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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껴도 맑음 (10주년 기념 특별판) - 달콤한 신혼의 모든 순간
배성태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5년 9월
평점 :

곧 결혼식을 한다.
사촌 누나의 큰 딸 결혼식이다.
조카와는 딱 10살 차이...
어느 일러스트 작가가 신혼때의 일상 기록을
직접 그린 일러스터 와 함께 담백한 대사로 쓴 책...
감성의 계절 가을은 어느새 지나가고,
알록달록 감나무 잎이 새찬 겨울 들어서는 바람에
소복히 쌓일 시즌이 되면, 나의 조카들의 결혼식 소식이 들린다.
숭숭한 마음상태에 절묘하게 맞는 이 책.
뚫어지게 살펴볼 필요도 없고, 상념에 젖을 필요도 없어
아주 좋다.

오랜 세월 나에게 결혼은 현실적인 일이었고,
새로운 가정을 이루고, 인구 증대에 기여하는
사회적 책임감은 내 삶의 궤적을 벗어나는 오지랖스런 일 이었다.
"나 자신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는데,
누굴 불행하게 해야 할 이유 있을까?"
그런데 나이가 들면 들수록, 현실적 비혼주의자 에게
묘하게 결혼의 효용성이 와닿는다.
결혼의 의미를 살펴보면,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2차원적으로
확장되는 인적 성장을 의미한다. 갈수록 가족들끼리 또는 친한 사람들만
초청해 치르는 결혼식, 장례식이 현실적인게 되었다.
하지만 그또한 개개인이 평소 생성한 인적 관계에 따라
천차만별의 양상을 보인다.

더욱이 혈연, 지연, 학연의 관계를 핵심으로 여길수록,
거래처 관리 하는 식으로 최대한 과시하는 것을 염두에 둔다.
작가는 10년전 쯤 신혼 때의 기록을 글과 그림으로 펴내
데뷔를 했다. 50만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했다고 하니,
자신이 가진 세심한 역량으로 고양이 집사로
10년 후에도 행복한 신혼같은 순간을 이어가고 있다.
사랑하는 부부의 일상 자체가 새콤달콤 해보인다.
세심한 저자와 달리, 부인은 아주 직관적이고 결정이 빠르다.
그렇기에 단조로울 수 있는 일상이 리듬감 있게 이어지지 않을까?


태어난 지역도 다르고, 서로의 성격의 차이가 있지만
둘은 집 밖을 나서는 것을 싫어하는 공통점을 가진다.
하지만 새로운 풍경의 감성을 보고 느끼고 즐기는 여행엔 주저함이 없다.
그렇기에 이들은 신혼여행을 파리 - 태국 이라는
이색적인 여정을 다녀온다.
어찌보면 본격적인 결혼 생활이 개시되기 전,
달콤한 신혼의 촉매제를 듬뿍 충전한 게 아닐까?
브이로그의 감성은 근사한 배경에 어우러진 인물들의 배치에 있는데,
다정한 표정과 편안한 포즈가 매칭된 일러스트가
구차한 서술을 불필요하게 하고 있다.

결혼식을 올리고, 한 해 두 해 지나다 보면,
남이 획정한 기대치에 억지로 끼워맞춰 페르소나 가면놀이를
하는 쇼윈도 부부 사이를 볼 때가 많다.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최대한 소확행을 함께 하는 일상이 담긴
이 책의 내용과 구름껴도 맑음 이 일맥상통한다.
내키지 않은 것을 해야만 할 때, 흔히 하지 않을 핑계를 찾는다.

구름껴도 맑다는 긍정의 심성 자체가
행복한 결혼생활을 지속 탄력성을 이어가는 비결이 아닐까?
땀흘리는 취미생활을 즐긴다는 자체에서
자칫 집안콕 방콕 재택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쌓일 여지도 없다.
그러니 아무리 궂은 날씨도, 함께 같이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저자에겐 그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이 값진 행복 감미료가 될 수 밖에...
행복한 부부란 서로가 태어나고 자란 환경적 차이를 이해하고
'나'와 다른 ' 너'를 통해
내가 모르던 것을 알게 해주고
미지의 영역을 관심의 영지로 바꿔주는
동기부여의 존재가 아닐까? 한다.

비교하려 들면, 끝 없는 것이 사람이고
절대적인 행복 기준치는 없다.
소소한 것이 주는 행복의 디테일함 이란것이
오밀조밀해서, 생각하고 행동할수록
생체 나이를 초월해 젊음을 지속가능하게 것이다.
얼핏 저자가 나와 같은 지역 출신 인 것을 발견했다.
이게 뭔 상관관계가 있다고. 묘한 동질감을 생성한다.
예전에 그렇게도 가부장적이던 문화가 급격하게
친화적으로 변모하는 것을 간접적으로 체감한다.

연세 꽤 드신 어르신들도 편리함을 즐기는 시대이며,
요즘 어머니들은 스트레스 쌓일 때마다 소비로 해소하신다.
이 책은 결혼 의 명제를 뛰어넘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소확행의 모범적인 기록을 솔직담백하게
가독성 넘치는 책으로 선물하고 있다.
데뷔작을 10년 후 특별판으로 다시 출간하는 저자의 감회는
정말 가슴 뭉클할 것 같다 . 새록새록 풋풋한 감성과 함께
그땐 우리 그랬었지...

결혼식 한 번 참석하자면, 하루의 시간을 온전히
투입해야 하는 고단하고 빠듯한 일정이지만,
그 촉박함 속에 오랜만에 소통하는 인적 교류의
소확행이 확실하다. 옷장에 가장 깔끔한 옷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단장하며 새벽부터 나선다.
물론 나이가 들수록, 젊을 때의 핏은 살지 않는다.
책을 단숨히 읽고 나니, 왜 이렇게도 남은 며칠이
설레게 기대되는 걸까? 행복한 일상의 시작을
밝히는 모든 남녀가 알콩달콩 행복의 초심을
오랫동안 변치않고 이어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만약 결혼을 앞두고, 또는 누군가의 결혼으로
심란한 마음상태에 있다면, 더욱더 이 책의
긍정의 메세지를 머릿속에 그려나가길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