 궁전에 마련된 홀에서 연주하던 음악을 그렇게 칭한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다.

저자가 설명해 주고, 친절하게 링크로 연결해 주는 실내악곡을 들으니 왠지 더 끌리고, 귀에 잘 들리는 듯하다.

책을 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는 저자의 말은 책을 읽는 내내 확인할 수 있었다.

세계적인 수준의 연주를 엄선해서 찾아내고, 설명에 어우러지게 곡의 부분부분을 음원 클립으로 편집하며, 어떻게 하면 더욱 쉽고 친숙하게 클래식을 설명할지 고민한 저자의 세심한 노력이 정말 잘 드러나는 책이다. 중간중간 나올 수밖에 없는 음악 전문 용어도 각 장 사이사이에 팁 박스로 넣어주는 저자의 센스와 독자에 대한 배려, 클래식에 대한 애정이 전해졌다.

이 책을 빨리 알게 돼서 참 고맙다. 이 책으로 클래식에 입문하게 되어 고맙고, 좋은 안내자를 알게 되어 인생에 있어 또 하나의 즐거움을 찾아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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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닥터 K의 오싹한 의학 미스터리 1~2 세트 - 전2권 - 인간 VS 바이러스 닥터 K의 오싹한 의학 미스터리
애덤 케이 지음, 헨리 파커 그림, 박아람 옮김 / 윌북주니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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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 프로그램으로 즐겨 보는 것 중에 '옥탑방 문제아들'이라는 게 있다.

그 프로그램의 작가는 어디서 그런 말도 안 된다 싶은 어이없는 문제를 찾아오는지 궁금했는데, 그 버전으로 문제를 내보겠다.

'초창기 피부 이식 수술에서 의사들은 인간에게 OOO 피부를 이식했는데요, OOO는 무엇일까요?'

.

.

.

답은 <닥터 K의 오싹한 의학 미스터리 2권>의 45쪽에서 확인하세요~^^;;;;

이 책에는 이런 스타일의 의학 정보를 참으로 많이 모아놨다. 어디서 이런 정보를 얻을까 궁금해서 작가의 이력을 살펴보았다. 물론 우리 집 초등 아들이 사랑하는 작가라 이 책의 전작 <닥터 K의 이상한 해부학 실험실 1,2>를 봐서 작가가 의사였다는 이력까지는 알았지만, 이번 <닥터 K의 오싹한 의학 미스터리 1,2>을 보면서는 아예 인터넷으로 작가에 대해 서칭하는 의욕까지 생겼다. 역시나 작가인 애덤 케이는 지금은 넘치는 끼를 주체하지 못해 작가에 더해 코미디언까지 하고 있다고 한다.


전작 책을 읽고, 애덤 케이 아저씨에 반한 우리 집 초등 아들은 뒤이어 <닥터 K의 오싹한 의학 미스터리>를 원서로 읽어볼 정도로 계속 이 작가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 원서는 번역서와 달리 1권으로 되어있고, 꽤 두껍다.

하지만 초등 아들은 (평소 책 읽기에 그다지 열정적인 편은 아니다.) 그 두께는 개의치 않는지 계속 빠져들어 후다닥 읽었다.

그때 "이 책이 재밌니? 왜?"라고 물으니

아들 말하길, "아저씨가 거짓말을 많이 해서요. 그리고 똥이랑 방귀 얘기가 많아요." (참... 아이답다... 이 책을 보면 알게 되겠지만 프루넬라 고모할머니가 원고에 첨언하면서 작가의 '거짓말'을 가차 없이 골라내주신다. 그래서 이런 반응을 하는 게 아닌지...^^;;;)

<애덤 케이 아저씨를 사랑하는 아들의 애장 도서들. 이번 크리스마스의 책선물로 애덤 케이의 책을 주려했지만 아직 안 쓰셨음. 어서 똥과 방귀 이야기 하나 가득 안고 또 오시길요!!^^>


원서로 미리 접한 터라 이 책의 구성과 그림, 대강의 내용은 알고 있었지만, 아이에게 중간중간 귀동냥으로 들으며 '오~~그런 것도 알아?' 하면서 맞장구만 쳤다. 그러다 올해 11월 드디어 번역서가 나왔다고 하여 기대 속에 서평단을 지원했다.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이런 이런.... 오.... 이런 위엄 없는, 아니 세상 가벼운 의사 선생님도 있다니...' 이었다.

아버지도 의사던데, 그 어려운 의학을 공부하고, 영국의 공공 의료 기관인 NHS(National Health Service)에서 실제 의사로 근무한 엄연한 의사 출신인 작가는 쉴 새 없이 실없는 농담을 한다. 그것도 의학정보와 의학역사로.

"(고대 로마의) 과학자들은 징그러운 공연을 무대에 올렸어. 많은 사람이 커다란 야외극장에 몰려가서 간식을 들고 앉아, 과학자가 사자나 곰 같은 동물들로 (신경) 실험하는 광경을 구경했지 뭐야... 예를 들면 동물의 신경 하나를 자른 뒤 그 동물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을 보여 주었지." 35쪽.

"그뿐만이 아니야. 사람들이 수용소에 찾아와 돈을 내고 (정신 질환) 환자들을 구경하기도 했어. 그 시대에는 그런 수용소를 구경하러 가는 게 최고의 나들이였거든." 46쪽.

"사실 과거의 의사들은 아주 아주 아주 아주 아주('아주'를 6000번쯤 더 넣었다고 생각해 줘) 잘못된 방법을 썼어. 환자의 입에 숨을 불어 넣은 게 아니라 똥구멍으로 연기를 넣었다니까. 웃지 마. 이건 진지한 책이야." 78쪽

"르네는 반려 독수리의 이름을 기록하지 않았지만 프랑스 독수리니까 우리는 '독수아'라고 부르자. 르네는 독수아에게 아침과 점심, 저녁으로 스펀지를 먹였어. 이 스펀지에 줄을 달아서 스펀지를 독수아의 위 안에 한참 머물게 한 뒤, 다시 줄을 당겨서 위액이 묻은 스펀지를 부리 밖으로 꺼냈지. 그런데 이 지독한 위액이 음식을 소화시킨다는 건 어떻게 증명했냐고? 독수아의 배속에 있던 스펀지를 짜서 거기에 묻은 액체를 날고기 위에 뿌렸더니 고기가 녹아 없어졌지 뭐야." 144쪽.

"...한 의사가 심한 화상을 입은 아이에게 개구리 피부를 이식했는데...... 드디어 성공한 거야! 아쉽게도 아이의 몸에 미끈거리는 초록색의 멋진 피부가 남지는 않았어. 원래 자기 피부와 빠르게 섞어 버렸거든. 재미없게!" 2권 45

쪽.

"-정신 나간 치료법-

수백 년 전에는 관절이 붓고 아프면, 그러니까 관절염에 걸리면 온 몸에 지방을 발라서 치료하려고 했어. 무슨 지방일까? 닭의 지방? 코끼리 지방? 아니, 인간의 지방이야. 사형집행인이 건네준 신선한 지방을 발랐다지 뭐야." 2권 132쪽.

읽다 보면 '이거 맞는 이야기일까? 검색을 해 봐?' 이런 의심이 들 정도로, 작가는 낄낄거리면서 처음 듣게 되는 의학의 삽질의 역사를 늘어놓는다. 웃다가 읽다 보면 100년 이내의 현대 의학의 눈부신 발전에 정말 엎드려 절하고 싶을 정도다. 내가 중세, 아니 '톡톡 시대'에 태어나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인지...



이 책에는 뇌, 혈액순환, 감염, 소화관, 피부, 폐, 수술, 생식, 간과 신장, 뼈, 눈과 귀, 유전으로 단원을 나눠 인류의 긴 의학 역사에 대해 고대 이집트나 로마, 인도부터 출발하여 중세, 근대, 현대, 미래에까지 풀어놨다. (아마도 작가가 30년 뒤쯤에는 이 글을 쓰는 2020년대 코로나 시기의 어이없던 여러 실책들을 농담과 곁들어 풀고 있지 않을까?)



의학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우리가 익히 알던 이발소의 유래도 나오지만, 거의 몰랐던, 아니 사실이었을까 싶을 만큼의 어이없던 의사와 과학자들의 실수나 왜곡된 지식이 나온다. 또한 이렇게 재미있지만 무시무시한 의학 역사를 읽다 보면, 단원마다 주제와 관련된 특별한 의사들의 이야기 코너, 미래의 의학 코너, '케이의 천재적인 대답'이라는 코너(마치 케이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코너 같음.), '참일까, 똥일까?'(참, 거짓을 묻는 퀴즈) 코너, '정신 나간 치료법' 코너를 두어 아이들이 추가로 궁금해할 수 있는 것을 따로 자세히 풀어놨다. 이런 코너들을 보면, 정말 작가가 책에서 튀어나와 아이들과 함께 낄낄거리며 대화하고 싶어 하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정보와 농담을 쏟아낸다.

온갖 삽질의 역사도 재미있는데 거기에 어디서 이렇게 작가의 머릿속을 있는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그림을 그리는 헨리 파커 그림 작가까지 만났는지... 그림도 엽기적이면서 코믹해서, 작가의 의도를 잘 표현한다. 작가가 그림도 직접 그린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이렇게 농담으로 시작해 농담으로 끝난 거 같은 북새통 같은(?) 책을 끝내고 나면, 왜 아이가 그렇게 이 작가에 열광하는지 알게 된다.

대부분의 시간을 의사로서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도(내가 알기로는 애덤 케이는 응급실의 크리스마스 당직 근무에 매년 빼놓지 않고 당첨되었던 기가 막힐 정도로 불운한 의사였다고 한다. 그 에피소드를 엮은 어른용 의학 에세이도 썼다.) 사람들에게 얼마나 들려줄 이야기가 많았을까 싶을 정도로, 아는 것도 많고, 글재주도 좋고, 유머러스한 작가의 마음이 느껴진다.

비록 그 마음이 잦은 똥이나 방귀 이야기, 엽기적인 농담으로 표현되기는 하지만(^^), 그를 통해 어린아이들이 의학적 상식에 쉽고, 거부감 없이, 아니 만만하게 다가가는 게 어디인가?

수많은 사람을 궁지로 몰아넣은 기괴하고 어리석은 의사, 과학자들부터 인류 발전에 큰 공헌을 한 위인들의 구체적인 업적들까지, 인류가 걸어온 의학의 역사를 친절하고 재미있는 의사의 목소리로 풀어낸 이 책 <닥터 K의 오싹한 의학 미스터리>를 아이들에게 소개한다면, 지식과 재미를 동시에 느끼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항상 인체의 정보에 목말라있지만,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재미있는 의학 서적을 찾을 수 없었다면, 만화책보다 더 재미있는 의학 미스터리 역사 이야기<닥터 K의 오싹한 의학 미스터리>, 여기에 우리 몸 탐험서인 전작<닥터 K의 이상한 해부학 실험실>도 함께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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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률 VOCA 어원편 Lite - 쉽고 가볍게 익히는 어원 학습의 시작
NE능률 영어교육연구소 지음 / NE능률(참고서)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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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려진 어느 영어 통역가는 지금도 날마다 단어를 공부한다고 한다. 영어라면 이골이 났을 텐데 매일 어휘를 익힌다고 하니, '그 실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죽을 때까지 공부해야 하는가 보다.' 싶었지만 그 당시에는 그렇게 와닿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에 초등학생인 아들을 데리고 한 어학원에서 테스트를 해본 적이 있다. 학원까진 이용할 생각은 아니었지만, 주기적으로 레벨테스트를 받으면서 조언도 들을 겸 응시했던 테스트였다. 평소 원서를 많이 읽고 있어 읽기나 어휘 등에는 자신 있어 하던 아이였다. 결과는 대략 만족할 정도로 나왔지만 어휘 영역에서 의외로 구멍이 보였다. 일부러 단어를 공부하지 않아 그럴 수도 있겠지만, 원서를 읽으면서 스치는 단어들이 머리에 걸러지지는 않았나 보다.

의식적으로 단어 공부를 하면 아이가 거부감이 일지도 모르기에 고민이 되던 차에 이 책, <능률 VOCA 어원편 Lite>를 만났다.

이 책은 기존에 있던 <능률 VOCA 어원편>에서 어휘수를 반 이상으로 줄여서 중고등 필수 어휘를 쉽고 가볍게 익히도록 짜여 있다.

아마 어휘 학습을 시작하는 초등 고학년 학생도 염두에 두고 책을 만들어서인지, 전체적으로 구성도 단순하면서 쉽고 한눈에 쏙 들어오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여느 어휘 책과의 차이점은 뭐니 뭐니 해도 어원 풀이다.

재미있는 그림으로 단어와 어원을 풀이하여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전편 <능률 VOCA 어원편>에는 어원 학습을 통한 과학적인 단어 암기 방식을 최초로 도입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이미 그 노하우가 축적되었고, 1,100만 부 이상 판매되어 가히 어휘 학습의 강자로 증명되었다.

어원을 학습해야 하는 이유는 단어나 말은 같은 뿌리(어원)에서 파생된 경우가 많아, 하나의 어원을 알면 여러 단어를 외우는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이를 통해 처음 접하는 단어도 대략 그 의미를 유추해 볼 수 있다.

그래서 처음 어휘를 공부할 때 어원을 도입하여 이해를 한 뒤 단어를 배우게 되면 파생된 단어들까지 자연스레 알게 되어 일거양득 효과가 있을 거라 본다.

이 책을 알차게 활용하는 법


물론 초등 저학년 학생들에겐 생소한 접두사, 접미사, 어근 등을 이해하기가 어려울 거 같다. 그래서 대상을 초등 고학년 학생부터 대상으로 잡았나 보다. 하지만 학부모 입장에서 단어를 설명할 때 한 번씩 이런 어원에 대해 쉽게, 자주, 반복해서 설명해 주면 초등 저학년의 아이들의 머릿속에도 Word Map인 생겨나지 않을까?

이 책의 내용을 보면, 접두사, 접미사, 어근으로 크게 3파트로 나눠서 총 35유닛으로 구성하였다.


책의 목차


각 유닛별로 구성과 특징을 보면, 맨 위를 보면 유닛별로 클래스 카드 큐얼 코드가 있다. 클래스 카드에는 단어의 음원과, 암기, 리콜, 스펠 학습을 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그리고 5일마다 매칭 게임을 할 수 있다. 이는 단어와 뜻을 연결시키는 게임인데, 다른 학생과 점수 순위도 비교할 수 있다.


클래스 카드 이용법


한 유닛의 구성을 살펴보자

큐얼 코드 아래로 어원(접두사, 접미사, 어근)의 이해를 돕는 설명과 그림이 제공된다.

어원에 대한 그림이 한눈에 알 수 있도록 그려져서 흥미롭고, 간결하게 그 뜻을 나타낸다.

그 아래에는 어원과 연관된 단어의 상세한 어원 풀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어원 결합식, 단어의 뜻, 예문, 그리고 단어와 예문의 내용이 모두 담긴 재미있는 그림이 나온다. 아이들이 무척 재밌게 볼 수 있는 그림이 많아서 단어의 이해를 돕는 동시에 어희 학습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 거 같다.


유닛의 구성과 특징


어휘마다 3회독 체크박스도 있고, 단어 뜻을 풀이한 것에서 또 헷갈릴 수 있는 우리말 단어의 뜻을 친절하게 풀이해 놓은 (문해력+)도 있다. 어우! 정말 훌륭한 포인트다. 사실 아이들이 영어 단어뿐 아니라 그 뜻에 해당하는 한글도 그 뜻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 가르치는 입장에서 다시 한글 뜻도 공부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렇게 깨알같이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지 않고 있어 더욱 믿음직스러운 책이다!

이 뿐 아니다. 나의 학습 진도를 알 수 있는 진도표도 나와있어 확인도 가능하고, 성취감도 볼 수 있다. 또한 잘 외워지지 않는 단어 코너를 두어 해당 유닛을 학습한 수 확인할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며, 무엇보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부분인 워드 맵(Word Map)! 한 유닛의 학습을 마치고 다시 복습 겸 정리할 수 있다.



또한 별책으로 워크북도 제공하고 있어 다시 유닛을 복습할 수 있도록 별도로 문제지를 구성하였다. 무료 MP3 파일도 홈페이지에서 제공하고 있으니 다운로드해 들어볼 수 있다.

워크북도 별책으로 들어있다.

너무나 알차고, 과학적이며, 재미있게 구성한 <능률 VOCA 어원편 Lite>를 지금 빨리 아이에게 소개하고 싶다. 정말 군더더기 없이 훌륭한 교재를 만들어내는 NE 능률 영어교육의 노하우를 이 한 권만으로도 파악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계속 어휘 관련은 믿고 보려고 한다. 단계별로 어휘 학습을 시작하려는 부모님께, 우리 아이 처음 시작 교재로 강력하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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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로 읽는 세계사 교양 수업 365
김윤정 옮김, 사토 마사루 감수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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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내 세계사 점수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내 나라 역사도 잘 모르는데, 다른 나라의 역사에는 도무지 관심이 가지 않아서였다. 재미도 없고, 관심도 없는 세계사를 시험을 봐야 하니 맨 나중으로 미뤄두고, 시험 전날 꾸역꾸역 외웠던 기억이 난다. 연대기적으로 이어지는 교과서의 지식은 방대하지만 뭐 하나 와닿는 게 없는 지루함의 연속이기도 했다. 교과서를 탓하기엔 기본적으로 세계사에 관한 상식도 없었던 거 같다. 아는 이도 별로 없고, 관심 있는 주제도 없던 세계사가 내겐 매력적이지 않았던 건 당연하지 않은가?

 

그런 내게 한국, 나아가 세계의 역사가 재미있게 다가온 건 역사 속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어내는 이들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접하면서다. 주로 인물 위주로 이야기를 꾸며나가는 역사 속 인물 이야기는 나의 가벼운 역사 상식에 살을 붙이고자 하는 의지가 처음으로 들게 만들었다.

역사는 결국 사람에게서 시작하는 것인데, 사람들의 이야기로 역사를 풀어나가니 비로소 와 닿으면서 관심을 넓혀가고자 하는 의지가 생긴 것이다.

역사 전문 강사인 최태성 씨도 역사에 문외한 일 때, 역사 공부를 시작할 때 연대기보다는 인물로 먼저 접근하라 권한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비추어 봤을 때 맞는 이야기인 거 같다.

 


<인물로 읽는 세계사 교양 수업 365>는 그런 의미에서 제목부터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제목을 보면 뭔가 365일간 하루 한 장씩 읽으면 야무지게 지식이 쌓일 거 같다.

이 책의 저자는 하루 짧은 시간인 5분 정도 투자해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의 이름들만 익히더라도, 어디에서도 역사 화제에 밀리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처음에 후루룩 펼쳐봤을 때는 인물당 길어야 2, 대부분 1쪽으로 정리되어 있어, 살짝 가벼운 인물사전 정도로 여겼지만, 읽다 보면 내용이 꽤 많고, 알차다.

여기에 나온 정보만 알아도 일반 상식 이상일 듯하다.

예를 들면, 중세 유럽 편의 미술, 건축 영역에 소개된 인물이 얀 반에이크, 보티첼리,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뒤러, 라파엘로, 브뤼헐, 엘 그레코, 카라바조, 루벤스, 벨라스케스, 렘브란트,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을 소개하고 있고, 그 내용 또한 자세하면서 동시대의 이들끼리는 비교 분석까지 해놓았다. 꼭 필요한 부분을 잘 정리해놓은 중세 유럽 미술, 건축사를 훑는 거 같다.


그리고 좀 더 깊이 알고 싶은 독자를 위한 추천 도서가 일품이다. 한국에서 다시 첨부한 거 같은데, 한국 출판사에서 나온 책들을 소개하고 있어서 본격적으로 관련 도서를 읽으려는 이에게 도움이 될 거 같다.

 

소개하는 인물의 영역도 넓고 다양하다. 크게 시대별로 묶여 소개되는 인물들을 분야를 세분해 정치, 군사, 경제 경영, 철학, 종교, 과학, 문화, 예술 등으로 나눠 시대적으로 소개했다. 이에 더해 저자가 일본인이라 그런지 아시아의 인물들은 특별히 중동과 남, 동남아시아, 동아시아로 지역적으로 나눠 소개하고 있다.

 


인물사라 훌륭한 이들의 업적만 소개하지는 않는다중국의 3대 악녀로 알려진 측천무후나 서태후 편도 나오고잉카제국을 멸망시킨 비겁한 정복자 피사로와 아스테카 제국을 멸망시킨 잔혹한 정복자 코르테스에 대해서도 나오며무자비한 독재자인 프랑코히틀러스탈린 등에 대해서도 상세히 소개된다그리고 한 인물에 대해서도 그의 업적과 실책에 대한 후세의 냉정한 평가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인물사에서 출발하는 역사 공부는 재밌다.

역사 공부를 시작하면서, 역사에 관심이 많지 않을수록 시대적 접근보다 인물적 접근이 더 나을 거 같은데, 이 책은 종적인 시간의 흐름보다 인물들의 소개로 역사의 내용을 더욱 풍부하고, 흥미롭게 이끄는 시발점이 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고 세계사에 대한 상식을 가지를 뻗어 살찌워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거 같아 초등 고학년 학생부터 역사를 다시 공부하고자 하는 어른들에게도 세계사 입문서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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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유명한 거야, 이 그림? 우리학교 어린이 교양
이유리 지음, 허현경 그림 / 우리학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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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욕구를 단계로 설명한 매슬로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의 욕구이론 5단계에서 좀 더 세분화하여 3단계가 더 추가되어 설명되기도 한다.

필수 생존을 위한 욕구 외에, 자존-지적-심미적-자아실현의 요구가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상위의 욕구이다.

여기서 자존, 지적 욕구보다 더 상위의 욕구인 심미적 욕구에 주목한다.

문화와 예술, 자연, 환경을 좀 더 아름답게 누리고자 하는 심미적 욕구가 누구에게나 존재하며, 이를 통해 우리 일상은 더욱 윤택해질 수 있게 됨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심미안은 그냥 생기는 게 아닐 거다.

어릴 때부터 보는 눈, 듣는 귀를 넓히고 꾸준히 갈고 닦아야 열리리라.


이유리라는 작가는 어학연수를 위해 영국 연수를 떠났다가 런던 갤러리를 훑고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할 정도로 미술에 애정을 잔뜩 품고 있었다. 그런 그가 어린이들을 위한 <왜 유명한 거야 이 그림?>이라는 책을 들고 와서, 유명한 그림에 대한 재미난 해설과 시대적 또는 그림에 대한 뒷담화도 들려준다.


초등 딸을 둔 엄마답게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그림을 볼 때의 느낌을 이해하고, 그런 초등생이 그림을 좀 더 이해하기 쉽도록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렇다고 그 지식수준이 모자라거나 유치한 게 아니다.

모나리자의 대기 원근법부터 인상파의 유래, 카메라 산업의 발달에 따른 미술 트렌드의 변화까지 샅샅이 짚어준다. 또한 그림이 탄생하기까지의 비화도 소개하고 있어 그림에 대해 흥미와 집중을 도와준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아이들은 당장 미술관에 가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다. 미술관에서 보티첼리가 평생을 짝사랑했던 시모네타의 얼굴이 보고 싶어질 테고, 몬드리안이 필사적으로 그었던 마스킹 테이프 탄생 이전의 그의 그림을 보고 싶을 테고, 오른손을 왼쪽 무릎에 올려놓아 기가 막히게 구도를 잡은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을 보고 싶을 테니깐.......

그 의미를, 그 배경을 알기까진 그저 달력이나 교과서에서 많이 보던 무관심하게 지나쳤던 그림에 불과했지만, 왜 유명한지 이유를 묻고, 그에 대해 답을 얻은 친구들은 이전에 느끼던 명화와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오늘부터 이 책을 어린이 미술 교양서적으로 강력하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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