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의 역사 - 한국 현대사의 숨겨진 비극들
김성수 지음 / 필요한책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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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사 하면 생각나는 것은 장준하 선생이다. 선생의 죽음은 무언가 석연치 않았다. 아직도 그 진실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과정은 험난하기만 하다. 현대사를 통해 이런 의문사가 어디 이것 뿐이었을까. 

 

김성수의 폭력의 역사란 책을 읽었다. 부제가 한국 현대사의 숨겨진 비극들이란다. 사실 다시쓰는 한국 현대사를 읽으며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것이 바로 알지 못했던 비극의 이야기였다. 전쟁이 얼마나 끔찍한 일이었는지 제주와 여수, 순천 그리고 광주에서 일어났던 과거의 일들은 비극이란 단어에 다 담지 못할 그런 슬프고 아픈 이야기였다. 

 

그래서일까. 폭력의 역사에 담긴 이야기들이 궁금했다. 한 개인의 죽음이 역사로 남지는 않는다. 물론 그 가운데 역사로 남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지만 말이다. 책에서는 주로 의문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가 많았다. 어쩌면 대다수는 이런 이야기였다. 

 

의문의 죽음 이야기는 철저히 개인적이다. 그래서 이런 것이 과연 역사라고 할 수 있을까 싶다가도 의문의 죽음에 따라오는 시대상은 철저히 역사라고 할 수 있겠다 싶었다. 군사 정권 하에서 일어난 일들이었기 때문이다. 개인의 죽음 뒤에 도사리고 있던 국가적 폭력.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이 있기 때문이고 국민이 존재하는 이유는 국가가 있기 때문인데 그동안 우리 현대사엔 국민이란 존재하지 않았고 오직 국가 권력만이 존재해 왔다는 느낌이 든다. 

 

독재 정부는 끝이 났고 민주 정부가 탄생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국가 권력은 국민의 안위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역사를 살펴보아야 한다. 역사는 여전히 카의 이야기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이기 때문이다. 과거의 이야기는 그저 케케묵은 옛 그림자가 아니라 오늘도 생생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상대이다. 

 

책을 덮으며 앞으로도 의문사한 이런 개인의 이야기가 더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약간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왕 숨겨진 비극들을 더 밝히고자 했다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역사의 장면과 함께 연결고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어떨까 하는 것이었다. 그래도 이런 책을 통해 우리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아보았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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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베트남 - 느리게 소박하게 소도시 탐독 여행을 생각하다 6
소율 지음 / 씽크스마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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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그래서일까. 어디가 소도시이고 대도시인지 잘 모른다. 다만 익숙하게 들어본 도시 이름은 있다. 하노이, 호찌민, 다낭 등이다. 이름만 익숙하게 들어보았을 뿐이다. 그래서인지 언젠가 한 번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소율의 그래서 베트남을 읽었다. 이 책을 읽은 이유는 다른 것이 없다. 베트남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어서다. 물론 흔히 들어보았던 곳이 아니라 소도시 여행이라 뭔가 특별함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여행의 정보를 얻으려면 이 책보다는 다른 책을 읽어야 한다. 

 

여행 수기란 건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다. 물론 객관적으로 이야기를 풀어갈 수도 있겠지만 그것 또한 저자의 마음이니 절대적 주관이라고 하는 것이 좋겠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여행 에세이 혹은 여행 수기라는 것이 자신의 이야기이지만 그저 블로그나 SNS에 올려서 개인적 감상을 나누는 것이라면 독자를 의식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활자화 되어 나온다는 것은 어느 정도 독자를 의식해야 한다고 본다. 

 

책의 정보다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나름 알찬 정보를 가지고 소개를 한다. 우리가 잘 아는 쌀국수의 대한 정보와 많이 알려지지 않은 커피에 대한 정보는 유익하다. 더군다나 널리 알려진 곳이 아닌 베트남의 색다른 면모를 맛보기 위해서 이 책은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다만 저자의 취향과 나의 취향이 다르다. 여행 에세이를 읽을 때 어쩌면 난 기행문 같은 깊이 있는 글을 원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거기에 덧붙여 여행지에 대한 자세한 정보도 함께. 뭔가 의미있는 글을 읽어 여운이 오래도록 남는 그런 것을 기대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베트남은 그래도 베트남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베트남의 색다른 소도시 여행기를 통해 알려진 곳보다는 알려지지 않은 곳에서 좋은 풍경과 쉼을 누리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지침이 되어줄 것이다. 또한 다른 사람의 일기 같은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을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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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국 근대사 - 실패를 넘어 자주적 독립 국가를 꿈꾼 민중의 역사
김이경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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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근대사를 배울 때면 정말 답답했다. 어쩔 수 없는 시대적 상황과 힘이 없는 민족의 특징이 있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고 속절없이 무너지는 것이 우리 역사였다. 한 마디로 근대의 역사는 가뜩이나 힘이 없는 민족이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다가 힘 있는 민족에게 지배를 당한 치욕의 나날이었던 것이다. 

 

김이경의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국근대사를 읽었다. 처음 이 책을 접하게 된 계기는 교과서에서 배웠던 역사가 전부는 아닐 것이라는 일종의 반감 때문이었다. 근대라는 기간이 역사적으로 본다면 짧게만 느껴져도 새로운 문물이 들어오고 이전에는 없었던 사건들과 인식의 변화들이 시작되는 시점이기에 오히려 변화로 인한 혼란스러움이 시기를 덮고 있었기에 가장 스펙타클한 시기였을 것이다. 

 

근대사는 우리에게 있어 어차피 실패한 역사다. 그런데 이 실패한 역사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또 배우고 알 수 있을까. 임진왜란 ??에 이순신이 있어 바다를 지킬 수 있었다. 그런데 과연 이 한 사람만이 모든 역할을 다했다라고 할 수 있을까. 비겁하게 도망가는 장군을 대신하여 기꺼이 싸우고자 했던 사람들도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했으며 이 사람들이 없었다면 바다에서의 승리도 장담할 수 없었으리라. 

 

물론 근대는 실패한 역사였지만 그래도 나름 저항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을사오적이 나라를 통째로 일본에 넘기려고 했던 그 순간에도 곳곳에서 저항의 물결이 일어났고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개인의 이익을 위해 그리고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보존하기 위해 급급하여 외세에 맞서 싸우기는 커녕 오히려 그 힘을 이용하고자 했다. 

 

저자는 우리 민초들의 역할이 어떠했는지 살펴보았다. 갑오농민혁명을 통해 조선의 봉건 체제를 완벽하게 뒤엎지는 못했어도 결국 무너지게 만든 그런 사건과 반일 의병 운동을 통해 곳곳에서 일본에 저항했던 사건들을 알 수 있었다. 일본의 달콤한 전략 때문에 개인의 안위만을 생각하고 일본에 협력한 사람들이 참 많다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에 못지 않게 반일 의병 활동이 이렇게나 많았다는 것은 미처 알지 못했다. 그래서 근대사에 관한 다양한 책을 읽어야 하나 보다. 다만 사건을 저자의 억지로 끼워 맞추려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건 아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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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생각 - 유럽 17년 차 디자이너의 일상수집
박찬휘 지음 / 싱긋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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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달리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일상에 길들여져가는 것에 익숙하다. 그래서일까. 박찬휘의 딴 생각을 읽으면서 뭔가 색다른 사고를 기대했다. 하지만 그 기대는 무너졌지만 오히려 그런 기대가 무너짐을 통해 오히려 일상의 소소함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는다. 

 

사실 유럽에서 17년간 차 디자이너로 활동을 했다고 하길래 뭔가 이 사람만의 독특한 상상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딴 생각이란 책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뭔가 보통의 사람들은 감히 생각도 못할 독특한 감성의 디자인을 보여줄까? 아니면 일상 자체가 워낙 독특하여 유별나다는 소리를 듣는 사람일까? 암튼 이런 저런 생각으로 책을 펼쳐 들었다. 

 

딴 생각은 22개의 꼭지로 되어 있는데 이 이야기들은 우리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것들 혹은 만날 수 있었던 것들이었다. 기대와는 달리 일상의 소소한 작은 것들에 대한 애착을 보여주는 어떻게 본다면 별 것 아닌 것들이지만 이 안에는 무언가 힘이 들어가 있는 것 같았다. 

 

저자의 많은 이야기 가운데 기억에 남는 건 커피 이야기다. BMW 공모전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우리가 커피를 마시게 된 것이 얼마 되지 않는다. 더구나 커피를 내려 마신다는 건 최근의 일이다. 그러다보니 아주 고가의 장비를 내세워 커피를 내리면 뭔가 특별한 것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생각을 하는데 훨씬 오래 전에 커피를 마시며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 낸 곳에서는 커피가 단지 기계 장비로 금방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닌 시간이 걸려도 천천히 우러나오는 깊은 맛을 선사한다고 한다. 

 

세상이 빠르게 변할 수록 변하지 않는 가치도 있는 법이다. 아마 저자는 이런 점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아닐까.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소재를 가져와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 설령탕 같은 글을 전해와 소소한 것들의 소중한 가치를 덤덤하게 전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어떤 인생이건 소중하다. 비록 작은 풀이라 할지라도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은 그 나름의 가치와 빛이 있다.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또 공감한다. 기대는 실망을 낳았지만 그 실망은 오히려 밤하늘의 별 처럼 빛이 났다. 오랜만에 누군가에게 기분 좋게 추천해 줄 만한 정말 좋은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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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 인문학 - 우리는 세상을 바꿀 작은 힘을 갖고 있다
이종혁.박주범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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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은 일종의 운동이다. 그리고 영향이다. 일상의 사소한 움직임과 발걸음 속에서 변화를 만들어내는 동력이다. 많이들 이렇게 말한다. 글쎄 모든 캠페인이 다 이럴까?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캠페인이란 작은 움직임 속에 큰 변화를 일으킨 것들도 많다.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마스크를 쓰며 손 소독을 하고 손 씻기를 생활화 하는 것 역시 캠페인이다. 이런 캠페인을 통해 위기를 함께 극복해 나가는 것이다. 

 

이종혁, 박주범의 캠페인 인문학이란 책을 읽었다. 책은 캠페인이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기록이다. 여러 캠페인들이 있지만 어떤 것은 이런 것도 캠페인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몰랐던 것도 있고 누구나 알 수 있을 만한 것도 있다. 우린 모두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홀로 살아가는 사람이 없다. 어느 광고에서 알바를 존경하자고 했던 것 역시 캠페인의 한 예다. 

 

캠페인이란 건 결국 어떤 문제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만들고 해결하고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이런 것은 어떤지 저런 것은 어떤지 고민하며 나름의 해법과 해결책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만들어 낸 작은 결과물일지도 모른다. 문제가 없다면 캠페인을 굳이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은 그저 순리대로 잘 이루어지고 있을 테니까. 

 

우리 사회에 법이 필요하다. 법과 제도만으로는 사회를 변화시키지 못한다. 알바를 존중하자란 인식의 변화 없이 법의 기준으로 처벌한다고 해서 과연 알바를 존중할까. 어쩌면 그래서 캠페인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법이 아니다. 그리고 원칙이 아니다. 어쩌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건 같은 마음인 것이다. 캠페인은 같은 마음으로 다가오기에 변하는 것이고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책은 참 많은 캠페인을 소개하기에 여기에 다 열거할 수 없다. 오히려 주변을 돌아보면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 캠페인이기에 그런 것을 무심코 흘려보내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 캠페인이 왜 필요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아파트에 살고 있다면 혹시라도 게시판을 한 번 보시라. 지하철을 이용한다면, 시내 거리를 걷고 있다면, 버스를 기다리기 위해 정류장에 있다면 작은 움직임을 위한 흔적들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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