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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하는 삶 - 여성의 몸, 욕망, 쾌락, 그리고 주체적으로 사랑하는 방식에 관하여
에이미 조 고다드 지음, 이유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나는 이제 나이, 생활 방식, 그간의 인생이 어땠는지와 상관없이 한 여성이 육체적으로, 감정적으로, 창조적으로, 심지어 경제적으로 피어나는 데에는 성적 자아를 자각하고 성적, 창조적 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어요. 우리가 사는 마지막 나날까지 즐거움과 쾌락을 느껴볼 수 없다고 감히 누가 말할 수 있나요? p.25
진정 나의 삶에서 사랑을 원한다면, 내가 받고 싶은 모든 사랑을 나 자신에게 주어야 한다. p.128
남들의 장점에 위기감을 느끼기보다는 영감을 받도록 하라. 그 누구의 빛도 당신의 빛을 흐리게 하지 않는다. 남들의 장점은 당신을 깎아내리려고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선을 지탱하고 당신을 격상시키기 위해 존재한다. 우리는 모두 빛날 여지가 있고 그럴 필요가 있다. p.140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성교육을 받아온 여성들이 자신있게 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자신의 욕망에 대해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까? 요즘 성교육이 어떤지는 알 수 없지만 나는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지 못했고 성에 대한 이야기는 늘 부끄러웠고 조심스러웠다. <섹스하는 삶>이라는 제목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쓰여 북커버를 찾았고, 읽으면서 그림이 있는 페이지가 나온 순간 나도 모르게 그림을 손으로 가렸다. 그만큼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도 '섹스'라는 제목에,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그려진 그림에 계속 부끄러워했다.
뉴욕대에서 성교육학 공부를 하고, 20년간 섹슈얼리티 교육을 해온 저자 에이미 조 고다드가 여성들이 가슴에만 담아온 비밀들을 직접 듣고 그들이 겪었고, 여성이라면 누구나 겪어본 성과 관련된 수치심, 두려움, 죄의식, 트라우마 등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신기하고 놀랐던 점은 우리나라보다 당연히 성에 대해 개방적이고 자유로울 거라 생각했던 미국이 놀랍도록 성에 부정적인 곳이라는 거였다. 그들 또한 성적 표현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섹스'는 불결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성에 대해 억압받아 온 사람들이 저자를 만나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 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타인을 위한 삶이 아닌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가기 시작한다.
욕망은 우리의 중심이다. 욕망은 당신에게 세상을 경험하게 하고, 당신이 원하는 것을 향해 나아가게 하고, 당신이 살기 원하는 삶을 살게 하고, 당신을 자신에게, 연인에게, 자연에, 당신의 창조성에, 그리고 신의 영역에 연결하게 하는 엔진이다. p.202
자신의 욕망을 부끄러워 하지 말자. 자신의 욕망에 솔직해지자. 내면의 욕망과 함께 걸어나갈 때 우리는 누구보다 건강하고 충만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책 제목에 부끄러워했고, 그림에 놀랐고, 리뷰를 쓰는 동안 '섹스'라는 단어를 쓰면서 계속 부끄러웠지만 이 책과 함께 지금까지 폐쇄적이기만 했던 나의 사고방식이 조금은 바뀌었고 앞으로 더 바꾸어 나가려 한다. 그리고 모든 여성들이 더 이상 숨지않고 자신을 사랑하며 당당하게 빛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