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로 읽는 세계사 교양 수업 365
김윤정 옮김, 사토 마사루 감수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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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내 세계사 점수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내 나라 역사도 잘 모르는데, 다른 나라의 역사에는 도무지 관심이 가지 않아서였다. 재미도 없고, 관심도 없는 세계사를 시험을 봐야 하니 맨 나중으로 미뤄두고, 시험 전날 꾸역꾸역 외웠던 기억이 난다. 연대기적으로 이어지는 교과서의 지식은 방대하지만 뭐 하나 와닿는 게 없는 지루함의 연속이기도 했다. 교과서를 탓하기엔 기본적으로 세계사에 관한 상식도 없었던 거 같다. 아는 이도 별로 없고, 관심 있는 주제도 없던 세계사가 내겐 매력적이지 않았던 건 당연하지 않은가?

 

그런 내게 한국, 나아가 세계의 역사가 재미있게 다가온 건 역사 속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어내는 이들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접하면서다. 주로 인물 위주로 이야기를 꾸며나가는 역사 속 인물 이야기는 나의 가벼운 역사 상식에 살을 붙이고자 하는 의지가 처음으로 들게 만들었다.

역사는 결국 사람에게서 시작하는 것인데, 사람들의 이야기로 역사를 풀어나가니 비로소 와 닿으면서 관심을 넓혀가고자 하는 의지가 생긴 것이다.

역사 전문 강사인 최태성 씨도 역사에 문외한 일 때, 역사 공부를 시작할 때 연대기보다는 인물로 먼저 접근하라 권한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비추어 봤을 때 맞는 이야기인 거 같다.

 


<인물로 읽는 세계사 교양 수업 365>는 그런 의미에서 제목부터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제목을 보면 뭔가 365일간 하루 한 장씩 읽으면 야무지게 지식이 쌓일 거 같다.

이 책의 저자는 하루 짧은 시간인 5분 정도 투자해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의 이름들만 익히더라도, 어디에서도 역사 화제에 밀리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처음에 후루룩 펼쳐봤을 때는 인물당 길어야 2, 대부분 1쪽으로 정리되어 있어, 살짝 가벼운 인물사전 정도로 여겼지만, 읽다 보면 내용이 꽤 많고, 알차다.

여기에 나온 정보만 알아도 일반 상식 이상일 듯하다.

예를 들면, 중세 유럽 편의 미술, 건축 영역에 소개된 인물이 얀 반에이크, 보티첼리,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뒤러, 라파엘로, 브뤼헐, 엘 그레코, 카라바조, 루벤스, 벨라스케스, 렘브란트,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을 소개하고 있고, 그 내용 또한 자세하면서 동시대의 이들끼리는 비교 분석까지 해놓았다. 꼭 필요한 부분을 잘 정리해놓은 중세 유럽 미술, 건축사를 훑는 거 같다.


그리고 좀 더 깊이 알고 싶은 독자를 위한 추천 도서가 일품이다. 한국에서 다시 첨부한 거 같은데, 한국 출판사에서 나온 책들을 소개하고 있어서 본격적으로 관련 도서를 읽으려는 이에게 도움이 될 거 같다.

 

소개하는 인물의 영역도 넓고 다양하다. 크게 시대별로 묶여 소개되는 인물들을 분야를 세분해 정치, 군사, 경제 경영, 철학, 종교, 과학, 문화, 예술 등으로 나눠 시대적으로 소개했다. 이에 더해 저자가 일본인이라 그런지 아시아의 인물들은 특별히 중동과 남, 동남아시아, 동아시아로 지역적으로 나눠 소개하고 있다.

 


인물사라 훌륭한 이들의 업적만 소개하지는 않는다중국의 3대 악녀로 알려진 측천무후나 서태후 편도 나오고잉카제국을 멸망시킨 비겁한 정복자 피사로와 아스테카 제국을 멸망시킨 잔혹한 정복자 코르테스에 대해서도 나오며무자비한 독재자인 프랑코히틀러스탈린 등에 대해서도 상세히 소개된다그리고 한 인물에 대해서도 그의 업적과 실책에 대한 후세의 냉정한 평가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인물사에서 출발하는 역사 공부는 재밌다.

역사 공부를 시작하면서, 역사에 관심이 많지 않을수록 시대적 접근보다 인물적 접근이 더 나을 거 같은데, 이 책은 종적인 시간의 흐름보다 인물들의 소개로 역사의 내용을 더욱 풍부하고, 흥미롭게 이끄는 시발점이 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고 세계사에 대한 상식을 가지를 뻗어 살찌워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거 같아 초등 고학년 학생부터 역사를 다시 공부하고자 하는 어른들에게도 세계사 입문서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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