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의 인생 꽃밭 - 소설가 최인호 10주기 추모 에디션
최인호 지음 / 열림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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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 하면 여러 가지가 떠오른다. 그 중 하나는 고등학생 신분으로 신춘문예에 입선으로 등단하였다는 것인데 쟁쟁한 실력가들 사이에서 살아남은 것이 대단하다고 여겨진다. 또 하나는 그의 소설 중 많은 작품들이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인호의 소설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았다. 작품 수에 비한다면 소장하고 있는 책이 몇 권 되지 않으니까. 독자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는 스타일인 것 같다. 

 

최인호의 인생 꽃밭을 읽었다. 그의 사망 10주기에 맞추어 새롭게 나온 책이다. 책 표지에 있는 그의 사진에는 인자함이 묻어 나지만 실제 그의 삶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책에서 스스로 그렇게 밝혔으니 말이다. 

 

에세이는 작가의 은밀한 고백이다. 성격을 고치려고 노력하는 장면과 자신과는 다른 좋은 성품을 가진 아내의 이야기 그리고 인생의 소소한 일상에 관한 글을 덤덤히 적어 내려간다. 어찌 보면 소박한 모습인데 솔직히 최인호는 작가 중에서는 소위 성공했다는 작가가 아니던가 분명 책의 인세나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진 작품들의 그 비용만 해도 수입이 어마어마 했을 텐데 아마 누릴 건 다 누리고 나니 소박해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글은 무척이나 소박했다. 그리고 마지막엔 자신이 창조한 소설 속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끝으로 그간 살아왔던 삶의 고백들을 마무리 한다. 

 

다만 소설가 최정희에 대한 개인적 소회에 대해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 이름 자체가 언급되었다는 점이 실망이었다. 어차피 그의 남편 김동환 역시 친일 작가이고 최정희 역시 친일 작가이기에 그렇다. 개인적으로 친일 작가를 싫어해서 그를 옹호하거나 그러면 다 싫어서 그런지 몰라도 잘 읽다가 중간에 덮어버리고 싶은 욕망을 자제하느라 혼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인생이란 무엇일까 한 번쯤 고민해 본다. 정답이란 없다. 인생은 어떻게 살든 그만한 값어치가 있기에 그렇다. 인생 꽃밭이란 말도 결국은 인생이 아름답다고 느끼기에 그런 제목을 붙인 것이 아닌가 싶은 마음이다. 작가는 세상에 없지만 여전히 그의 흔적은 남아 있다. 흔적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인생 그 자체가 이미 아름다운 것이다. 그러니 자신의 꽃밭을 충분히 가꿀 준비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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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열림원 세계문학 2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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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원의 소나기에서 소년은 소녀를 수줍게 사랑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런 상상을 해본다. 만약 소녀가 죽지 않고 살았다면 그래서 먼 훗날 다시 만났다면 소년은 그래도 소녀를 여전히 사랑하고 있을까? 사실 사랑이란 감정은 변하기 마련이다. 물론 변하지 않는 사랑도 분명히 존재한다. 오랜 시간 동안 사랑하는 대상을 바라보며 여전히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랑이 참 귀한 것은 시간의 변화, 세월의 흐름은 그 감정을 분명 변하게 만드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위대한 개츠비를 읽었다. 스콧 피츠제럴드란 작가도 처음 만났고 개치비도 처음 만났다. 개츠비 앞에 "위대한'이란 수식어가 왜 붙었을까 하는 궁금함이 있었지만 책을 읽고 나선 그 호기심이 해결 되었다. 

 

위대한 개츠비는 사랑 소설이다. 물론 당대의 미국 역사를 조금 더 알면 소설을 이해하는 데에 더 유익하겠지만 굳이 몰라도 된다. 사랑 소설로 읽는다면 배경 지식 따위야 그냥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리고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를 음미하면 된다. 개츠비가 데이지의 이야기는 서로 다른 환경에 처한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와 흡사한 것 같지만 결국 이 둘의 관계는 금방 끝나고 만다. 

 

그런데 위대한 개츠비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어쩌면 집착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데이지에 대한 마음은 한결같다. 다만 그 상황이 그 시대가 그 환경이 그 둘을 아니 데이지의 마음을 돌이킨 것인지도 몰랐다. 

 

소설을 읽으면서 시대 배경을 알면 더 흥미로운 것들이 보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였을까? 다음에 또 기회가 닿아 위대한 개츠비를 읽는다면 이땐 미국의 20세기 초의 역사들을 먼저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다. 동부와 서부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그 당시의 신분 계급은 어떠한지, 문화와 경제 수준은 어떠했는지 이런 것들을 알고 나서 소설을 읽는다면 조금은 더 남는 것이 있지 않을까 싶다. 

 

소설의 등장 인물들도 자신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았다. 독자들도 개츠비를 보는 시선이 다를 것이다. 그 다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개츠비는 자기 방식대로 한 사람을 사랑했고 인생을 사랑한 사람이 아닐까 싶다. 그러니 우리도 각자의 방식대로 사랑을 삶을 인생을 사랑하며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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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열림원 세계문학 1
헤르만 헤세 지음, 김연신 옮김 / 열림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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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성장의 시간이 있다. 그 성장의 시간에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은 달라진다. 책을 통해 다양한 성장의 시간을 경험할 수 있지만 이 모든 건 간접 경험이다. 그리고 책 속의 인물들은 너무나 멀리 있는 존재다. 하지만 간접 경험만으로도 사고의 깊이와 넓이를 확장해 나갈 수 있다. 

 

데미안이란 소설은 너무 유명하다. 어쩌면 헤르만 헤세라는 작가가 더 유명할지도 모르겠다.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헤르만 헤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데미안은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숙명적인 만남을 통한 자아 성찰이라고 해야 할까. 

 

소설은 만남이다. 데미안이란 소설은 데미안과의 만남을 통해 한 인물이 성장해 나가는 성장 소설로 표현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성장이란 뭘까? 생각이 깊어지는 일? 아니면 다양한 상황을 바라보며 그 상황에 대처하는 힘? 유연한 사고? 어쩌면 이 모든 것을 포함하는 것이 성장일지도 모른다. 

 

데미안은 어쩌면 헤르만 헤세가 만든 이상향의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난 그저 부모님의 교육에 따라 평범하게 지내던 사람이었는데 데미안을 만나고 뭔가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그 일이라 함은 생각이다. 내가 옳다고 여겼던 그 생각들이 데미안에 의해 처절하게 밟혀지는 경험이 아프고 쓰라림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뭔가 모르게 묘한 여운으로 남는다. 그러면서 나의 생각은 점차적으로 변하게 된다. 

 

소설 속의 나는 싱클레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데미안을 읽으면서 난 싱클레어가 되고 싶었다. 아니 데미안을 만나고 싶었다. 내가 찾고 싶은 이상향의 인물을 현실 속에서 과연 만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소설이 주는 흥미로운 점은 바로 이런 이상향의 인물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주인공이 되어. 

 

소설 속 주인공인 싱클레어는 자신을 이끌어 주고 있는 데미안을 만났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바라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를 이끌어줄 누군가과의 만남을. 그러나 현실에선 쉽지 않으나 그렇다고 아예 없는 일도 아니다. 다만 싱클레어도 데미안을 만날 준비가 되어 있던 것은 아닌가 싶다. 그런 의미로 나 자신을 준비시켜야 한다. 기존의 나를 파괴하고 새로운 나로서의 준비를 말이다. 책을 통해 다양한 삶을 만나길 바란다. 그래야 나도 데미안 같은 사람을 만날 수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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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열림원 세계문학 3
다자이 오사무 지음, 이호철 옮김 / 열림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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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천재는 거의 없다. 천재가 많다면 그 자체가 이미 천재가 아닌 것이다. 이것이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조금의 위안이 될까. 그런데 천재는 과연 자신의 삶을 사랑하며 살아갈까? 자신의 삶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천재도 있을 테고 그렇지 않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천재의 삶이 어떨 것이란 궁금함을 가진 사람들에게 과연 적절한 답을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천재가 직접 입을 열어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그런데 여기 한 천재가 만든 인물을 통해 답을 엿볼 수 있다면 어떨까?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은 너무나 유명하다. 하지만 이 유명한 작품을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 일본 작가를 좋아하는 편도 아니지만 여러 번의 자실 시도를 한 끝에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것 때문에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 읽기를 꺼려했다. 그런 이유에서일까. 이제야 인간 실격으로 다자이 오사무를 만나게 된 건 커다란 행운이다. 

 

요조란 주인공이 등장하며 이야기를 펼쳐 가는데 이야기는 아주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다. 삶의 우여곡절이 크다 여길수록 이야기의 전개는 결국 "인간 실격 인간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라는 구절로 끝을 맺는다.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다고 한 인간이 결국 인간이 아니게 되었다는 과정까지의 이야기가 정말이지 이런 인생도 있을 수 있구나 싶었다. 그렇다고 이것이 도덕적으로 옳은 이야기인지 아니면 옳지 않은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모든 이야기를 공감하지 못한다고 해도 무진 기행의 안개처럼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세상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그리고 어른이 되어 가는 삶의 무게가 어떤 것인지를 요조를 통해 하나씩 알아갈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이 소설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는 이 소설이 고전의 반열에 올라 청소년들에게도 추천되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세다마다 추천 도서는 달라야 한다. 고전이라는 이유로 유명하다는 이유로 일본 국민 작가라는 이유로 이런 이야기보다 훨씬 더 좋은 이야기들이 많이 있는데 굳이 이 작품을 추천 도서로 넣어두고 싶지는 않다. 물론 인생을 많이 산 사람에겐 행여 추천해 줄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건 다르겠지만 나 같은 경우는 그렇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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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잼 쉬운 일본어 첫걸음 - 아주 쉽게 따라하는 일본어 표현의 모든 것 잼잼 쉬운 첫걸음
이원준 지음 / 반석출판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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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일본편을 보면서 일본에 관심이 많았다. 어쩌면 책을 통해 관심이 많이 생겼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옳겠다. 사실 일본은 딱히 가고 싶어했던 나라가 아니었다. 언제든 갈 수 있다고 생각하여 그리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물론 어릴 때 러브레터를 보며 오겡기 데스까 그 장면이 뇌리에 깊숙이 박혀 있어 영화 속 장소에서 영화에서처럼 옛 시절 추억을 생각하며 잘 지내고 있는지 묻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아 있었다. 

 

잼잼 쉬운 일본어 첫 걸음이란 책은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히라가나부터 시작하여 8개의 파트로 나누어서 일본어 표현을 소개한다. 예전에는 명동에 일본인 관광객이 참 많았다. 그래서 일본어 조금 공부한 후에 명동만 가도 일본인과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였지만 지금은 예전만큼 많지 않다는 느낌이다. 

 

일본어 공부한답시고 일본어 책 한 권을 사서 기본적인 회화를 열심히 한 적이 있었다. 과거로 이야기하는 건 지금은 일본어 공부를 전혀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과거에 했었다 한들 지금은 다 잊어버렸기에 아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책이 보기가 좋다. 아예 처음부터 시작하는 마음으로 접해도 좋을 것이다. 어설프게 아는 것보다 더 위험한 것은 없으니 말이다. 사실 이 책에 나오는 표현 중에 아는 것이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새로웠다. 간단한 인사 외에는 일본어도 갈 길이 멀구나 하고 느꼈으니까. 

 

사실 외국어는 일상에서 거의 쓰이지 않는다. 주변에 외국인이 있지 않는 이상 외국어를 배우면 써먹을 때가 없다. 하지만 일상에서 탈출해 여행을 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대개는 여러 가지 이유로 국내 여행을 하겠지만 어쩌다 한 번씩은 해외 여행의 기회도 있을 것이다. 여행지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표현을 많이 실었다. 일본은 가깝기도 해서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니 잼잼 쉬운 일본어 첫 걸음에 소개하는 여행과 출장에 관한 표현을 익혀서 다녀오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쉽게 일본의 언어를 접할 수 있다면 이거라도 충분히 연습하여 일본 여행도 충분히 도전할 만하다. 책은 아주 쉽게 초보자도 아니 일본어를 전혀 하지 못해도 어느 정도 연습하면 그래도 간단한 대화는 나눌 수 있도록 구성된 것 같아 좋다. 가까운 나라부터 해외 여행에 도전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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