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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토와 꾸지람을 듣고 단테와 베르길리우스는 연옥의 산발치에 이르는데

너무나도 험준하여 오를 길을 찾지 못했다. 그때 한 무리의 영혼들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그들에게 길을 묻는다. 그들은 파문당했던 영혼들이여, 그중에서

만트레디 양이 단테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갑작스럽게 달아나느라 그들은

정의가 정화의 벌을 가하는 산을

향해 들판여기저기로 흩어졌지만

나는 믿음직한 동반자에게 다가갔다.

그분 없이 내가 어찌 달리겠는가?

누가 나를 산으로 이끌어 줄 것인가?

그는 자책감에 사로잡힌 듯했으니

, 수수하고 고기한 양심이야, 작은

허물도 당신에게는 쓰라린 참회이군요!.

 

모든 행동에 위엄을 깎아내리는

서두름이 그의 발에서 떠났을 때

조금 전까지 옥죄어 있던 내 마음은

열망과 함께 의욕으로 활짝 열렸으니

 

나는 높은 하늘을 향하여 바다 위로

솟아오른 산 쪽으로 얼굴을 돌렸다.

 

등 위에서 붉게 타오르는 태양은

내 모습 앞에서 부서졌는데 나로

인해 햇살이 차단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내 앞에서만 그늘진 것을

보았을 때, 혼자만 남는 것이 아닌가?

두려워서 깜짝 놀라 옆을 돌아보았고

 

 

그러자 나의 위안인 그분은 돌아서서

말하셨다. 왜 믿지 못하겠느냐? 내가

너와 함께 있고 너를 안내한다는 사실을?

내 그림자를 만들던 육신이 묻힌

그곳은 이제 벌써 석양이 되었으니

브린디시에서 나폴리로 옮겨져 잇지.

 

서로가 서로의 빛을 가로막지 않는

하늘들이 그렇듯 이금 내 앞에

그림자가 없다고 해서 놀랄 것 없다.

덕성은 그러한 육신들이 뜨거움과

차가움, 고통을 겪도록 조치하면서도

그 방법을 우리에게 드러내지 않으신다.

 

세 인격 안에 하나의 실체를 가진

무한한 길을 우리의 이상이 가져 갈 수

있기를 바라는 자는 미치광이로다.

인간들이여, 있는 그대로에 만족하라.

너희들이 모든 것을 볼 수 있었다면

마리아의 해산이 필요 없었으리라.

만약 그랬다면 욕망을 채웠을 자들이

헛되이 바라는 것을 너희는 보았으니

그들은 영원히 후회해야 하는데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 다른 많은

자들이 그렇다. 여기에서 그분은 머리를

숙였고 아마 말없이 당황한 표정이었다.

 

 

그동안 우리는 산발치에 이르렀는데

거기 보이는 암벽이 어찌나 험준한지

아무리 날쌘 다리도 쓸모없어 보였다.

래리치와 투르비아 사이의 가장

황량하고 가장 험한 암벽도 이것에

비하면 오르기 쉽고 편안한 계단이다.

 

나의 스승님은 걸음을 멈추고 말하셨다.

날개 없는 자가 오를 수 잇도록

완만한 기슭이 어느 쪽에 있을까?

 

그리고 그분은 고개를 숙인 채

마음속으로 갈 길을 생각하셨고

내가 암벽 주위를 바라보는 동안

왼쪽으로 한 무리들의 영혼이 나타나

우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는데

움직이지도 않는 느린 걸음이었다.

 

 

나는 스승님 눈을 들어보십시오.

스승임께서 혼자 하실 수 없다면

가르쳐 줄 사람들이 저기 있습니다.

 

그분은 바라보고 가벼운 표정으로

말하셨다. 저들이 천천히 오니 우리가

저리 가자 아들아 희망을 굳건히 해라

우리가 천 걸음을 옮긴 뒤에도

그들은 돌팔매 잘하는 사람들이

던질 만큼 아직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들은 모두 높은 절벽의 단단한

바위 주변에 서 있었고 조심스럽게

길 가는 사람이 서서 둘러보는 것 같았다.

 

베르길리우스께서는 오, 좋은 죽음으로

선택받은 여혼들이여, 그대들 모두

기다리는 평화의 이름으로 부탁하니

위로 올라갈 수 잇도록 산의 경사가

완만한 곳이 어디인지 말해주오.

 

현자일수록 시간 낭비를 싫어하지요.

마치 양들이 우리에서 하나,

세 마리 나오고 나머지는 소심하게

눈과 주둥이를 처박고 잇다가

앞선 놈이 하는 대로 나머지도 뒤따라

앞선 놈이 멈추면 이유도 모르면서

조용하고 순진하게 주위에 모이듯이

그 행복한 무리의 선두가 움직여

앞으로 나오는 것은 나는 보았는데,

순수한 표정에 진지한 걸음이었다.

 

 

앞선 자 들은 내 오른쪽 땅에서

햇살이 부서지고 나의 그림자가

바위 위에 드리우는 것을 보더니

걸음을 멈추고 약간 뒤로 물러났고

가까이 뒤따라오던 자들은 모두

이유도 모르면서 똑 같이 따라 했다.

 

그대들이 묻지 않아도 나는 고백 하겠소

그대들이 보는 이자는 인간의 몸이고

그래서 햇살이 땅바닥에서 부서집니다.

그대들은 놀라지 말고 믿으시오.

하늘에서 내려오는 덕성도 없이

이 절벽을 오르려는 것은 아니니까

이렇게 스승님이 말하시자 그렇다면

이리 돌아, 우리 앞으로 가시오. 하고

그 의젓한 무리는 손등으로 가리켰다.

그리고 그들 중 하나가 말을 꺼내

그대가 누구이든, 가면서 고개를 돌려

혹시 나를 본 적이 있는가 생각해 보오

나는 그를 향했고 그를 보았는데

금발에다 멋지고 기품 있는 용모였고

한쪽 눈썹 이에 상처의 흉터가 있었다.

 

 

내가 전혀 본 적이 없다고 겸손하게

부인하자 그는 여기를 보게 하고

가슴 위의 상처를 나에게 보여 주었다.

 

그리고 미소를 지으면 나는 만프레디

황후 코스탄차의 손자라오. 그러니

그대에게 부탁하건대 돌아가거든

나의 예쁜 딸, 시칠리아의 아가곤의

영혼의 어딘가에서, 다른 소문이

있거든 그녀에게 진실을 말해 주시오

 

나는 나의 몸이 두 번의 치명적인

사어로 망가진 뒤 기꺼이 용서하시는

분에게 울면서 나 자신을 맡겼지요.

내 죄는 끔찍한 것이었지만, 무한한

선께서는 아주 넓은 팔을 펄치고

당신에게 돌아오는 자를 받아들이지요.

클레멘스의 명령으로 나를 사냥하러

왔던 코센차의 목자가 만약 당시에

하느님의 그런 모습을 잘 깨달았다면

 

내 육신의 뼈는 지금도 베네벤토

근처의 다리 어귀에서 커다란

돌무더기의 보호를 받고 있을 것이오.

그런데 지금은 왕국의 밖, 베르데 강

근처에 등불을 끄고 옮긴 그대로

비에 젖고 바람에 휩쓸리고 있지요.

 

한줄기의 힘이라도 간직하는 한

그런 제주에도 불구하고 영원한 사랑은

길을 잃지 않고 돌아올 수 있습니다.

사실 성스러운 교회에서 쫓겨난 채

죽은 자는 막바지에 뉘우치더라도

오만하게 보낸 시간의 30배 기간

동안 이 절벽의 밖에서 기다려야

하는데, 만약 훌륭한 기도로써 그런

법령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말이오.

 

 

그런 금지와 그대가 본 내 처지를

내 착한 코스탄차에게 알려 주어 나를

기쁘게 해줄 수 있을지 생각해보오.

이곳은 저쪽 사람들의 혜택을 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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