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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방
송승엽 지음 / 해드림출판사 / 2018년 10월
평점 :
김장하기 좋은 날 소설 (小雪)의 오늘이다. 영하 기온의 차가운 날씨와 달리, 2018년은 해빙무드의 연속이었다. 마음 속으로 염원하던 '평화'의 행보가 연일 전개된 측면이다. '최초'의 수식어로 채워지던 많은 키워드 중에 단연 이목을 끄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답방이었다. 상대방의 방문에 대한 답례차원의 방문 Return Visit ... 비단 뉴스에서만 답방이 있는건 아니었다. 일흔의 작가가 쓴 소설에도 답방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 후세들이 한반도 평화를 누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소설을 집필했다고 한다. 그는 중공으로 분류하던 시절부터 30년간을 대외 중국 및 북한 분야에서 일했다. 외교관 실무경험을 통해 직접적으로 체감한 현실을 담아 소설로 집필한 것이다. 어쩌면 지금의 이 타이밍을 직관적으로 예견하고, 다년간의 준비를 해오고 있었을 것이다. 절묘한 타이밍에 드디어 출간했다. 소설 「답방」은 서술이 매끄럽게 이어지지는 않는다. 통일의 열망을 실현해야 겠다는 의식이 앞서서 그런지, 전체적인 스토리는 비약적으로 전개된다. 하지만 소설을 읽으면 읽을수록 공감대를 얻을 수 있다.
평화는 정상적인 범주의 사람이라면, 바라는 이상향 이기 때문이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우방이 되는 국제정세를 감안해볼때, 북한만이 유독 적으로 보는 시각이 과연 지금 시대에 맞을까?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속도에 모두가 제때 적응할 수는 없다. 하지만 충분한 정보 검색을 통해 사실을 직시할 수 있음에도 외면할수록 왜곡될 수 밖에 없다. 여전히 남북정세에 관해서는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기 힘들 정도로, 우리 사회의식이 고착화되어왔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 이전에, 핍박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맹목적으로 따라야 했다.
특히 격동의 근현대사 과정은 통치를 위한 이념으로 이용된 측면이 강하다. 필연적 우연인지 모르겠으나, 통일안보와 관련된 책에선 공통적으로 남녀간의 사랑이 등장한다. 더이상 뿔달린 괴물로 묘사하던 반공교육 시절은 지났다. 솔직히 시원하게 말하고 싶지만, 절제하고 있는 작가의 주제의식도 발견해본다. 개성이 강조되고, 획일적으로 통일하기엔 힘든 다양성의 시대에 살고 있는데, 의심가득한 사람들은 왜곡하기에 급급하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자기 객관화가 중요해진 요즘이다. 같은 체제하에서도 각양각색을 갖추고 있는데, 하물며 다른 통치체제하에서 생각을 극복하는 자체가 쉽지 않다. 하지만 서로의 생각을 헤아리려는 시도를 근래 몇년간은 단절하다시피했다. 우리는 자연의 순리대로 미래를 향해 살아갈 뿐, 과거에 회귀하지 않는다. 사실을 직시하며 합리적으로 생각한다면 그릇된 의사결정을 할 일이 없다. 어떤 현상이든 상대방의 패를 알고 대처하면 백전백승이다.
소설 「답방」은 모두가 이루고 싶은 소망을 담아냈다. 솔직히 일흔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감성적이면서도 현실적인 면이 문체에서 느껴진다.
본 소설 답방서평은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