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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미래전략
김영철 지음 / 월간식당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꼭 필요한 필요(Needs)의 상태가 해소되고 체계를 갖추고 나면, 수요에 직면한다. 수요-공급의 법칙으로 해석되는 시장경제 원리가 그렇다. 인구밀도가 높은 대한민국의 경우 다른 나라 대비 자영업의 비중이 높다. 자영업 중에서도 가맹사업 프랜차이즈의 비중이 높다. 2000년대 초반 들어서면서 프랜차이즈 사업분야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먹고 사는 기본 욕구 필요 단계를 넘어서, 일반 기업체의 고용악화에 기인한다. 이에 부동산 폭등에 기인한 자본유입과도 관련있다. 새롭게 조성된 사람이 사는 지역엔 생활편의 인프라 관점의 프랜차이즈 상점들이 들어서면서 상권의 지각변동이 시작된 것이다. 상거래 질서에 있어 후발 경쟁주자가 생기는건 완전경제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문제는 지불을 해오던 수요 자체가 급격하게 이동한다는 점이다. 초기 프랜차이즈의 경우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분점을 내는 형태에서 출발했다. 창업주 입장에서는 여러 곳의 매장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서, 멀리서 찾아주는 손님의 편의도 고려할 수 있었다.
수요는 사람의 끝없는 욕구에 기인
갈수록 체인점 아닌 음식점을 발견하기 힘들 정도인데, 기존에 즐겨먹는 치킨집은 확연히 줄어들었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차원의 가맹점주 모집과는 상반되게 소비자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줄어든 것이다. 대학가 인근에 거주해 시중의 치킨 브랜드는 거의 있다 자부했는데, 이젠 손에 꼽을 정도로 줄어들었다. 「프랜차이즈 미래전략」 을 읽기 전에도 혜성같이 등장한 혁신업종이 아닌한, 과연 미래가 있을까? 싶은 생각을 했다. 대체로 경영학 해설서같은 책들은 실제 현실을 충분히 체감하지 못한 원론에 그치는 경우가 태반이다. 필자는 95년 맥도날드 영업본부장을 시작으로 해서, 23년간 프랜차이즈 업계의 임원을 역임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전략'에 관한한 A~Z까지 통찰하고 있다 기대할 수 있다. 단 다소 현장의 풍부한 경험과는 거리감있는 무용담에 그칠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처음은 지극히 원론단계에 그친다. 도식화된 지표를 담아 설명하고 있다. 지극히 가맹본부의 측면에서 서술하고 있어, 책을 덮을까 하는 유혹도 들었다. 그런데 점점 어떻게 하면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사이에 상생을 이끌어 갈 수 있을 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다. 기승전 '러닝로열티' 일 정도로 가맹점주의 매출에 비례한 이익구조가 그 출발점인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체계적인 직원 교육양성 시스템을 단계별로 구축한 맥도널드나, 커피를 마시는 공간을 통해 대면관계의 문화를 생성하는 스타벅스 처럼 전략화된 예시를 강조하고 있다. 대체로 매장면적이 넓은 맥도널드 매장의 상당수가 실제 가맹점이라는 사실을 이 책을 읽기 전에 아는 사람이 몇이 될까? 아르바이트 경력을 바탕으로 점장이 되는 사례는 부지기수이다.
빨리 빨리 과거 식사를 제대로 할 여유조차 없었던 결핍의 시대부터 자연스럽게 배달로 이어진 문화의 특수성을 감안할때, 이 책의 사례들이 직접적인 벤치마크 대상이 되기는 힘들다. 우리는 소득 정도에 따라 그 직업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질이 다른 나라에 비해 강하다. 직업에 대한 가치가 제대로 환산되지 않은 측면이다. 또한 출혈경쟁에도 기인한다. 이미 선점한 시장에 자본경쟁으로 잠식하기에 급급하다. 그러다보니, 임대료를 비롯한 고정비용은 상승하고 순이익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창업주가 오랫동안 악천고투속에 쌓은 경험치를 '프랜차이즈' 명분으로 쉽게 얻으려 한다. '창업'이 필수불가결한 키워드로 정착한 후, 그 업계의 전문가들이 쪽박집을 컨설팅하는 방송 프로그램도 늘었다. 기본적인 준비도 없이 대박나기만을 바라는 경우도 많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아쉬운 면이 있다. 다만 전략적인 모색 측면에서는 넘쳐나는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고질적인 병폐중 하나는 자기주도적 노력의 부족이다. 초기 프랜차이즈의 경우 자신의 수십년간 노하우가 담긴 레시피를 정형화한 상태로 공급하는 것이었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만큼, 어느 매장에 가도 동일한 맛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차츰 외식문화의 발달과 함께 개별적인 맛을 찾기 시작했다. 좀더 새로운 맛을 탐미하기 시작한 것이다. SNS의 발달은 정보의 파급성을 확장했고, 프랜차이즈 형태 이어야 제때 수요를 맞출 수 있었다. 과거에는 그 지역에 가야만 맛볼 수 있던 것들이 급격하게 브랜드마다 출시된다. 단적으로 같은 프랜차이즈 브랜드여도 어떤 곳은 잘 튀기고, 어떤 곳은 못 튀긴다. 프랜차이즈의 장점은 일반적인 초보자들도 쉽게 개시를 할 수 있도록 알아서 제공해준다는 점 일텐데, 정작 식재료에 대한 기본기부터 다지는 보수교육에 소홀히 한 측면이다.
창업은 자기 스스로 업을 일궈가는 역할인 만큼, 자기 스스로 개별적인 매장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고 노력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전적으로 가맹본부의 입장에서 책은 구성되었는데, 역지사지의 견지에서 예비 프랜차이즈 창업에 관심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할 책이다.
본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