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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해가 떠오르는 동안 바닷가에서 단테와 베르길리우스는 바다 위로 천

천사의 배가 연옥으로 올라갈 영혼들을 싣고 오는 것을 본다. 천사는 영혼들

을 내려놓은 다음 떠나고, 단테는 영혼들 중에서 절친한 친구 카셀라를 만

난다. 카셀라는 자신이 연옥으로 오게 된 경위를 이야기하고 아름다운 노래

를 들려준다.

 

 

태양은 벌써 자오선 둘레의 가장

높은 지점으로 예루살렘을 뒤덮는

지평선에 이르러 있었으니

그 맞은편을 도는 낮보다

길어질 대 힘을 잃는 자리와

함께 갠지스 강을 뒤덮었으며

그리하여 내가 있던 곳에서는 아름다운

새벽의 새하얀 뺨이 불그스레해졌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황금빛으로 변해갔다.

 

우리는 아직 바닷가에 머물러 있는데

마치 갈 길을 생각하는 사람이 마음은

가면서 몸은 머물러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보라, 아침이 다가 갈 무렵

화성이 수평선위에서

자욱한 안개로 빨갛게 물들 듯이

지금도 다시 보고 싶은 한줄기 빛이

나타났는데, 아무리 빨리 나는 것도

비교할 수 엇게 빠르게 바다위로 왔다.

 

내가 스승님에게 물어보기 위하여

잠시 눈을 돌린 사이 그것은

더욱 크고 눈부신 모습이 되었다.

그리고 그 주위 사방에서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새하얀 빛이 나타났고

그 아래에서 또 다른 빛이 나왔다.

아직도 말이 없던 나의 스승님은

 

그 하얀빛이 날개로 드러나면서

이제 뱃사공을 잘 알아보게 되자

외치셨다. 어서 무릎을 꿇도록 해라.

 

하느님의 천사이시다. 두 손을 모아라.

이제부터 너는 저런 시종들을 보리라.

보아라, 그는 인간의 도구들을 거부하니

그렇게 멀리 떨어진 두 해안 사이에서

날개 이외에 돛이나 노가 필요 없단다.

보아라, 날개로 펼쳐진 날개로

썩어 없어질 털처럼 변하지 않는

영원한 깃털로 바람을 일으키노라.

 

어느 듯 그 성스러운 새는 우리를 향해

가까이 다가와 더욱 눈부셔 보였으니

나는 그 근처로 눈을 들 수 없어서

아래쪽을 바라보았고 천사는 바닷물이

조금도 삼키지 못하는 가볍고도

날렵한 배와 함께 해변에 이르렀다.

 

하늘의 뱃사공은 뱃머리에 서 있었으니

축복인 온몸에 새겨져 있는 것 같았고

수많은 영혼들이 그 안에 앉아 있었다.

 

이스라엘이 이집트에서 나올 때

영혼들은 모두 한목소리로 이 시편의

다음에 이어지는 구절들을 노래하였다.

그리고 천사가 십자가 성호를 그어주자

영혼들은 모두 해변으로 뛰어내렸고

천사는 올 때처럼 빠른 속도로 떠났다.

거기에 남은 무리는 그 장소가 낯설게

보이는 지, 새로운 것을 보는 사람처럼

사방의 주위를 자세히 둘러보았다.

 

정확한 화살로 한가운데에서

염소 자리를 내쫓아 버린 태양은

온 사방으로 빛을 내쏘고 있었다.

그 새로 온 사람들이 우리를 향해

얼굴을 돌리며 말했다. 아신다면

산으로 가는 길을 가르쳐주시오.

 

베르길리우스는 대답하여 그들은

우리가 이곳을 잘 안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우리도 그대들처럼 나그네요.

그대들보다 조금 전에 여기 왔는데

오르는 길은 장난처럼 보일 정도로

거칠고도 험한 길을 거쳐 았소.

 

영혼들은 내가 숨을 쉬는 것을

보고 아직 살아 있음을 깨닫고는

깜짝 졸라 빛이 창백해졌다.

 

좋은 소식을 듣고자 하는 사람들이

올리브 가지를 든 사자에게 몰려들어

서로 짓밟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듯이

그 축복받은 영혼들은 하나같이

내 얼굴을 바라보는데 몰두하여

정화하러 가는 길을 잊은듯 하였다.

 

그중 한 영혼이 앞으로 나서더니

커다란 애정으로 나를 껴안았고

나도 감동하여 똑 같이 껴안았다.

 

, 겉모습 외에는 헛된 영혼들이여!

내 손은 그를 세 번이나 껴안았지만

그대로 내 가슴에 돌아올 뿐이었다.

아마 깜짝 놀라 내 얼굴이 붉어졌는지

그 영혼은 미소 지으며 뒤로 물러섰고

나는 그를 쫓아 몸을 내밀었다.

그는 멈추라고 부드럽게 말하였는데

그때서야 나는 누군지 알아보고

잠시 멈춰 나와 이야기하자고 부탁했다.

그는 말했다. 죽어 갈 몸으로 그대를

사랑했듯이 풀려나서도 사랑하기에

멈추지만 그대는 왜 이 길을 가는가?

 

나는 나의 카셀라요, 내가 있는 곳에

다시 돌아오려고 여행 중인데

그대는 어찌 오랜 시간을 빼앗겼는가?

 

그는 나에게 원하는 대로 영혼을 거두는

분이 여러 번 이 길을 막았더라도,

나에게 전혀 잘못한 것이 아니라네.

그의 뜻은 정의로 이루어지는 거니까?.

사실 석달 동안 그분은 편안하게

들어가는 영혼들을 거둬들이셨네

그리하여 테레베 강물이 짭짤해지는

고세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던 나도

그분이 너그럽게 받아들여 주었네.

그곳 강어귀에 날개를 펼치고

있으니, 아케론 강으로 내려가지 않는

자들은 언제나 그곳에 모이게 된다네.

 

나는 모든 내 욕망을 잠재우던 그대의

사랑스런 노래나 기술이나 기억을

새로운 율법을 빼앗아 버리지 않았다면

내 영혼을 조금이라도 위로해주게.

 

나의 몸뚱이를 이끌고 이곳까지

오느라 무척이나 지쳐있다네.

내 마음속에 속삭이는 사랑은... 그는

너무나도 부드럽게 노래를 시작했고

그 부드러움은 지금도 울리는 듯하다.

스승님과 나, 그리고 그와 함께 있던

여혼들은 다른 어떤 것도 마음을

건들리지 못하는 듯 흡족해 보였다.

 

 

우리 모두 그의 노래에 빠져 있었는데

진지한 노인이 나타나 호통을 쳤다.

게으른 영혼들아, 이게 무슨 짓이냐?

어찌하여 이렇게 게으르게 서 있는가?

어서 산으로 달려가 하느님의 모습을

가로막는 째를 씻어 내도록 해라.

 

마치목조지에 모여 않은 비둘기들이

숩관적인 여유도보이지 않고 조용히

곡식이나 가라지를 조아 먹고 있다가

무엇인가 두려운 것이 나타나면

좀 더 중요한 일에 쫓겨 고다로

모이를 놔두고 그대로 떠나듯이

그들 새로운 무리는 노래를 버리고

어리로 갈지도 모르고 사는 사람처럼

기슭을 향해 달려가는 것을 보았고

우리도 그에 못지않게 바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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