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까만 단발머리
리아킴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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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부러워하던 이들의 세상. 그들이 가진 능력이 나에겐 없을 거라는 건, 내가 만든 제한이다. 더 큰 꿈을 꾸면, 더 큰 것도 이룰 수 있다. 그냥 하는 듣기 좋은 말이 아니다. 스스로 겪은 일들이 데이터가 되어 내 몸으로 증명됐다. p.214

춤추는 친구들을 날라리, 양아치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다.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나와 남들처럼 취업하고 승진하고, 흔히 말하는 일반적인 길을 가지 않았다고 해서 날라리, 양아치는 아니다. 일반적이지만 않다고 해서, 잘못됐거나 삐둘어진 건 아니니까. p.242

누가 그랬다. 사람들은 원하는 일이 어렵다고 핑계 대면서 해보지도 않고 결국 그것에 ‘꿈’이라는 이름을 붙인다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냥 하는 거라고. p.255

이 책을 읽기 전 리아킴을 몰랐었다.
이 책을 읽은 후 나는 그녀의 이름만 몰랐을 뿐, 그녀가 만든 작품(안무)들을 계속 접해왔다는 걸 알게 되었다.
선미의 <24시간이 모자라> <가시나>
트와이스의 <TT>
그리고 이효리의 전설의 시계태엽 춤까지.

평범했던 소녀는 우연히 마이클 잭슨의 영상을 보고 춤의 매력에 빠진다. 아버지께서 등록한 문화센터에서 춤을 배우기 시작해 최고의 댄서가 되기까지. 그 긴 시간들이 담긴 책을 읽으며 간접 경험을 하면서도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실패와 좌절, 고통을 이겨내고 최고의 자리에서 빛나는 그녀의 모습은 참 멋있었다.

책을 읽고 리아킴을 검색했는데 <대화의 희열>에 나오신 걸 알고 방송을 찾아봤다.
책 속에서 내가 느낀 씩씩했던 그녀가 방송에서 백업 댄서와 가수의 거리, 단 한 발자국의 간극을 말하며 눈물짓는 모습이 참 울컥했다.

Best one이 되고도 Lonely one의 삶을 살았다는 그녀. 독보적인 Only one이 되기 보다는 Everyone 모두가 다 같이 춤으로 누구 하나 외롭지 않기를 바란다며 웃으며 말하는 그녀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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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서귤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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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에게 쓸데없이 공격적이거나 삐딱하게 굴면 내가 너무 귀여워서 그렇다고 생각하자. 귀여운 것도 참 피곤행. 똑땅해. p.21

우리를 무너뜨리는 것도 희망이고 다시 세우는 것도 희망이라는 걸. 허물어진 자리에서 비틀거리며 일어나 아까와는 조금 다른 모양의 마음을 새로이 쌓아 올리는 것이 성장이라는 것을. 언젠가, 희망 덕분에 생긴 울퉁불퉁한 마음의 결을 한 겹씩 쓰다듬으며 그것을 경험이라고 부를 날이 오고야 말 거라는 걸. p.137

저는 아끼는 것을 최후의 최후까지 남겨두었다 먹는 타입의 사람이에요. 그래서 인생의 방황을 아직 개시하지 않았답니다. 정말 맛있을 것 같아서요! p.192

마음을 온기로 채워주는 따뜻한 글이 가득했던 전승환 작가님의 <라이언, 내 곁에 있어줘>에 이어 아르테에서 출간된 두 번째 카카오 프렌즈 에세이.
보기만 해도 궁디팡팡 해주고 싶은 달콤한 어피치와 이름도 상큼한 서귤 작가님의 글이 만난 새콤달콤 에세이 <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

시선강탈 귀여운 어피치 표지를 보면서 '캐릭터 어피치와 어울리는 글이 완성될 수 있었을까?' 읽기 전에 살짝 걱정했는데 책을 펼친 순간 나의 걱정은 눈 녹듯 사라졌다. 이 책으로 처음 알게 된 서귤 작가님의 글을 읽는 내내 얼굴에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귀여운 아가들을 볼 때 자연스럽게 짓게되는 엄마 미소라는 게 이런 걸까? 귀여운 글들을 읽으면서 '아 나 지금 웃고 있구나. 다른 사람들이 보면 부끄러운데....' 하면서도 끝까지 얼굴에서 웃음을 지울 수 없었던 책.

웃는 것 조차 힘든 지친 하루를 보낸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귀여운 어피치와 귀여운 글을 읽다보면 어느새 힘든 건 모두 잊고 웃고있는 자신과 만나게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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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링 미 백
B. A. 패리스 지음, 황금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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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도어> <브레이크 다운>에서 멈출 수 없는 서늘함을 선물한 B. A. 패리스.
무더운 여름과 함께 스릴러의 여왕이 돌아왔다.

"사랑은 상상조차 못했던 짓까지 하게 만들지."

첫눈에 반한 연인 핀과 레일라. 완벽한 커플이었던 그들은 프랑스로 여행을 떠난다. 도로변 주차장에서 핀이 화장실을 다녀오는 사이 레일라가 늘 부적처럼 지니고 있던 마트로시카의 작은 인형만 남겨놓고 사라져버린 그녀.
레일라가 사라진 후 그녀가 없는 일상을 지내던 핀에게 레일라의 언니 엘런이 나타난다. 연인이 된 핀과 엘런은 결혼을 약속하고 결혼식을 앞둔 어느 날 핀은 레일라가 목격됐다는 경찰의 제보를 받고 핀 앞에 자신이 갖고있는 레일라의 인형과 똑같은 작은 러시아 인형이 나타난다. 핀에게 도착하는 알 수없는 메일과 러시아 인형. 과연 이 모든 것들은 누가 보내는 것일까?

지금까지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었던 패리스의 작품들. 그래서 <브링 미 백>은 금요일밤 읽기 시작했고 다른 작품들처럼 이 책도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었다. (시작하면 잠들지 못하게 하는 패리스 언니의 힘)

책을 읽으면서 '범인은 혹시....?' 하고 예상되는 사람이 있었는데 결국 그 사람이 범인이었다. 내가 의심하고 예상한 범인이 맞았음에도 허탈하거나 재미가 반감되기는 커녕 범인이 밝혀지기까지 긴장감있는 스토리와 중간중간 '내가 예상한 범인이 아닌가?' 의심하게 만드는 장면들이 있어서 마지막까지 궁금증과 추리하는 재미가 있었다.

인덱스를 붙이며 읽은 문장들을 리뷰에 쓰려고 했는데 이마저도 스포가 될 것 같아서 쓰지 않았지만 누군가에게 딱 한마디만 하자면 (상대방을 밝히는 것도 왠지 스포같다.)

"제발 다른 사람들 말도 좀 들어."

올 여름도 눈을 떼지 못하는 쫄깃한 스릴러를 선물한 B. A. 패리스. 내년 여름에도 돌아오시나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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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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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시간은 풍성한 결을 갖고 있다. 그 두 사람 형태의 결이 이 공간에 오롯이 새겨져 있다. p.55

약해졌을 때만 보이는 것이 있다.
상태가 좋을 때는 간과하고 보고 싶지 않은 자잘한 것이, 약해졌을 때는 벽에 묻은 얼룩처럼 확실하게 눈에 띤다. p.59

무언가가 처음으로 둥글둥글해진 느낌. 아무리 힘들어도 괜찮으니까, 가능하면 이 둥글둥글함을 깨뜨리고 싶지 않다, 가능하면 오래. 그렇게 생각했다. p.88

다르다는 것이 조금은 마음에 걸렸다. 이런 게 사랑이지, 하고 생각했다. 다르니까 좋아하게 되는데, 달라서 닿지 않는다. p.94-95

할아버지부터 삼 대째로 이어온 스테이크 가게 '주주' 에서 태어나 그 곳의 스테이크를 먹고 자란 미쓰코에게 가게는 가족이자 분신이다.
아버지와 어머니, 전 남자친구 신이치와 함께 이끌어가던 가게는 심장마비로 어머니를 잃게 되면서 미쓰코는 상실감, 그리움을 이겨내며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나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미쓰코가 건낸 스테이크를 보자마자 울음을 터뜨리는 한 남자. 미쓰코는 그 남자를 보며 묘한 감정을 느끼는데.

너무나 일본스러운 맛있는 소설.
묵묵히 스테이크를 만드는 아버지와 신이치의 모습은 장인들의 모습을 엿본 듯 했고, 가게를 사랑하지만 영원히 가게가 지속될 수 없음을, 자신이 언제까지나 가게에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걱정하는 미쓰코는 너무나 현실적이었다. 하지만 이별이 주는 슬픔과 누군가의 걱정들은 '주주' 소리를 내며 익어가는 햄버거 스테이크가 따뜻하게 치유해준다.

따뜻한 위로가 필요할 때 주주에 와서 고기를 먹고 힘을 얻는 사람들처럼 <주주>를 읽고 그 곳의 스테이크를 먹은 것처럼 맛있는 위로를 받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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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기의 여행 - 대책 없이 느긋하고 홀가분하게
송은정 지음 / 걷는나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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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에게 가장 귀하고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그건 간신히 얻어낸 휴가와 일 년 짜리 적금, 티끌 같은 체력일 테다. 낯선 도시에서 이 세가지를 아낌없이 쓰는 동안 우리에게 어떤 행운이 찾아올지 아직은 미지수다. p.6-7

속도를 내기 위해 근력을 키우듯 속도를 늦추는 데도 연습이 필요하다. p.52

어제와 같은 길을 걷는 오늘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했다면 어제의 나는 몰랐던 사실을 오늘의 내가 깨달았다면 그래서 일상의 시야가 한 뼘쯤 더 넓어졌다면 그것을 여행이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p.228

읽는 동안 "여행은 무조건 계획대로!"를 강조했던 초기의 나의 여행과 여유로운 하루를 즐기는 지금의 여행이 오버랩되었다.

예전의 나의 여행은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인증샷은 필수였고, 계획한 곳은 한 곳이라도 놓치면 큰일나는 줄 알았다. 좋아하지 않는 음식이라도 유명하면 꼭 먹어야 했고, 다음날을 위한 컨디션 조절은 생각하지도 않고 시간과 체력이 남았다면 무조건 한 곳이라도 더 갔어야 했다.
결국 체력이 견뎌내지 못하고 점점 원하는 스케줄을 소화하지 못하게 되면서 원치않게 하나씩 덜어내는 여행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쉬워하며 하나씩 빼나가는 여행은 오히려 만족감을 주기 시작했다.

들고 다니는 짐을 줄이기 위해 카메라를 포기하면서 사진보다 내 눈에 담는 풍경들이 많아졌고, 아무런 정보없이 들어간 현지 식당에서의 식사는 너무 만족스러웠으며, 빼곡했던 스케줄을 버리고 원하는 곳 한 두군데만 가면서 이 책의 소제목과 같이 '대책 없이 느긋하고 홀가분한' 빼기의 여행을 즐기기 시작했다.

김중혁 작가님께서 "로마를 여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길을 잃어버리는 것." 이라는 말씀을 하셨다. (정확하게는 로마 관광청 직원이 작가님께 한 말.) 계획대로 맞아 떨어지는 여행에는 없는 '의외성'이 여행을 즐겁게 하고 오랜 시간 추억할 수 있게 한다.

계획대로 완벽한 여행만을 즐겼다면 그 계획들을 포기하고 빼기의 여행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여행에서의 '빼기'는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들의 '더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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