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미래보고서 2019 - 세계적인 미래연구기구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2019 대전망!
박영숙.제롬 글렌 지음, 이희령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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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래에서 과거로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는것은 확연한 진리이다. 앞으로 펼쳐질 미래전망 비즈니스 트렌드에 대한 고찰은 필수적이다. 물론 일일히 알지 못해도 어쩌다보니 기술이 발달한 시대에 살아가게 된다. "뚝뚝두두두두~...." 갑자기 화면이 멎는다.  퍼스널 컴퓨터가 점차 가정에 보급되고, PC통신이 등장했을때의 일이다. 떨어져 있어도 파란화면에 각자 키보드를 통해 전송된 내용이 모뎀을 타고 글자로 전환된다. 그러다가 무응답상태로 변동된다. 90년대 후반 네스케이프로 상징되는 인터넷의 확산은 IT강국으로 발돋움하는데 기여한다. 이런 미래의 흐름에 발빠르게 대응할수록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론 기술이 발달해도 아날로그로 회귀하는 관성이 작용해 타이밍에 따른 승패가 작용한다. 비즈니스북스 『세계미래보고서 2019」은 사회전반에 걸쳐 향후 10년안에 도래할 미래 비즈니스 환경에 대해 담고 있다. 







 세상의 삼라만상을 다 파악하고 살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인 만큼, 광범위한 범위의 혁신 트렌드를 핵심적으로 기술하고 있는 이 책은 앞으로 살아갈 미래에 대한 포부를 다져가는데 유용하다. 비정부기구로 출발한 밀레니엄 프로젝트가 발전하여 독립적인 국제 비정부기구로 전환된다. 세계미래보고서는 밀레니엄 프로젝트 내 싱크탱크 4,500여 명의 전문가들이 다양한 예측 비법으로 통찰력있게 분석한 보고서이다. 







 " 상상력이 미래를 만든다 " 소제목으로 시작하는 책의 맥락에 공감이 간다. 흔히 실현불가능한것을 막연하게 떠올리는 것을 공상이라 하는데, 흔하게 상상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상상의 경우 실제로 경험하지 않은 현상이나 사물들을 떠올리는 것인데, 대체로 이미지를 연상하는 과정에 있다. 그 자체로도 충분히 낙관적인 비전을 제시한다. 또한 실현되었을때 기대할 수 있는 효과또한 불특정 다수에게 편리한 결과를 낳는다. 미래는 상상력 창의력의 시대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특징은 기존의 산업간 융복합이 빠른 속도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과거에 정보의 비대칭성에 따라 규모의 경제가 성립하던 시대엔 대량생산화에 밀집되는 경향이 강했다. 그에 따라 자본이 없으면 초기 진입하기가 힘들었다. 







 블록체인, 자율자동차, 빅데이터의 공유경제는 기존의 소비주체를 프로슈머 생산객체로 만들어 파생적인 일자리 수요생성을 촉매한다. 즉 사회적 제도망에서 그동안 정보의 비대칭 계층들이 점차 쌍방향 생산주체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재화나 서비스를 쉽게 만들 수 있는 생산도구의 기반이 확대되는 이면이다. 물론 기술의 진화가 확산되려면, 사회전반적인 이용 저변이 커져야 한다. 블록체인만 하더라도 기술을 개발하는 전문가집단도 부족한 현실에, 일부 과열화된 양상이 전체적인 미래전망을 불투명하게 한 것 또한 사실이다. 시간을 거슬러 생각해보면, 과거에 있었던 사람들이 갑자기 사라지는것도 아닌데, 미래 비즈니스를 기존의 일자리 상실에 국한해 해석하는 경향이 지배적이다. 예전에는 사람의 손을 필요로 했던 일이 기계자동화로 대체되면서, 초기에는 기존 산업의 위축을 초래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예전에 없던 방식의 일자리가 창출된다. 아무리 편리한 재화나 서비스도 결국엔 사람이 주체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잘 만든 물건도 잘 관리하지 않으면 녹슬기 마련이다. 보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문명의 이기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편의성을 제공받기 위해 기존에 없던 가치를 치뤄야 하고, 누군가는 관리를 해야 연동작동되는 면이 크다.  과거에는 모두가 노동력을 투입해서 하던 일들이 이제는 '셀프' 영역에 포함되어, 해야만 했던 노동집약적 업무가 다른 사람으로 대체될 수 밖에 없다. 편리함은 과거에는 전혀 불편하지 않았던 것들까지도 사람의 필요를 요구한다. 







 사람이 기술의 발달속도를 따라잡을 수는 없다. 어찌보면 사람을 충분하게 할 기술적 요건은 거의 완성되었다 할 수 있다. 문제는 그 기술을 널리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의 생활문화 속도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맞춰가느냐에 달려있다. 상용화 시점을 기다리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모바일혁명은 기술수준을 떠나 언제 어디서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제시한다. 손안의 PC를 들고 개별적인 사람들이 정보경제 주체가 되어가는 것이다. 제품의 내구성의 한계에 도달하기 전에 신제품이 출시된다. 당장에 필요하지 않아도 직관적인 새로움의 욕구를 재촉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수많은 기능을 골고루 활용하는 주체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러다보니 빠른 단종에 따른 부품교체의 어려움 때문에 신제품을 살 수 밖에 없는 문제점이 크다. 오죽하면 고쳐서 쓰는 것보다 새것을 사는것이 여러모로 나을때가 많다. 생각을 달리 해보면 기존 제조업체에서 공급되던 유통방식이, 3D프린터를 통해 만들어서 대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아직은 가야할 길이 멀다. 우리나라의 기술발달 속도는 특유의 '빠르게'와 접목하며 빠르게 발전한다. 기술의 발전이 꼭 삶의 질을 현격하게 높여주진 않는다. 차라리 모르는게 약이다. 싶을 정도로 상대적 비교와 정보수단마다 개별화되는 개인주의는 가끔 집단적 이기주의로 변질되곤 한다. 결국 기술을 이용하는 주체의 의식이 발달하면, 기술발달은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고, 의식이 오히려 낙오되면 좌절감을 경험하게 할 것이다. 생각하기 따라 경쟁력이 될 수 있는건, 우리나라의 경우 무엇이든 빠르게 확산되는 성향에 있다. 대표적인 자원빈국인데 조밀하게 사람이 모여있는것이 다른 나라에서 통용되기 힘든 경제 유발효과를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앞으로 더욱 중요한것은 기술의 발달이 촉진할 시대를 제대로 누리기 위한 제도적 정비가 시급하다는 점이다. 점점 초고령화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만큼, 역동적인 정보주체의 저변을 늘리는것이 절실하다. 지금보다 보다 나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전망과 함께 국가비전을 제시해야한다. 「세계미래보고서 2019」가 평범한 우리들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하는데 초석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각자가 합리적인 의사결정의 주체로서 종합적인 통찰력을 고찰한다면, 공감대를 숙성시켜 보다 편리해질 사회를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전망은 더이상 특정 전문가집단에서 생성한 고차원적인 상상단계가 아니며, 점점 생활 곳곳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 전통적으로 경제적 시간적 부담을 감수하고 복잡하게 처리해야 했던 과정들이 터치 몇번으로 신속하게 이뤄지는 세상이다. 








  이 시점이 되면, 한해의 키워드를 정리하고 내년을 조망하는 트랜드 관련 서적에 관심이 간다. 앞으로의 총체적인 발전 방향을 조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경제사회는 상호 접목되어 유기적으로 작동되는데, 이 모든 현상을 한꺼번에 헤아리는데엔 시간적으로나 지식역량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박영숙 교수의 세계미래보고서 2019는 통찰력있는 시각을 가지는데 아주 효율적이라 할 수 있다. 수많은 전세계 저명한 석학들의 경험지식적 성찰이 담겨 있다. 책을 읽기전엔 빼곡한 전문용어 일색을 우려하기도 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빠르게 책 페이지를 넘길 수 있어, 정독자 에게도 무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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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미래전략
김영철 지음 / 월간식당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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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필요한 필요(Needs)의 상태가 해소되고 체계를 갖추고 나면, 수요에 직면한다. 수요-공급의 법칙으로 해석되는 시장경제 원리가 그렇다. 인구밀도가 높은 대한민국의 경우 다른 나라 대비 자영업의 비중이 높다. 자영업 중에서도 가맹사업 프랜차이즈의 비중이 높다. 2000년대 초반 들어서면서 프랜차이즈 사업분야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먹고 사는 기본 욕구 필요 단계를 넘어서, 일반 기업체의 고용악화에 기인한다. 이에 부동산 폭등에 기인한 자본유입과도 관련있다. 새롭게 조성된 사람이 사는 지역엔 생활편의 인프라 관점의 프랜차이즈 상점들이 들어서면서 상권의 지각변동이 시작된 것이다.  상거래 질서에 있어 후발 경쟁주자가 생기는건 완전경제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문제는 지불을 해오던 수요 자체가 급격하게 이동한다는 점이다. 초기 프랜차이즈의 경우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분점을 내는 형태에서 출발했다. 창업주 입장에서는 여러 곳의 매장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서, 멀리서 찾아주는 손님의 편의도 고려할 수 있었다.


 

수요는 사람의 끝없는 욕구에 기인 


  갈수록 체인점 아닌 음식점을 발견하기 힘들 정도인데, 기존에 즐겨먹는 치킨집은 확연히 줄어들었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차원의 가맹점주 모집과는 상반되게 소비자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줄어든 것이다. 대학가 인근에 거주해 시중의 치킨 브랜드는 거의 있다 자부했는데, 이젠 손에 꼽을 정도로 줄어들었다. 「프랜차이즈 미래전략」 을 읽기 전에도 혜성같이 등장한 혁신업종이 아닌한, 과연 미래가 있을까? 싶은 생각을 했다. 대체로 경영학 해설서같은 책들은 실제 현실을 충분히 체감하지 못한 원론에 그치는 경우가 태반이다. 필자는 95년 맥도날드 영업본부장을 시작으로 해서, 23년간 프랜차이즈 업계의 임원을 역임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전략'에 관한한 A~Z까지 통찰하고 있다 기대할 수 있다.  단 다소 현장의 풍부한 경험과는 거리감있는 무용담에 그칠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처음은 지극히 원론단계에 그친다. 도식화된 지표를 담아 설명하고 있다.  지극히 가맹본부의 측면에서 서술하고 있어, 책을 덮을까 하는 유혹도 들었다. 그런데 점점 어떻게 하면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사이에 상생을 이끌어 갈 수 있을 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다. 기승전 '러닝로열티' 일 정도로 가맹점주의 매출에 비례한 이익구조가 그 출발점인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체계적인 직원 교육양성 시스템을 단계별로 구축한 맥도널드나, 커피를 마시는 공간을 통해 대면관계의 문화를 생성하는 스타벅스 처럼 전략화된 예시를 강조하고 있다. 대체로 매장면적이 넓은 맥도널드 매장의 상당수가 실제 가맹점이라는 사실을 이 책을 읽기 전에 아는 사람이 몇이 될까? 아르바이트 경력을 바탕으로 점장이 되는 사례는 부지기수이다. 
  빨리 빨리 과거 식사를 제대로 할 여유조차 없었던 결핍의 시대부터 자연스럽게 배달로 이어진 문화의 특수성을 감안할때, 이 책의 사례들이 직접적인 벤치마크 대상이 되기는 힘들다. 우리는 소득 정도에 따라 그 직업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질이 다른 나라에 비해 강하다. 직업에 대한 가치가 제대로 환산되지 않은 측면이다. 또한 출혈경쟁에도 기인한다. 이미 선점한 시장에 자본경쟁으로 잠식하기에 급급하다. 그러다보니, 임대료를 비롯한 고정비용은 상승하고 순이익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창업주가 오랫동안 악천고투속에 쌓은 경험치를 '프랜차이즈' 명분으로 쉽게 얻으려 한다.  '창업'이 필수불가결한 키워드로 정착한 후, 그 업계의 전문가들이 쪽박집을 컨설팅하는 방송 프로그램도 늘었다. 기본적인 준비도 없이 대박나기만을 바라는 경우도 많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아쉬운 면이 있다. 다만 전략적인 모색 측면에서는 넘쳐나는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고질적인 병폐중 하나는 자기주도적 노력의 부족이다. 초기 프랜차이즈의 경우 자신의 수십년간 노하우가 담긴 레시피를 정형화한 상태로 공급하는 것이었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만큼, 어느 매장에 가도 동일한 맛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차츰 외식문화의 발달과 함께 개별적인 맛을 찾기 시작했다. 좀더 새로운 맛을 탐미하기 시작한 것이다. SNS의 발달은 정보의 파급성을 확장했고, 프랜차이즈 형태 이어야 제때 수요를 맞출 수 있었다.  과거에는 그 지역에 가야만 맛볼 수 있던 것들이 급격하게 브랜드마다 출시된다.  단적으로 같은 프랜차이즈 브랜드여도 어떤 곳은 잘 튀기고, 어떤 곳은 못 튀긴다.  프랜차이즈의 장점은 일반적인 초보자들도 쉽게 개시를 할 수 있도록 알아서 제공해준다는 점 일텐데, 정작 식재료에 대한 기본기부터 다지는 보수교육에 소홀히 한 측면이다. 
  창업은 자기 스스로 업을 일궈가는 역할인 만큼, 자기 스스로 개별적인 매장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고 노력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전적으로 가맹본부의 입장에서 책은 구성되었는데, 역지사지의 견지에서 예비 프랜차이즈 창업에 관심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할 책이다.

 본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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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방
송승엽 지음 / 해드림출판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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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하기 좋은 날 소설 (小雪)의 오늘이다.  영하 기온의 차가운 날씨와 달리, 2018년은 해빙무드의 연속이었다. 마음 속으로 염원하던 '평화'의 행보가 연일 전개된 측면이다. '최초'의 수식어로 채워지던 많은 키워드 중에 단연 이목을 끄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답방이었다. 상대방의 방문에 대한 답례차원의 방문 Return Visit ... 비단 뉴스에서만 답방이 있는건 아니었다. 일흔의 작가가 쓴 소설에도 답방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 후세들이 한반도 평화를 누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소설을 집필했다고 한다. 그는 중공으로 분류하던 시절부터 30년간을 대외 중국 및 북한 분야에서 일했다. 외교관 실무경험을 통해 직접적으로 체감한 현실을 담아 소설로 집필한 것이다. 어쩌면 지금의 이 타이밍을 직관적으로 예견하고, 다년간의 준비를 해오고 있었을 것이다. 절묘한 타이밍에 드디어 출간했다. 소설 「답방」은 서술이 매끄럽게 이어지지는 않는다. 통일의 열망을 실현해야 겠다는 의식이 앞서서 그런지, 전체적인 스토리는 비약적으로 전개된다. 하지만 소설을 읽으면 읽을수록 공감대를 얻을 수 있다. 
 평화는 정상적인 범주의 사람이라면, 바라는 이상향 이기 때문이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우방이 되는 국제정세를 감안해볼때, 북한만이 유독 적으로 보는 시각이 과연 지금 시대에 맞을까?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속도에 모두가 제때 적응할 수는 없다. 하지만 충분한 정보 검색을 통해 사실을 직시할 수 있음에도 외면할수록 왜곡될 수 밖에 없다.  여전히 남북정세에 관해서는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기 힘들 정도로, 우리 사회의식이 고착화되어왔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 이전에, 핍박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맹목적으로 따라야 했다. 
 특히 격동의 근현대사 과정은 통치를 위한 이념으로 이용된 측면이 강하다. 필연적 우연인지 모르겠으나, 통일안보와 관련된 책에선 공통적으로 남녀간의 사랑이 등장한다. 더이상 뿔달린 괴물로 묘사하던 반공교육 시절은 지났다. 솔직히 시원하게 말하고 싶지만, 절제하고 있는 작가의 주제의식도 발견해본다. 개성이 강조되고, 획일적으로 통일하기엔 힘든 다양성의 시대에 살고 있는데, 의심가득한 사람들은 왜곡하기에 급급하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자기 객관화가 중요해진 요즘이다.  같은 체제하에서도 각양각색을 갖추고 있는데, 하물며 다른 통치체제하에서 생각을 극복하는 자체가 쉽지 않다. 하지만 서로의 생각을 헤아리려는 시도를 근래 몇년간은 단절하다시피했다. 우리는 자연의 순리대로 미래를 향해 살아갈 뿐, 과거에 회귀하지 않는다. 사실을 직시하며 합리적으로 생각한다면 그릇된 의사결정을 할 일이 없다. 어떤 현상이든 상대방의 패를 알고 대처하면 백전백승이다. 
 소설 「답방」은 모두가 이루고 싶은 소망을 담아냈다. 솔직히 일흔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감성적이면서도 현실적인 면이 문체에서 느껴진다. 


본 소설 답방서평은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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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왕이 온다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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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왕이 온다」 는 인간 내면에 있는 불안함의 기제에 대해 떠올리게 한다. 극한의 공포심을 자아내는 극적 구성은 사실 소설상에서는 긴밀하게 전개되지 않는다. 대체적으로 호러소설의 경우 언제부터 전해왔는지 모를 구전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글속에서 실체를 확인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원작에 영상이 가미되면, 직접적으로 그 장면을 목격하는 감정이입 상태에 몰입하게 된다. 방문자, 소유자, 제삼자로 칭해진 다소 독특한 구성전개는 3가지 관점에서 바라보는 불확실의 현실을 말해줬다. 
  '방문자'의 첫 장에서는 침울한 도시풍경을 배경하고 있다. 쇼와시대는 1926~1989년까지 이어진 히로히토 일왕 시대이다. 이 시기가 끝날 무렵 유년시절을 겪은 작가의 시대의식이 반영되고 있다. 즉 순수한 영혼에 접근해 해를 끼치는 요괴의 존재를 통해 잘못을 늬우치지 않는 가부장적인 무질서 상태를 역설적으로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경제호황에 가려진 사회의 어둑한 그림자를 드러낸 것이다. 급기야 제 몸을 가눌 수도 없었던 할아버지는 낯선 방문자를 쫓아낸다. 생로병사의 기로에서야 그동안 하지 못했던 책임을 다한것이다. 쓸쓸한 장례식을 통해 그 세대가 겪었던 폐쇄적이고, 단절적인 사회상을 비춰주고 있다.  할머니가 거듭 외손자에게 손주며느리에게 잘할것을 부탁하는것도 그런 단면이다. 많은 일본에 관한 서적에 언급되는것이 순종적인 여성의 모습이다. 자기 주체적인 솔직함을 드러내지도 못한 체로 오로지 남편의 뜻을 거스릴 수 없었다.   
 소유자에서 아내의 시각으로 바라보는것도, 자기주체적인 시대의 변모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시종일관 작가의 현실인식을 반영하고 있는데, 합심하여 '보기왕'의 위협을 물리치고 서로를 걱정하는 모습은 가족을 회복하는 이정표를 전달한다. 곳곳에 가정폭력과 같은 상황이 복선적인 역할을 한다. 사람은 세상에 태어난 순간 개별적인 독립체로 존중받아야 한다. 그런데 가족이라는 명분으로 일방적으로 상명하복 하는 경향이 있다. 이 책은 결과론적으로 생략된 사회부조리의 현실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있다. 더이상 억울하지 않으려면 자기 스스로 당당하게 맞서서 이겨내야 한다고. 그래야 내가 지켜줘야 할 소중한 가족들에게 책임을 다할 수 있다는것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그저 방관으로 스치고 지나간 일들이 쌓이고 쌓여, 지레 떠안지 않아도 될 불안감을 조성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모든 문제는 일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기 전에 적극적으로 수습해야 한다.  평소 호러장르를 좋아하지 않아서 초반엔 독특한 문체 자체가 적응이 되지 않았다. 불길한 예감을 이어가는 상황적 전개는 이해가는데, 소설의 전개상황을 가늠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시대상황을 매칭해보니, 어떤 주제로 접근했는지 공감이 간다. 왜 데뷔작으로 대상을 거머쥘 수 밖에 없었는지 알 것같다.

 

 

본 보기왕이 온다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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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의미한 살인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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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기본 가치중 '생명'에 대한 존엄만큼, 최우선 가치는 없다. 문명은 사람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필연적인 불편함 감수를 넘어선 편의성은 물질우선주의 사회를 조성한다. 재화와 서비스는 사람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게 활용되어야 하는데,  자원의 희소성에 기반한 탐욕이 전체 질서를 교란시키는 법이다. 이러한 전이현상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짓밟고 피폐하게 만든다. 법이 존재하는 이유는 모든 자유권의 질서를 규정하는데 있다. 책임이 없는 자유행위는 '방종'이다. 자신이 한 행동에 책임을 전제로 하는것이 '자유'이기 때문이다.  카린 지에벨의 소설 「유의미한 살인」 은 현대 사회의 이면에 대한 통찰적인 인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빅마운틴 스캔들」에 이어 두번째로 접한다. 2005년 데뷔작 테르미누스 엘리시우스로 마르세유추리소설 대상을 수상한 원작을 번역한 책이다. 600 페이지 정도의 마운틴 스캔들을 읽은 덕분인지, 「유의미한 살인」 을 읽으며 천재적인 역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립공원관리원에서 시작하여 프리랜서 사진작가, 변호사 등등 다양한 사회적 경험 숙성은 그녀의 소설 모체가 되고 있다. 폭넓은 사회공감을 담은 체, 시종일관 따뜻하게 어루만져주고 있는 데 몰두하고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극악무도한 사건 사고가 이어져왔다. 매스 미디어를 넘어서, 다양한 채널로 파급되는 현대 사회에 와서 그 전파속도가 불특정 다수의 경각심을 자극한다. 일면식도 전혀 없는 누군가가 자초한 과정이 끔찍한 결과로 사회불안감을 조성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회는 알게 모르게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데, 나비효과로 긍정적인 상생작용을 하면 모두의 삶이 좋아지지만, 개개인의 경솔한 행위가 부정적 외부효과를 발생하는 것이다.
 

누군가 무심코 던진 돌맹이에 누군가가 치명적으로 다칠 수 있다.


이것이 사회적 존재로 살아가는 자유의 본질이다. 내가 의도하지 않아도 전혀 모르는 누군가를 곤경에 처하게 할 수 있고, 극심한 피해를 끼칠 수 있는 것이다. 원래 프로그램을 실행하는데, 정해진 규칙성이 현대인의 삶에 통용되는 경우가 많다. 불확실성에 고민하면서도 일상의 생활패턴 자체가 일정한 것이다. 프로그램에 적용되면 효율적일 루틴(routine)이 사람의 삶을 지배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사생활 영역이 쉽게 노출된다. 더구나 위치정보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SNS의 관계는 얼굴을 마주하는 대면관계를 거치지 않아도 그 사람의 일상을 예측가능하게 한다. 조금만 관심가지면, 쉽게 알 수 있는 정보 시대다. 문제는 이 정상적인 범주를 넘어선 '악용'의 사례들이다. 좋지 않은 선례를 방치하는 순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일들까지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일을 많이 본다. 좋고 싫은 감정의 연속선이 사람인데, 임계점에 도달하기 전에 문제해결해야 끔찍한 일을 겪지 않는다. 되돌릴 수 없이 "그때 그랬더라면" 후회만 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5월 11일 

잔느에게 

당신은 당신도 모르게 나를 알고 있습니다.


 

소설의 시작은 바쁜 출근길 도시 풍경을 빠르게 묘사하고 있다. 삭막하고 지친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여유롭게 즐길 시간은 없다. 꼭 정해진 시간에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1분 1초를 다툰다. 뛰는 모습이 눈에 띌까봐서 고개를 숙인체 이동할 장소로 향한다. 그러던 어느날 한통의 편지를 확인한다. 언제나 같은 열차, 구석의 같은 자리에 앉는 그녀를 알고 있고 지켜보고 있다는 신의 이름을 빌린 한 남자의 편지...  누군가에게 사랑받는다는건 얼마나 기쁜 일인가? 설렘으로 이어진 편지는 이어졌다. 하지만 차츰 불길한 예감이 다가온다. 그의 정체는 누구일까?  결정적인 단서를 알리는 편지 인용 부분은 정중한 궁서체로 굵게 새겨져 있어, 전체적인 가독성을 상승시킨다. 읽는 내내 독자가 범죄자를 추적하는 감정이입을 유발했다. 그 덕분에 단숨에 결정적인 용의자 체포에 이른다. 과연 그가 범인일까? 보통 결말에 이르러 흐지부지 용량충족 하는 경향성과는 달리, 명쾌하게 정리해주고 있다. 


인과응보의 정의를 세우는 것이 법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한다. 솔직히 정의의 대표적인 의미로 통용되는 이 문구가 선뜻 와닿지 않는다. 실제 그런 상황에 놓였을때 과연 미워하는 정도에 그칠 수 있다면 천만다행이다. 그 정도로 사회적 공분을 사는 천인공노할 일도 많다. 문명의 발달은 사람들의 이기적인 속성을 자극한다. 복수의 불씨를 키우지 않아도 모두가 관심을 갖고 인과응보 의 정의를 세우는 것이 법의 역할이다. 개개인의 삶은 반복적인 패턴으로 루틴화 될 수 밖에 없는데, 복잡하게 얽히고 ?霞? 상황변수가 많아질 뿐이다. 사실 어떤 살인이 의미있을 수 있을까? 다른 사람의 삶을 짓밟는 끔찍한 행위인데... 생각 한편으로 때론 유의미하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평생 떠안아야할 고통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주기는 커녕, 황당무계한 법적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법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벌백계 적용될때 사회질서 유지 기능을 하는 것 이다. 요즘 많은 범죄 스릴러 드라마의 경우에도 무법천지에 가까운 수단을 동원할 수 밖에 없는 유의미한 행위를 내포하는 경우가 많다. 법을 따르면 인과응보의 정의를 확고하게 보장받는다는 진리를 실현해야 한다. 서로의 행위가 연관되어 사회를 이루고 사는 이상, 나 자신의 역지사지의 실천이 잠재적인 범죄예방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내 자신이 조심하고 적절하게 서로에 대한 배려 관심으로 일관할때 함부로 하기 쉽지 않다. 처음 누군가 던진 돌맹이에 깨진 유리를 방치할수록 범죄의 표적으로 작용되기 쉽다. 아무도 살지 않고 아무도 관심주지 않는 빈 집이라는 표시가 되기 때문이다. 떠올리기 싫지만, 개인적으로도 경험해 본 사실이다. 
  세밀한 심리묘사로 이어진 이 소설의 대미는 잔잔하게 흐르는 물과 같다는 점 이다. 특별한 기교를 부리지도 않고 캐릭터도 많지 않다. 그런데도 잘 읽힌다. 정독하는 방식으로는 반나절을 예상했는데, 1시간 정도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그만큼 평범한 우리의 일상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경각의식을 촉진한다. 결과발표를 앞두고 있을때, 1분 1초라도 빨리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두문불출하는 심리상황과 같다. 작가와 독자가 혼연일체 될 수 있는건 그만큼 몰입감있는 것이다. 범죄자를 검거하기 위한 긴박한 장면 전개는 없다. 범죄수법 자체는 정말 잔인하다. 사람으로서 도저히 그럴 수 있나? 싶을 정도다. 하지만 이에도 인과응보가 담겨있다. 사람일이란게 대체로 자신이 처한 입장에 따라 달라지는데, 일방적인 관계에선 그렇지 않다. 이런 관계에서는 타인의 '자유기제'를 천대시하고 속박하려 한다. 갑질 패악질 부리는 자와 매번 당해야만 하는 자로 나뉜다. 「유의미한 살인」의 경우에 그러했다. 
  평소 드라마를 즐겨 보는데, 나쁜 놈들은 초울트라 AI 탐지 시스템을 작동하는것 같다는 착각에 빠질때가 많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전개까지 도입한 체 흥분을 강요받은 기분을 느낄때, 답답했다. 그래서인지 이 소설을 펼쳐갈 때 마다 감정이입이 되는 부분이 있었다. 끝까지 읽어봐야 확실한 결과를 확정할 수 있었다. 학습화된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있다면, 통찰적인 사회의식을 가진 작가의 작품에 도전해보자. 지금보다는 훨씬 소중한 내면의 발견, 자아 실현 의지를 촉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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