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중 명작! 10년간 연재된 한국만화의 대표작. 아직도 잊지 못하는 <아르미안의 네 딸들> 명대사. 인생은 언제나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그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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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즐거운 날이 잔뜩 남았습니다
bonpon 지음, 이민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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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굳이 이 나이가 되어서까지 남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가 뭐라던 무슨 상관이야. 나만 즐거우면 그만이지’라고 생각했어요. 백발이 되어 새로운 멋을 알게되다니. 나이를 먹고 나서야 즐길 수 있는 일도 있다는 걸 깨달았답니다. p.100

내일 당장 어떤 일이 생길지 우리는 몰라요. 지금 느끼는 매일의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잃은 후에 깨닫게 된다면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요. 그래서 지금을 소중히 하고 싶어요. 우리 자신을 위해 늘 겸허한 마음으로, 항상 웃으며, 즐겁게 살고 싶어요. p.243

일본의 유명 패셔니스타 bon(남편)과 pon(아내)의 이야기.
이렇게나 사랑스러운 커플이 있다니!
결혼을 한다면 이 부부처럼 살고 싶다.
이 부부처럼 늙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이것은 본격 결혼 권장 에세이인가??
.
이 책은 인친님들 리뷰로 먼저 알았고 사랑스러운 이 커플도 그 때 처음 알았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있을 때 언니가 표지를 보더니 "아! 커플 패션으로 유명하신 분들이네? 책도 있구나." 라며 신기해했다. 이런 소식은 항상 나보다 늦게 아는 사람이라 왠지 나만 모르고 있었던 것 같은 기분에 더 열심히 이 부부에 대해 알아갔다.

커플 패션으로도 이미 인스타그램에서는 엄청 유명하고, 표지에도 커플룩을 입고 찍은 사진이 있어서 패션이야기가 많은가? 생각했는데 패션보다는 그들의 일상이 더 많았던 생활 에세이였다.

자녀들은 대도시로 독립하고, 시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가족들이 함께 살았던 아키타의 큰 집을 처분하고 (진짜 큰 집이라 사진보고 나도 모르게 부럽다고 말함) 센다이로 이사하면서 짐을 버리고 줄여 시작한 미니멀 라이프(라고 하기에는 그래도 내 기준에는 많았지만) 인테리어 공사, 가구, 패션, 고양이 이야기까지 소소한 일상이 사랑스럽다.

나의 60대는 과연 행복할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무섭기도 하고 상상만으로 외로웠다. 이 책이 나의 60대에 완벽한 정답이 된 건 아니지만 무섭기만 했던 나의 상상에 따뜻한 일상이 추가되었다. 오늘 하루도, 60대의 그 날도 이 부부처럼 즐겁고 행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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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와 거짓말 : 금기 속에 욕망이 갇힌 여자들
레일라 슬리마니 지음, 이현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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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참 단순한 일인데도 우리는 할 수가 없는 것, 그게 바로 불행 아닐까요! 달을 따달라는 게 아니고요, 그냥 내가 원하는 사람과 살고 싶은 거라고요! p.50

해방, 그 시작은 의식하는 것이라고 모나가 말해 주었다. 만일 내가 만난 여성들이 자신들이 처한 열등한 처지를 인식조차 못 한다면, 그들은 영원히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p.54

만일 누군가 나에게 원한을 품은 사람이 있다면 그는 언제든 어떤 이유로든 꼬투리를 잡아 나를 감옥에 넣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 사회의 풍습과 문화가 우리를 불법 속으로 밀어넣고 있어요. 바로 그 때문에 투쟁을 끝까지 해낼 수가 없어요. 우리도 무서우니까요. p.86

계몽으로 향하는 길은 특정 종교나 특정 사람의 전유물일 수 없다. 그것은 우리 모두의 지평이 되어야 한다. p.104

남들이 어떻게 살든 나는 신경 안 써요. 하지만 마찬가지로 남들이 나에게 무언가를 강요하는 것도 원하지 않아요. p.208

이슬람교라고 하면 히잡, 차도르, 코란, 명예살인 정도의 단어가 떠오른다. 사실 이슬람 문화권을 자세히 알고 있지도 않았고 그나마 명예살인도 '난민' 관련 책을 읽고 알게되었다. 그만큼 그들의 삶에 나는 무지했다.

모로코를 검색하면 종교가 이슬람교 99%, 기독교 1% 로 나온다. 1% 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이슬람교를 믿는 모로코의 삶은?

영화를 보다 웃으며 '저 남자애가 저 여자애를 사랑하는구나!' 라는 말을 하자마자 교육을 잘못 받았다며 딸의 뺨을 때리는 아버지.

결혼은 어리고 처녀성을 간직한 여자애와 하고 싶다면서 규칙적으로 매춘부를 만나러 다니고 그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남자. 그리고 "이건 내 권리야. 나에겐 섹스할 권리와 처녀와 결혼할 권리가 있어." 라고 당당히 말하는 남자.

강간당한 여자는 온 동네에 창녀로 낙인 찍히고 강간당한 자신의 딸을 강간범과 결혼시키는 부모들. (강간한 남자가 여자와 결혼하면 처벌받지 않는 악법)
.
책을 읽으면서 울컥하고 손이 덜덜 떨렸다.
모로코의 여자들에게 자신만의 삶은 전혀 없었다.
그리고 그들의 삶은 그대로 자신의 딸에게 전해진다.
여성의 성적 욕망을 다룬 <그녀, 아델>을 쓴 레일라 슬리마니는 자신의 고향인 모로코의 열악한 여성 인권을 주제로 여성들을 만나고 인터뷰하며 이 책을 썼다.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평범한 일상은 과거 누군가는 이상하다고 잘못되었다고 소리내고 싸워서 얻은 결과다. 그 작은 목소리와 변화들이 모여 회사가기 싫다고 투덜대는 평범한 일상을 얻었다.
모로코 여인들의 새로운 삶을 위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레일라 슬리마리와 그녀를 찾아온 여인들.
그녀들의 목소리가 비록 작게 느껴지더라도 그 울림은 지구 반대편 나에게 와 닿았다. 작고 미미한 1% 라고 느껴질 지 모르겠지만 그녀들의 작은 움직임으로 미래의 모로코 여인들도 나와 같은 평범한 하루를 보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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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의 기술 - 침대에 누워 걱정만 하는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7가지 무기
개리 비숍 지음, 이지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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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라. 당신을 둘러싼 인생의 여건이 아무리 힘들고 어렵고 버거워도, 결론을 가장 크게 좌우하는 것은 그 환경을 이해하고 대처하는 당신의 태도다. 다시 말하지만 해답은 여러분 밖에 있지 않다. 해답은 여러분 '안에' 있다. p.28

오늘 당장 편안한 상태로 지내려고 하면 할수록 내일은 더 불편해질 것이다. 목적지란 없다. 탐험과 탐험과 탐험이 있을 뿐이다. p.123

계속 가야 하는 건지, 여기서 이만 돌아서야 하는 건지 걱정하기보다는 부단하게 밀고 나가라. 부단함에는 한 방향밖에 없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부단함에 있어서 선택은 하나뿐이다. 가던 길을 계속 가는 것이다. p.174

당신의 무기력함은 자신도 모르게 가진 기대와 현실 사이의 격차에서 생긴다. 그 격차가 클수록 당신이 느끼는 기분은 더 최악이 된다. p.187

매사를 일어나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편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현재에 살아라(달리 살 방법도 없지 않은가). 끊임없이 예상하지 말고, 이슈나 문제가 발생하면 그때 가서 해결하라. p.193

독립 출판물로 출간되어 엄청난 인기를 끈 책들은 출판사에서 다시 출간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책을 읽으면 내가 그 책의 작가도 아닌데 읽으면서 괜히 뿌듯해진다. 미국에도 독립 출판계의 새로운 역사를 쓴 책이 있다. 독립 출판물이 독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져 열성적인 팬들을 만들어냈고 출판사와 만나 재출간되어 미국에서만 100만부가 판매된 개리 비숍의 <시작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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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적힌 짧은 문장을 읽는 것 만으로 뼈 때리는 충격을 선물했던 책. 표지에 적힌 글만 강렬하고 혹시나 내용은 보통의 자기계발서와 똑같지 않을까? 했던 마음은 나의 착각이었다. 아니면 그랬으면 좋겠다는 나의 마음이었을지도. (책 한 권 읽으면서 아프기 싫은 솔직한 마음)
.
자기계발 코치인 저자는 세계 곳곳을 다니며 코칭하는데 아일랜드에서는 가톡릭 신부를, 태국에서는 불교 승려를 코칭하는 독보적인 존재다. '아니 이게 가능한 일이야?' 라고 의심했지만 이 책을 읽고 그 의심은 사라졌다.

자기계발서는 나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책을 읽으면서 '이걸 누가 몰라서 안하나?' 라는 지금 생각해보니 부끄러웠던 내 모습. 그리고 그런 생각을 바꿔주고 그 때의 나를 혼내는 작가의 한마디.

이 책을 읽기만 하지 마라. 생각만 하다가 일상으로 돌아가 또 그 병신 같은 짓을 똑같이 하고 또 하지는 마라. 읽은 내용을 실천하라. p.225

읽고 알면서도 전혀 실천하지 않았던 나.
해보지도 않고 미리 일어나는 일들을 예상하며 도망쳤던 나.
'이거 해야 하는데, 저거 해야 하는데....' 생각하면서도 손에서 핸드폰을 놓지 못했던 나.
이제 핑계와 일어나지도 않을 생각 속에서 꾸물거리지 말아야 겠다. 처음부터 전속력으로 달려 도망갈 순 없겠지만 한 걸음 내딛을 수 있는 용기와 마음이 생겼다는 사실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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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문학상 수상작품집 : 2009-2018
신수원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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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디기 어려운 것은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는 고립감이었다. 철저한 무관심은 거액의 보상금을 노리는 짓거리라는 오해나 동료들의 배반보다 예리한 칼날이 되어 가슴을 후볐다. p.17

이왕이면 팔을 흔들며 씩씩하게 걷는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구체적으로 뭐가 될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아직 저는 제 손바닥만 한 이야기밖에 쓰지 못하니까요. p.153

세상은 어느 순간 그들 곁에서 말없이 사라져버린 우리를 기억할까. 숲속에 있는 우리의 존재를 상상이나 할까. 우리는 마치 이 세상 속에 숨겨진 세계에 사는 사람들처럼 이 세상의 뒤편에 숨어있다. p.263

평범한 사람들의 글쓰기를 응원하는 한겨레출판의 <손바닥 문학상>. 2009년부터 2018년 까지
10편의 대상과 4편의 가작. 14편의 작품들이 담겨있는 손바닥문학상 수상작품집.

손바닥 문학상의 존재를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귀여운 이름과 귀여운 표지,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의 글쓰기라는 소개글에 평범하고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상상했다. 그리고 내 예상은 첫 작품부터 크게 빗나갔다.

읽으면 읽을수록 먹먹해지고 마음이 무거워지는 이야기들. 한 편을 읽고 다음 작품을 읽으면서 차곡차곡 무거움이 쌓여만갔다. 내가 생각했던 평범한 이야기들이 아니었다. 나는 막연히 내가 보고 느끼고 경험하는 것들이 평범하다고 생각했다. 소설 속 그들의 삶이 나와 다르다고 평범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지만 마지막까지 손에서 놓지 못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응원하며 읽었다. 이슬아 작가님은 아직 손바닥만한 이야기밖에 쓰지 못한다고 작품 속에서 말씀하셨지만 나는 앞으로도 계속될 평범한 사람들의 손바닥만 한 이야기가 기대된다. 작고 큰 손바닥이 모여 손바닥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들이 없는 그 날이 오기를.

책을 다 읽고 띠지를 다시 책에 끼우는데 띠지에 쓰인 신형철 문학평론가의 한 줄이 이 한 권을 읽은 후 나의 마음과 같았다.

"마음을 번거롭게 만드는 이 이야기들이 원망스럽고 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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