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두 시인은 좁고 험한 바위 길로 올라가고, 베르길리우스는 왜 연옥의 산에서

해가 왼쪽으로 떠오르는지 설명해 준다. 그들은 커다란 바위 근처에서 게으

름 때문에 삶의 막바지까지 참회를 늦추었던 영혼들을 만난다. 그 영혼들 중

에서 단테는 친구였던 벨라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어떤 즐거움이나 슬픔이 우리의

한 감각을 사로잡을 때면, 우리

영혼은 온통 거기에 집중되어

다른 기능은 전혀 없는 것 같은데

그건 우리 안의 한 영혼이 다른 영혼을

압도한다고 믿은 오류와 다르다.

 

그러므로 영혼을 강하게 끌어당기는

어떤 것을 보거나 들을 때, 시간이

흘러도 사람은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

 

그것을 지각하는 능력과 영혼을 온통

차지하는 힘은 서로 다른데, 후자는

묶여 있고 전자는 풀려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것을 실제로 경험하였으니

그 영혼의 말을 듣고 바라보는 동안

태양은 이미 50도나 솟아오른 것을

나는 전혀 깨닫지 못하였는데 어느 세

영혼들은 한 목소리로 여기가 그대들이

찾는 곳이오! 외치는 곳에 이르렀다.

 

포도가 거무스레하게 익어 갈 무렵 시골

사람이 한 쇠스랑 긁어모은 가시나무로

여러 번 막아 놓은 울타리의 구멍도

그 영혼들 무리가 우리 곁을 떠난 뒤

나의 스승님과 뒤이어 내가 올라간

틈바귀에 비하면 넓어 보일 정도였다.

 

산레오가거나, 놀리에 내려가거나

비스만토바 꼭대기에 올라가도 발만으로

충분한데 여기에 날아가야 할 것이니

나에게 희망이 되어 주고 빛이 되어 주시는

안내자의 뒤를 따라 큰 열망의 깃털과

날렵한 날개를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는 부서진 바위 사이로 들어갔는데

암벽이 사방에서 우리를 쪼였고 아래

바닥은 손과 발을 함께 요구하였다.

 

높은 절벽 위의 가장자리, 탁 트인

기슭에 이르렀을 때 나는 말했다.

 

스승님, 어느 길로 가야 합니까?

그분은 한 걸음도 뒤로 내 딛지 마라.

어느 현명한 안내자가 나타날 때까지

내 뒤를 따라 계속 산 위를 오르라.

산꼭대기에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았고

기슭은 4분원의 중앙에서 중심까지의

 

기울기보다 심한 가파른 경사였다.

 

나는 기진맥진했을 때 말을 꺼냈다.

, 자상하신 아버지 뒤를 돌아보세요.

멈추시지 않으면 저 혼자 남겠어요.

 

아들아, 여기 까지만 몸을 끌어 올려라.

그분은 산의 이쪽을 에워싸고 있는

조금 위의 비탈을 가리키며 말하셨다.

그분의 말은 나를 격려하였고 나는

힘내어 그분 뒤를 기어올라 마침내

비탈이 내 발아래에 있게 되었다.

 

우리 둘은 함께 그곳에 앉았으며

우리가 올라온 동쪽을 바라보았으니

되돌아봄은 으레 유익하기 때문이다.

나는 먼저 아래의 해변으로 눈길을

돌린 다음에 태양을 바라보았는데

왼쪽에서 햇살이 비춰 깜짝 놀랐다.



빛의 수레가 우리와 북쪽 사이로

들어오고 있는 것에 내가 깜짝 놀란

것을 알아차리신 스승님은 나에게

만약 카스토르와 포리데우케스가

위와 아래를 빛으로 이끌어 주는

 

저 태양과 같은 자리에 있다면

황도대의 불그스레한 부분이

오랜 제 갈 길을 벗어나지 않는 한

훨씬 북쪽으로 도는 것을 볼 것이다.

 

어떻게 해서 그런지 알고 싶다면

마음속을 가다듬어 상상해보아라.

시온과 이 산은 지구 위에서

단 하나의 지평선을 요구하지만

서로 다른 반구에 있기 때문에

네 지성이 잘 살펴보면 피에톤이

마차를 잘 몰았던 길이 왜 여기서는

이쪽으로 또한, 저기서는 저쪽으로

가야 하는지 너는 알게 될 것이다.

 

나는 말해다. 물론입니다. 스승님 저의

재주가 깨닫지 못했던 것을 지금처럼

명백하게 분별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어떤 학술 에서는 적도라 부르는

천체 운동의 한가운데 원은 언제나

태양과 겨울 사이 있기 때문에

스승님이 설명해주시는 이유로 인해

여기에서 태양이 북쪽으로 움직일 때

히브리 사람들은 남쪽에서 보게 되겠지요.

그런데 괜찮다며 저는 얼마가 가야 되야

할지 알고 싶습니다. 이 산은 제 눈이

닿을 수 없도록 높이 솟아 있으니까요.

그러자 그분은 나에게 이 산은

아래의 시작 부분은 아주 험하지만

위로 오를수록 덜 험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위로 오르기가 한결 가벼워져

마치 물결을 따라 배를 타고 가듯이

이 산이 아주 기분 좋게 느껴질 때면,

너는 이 길의 끝에 도달할 것이고

그곳에 고달픔의 휴식이 기다리니

더 말하지 있겠지만 그것은 사실이다.

 

그분이 이런 말을 마치자 근처에서

목소리 하나가 들려왔다. 아마도

도착하기 전에 쉬어야 할 것이야!

그 소리에 우리는 몸을 돌렸으며

그분이나 내가 미처 보지 못했던

큰 바위기 왼쪽에 있는 것을 보았다.

 

 

우리는 그쪽으로 갔고, 바위 뒤의

그늘에 사람들이 있었는데 마치

게으럼 때문에 멈춰 있는 것 같았다.

그중 하나는 내가 보기에 지친 듯

앉아서 두 팔로 무릎을 껴안은 채

그 사이에 얼굴을 아래로 처박고 있었다.

나는 오, 상냥하신 주인님, 저자를

보세요. 게으름이 자기 누이라도 되는

것처럼 너무나도 게을러 보이는군요.

 

그러자 그는 우리를 바라보았고 정신을

차린 듯 허벅지에서 고개를 들고 말했다.

 

그렇게 유능하면 올라가 보시구려!

그때 나는 그가 누구인지 알아보았고

아직도 내 숨을 약간 헐떡이게 하는

고통도 아랑곳 하지 않고 그에게 갔다.

내가 다가가자 그는 힘겹게 머리를

들고 말했다. 태양이 어떻게 마차를

왼쪽으로 가는지 날 보셨는가?

그의 게으른 행동과 간략한 말은

내 입가에 약간의 웃음을 자아냈고

나는 말했다. 벨라콰 너 때문에

이제는 괴롭지 않은데,

여기앉아 기다리고 있나?

아니면 예전의 버릇에 사로 잡혔나?

그는 오, 형제여 올라간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문 위에 앉은 하느님의 천사는

벌 받으러 가는 길을 허용하지 않을 텐데.

나는 여기까지 착한 한숨을 머뭇거렸으니

살아서 그랬던 만큼 하늘이 돌때까지

나는 문밖에서 기다려야 한다네.

 

 

은총 속에 사는 자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도가 나를 돕지 않는다면, 하늘에서

들어주지 않는 기도가 무슨 소용 있겠는가?

벌써 시은은 내 앞에 올라가며 말하셨다.

이제오너라, 태양이 자오선에

닿았으니 모르코 바닷가를

벌써 밤의 밤길이 뒤덮고 있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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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카토와 꾸지람을 듣고 단테와 베르길리우스는 연옥의 산발치에 이르는데

너무나도 험준하여 오를 길을 찾지 못했다. 그때 한 무리의 영혼들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그들에게 길을 묻는다. 그들은 파문당했던 영혼들이여, 그중에서

만트레디 양이 단테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갑작스럽게 달아나느라 그들은

정의가 정화의 벌을 가하는 산을

향해 들판여기저기로 흩어졌지만

나는 믿음직한 동반자에게 다가갔다.

그분 없이 내가 어찌 달리겠는가?

누가 나를 산으로 이끌어 줄 것인가?

그는 자책감에 사로잡힌 듯했으니

, 수수하고 고기한 양심이야, 작은

허물도 당신에게는 쓰라린 참회이군요!.

 

모든 행동에 위엄을 깎아내리는

서두름이 그의 발에서 떠났을 때

조금 전까지 옥죄어 있던 내 마음은

열망과 함께 의욕으로 활짝 열렸으니

 

나는 높은 하늘을 향하여 바다 위로

솟아오른 산 쪽으로 얼굴을 돌렸다.

 

등 위에서 붉게 타오르는 태양은

내 모습 앞에서 부서졌는데 나로

인해 햇살이 차단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내 앞에서만 그늘진 것을

보았을 때, 혼자만 남는 것이 아닌가?

두려워서 깜짝 놀라 옆을 돌아보았고

 

 

그러자 나의 위안인 그분은 돌아서서

말하셨다. 왜 믿지 못하겠느냐? 내가

너와 함께 있고 너를 안내한다는 사실을?

내 그림자를 만들던 육신이 묻힌

그곳은 이제 벌써 석양이 되었으니

브린디시에서 나폴리로 옮겨져 잇지.

 

서로가 서로의 빛을 가로막지 않는

하늘들이 그렇듯 이금 내 앞에

그림자가 없다고 해서 놀랄 것 없다.

덕성은 그러한 육신들이 뜨거움과

차가움, 고통을 겪도록 조치하면서도

그 방법을 우리에게 드러내지 않으신다.

 

세 인격 안에 하나의 실체를 가진

무한한 길을 우리의 이상이 가져 갈 수

있기를 바라는 자는 미치광이로다.

인간들이여, 있는 그대로에 만족하라.

너희들이 모든 것을 볼 수 있었다면

마리아의 해산이 필요 없었으리라.

만약 그랬다면 욕망을 채웠을 자들이

헛되이 바라는 것을 너희는 보았으니

그들은 영원히 후회해야 하는데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 다른 많은

자들이 그렇다. 여기에서 그분은 머리를

숙였고 아마 말없이 당황한 표정이었다.

 

 

그동안 우리는 산발치에 이르렀는데

거기 보이는 암벽이 어찌나 험준한지

아무리 날쌘 다리도 쓸모없어 보였다.

래리치와 투르비아 사이의 가장

황량하고 가장 험한 암벽도 이것에

비하면 오르기 쉽고 편안한 계단이다.

 

나의 스승님은 걸음을 멈추고 말하셨다.

날개 없는 자가 오를 수 잇도록

완만한 기슭이 어느 쪽에 있을까?

 

그리고 그분은 고개를 숙인 채

마음속으로 갈 길을 생각하셨고

내가 암벽 주위를 바라보는 동안

왼쪽으로 한 무리들의 영혼이 나타나

우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는데

움직이지도 않는 느린 걸음이었다.

 

 

나는 스승님 눈을 들어보십시오.

스승임께서 혼자 하실 수 없다면

가르쳐 줄 사람들이 저기 있습니다.

 

그분은 바라보고 가벼운 표정으로

말하셨다. 저들이 천천히 오니 우리가

저리 가자 아들아 희망을 굳건히 해라

우리가 천 걸음을 옮긴 뒤에도

그들은 돌팔매 잘하는 사람들이

던질 만큼 아직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들은 모두 높은 절벽의 단단한

바위 주변에 서 있었고 조심스럽게

길 가는 사람이 서서 둘러보는 것 같았다.

 

베르길리우스께서는 오, 좋은 죽음으로

선택받은 여혼들이여, 그대들 모두

기다리는 평화의 이름으로 부탁하니

위로 올라갈 수 잇도록 산의 경사가

완만한 곳이 어디인지 말해주오.

 

현자일수록 시간 낭비를 싫어하지요.

마치 양들이 우리에서 하나,

세 마리 나오고 나머지는 소심하게

눈과 주둥이를 처박고 잇다가

앞선 놈이 하는 대로 나머지도 뒤따라

앞선 놈이 멈추면 이유도 모르면서

조용하고 순진하게 주위에 모이듯이

그 행복한 무리의 선두가 움직여

앞으로 나오는 것은 나는 보았는데,

순수한 표정에 진지한 걸음이었다.

 

 

앞선 자 들은 내 오른쪽 땅에서

햇살이 부서지고 나의 그림자가

바위 위에 드리우는 것을 보더니

걸음을 멈추고 약간 뒤로 물러났고

가까이 뒤따라오던 자들은 모두

이유도 모르면서 똑 같이 따라 했다.

 

그대들이 묻지 않아도 나는 고백 하겠소

그대들이 보는 이자는 인간의 몸이고

그래서 햇살이 땅바닥에서 부서집니다.

그대들은 놀라지 말고 믿으시오.

하늘에서 내려오는 덕성도 없이

이 절벽을 오르려는 것은 아니니까

이렇게 스승님이 말하시자 그렇다면

이리 돌아, 우리 앞으로 가시오. 하고

그 의젓한 무리는 손등으로 가리켰다.

그리고 그들 중 하나가 말을 꺼내

그대가 누구이든, 가면서 고개를 돌려

혹시 나를 본 적이 있는가 생각해 보오

나는 그를 향했고 그를 보았는데

금발에다 멋지고 기품 있는 용모였고

한쪽 눈썹 이에 상처의 흉터가 있었다.

 

 

내가 전혀 본 적이 없다고 겸손하게

부인하자 그는 여기를 보게 하고

가슴 위의 상처를 나에게 보여 주었다.

 

그리고 미소를 지으면 나는 만프레디

황후 코스탄차의 손자라오. 그러니

그대에게 부탁하건대 돌아가거든

나의 예쁜 딸, 시칠리아의 아가곤의

영혼의 어딘가에서, 다른 소문이

있거든 그녀에게 진실을 말해 주시오

 

나는 나의 몸이 두 번의 치명적인

사어로 망가진 뒤 기꺼이 용서하시는

분에게 울면서 나 자신을 맡겼지요.

내 죄는 끔찍한 것이었지만, 무한한

선께서는 아주 넓은 팔을 펄치고

당신에게 돌아오는 자를 받아들이지요.

클레멘스의 명령으로 나를 사냥하러

왔던 코센차의 목자가 만약 당시에

하느님의 그런 모습을 잘 깨달았다면

 

내 육신의 뼈는 지금도 베네벤토

근처의 다리 어귀에서 커다란

돌무더기의 보호를 받고 있을 것이오.

그런데 지금은 왕국의 밖, 베르데 강

근처에 등불을 끄고 옮긴 그대로

비에 젖고 바람에 휩쓸리고 있지요.

 

한줄기의 힘이라도 간직하는 한

그런 제주에도 불구하고 영원한 사랑은

길을 잃지 않고 돌아올 수 있습니다.

사실 성스러운 교회에서 쫓겨난 채

죽은 자는 막바지에 뉘우치더라도

오만하게 보낸 시간의 30배 기간

동안 이 절벽의 밖에서 기다려야

하는데, 만약 훌륭한 기도로써 그런

법령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말이오.

 

 

그런 금지와 그대가 본 내 처지를

내 착한 코스탄차에게 알려 주어 나를

기쁘게 해줄 수 있을지 생각해보오.

이곳은 저쪽 사람들의 혜택을 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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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침 해가 떠오르는 동안 바닷가에서 단테와 베르길리우스는 바다 위로 천

천사의 배가 연옥으로 올라갈 영혼들을 싣고 오는 것을 본다. 천사는 영혼들

을 내려놓은 다음 떠나고, 단테는 영혼들 중에서 절친한 친구 카셀라를 만

난다. 카셀라는 자신이 연옥으로 오게 된 경위를 이야기하고 아름다운 노래

를 들려준다.

 

 

태양은 벌써 자오선 둘레의 가장

높은 지점으로 예루살렘을 뒤덮는

지평선에 이르러 있었으니

그 맞은편을 도는 낮보다

길어질 대 힘을 잃는 자리와

함께 갠지스 강을 뒤덮었으며

그리하여 내가 있던 곳에서는 아름다운

새벽의 새하얀 뺨이 불그스레해졌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황금빛으로 변해갔다.

 

우리는 아직 바닷가에 머물러 있는데

마치 갈 길을 생각하는 사람이 마음은

가면서 몸은 머물러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보라, 아침이 다가 갈 무렵

화성이 수평선위에서

자욱한 안개로 빨갛게 물들 듯이

지금도 다시 보고 싶은 한줄기 빛이

나타났는데, 아무리 빨리 나는 것도

비교할 수 엇게 빠르게 바다위로 왔다.

 

내가 스승님에게 물어보기 위하여

잠시 눈을 돌린 사이 그것은

더욱 크고 눈부신 모습이 되었다.

그리고 그 주위 사방에서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새하얀 빛이 나타났고

그 아래에서 또 다른 빛이 나왔다.

아직도 말이 없던 나의 스승님은

 

그 하얀빛이 날개로 드러나면서

이제 뱃사공을 잘 알아보게 되자

외치셨다. 어서 무릎을 꿇도록 해라.

 

하느님의 천사이시다. 두 손을 모아라.

이제부터 너는 저런 시종들을 보리라.

보아라, 그는 인간의 도구들을 거부하니

그렇게 멀리 떨어진 두 해안 사이에서

날개 이외에 돛이나 노가 필요 없단다.

보아라, 날개로 펼쳐진 날개로

썩어 없어질 털처럼 변하지 않는

영원한 깃털로 바람을 일으키노라.

 

어느 듯 그 성스러운 새는 우리를 향해

가까이 다가와 더욱 눈부셔 보였으니

나는 그 근처로 눈을 들 수 없어서

아래쪽을 바라보았고 천사는 바닷물이

조금도 삼키지 못하는 가볍고도

날렵한 배와 함께 해변에 이르렀다.

 

하늘의 뱃사공은 뱃머리에 서 있었으니

축복인 온몸에 새겨져 있는 것 같았고

수많은 영혼들이 그 안에 앉아 있었다.

 

이스라엘이 이집트에서 나올 때

영혼들은 모두 한목소리로 이 시편의

다음에 이어지는 구절들을 노래하였다.

그리고 천사가 십자가 성호를 그어주자

영혼들은 모두 해변으로 뛰어내렸고

천사는 올 때처럼 빠른 속도로 떠났다.

거기에 남은 무리는 그 장소가 낯설게

보이는 지, 새로운 것을 보는 사람처럼

사방의 주위를 자세히 둘러보았다.

 

정확한 화살로 한가운데에서

염소 자리를 내쫓아 버린 태양은

온 사방으로 빛을 내쏘고 있었다.

그 새로 온 사람들이 우리를 향해

얼굴을 돌리며 말했다. 아신다면

산으로 가는 길을 가르쳐주시오.

 

베르길리우스는 대답하여 그들은

우리가 이곳을 잘 안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우리도 그대들처럼 나그네요.

그대들보다 조금 전에 여기 왔는데

오르는 길은 장난처럼 보일 정도로

거칠고도 험한 길을 거쳐 았소.

 

영혼들은 내가 숨을 쉬는 것을

보고 아직 살아 있음을 깨닫고는

깜짝 졸라 빛이 창백해졌다.

 

좋은 소식을 듣고자 하는 사람들이

올리브 가지를 든 사자에게 몰려들어

서로 짓밟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듯이

그 축복받은 영혼들은 하나같이

내 얼굴을 바라보는데 몰두하여

정화하러 가는 길을 잊은듯 하였다.

 

그중 한 영혼이 앞으로 나서더니

커다란 애정으로 나를 껴안았고

나도 감동하여 똑 같이 껴안았다.

 

, 겉모습 외에는 헛된 영혼들이여!

내 손은 그를 세 번이나 껴안았지만

그대로 내 가슴에 돌아올 뿐이었다.

아마 깜짝 놀라 내 얼굴이 붉어졌는지

그 영혼은 미소 지으며 뒤로 물러섰고

나는 그를 쫓아 몸을 내밀었다.

그는 멈추라고 부드럽게 말하였는데

그때서야 나는 누군지 알아보고

잠시 멈춰 나와 이야기하자고 부탁했다.

그는 말했다. 죽어 갈 몸으로 그대를

사랑했듯이 풀려나서도 사랑하기에

멈추지만 그대는 왜 이 길을 가는가?

 

나는 나의 카셀라요, 내가 있는 곳에

다시 돌아오려고 여행 중인데

그대는 어찌 오랜 시간을 빼앗겼는가?

 

그는 나에게 원하는 대로 영혼을 거두는

분이 여러 번 이 길을 막았더라도,

나에게 전혀 잘못한 것이 아니라네.

그의 뜻은 정의로 이루어지는 거니까?.

사실 석달 동안 그분은 편안하게

들어가는 영혼들을 거둬들이셨네

그리하여 테레베 강물이 짭짤해지는

고세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던 나도

그분이 너그럽게 받아들여 주었네.

그곳 강어귀에 날개를 펼치고

있으니, 아케론 강으로 내려가지 않는

자들은 언제나 그곳에 모이게 된다네.

 

나는 모든 내 욕망을 잠재우던 그대의

사랑스런 노래나 기술이나 기억을

새로운 율법을 빼앗아 버리지 않았다면

내 영혼을 조금이라도 위로해주게.

 

나의 몸뚱이를 이끌고 이곳까지

오느라 무척이나 지쳐있다네.

내 마음속에 속삭이는 사랑은... 그는

너무나도 부드럽게 노래를 시작했고

그 부드러움은 지금도 울리는 듯하다.

스승님과 나, 그리고 그와 함께 있던

여혼들은 다른 어떤 것도 마음을

건들리지 못하는 듯 흡족해 보였다.

 

 

우리 모두 그의 노래에 빠져 있었는데

진지한 노인이 나타나 호통을 쳤다.

게으른 영혼들아, 이게 무슨 짓이냐?

어찌하여 이렇게 게으르게 서 있는가?

어서 산으로 달려가 하느님의 모습을

가로막는 째를 씻어 내도록 해라.

 

마치목조지에 모여 않은 비둘기들이

숩관적인 여유도보이지 않고 조용히

곡식이나 가라지를 조아 먹고 있다가

무엇인가 두려운 것이 나타나면

좀 더 중요한 일에 쫓겨 고다로

모이를 놔두고 그대로 떠나듯이

그들 새로운 무리는 노래를 버리고

어리로 갈지도 모르고 사는 사람처럼

기슭을 향해 달려가는 것을 보았고

우리도 그에 못지않게 바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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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동그란 틈 사이로 하늘이

운반하는 아름다운 것들을 보았고

우리는 밖으로 나와 별들을 보았다.


지옥편의 마지막 구절입니다.



오늘은 새로운 단테의 여행 새로운 별은 어떤 곳일까요? 

나의 여행 이라 생각 해보며 함께 

그분과 함께 신곡 연옥편을 떠나 보기로 합니다.

그곳은 어떤 세상일까 벌서 기대가 가득합니다.^^



1

 

단테와 베르길리우스는 연옥의 신이 솟아 있는 해변에 도착하고, 북반구

하늘에서는 볼 수 없는 네 개의 별을 보고 연옥의 문지기 카토를 만났다. 카토

는 베르길리우스의 설명을 듣고 정좌의 산에 오르는 것을 허락한다.

산에 오르기 전에 베르길리우스는 이슬로 단테의 얼굴을 씻어주고

갈대로 띠를 둘러 준다.

.

.

.

/

보다 편한 물 위를 달리기 위하여

내 재능의 쪽배는 돛을 활짝 펼쳤으니

그토록 참혹한 바다를 뒤로 남긴 채

이제 나는 인간의 영혼이 깨끗이

씻겨 하늘로 오르기에 합당하게

되는 저 둘째 왕국을 노래하련다.

 

, 성스러운 무사이여, 나는 그대들의

것이니, 죽었던 시가 여기 되살아나게

하고, 또한 칼리오페가 잠시 일어나

저 불쌍한 까치들이 호된 타격에

용서를 바랄 수 도 없게 만들었던

멋진 음악으로 내 노래를 이끌어 주소서.

동방 사파이어의 감미로운 빛깔이

첫째 둘레까지 순수하게 펼쳐진

정명한 대기 속에 모여 있었으니

나의 눈과 가슴을 슬프게 했던

죽은 대기에서 막 벗어난

나의 눈은 다시 기쁨을 되찾았다.

 

사랑을 이끄는 아름다운 행성은

뒤따르는 물고기자리를 희미하게 하며

동쪽을 온통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나는 오른쪽으로 몸을 돌려 다른 극을

향했고, 최초의 사람들 외에는

바라본 적이 없는데 네 개의 별을 보았다.

하늘은 그 별빛들을 즐기는듯 하였으니

, 북반구의 황량한 홀아비여.

너는 영원히 그 별을 볼 수가 없구나

!

나는 그 별들로부터 시선을 돌려

큰곰자리가 사라져버린 이미 다른

극을 향하여 약간 몸을 돌렸고

내 곁 가까이 노인이 있는 것을

보았는데, 자식이 아버지를 존경하는 것

이상으로 존경 받을 만한 모습이었다.

 

그이 수염은 기다랗고 희끗희끗했으며

그와 똑같은 머리카락은

두 갈래로 가슴까지 드리워 있었다.

 

성스러운 별 네 개의 빛살은 그의

얼굴을 빛으로 장식하였으니 나는

앞에 태양이 있듯 그를 바라보았다.

 

눈먼 개울을 건너 영원한

감옥에서 도망친 너희들은 누구냐?

엄숙한 수염을 움직이며 그가 말했다.

 

누가 너희들을 인도했느냐 지옥의

계곡을 어둡게 하는 깊은 밤에서

너희들을 나오게 한 등불은 무엇이냐?

심연의 법칙이 그렇게 무너졌느냐?

아니면 하늘의 결정이 바뀌어 저주받은

너희들이 나의 암굴로 오는 것이냐?

그러나 내 안내자는 나를 붙잡으시더니

말과 손과 눈짓으로 내가 공손하게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게 했다.

 

그리고 대답하셨다. 네 의지로 오는 것이

아니라, 하늘에서 내려온 간청으로 인하여

나의 길동무인 이자를 돕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진정한 상황이 어떠한

것인지 자세하게 설명하기를 원하시니

나로서는 당신께 거부할 수 없군요.

 

이자는 마지막 저녁을 보지 않았지만

어리석음으로 거기에 가까이 다가갔으니

조금만 늦었더라면 돌아설 뻔했습니다.

 

내가 말했듯이, 나는 그를 구하기 위해

보낸 사람이었고, 내가 직접 안내한

이 길 이이에 다른 길은 없었습니다.

나는 그에게 사악한 사람들을 모두

보여 주었고, 이제 당신의 보호 아래

자신을 씻는 영혼들을 보여 주고 싶습니다.

내가 어떻게 인도했는지 말하자면 길지만

하늘에서 내려온 덕성이 나를 도와 당신을

보고 있는 당신의 말을 듣도록 안내 합니다.

 

그가 온 것을 기쁘게 받아들여 주십시오.

 

 

그는 소중한 자유를 찾고 있으니 자유를

위하여 삶을 거절한 사람은 알겠지요.

당신이 아시듯, 자유를 위한 우타카에서의

죽음은 쓰라리지 않고, 당신이 그곳에 남긴

육신은 위대한날에 밝게 빛날 것입니다.

우리는 영원한 규율을 깨뜨리지 않았으며

이자는 살아 있고 미노타가 묶지

못하며, 당신의 마르티아의 순결한 눈이 있는

원에 있으니 오, 거룩한 가슴이여, 그녀는

사랑을 보아서도 우리에게 허락해 주소서.

 

우리가 당신의 일곱 왕국을 지나가게

해주시고, 저 아래에서 말해도 괜찮다면

그녀에게 당신의 은혜를 전해주겠소.

그러자 그가 말했다. 네가 저쪽에 있을 때,

마르티아는 무척이나 내 눈에 들었으니,

그녀가 원하는 것을 모두해 줄 정도였지.

지금 그녀는 사악한 강 저편에 있으니,

내가 거기서 나올 때 만들어진 법칙

때문에 지금은 나를 감동시키지 못하지.

 

 

그대가 말하듯 하늘의 여인이 그대를

움직이고 있다면 애원 할 필요 없소.

 

그녀 이름으로 청하는 것으로 충분하오.

그러니 이제 가서 저자에게 순수한

갈대를 둘러 주고 그의 얼굴을 씻어

모든 더러움을 없게 해주시오.

조금이라도 안개에 가린 눈으로는

천국의 천사들 중 첫째 천사 앞에

절대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오.

이 작은 섬 주위의 낮은 물결이

부딪치는 저 아래에는 부드러운

진흙 위에 갈대들이 자라고 있는데

잎이 나거나 단단해지는 식물은

파도에 휘어지지 않기 때문에

그곳에서 절대로 살 수 없지요.

 

그런 다음 이쪽으로 돌아오지 마오.

 

벌써 떠오른 태양이 산에

오르는 길을 그대들에게 보여 주리다.

그리고 그는 사라졌고 나는 몸을

일으켜 아무 말 없이 안내자에게

가까이 다가가 그에게 눈을 돌렸다.

스승님은 아들아, 내 뒤를 따르라.

뒤로 돌아가자, 벌판이 이쪽으로

낮은 해변을 향해 기울어져 있으니까.

여명은 새벽의 어슴푸레함을 몰아내

달아나게 하였으니, 나는 멀리에서

일렁이는 바다를 볼 수 있었다.

 

우리는 황량한 벌판을 걸었으니, 마치

잃어버린 길을 되돌아오는 사람이

그곳까지 헛걸음을 하는 것 같았다.

우리는 이슬이 태양과 싸우는 곳,

응달진 곳에 따로 떨어져 있어서

거의 증발되지 않는 곳에 이르렀고

나의 스승님은 양 손바닥을 펼치고

 

부드럽게 여린 풀 위로 얹으셨으며

나는 그 몸짓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그분에게 눈물 젖은 얼굴을 내밀었고

그분은 지옥이 뒤덮었던 내 얼굴의

빛깔을 온전히 다시 드러내 주셨다.

 

그런 다음 우리는 황량한 해변에

그 물결을 항해한 사람은 누구도

되돌아가지 못한 곳에 이르렀다.

그곳에서 다른 분이 바라는 대로

그분은 나에게 띠를 둘려주셨는데, ,

놀랍구나! 그 겸손한 풀을 꺾자, 꺾인

자리에 순식간에 새 풀이 돋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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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단테는 지옥의 가장 밑바닥 주데카에서 은혜를 배신한 영혼들이 루키페르에

게 처참한 양상으로 벌 받고 있는 것을 본다. 지옥의 모든 것을 둘러본 두 시

인은 루키페르의 몸에 매달려 지구의 중심을 지나고, 좁은 동굴을 통해 남반

구를 향해 기어오른다. 그리고 마침내 동굴 입구에 이르러 하늘의 별들을 보

게 된다.

 

 

지옥 왕의 깃발들이 우리를 향해

다가오니 네가 식별할 수 있을지

앞을 바라보아라. 스승님이 말했다.

마치 빽빽한 안개가 끼거나 또는

우리 반구가 어둠에 잠길 때, 멀리서

바람에 돌아가는 풍차가 보이듯

나는 그런 건물을 본 것 같았는데

바람이 나를 뒤로 밀쳐 냈고, 달리

피할 곳이 없어 안내자 뒤로 숨었다.

 

그곳 영혼은 모두 얼음 속에 파묻혀

유리 속의 지푸라기처럼 환히 보였으니

두려움과 함께 시구로 옮기고자 한다.

일부는 누워 있고 일부는 서 있었는데

누구는 머리로, 누구는 발로 서 있었고

누구는 활처럼 얼굴을 발에 대고 있었다.

 

우리가 좀 더 앞으로 나아갔을 때

스승님은 예전에 멋진 용모를 가졌던

놈을 나에게 보여 주시는 게 즐거웠던지

몸을 비켜 나를 앞세우더니 말하셨다.

저기 디스가 있다. 네가 마음을

단단히 무장해야 할 곳이니라.

 

그대 나는 얼어붙고 겁이 났는지

독자여, 묻지 마오. 여기 쓰지 않는 이유는

어떠한 말도 부족할 것이기 때문이오.

나는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니었으니

약간의 재능만 있다면, 어떻게 내가 죽음도

삶도 아니었는지 그대들이 생각해 보시라.

 

그 고통스러운 왕국의 황제는 가슴부터

상반신을 얼음 밖으로 내밀고 있었는데

그의 팔뚝과 거인을 비교하는 것보다

거인과 나를 비교하는 편이나으리라.

몸의 한 부분이 그 정도였으니, 전체의

몽은 얼마나 클 것인지 상상해 보시라

전에 아름다웠던 만큼 지금은 추했는데

자신의 창조주께 눈썹을 치켜세웠으니

모든 악과 고통이 그놈에게서 비롯되었다.

 

, 그놈의 머리에서 세 개의 얼굴을

보았을 때 나는 얼마나 놀랐던가!

앞의 얼굴 하나는 짙은 빨간색이었고

다른 두 개의 얼굴은 그것과 맞붙어

각 어깨의 한가운데에 솟아 있어서

머리카락 부분은 서로 합쳐 있었다.

 

오른쪽 얼굴은 하양과 노랑 사이의

색깔로 보였고, 왼쪽 얼굴은 나일강이

흐르는 고장의 사람들을 보는 듯 했다.

 

각 얼굴 아래에는 그렇게 큰 새에게나

어울릴 거대한 두 날개가 솟아 있었는데

그렇게 큰 바다의 돝을 본 적이 없었다.

날개에는 깃털이 없었고 마치 박쥐같은

형상이었으며 그 날개들을 퍼덕이면

거기에서 제 줄기의 바람이 일어났고

그리하여 코키토스는 온통 얼어붙었다.

 

여섯 개의 눈의 눈물을 흘렸고, 세 개의

턱에는 피 맺힌 침과 눈물들이 흘러내렸다.

각각의 입은 마치 삼을 찧듯이

이빨로 죄인을 하나씩 짓씹고 있어서

세 놈에게 엄청난 고통을 주고 있었다.

 

앞의 높이 단지 물어뜯기는 것은 할퀴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으니.

 

때로는 등 피부가 온통 벗겨지기도 했다.

스승님이 말했다. 저기 위에서 가장 큰

형벌을 받는 영혼이 가리옷 사람 유다인데,

머리는 입 안에 있고, 다리는 밖에 나와 있다.

 

머리가 아래로 처박힌 다른 두 놈 중

검은 얼굴에 매달린 몸을 비틀고 있구나.

좀 더 건장해 보이는 놈이 카시우스이다.

하지만 또다시 밤이 되니, 이제 떠날

시간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보았으니까.

그분이 원하는 대로 나는 그이 목에

매달렸고, 날개가 충분히 펼쳐졌을 때

그분은 적당한 시간과 장소를 골라

그놈의 털투성이 겨드랑이에 단단히

매달렸고, 털을 움켜잡고는 무성한 털과

얼음판 사이를 통해 아래로 내려가셨다.

 

허벅지가 구부러지는 곳, 엉덩이가

볼록 튀어나온 지점에 이르렀을 때

스승님은 숨을 헐떡이면서 힘겹게!

다리가 있던 곳으로 머리를 돌리더니

기어오르는 사람들처럼 털을 움켜잡기에

나는 다시 지옥으로 돌아가는 줄 알았다.

 

꽉 붙잡아라. 우리는 이런 사다리를

통해 저 수많은 악에서 떠나야 하니까.

스승님은 마치 지친 사람처럼 말했다.

그리고 어느 바위의 구멍 밖으로 나가서

나를 그 가장자리에 앉혀놓고는

내 곁으로 신중한 발걸음을 옮겼다.

 

나는 눈을 들었고, 방금 떠나올 때와 같은

루키페르의 모습을 보리라 생각했는데

다리를 위로 쳐들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때 내가 지나온 지점이 무엇인가?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들은 아마도

내가 혼란에 빠졌다고 생각 할 것이다.

 

스승님이 말했다. 두 다리로 일어서라.

갈 길은 멀고 노정의 험난한데, 해는

벌써 셋째 시간의 절반으로 가는구나.

그때 우리가 있던 곳은 궁전의

넓은 거실이 아니라 자연 동굴이었으며

바닥은 거칠고 빛은 어두컴컴하였다.

 

나는 똑바로 일어서서 말했다. 스승님,

이 심연에서 벗어나기 전에, 제가

오류에서 벗어나도록 말해 주십시오.

얼음은 어디에 있습니까? 왜 이놈은 이렇게

거꾸로 처박혀 있나요? 또 태양은 어떻게

순식간에 저녁에서 아침으로 흘렀습니까?

그러자 그분은 너는 아직 중심의 저 쪽에

세상을 꿰뚫고 있는 사악한 벌레의 털을

내가 붙잡았던 곳에 있다고 생각하는구나.

 

내가 내려오는 동안에는 저 쪽에만 있었지만

내가 몸을 돌렸을 때, 너는 이미 사방에서

무게를 너는 맞은편 반구 밑에 이르렀으니

거대한 마른 땅으로 뒤덮여 있으며

그 꼭대기 아래에서 죄 없이 태어나

살던 분이 돌아가신 곳의 맞은편이지

너는 지금 주데카의 맞은편 얼굴을

이루는 작은 반구에 서 있단다.

 

여기는 아침이지만, 저쪽은 저녁이고

또한 털 사다리를 이놈은 만들었던 이놈은

여전히 처음 그대로 처박혀 있단다.

하늘에서 바로 이쪽으로 떨어졌는데

예전에 이쪽에 솟아 있던 땅은 이놈이

무서워서 바다의 너울을 뒤집어쓰고

우리 반구로 솟아올랐고, 또 이쪽으로

솟아 오른 땅은 아마 이놈을 피하려고

여기 텅 빈 곳을 남기고 위로 솟았지.

 

그곳은 베엘제불로부터 멀리 떨어진

만큼 동굴이 펼쳐진 곳이었는데, 눈에

보이지 않았지만 개울물 소리를 통해

알 수 있었듯이, 그 물줄기가 뚫은

바위 구멍을 흘러내리는 개울은

완만한 경사로 그곳을 휘감고 있었다.

 

길잡이와 나는 밝은 세상으로 돌아가기

위하여 그 험난한 길로 들어섰으니

휴식을 취할 생각도 없이 그분은

앞에서, 나는 뒤로 올라갔으면

마침내 나는 동그란 틈 사이로 하늘이

운반하는 아름다운 것들을 보았고

우리는 밖으로 나와 별들을 보았다.

.

.

.


그대 나는 얼어붙고 겁이 났는지

독자여묻지 마오여기 쓰지 않는 이유는

어떠한 말도 부족할 것이기 때문이오.

나는 죽은 것도산 것도 아니었으니

약간의 재능만 있다면어떻게 내가 죽음도

삶도 아니었는지 그대들이 생각해 보시라.



창문에 내려 앉은 한 줌의 햇살이 고운 날입니다.

여기 저기 봄의 꽃들이 톡톡 피어나네요.

오늘은 단테의 지옥의노래 중 제 34곡 지옥에서 겪은 마지막 노래입니다.

그의 기나긴 여행길을 잠시 되돌아 봅니다.


지금 이곳은 지옥인지 연옥인지 천국인지 내 마음에 따라 영혼은 나의 길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그의 지옥 여행은 무섭고 비통하고 슬프고 괴로운 것만은 아니었던것 같습니다. 인간의 모든 고통속에서도 사랑을 발견할 수 있었고 인간의 고뇌 속에는 영혼이 살아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고통스럽지만 현재를 넘어 우리의 영혼은 더 높은 곳에서 나와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영혼은 눈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느낄 수는 있습니다.

태양이 내려 앉는 내 발길 닿는 어느 곳이던 바람이 지나가는

여기에서 영혼의 숨결을 느낄 수 있도록 언제나 깨어 있어야 될 것 같습니다.

.

.

사람은 자기 반성을 해야 발전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자기반성을 하더라도 어느 수준 이상은 못 올라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왜 그렇겠습니까? 목표로 삼고 있는 기준이 낮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면 되겠거니 하는 생각 때문에 영혼이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는 겁니다. 그러니 우리는 목표 기준을 최고 단계 즉 신화에 맞춰야 합니다.


도저히 이룰 수 없어 보이는 곳에 목표를 두어야 혼신의 힘을 다하여 올라갈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내 노력이 미진한 건 아닐까 하고 틈날 때마다 반성 할 수 있습니다.


(강유원, 역사고전 강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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