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남자를 죽여드립니다
엘 코시마노 지음, 김효정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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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사이에 범죄가 발생할 때 대부분이 남자에 의한 여성 피해자가 많다.

신체적으로도 그렇고 현실적으로 생각해 봐도 남자와 여자 사이에 문제가 발생 시 여성 쪽이 피해자가 될 확률은 더 큰데 그래서일까 뉴스에 등장하는 데이트 폭력이나 연인 혹은 부부간의 문제에서도 대부분 희생자는 여성이다.

그래서 여자가 강인한 힘과 탁월한 능력으로 마초 같은 남자나 남성우월주의의 전형 같은 남자와 붙어 실력으로 눌러버리거나 좀 더 나아가 피의 복수를 하는 누아르 물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고 통쾌함을 느끼게 한다.

이 책 역시 그런 점 때문에 더 끌렸었고 내용은 생각했던 것과 좀 달랐지만 흥미롭고 유쾌하면서도 남자 중 가장 강력한 마피아들에게 강력한 한방을 날리고 있다는 점이 나도 모르게 여주인공에 공감해 응원하게 된다.

현재 바람난 남편과 이혼해 아이 둘을 혼자 키우고 있는 핀레이는 로맨틱 스릴러 작가지만 모든 게 지지부진한 상태다. 아이를 돌보는 것도... 원고를 쓰는 것도...

덕분에 월세는 밀리고 공과금 역시 밀려있어 한 푼이 아쉬운 상태지만 남편의 바람으로 인한 이혼의 충격 때문에 글 한 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어 자칫하면 사랑하는 두 아이마저 바람난 남편과 그 여자에게 뺏길 수 있는 상황이고

여차하면 쥐꼬리만큼 받았던 계약금마저 날릴 수도 있는 처지가 된다.

그런 핀레이와 에이전시와의 대화를 듣고 오해한 누군가로 인해 살인청부를 의뢰받게 되면서 그녀의 삶은 이제까지와는 완전 180도 달라지게 되는데 그 과정을 유쾌하면서도 개연성 있게 그리고 있다.

멀쩡한 작가이자 주부인 사람더러 갑작스럽게 자신의 남편을 죽여달라는 의뢰는 누가 들어도 터무니없지만 핀레이에게 제시한 돈 5만 달러는 그녀가 무시하기에는 너무 큰 금액이었다.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그 남편의 뒤를 쫓아 바에 들렀다 나쁜 짓을 하려는 현장을 포착하게 되고 이를 막으려다 그만 그를 의도치 않게 살해하고 만다.

게다가 아뿔싸 죽은 그를 숨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현장을 베이비시터에게 들키기까지!!!

누구도 그녀의 결백을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몰린 여자가 택한 방법조차 평범하지 않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녀의 행동을 전문 킬러라 오해하면서 또다른 살인의뢰를 해 온다.

더군다나 그녀가 상대해야 할 사람은 남자들도 벌벌 떠는 러시아 마피아!

점점 더 깊은 덫에 빠진 듯한 그녀는 과연 이 범죄의 수렁에서 무사히 발을 뺄 수 있을까?

한번 손에 들면 뒤가 궁금해서 좀처럼 놓을 수 없게 만든 당신의 남자를 죽여드립니다는 이 책이 왜 출간과 함께 팬덤을 형성할 수 있었는지 십분 이해가 간다.

일단 핀레이라는 캐릭터는 스릴러 작가답게 엉뚱한 상상력은 좋지만 행동력은 이에 따르지 못할 정도로 어리숙해 도대체가 그녀를 보고 청부살인업자라 믿는 사람이 이상할 정도지만 위기 상황이 오면 생각지도 못한 강한 면모로 위기를 탈출하는 모습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물론 핀레이를 그냥 평범한 작가가 아닌 스릴러 작가라는 설정을 한 것부터 의미심장한 부분이기는 하다.

핀레이와 그녀의 곁에서 조력자로 현실적인 파트너 관계가 된 베로와의 빛나는 케미도 이 책이 매력적으로 느끼게 하는 부분 중 하나다.

그리고 이혼 후 급격하게 떨어진 자신감을 되찾게 하는 데 도움이 된 두 남자와 핀레이 사이에 오갔던 달콤한 로맨스 부분 역시 흥미로웠다.

총이나 그밖의 어떤 흉기를 사용하지않으면서도 그녀 주위에서 연달아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문 사건이 결국 엉뚱한 결말을 불러오지만 모두가 만족할 만한 엔딩이 나올 부분에서 강력한 한방으로 뒤통수를 날리며 후속편이 있음을 알리고 있다.

매력적인 핀레이와 베로의 활약을 기대하며 다음 편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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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1 사일로 연대기
휴 하위 지음, 이수현 옮김 / 시공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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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창 황사나 미세먼지로 고통받고 있어 앞으로 미래에는 이런 대기 환경오염물질에 의해 인류가 큰 위험에 직면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래서일까 sf 물에서는 환경이 파괴된 이후에 살아남은 사람들의 어두운 이야기를 그린 디스토피아 물이 많다.

이 책 울은 3부작으로 되어 있는 사일로 연대기의 1부로 어떤 이유에서인지 인류는 바깥출입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고 사일로라는 지하 건축물에 모여살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몇 해전 지구가 파괴되고 몇몇 살아남은 사람들이 열차에 모여 생활한다는 파격적인 소재로 화제를 몰고 왔던 설국열차가 생각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사일로는 유독가스로 가득 찬 환경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구축한 생명선과 같은 곳이지만 기존의 것들과 달리 땅속 깊이 마치 지하창고 같은 곳이지만 이곳에서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계급과 지위에 따라 층이 달라진다.

위로 갈수록 즉 지상에 가까울수록 지위와 계급이 높은 상류층 사람들이고 지하로 내려갈수록 환경이 열악한 만큼 사람들 역시 중노동에 시달리면서 박봉으로 고생하는 건 마찬가지다.

이런 사일로지만 지상으로 난 창을 한 번씩 누군가가 청소를 해야 하는 데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은 사일로 내에서 금지한 행위를 한 사람이 처하는 일종의 형벌로 `청소형`이라 한다.

그리고 일단 사일로 밖으로 나간 사람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 채 안에 있는 사람이 보이는 범위 내에서 형체가 서서히 바스러져간다.

모두가 두려워해서 말을 조심하는 건 물론이고 금지하는 걸 조심하는 분위기지만 오랜 세월 사람들을 위해 봉사했던 보안관이 느닷없이 스스로 청소형을 지원하고 나선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공석이 생긴 보안관을 새로 뽑기 위해 시장은 사람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생각지도 못한 사람을 선출하지만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하고 만다.

그렇게 차출된 줄리엣 역시 자신처럼 기계실에서만 일한 사람이 왜 선택된 건지에 대한 의문과 함께 왜 보안관과 그의 아내가 그런 선택을 했는지 그리고 왜 시장이 살해당해야만 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노력하지만 사일로 내에서는 뭔가 비밀이 있음에 분명하고 그 비밀에 관심을 가지거나 근접한 사람은 여지없이 추방당한다는 걸 깨달았을 땐 줄리엣 역시 창문형을 당해 사일로 내에서 추방당한다.

사일로 연대기 1부인 울에서는 사일로라는 곳의 특수성과 그곳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계층이 뭔가 큰 비밀을 숨기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그리고 그 비밀이 뭔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단지 지하 144층으로 이뤄지고 한정된 공간이라는 것만 다를 뿐 어디에서나 계급이 존재하고 일반 대중들 위에서 군림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권력욕은 어디서나 다를 게 없다는 걸 사일로 연대기에서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자신들의 지위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비밀을 만들고 사람들로 하여금 공포심을 조장해 마음대로 부리려는 자와 그런 권력자 밑에서 의문을 가지고 그 의문을 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로 인해 굳건하던 지배층이 서서히 붕괴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담고 있는 울

생각지도 못한 비밀과 그 비밀이 품고 있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했던 사일로 연대기 1부작 울

다음 편에선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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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프, 바이 더 시 - 조이스 캐럴 오츠의 4가지 고딕 서스펜스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이은선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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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캐롤 오츠가 그리는 고딕 서스펜스물이라는 것도 궁금하지만 생면부지의 할머니가 왜 유산을 남긴 건지 그 이유도 궁금합니다.
그리고 그 유산으로 인해 벌어지는 일련의 이야기와의 연관성까지...호기심을 자극하는 시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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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 - 도쿄, 불타오르다
오승호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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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소재와 다양한 시선으로 우리를 사로잡은 오승호
나오는 작품마다 색깔이 달라서 같은 작가의 작품이란 걸 모를 정도로 다양한 세상을 보여주는 그가 이번엔 제목부터 강력한 작품으로 돌아왔다.
폭탄으로 중무장한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뭘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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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마 인턴
나카야마 유지로 지음, 오승민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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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의학을 기초로 한 작품은 즐겨보는 편이다.

물론 그런 드라마의 대부분은 로맨스가 주를 이루고 거기에 양념처럼 살짝 병원에서의 이야기나 에피소드를 곁들이는 정도지만 그럼에도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그곳의 긴장감이 좋았던 것 같다.

의학을 소재로 하는 소설은 조금 더 전문적으로 들어가는 부분이 있고 대부분의 의학 소재 소설은 스릴러 장르가 많아 특히 더 좋아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 울지 마 인턴은 현직 의사가 쓴 소설이라는 특이점도 있지만 의료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좀 더 현실적으로 그려놨다는 점, 이런 소재의 작품 대부분이 휴먼이나 힐링으로 가닥을 잡는 것에 비해 그런 부분을 많이 배제했다는 점에 점수를 주고 싶다.

눈앞에서 형이 쓰러졌음에도 아무도 어떻게 손을 쓸 수도 없이 황망하게 보낸 기억을 트라우마로 간직한 채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린 아메노 류지

그는 자신 같은 일을 당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이유로 의사가 된다.

하지만 인턴생활을 시작하자마자 그가 느낀 건 자신은 의사가 맞지 않는다는 자괴감과 환자에게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다는 괴로움뿐...

도대체가 선배 의사가 하는 말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뿐 아니라 환자의 상태를 보고 진단을 내리는 건 생각조차 할 수 없다.

모든 것이 어렵고 헷갈리지만 무엇보다 가장 두려운 건 자신의 판단으로 환자는 생사가 오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류지가 교통사고로 실려온 다섯 살 아이를 담당하면서 그 아이가 죽음과 힘겹게 사투를 벌여 결국 이겨내는 모습을 보면서 용기와 희망을 얻는 모습이나 젊은 나이에 시한부 판정을 받은 환자를 보면서 느끼는 의사로서의 무력감을 느끼는 모습은 의사도 우리와 같이 희로애락을 느끼는 인간이라는 걸 새삼 자각하게 한다.

특히 아흔이 넘은 위암 환자를 통해 살 날이 많지 않은 환자라 해도 삶의 질을 위해 수술을 해야 하는지 아니면 이런저런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그냥 통증만 완화시킬 뿐 별다른 조치 없이 서서히 죽음에 이르는 걸 바라만 봐야 하는지와 같은 케이스는 존엄사나 죽음의 자기결정권과 연관되는 부분도 있어 우리 사회도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 싶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소재지만 모든 과정을 다 배운 전문의가 아닌 이제 갓 의사의 길로 접어들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많은 서툰 인턴을 내세워 마치 일반인과 다름없는 시선으로 의료현장을 보여주는 데 그게 이 책의 장점인 것 같다.

선배 의사와 전문의의 지시사항을 따르면서도 내내 마음속으로는 허둥대고 환자 앞에서는 표시를 안 내려고 죽도록 노력하면서 선배 의사가 왜 이런 처치를 내리는지 아무것도 모른 채 고민하고 갈등하는 류지의 모습은 전문적이고 냉철하게만 보이는 의사를 보다 인간적으로 느끼게 했다.

아무것도 모른 채 허둥대면서도 조금씩 조금씩 의사로서의 면모를 갖춰가고 결정적인 순간에 인간적인 고민을 하는 류지의 모습은 우리가 바라왔던 의사상에 가깝다.

환자의 아픔에 공감하고 조금 더 배려하는 류지의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따뜻해졌다.

너무 한쪽으로만 치우치지 않고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밸런스를 잘 맞춘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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