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미래 - 편견과 한계가 사라지는 새로운 세상을 준비하라
신미남 지음 / 다산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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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표지를 처음 접했을 때 나의 첫 느낌은 금수저인 여자가 힘들게 직장과 육아를 병행하는 흙수저 워킹맘에게 충고하는 시중에 널리 퍼진 자기개발서인 것만 같아 거부감이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신미남 사장은 내가 알고 있는 금수저의 사람이 아니었다. 

가난한 집안 환경, 6대 종손의 맏며느리, 두 아이들의 엄마, 첫 직장에서 일어난 교통사고, 스타트업 창업으로 인해 24년 만에 마련한 첫 아파트... 무엇 하나 쉬웠던것이 없었던 저자의 삶이었다. 


 한 달에 한 번 꼴로 제사를 지내고 아이들을 홀로 키워내야만 했던 저자는 이 책에서 여성들 그 중에서도 특히 워킹맘들에게 초점을 맞춘다. 여성들이 가장 많이 직장을 떠나는 때가 바로 아이를 키우면서부터이기 때문이다. 평사원일 때는 비슷비슷하던 남녀 직원 비율이 직급이 높아질수록 여성의 수가 현저히 줄어드는 현실에서 저자는 바로 중요한 한 가지 사실을 지적한다. 

  바로 많은 워킹맘들이 항상 육아와 직장을 놓고 저울질을 하며 갈등을 하기 때문이다. 

나 또한 쌍둥이들을 낳고 회사에 복직한 후 2년이 지난 지금까지 항상 많은 갈등을 하곤 했다. 


'내가 이렇게까지 아둥바둥 살아야 하나?'

'내가 육아와 직장 모든게 완벽하지 않는데 차라리 그만두는 게 낫지 않을까?

'내가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을까?'


이러한 생각들은 항상 나를 위축하게 했고 일이 힘들 때마다 육아를 핑계로 다 때려치워버릴까 하는 마음이 항상 나를 괴롭혔다. 

저자는 이러한 점을 날카롭게 지적하며 우리가 일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생각함으로서 쉽게 그만 둘 빌미를 만들어준다고 지적한다. 남자들이나 독신 여성들 중에 일을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하지만 여자들은 아이를 낳는 순간 매번 직장과 육아를 저울질하게 된다. 필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 과연 누가 업무의 집중도나 효율성이 뛰어날까? 그건 물어보지 않아도 당연히 필수라고 생각하는 사람일 것이다. 


저자 또한 워킹맘으로 살아오면서 아이들과 남편을 국내에 두고 2년간 해외 근무도 하고 아이들을 돌봐 줄 사람이 없어 아이들을 데리고 연구실에서 연구하기도 하고 사춘기 때에는 아이들의 반항과 사고로 인해 수많은 눈물을 흘렸지만 한 번도 일하는 엄마로 살겠다는 굳은 결심으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끝까지 일을 놓지 않겠다고 결심하였다면 우리는 먼저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알아야 한다. 수십년 간의 경험과 대기업의 임원으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바로 그 비결을 <주도성>에서 찾는다. 



 회사에서 외국 기업과 주로 이메일 코레스 업무를 하는 상무님이 내게 말씀하시는 내용이 있다. 

이메일만 주고 받는 게 아니라 그것을 토대로 분석하고 기획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누구나 코레스는 하 수 있지만 기획하고 큰 그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뜻이다. 


저자 또한 나의 회사 상사와 같이 날카롭게 지적한다. 눈 앞에 닥친 일만 처리하기 바쁜 사람보다는 나의 업무에 주도성을 발휘하고 내 업무 분야에서 공헌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묻고 그 일을 행해야 한다. 청사진을 그릴 수 있는 사람만이 조직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 일의 크기가 중요한 게 아닌 단순 업무에서도 일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사람. 그것이 바로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었다. 


 이제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하여 세계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일자리의 변화 또한 불가피하다. 과거에는 추진력 좋고 권위적인 남성주의 리더십이 인정을 받았다면 이제는 공감능력과 소통이 중요한 소프트한 여성주의 리더십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또한 조금씩 유리천장은 깨어지고 있는 지금 저자는 묻고 있다. 자식들이 자랑거리인 엄마로 살 것인지 아니면 자식들이 엄마의 삶을 부러워하는 엄마로 살 것인지. 

항상 힘들게 하루 하루를 버텨나가는 모든 워킹맘들이 꼭 이 책을 읽고 힘을 내며 서로 격려해 주었으면 좋겠다.



*본 포스팅은 '다산 북클럽 나나흰 7기'로 활동하면서 해당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직접 읽어본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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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마음을 바꾸는 기적의 8초
폴 헬먼 지음 / 북플라자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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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마음을 바꾸는 기적의 8>

제목답게 처음 대화를 시작할 때 또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8초가 승패를 좌우한다.

저자인 폴 헬먼은 효과적인 의사소통 방법 세 가지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1. 하나에 집중하라

2. 생동감을 불어넣어라.

3. 존재감을 키워라

사실 의사소통이나 성공적인 대화법에 관하여서는 시중에 많은 책들이 나와 있다. 그리고 솔직히 많은 책들의 내용이 대부분 비슷한 경우가 많다. 폴 헬먼이 주장한 첫 번째와 두 번째 방법 또한 다른 책들과 비슷한 부분이 있어 큰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장 주목한 부분은 바로 <존재감>이다.

존재감은 1.인상 2. 추진력 3. 기질 이 세 가지가 존재감을 불어넣는데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인상 부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인상에는 목소리와 신체언어로 자신감을 표현하는 비언어적 표현과 외모, 행동 또는 SNS에 비치는 모습 등의 시각적 요소로 나뉘어져 있다많은 사람들이 수시로 간과하는 한 가지 사실이 있다. 바로 말하지 않는 순간에도 사람들은 몸짓과 행동으로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우리가 가만히 있는 순간에도 우리의 신체언어를 보고 평가한다.

[언행일치] 말과 신체언어가 일치하는 것 또한 존재감을 키워나가는 데 매우 중요하다. 말과 신체언어가 일치하지 않으면 듣는 이는 그 사람의 신체언어 쪽을 신뢰하게 될 것이다.

나의 행동 하나하나가 바로 나의 존재감을 키워 나갈 수 있다. 이 행동은 말과 언어 뿐만 아니라 심지어 우리가 흔히 쓰는 인터넷 공간인 SNS에서도 우리의 행동을 조심할 것을 강조한다.

타인과의 관계를 맺는 SNS 에서도 실생활에서 처럼 타이밍과 친구를 맺을 지의 여부를 중요시하라고 한다. 사실 이 책에서는 미국에서 자주 쓰는 링크드인( LinkedIn)을 말을 하고 있지만 한국에 접목시킨다면 카카오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접목시킬 수 있지 않을까?

오프라인보다 훨씬 개방적이고 편리하지만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처럼 책임감 있는 모습이 요구된다. 비언어적 표현은  어디서든 유효하다.

" 아무도 보고 있지 않을 때도 신체언어는 중요하다. 일어서고 (잘 보인다) 움직이고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웃어보자 (친근한 느낌을 준다).

 집에서 일할 때, 내가 잠옷을 입었는지 수화기 너머의 상대가 알아볼 수 있을까? 일부 전문가는 그렇다고 대답한다! 거기까지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도 잠옷을 입은 채 전화하는 일은 피한다. 의관을 정제하고 일하는 것이 좋다. 실은 잠옷이 좋다."

 

많은 연예인들이나 공인 들이 인터넷에 생각 없이 올린 글들로 인해 비판을 받고 사과하는 경우를 많이 바라본다. 이젠 갈수록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도 이젠 온라인에서의 행동 하나하나까지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시대가 되었다.

 수많은 의사소통이나 대화법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말해 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자기 자신이 올바르지 못하면 아무리 많은 말을 해도 누가 그 사람에게 공감을 할 수 있으며 들어줄 수 있겠는가.

성경에 '아무리 천사의 말을 한다 해도 사랑이 없으면 울리는 징과 같다'는 말씀이 있다. 내가 아무리 좋은 말을 한다 하여도 사람들에게 나를 돋보이게 할 수 있는 건 바로 나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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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우리 집에도 오세요 신나는 책읽기 48
송언 지음, 김유대 그림 / 창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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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 우리 집에도 오세요』 는 털보 선생님이 가정 방문 이야기와 그 학생들과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보통 선생님께서 집에 오신다고 하면 긴장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의 경우로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어느 선생님도 우리 집을 방문한 선생님은 없지만 고등학교 때 선생님께서 학생들 모르게 부모님께 전화해서 우리들의 부족한 점만 이야기해 꾸지람을 엄청 받았던 안 좋은 기억이 있다.

 이 책은 털보 선생님이 김한솔, 장근호, 이은혜 세 명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 중, 나의 마음을 가장 잡아 당긴 이야기는 이은혜의 이야기였다. 어머니의 사업 실패 후 별거를 하고 있는 부모님으로 인해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린 은혜를 보면서 아주 예전에 학원에서 일을 할 때 가르치던 아이들의 모습이 생각났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엄마와 단 둘이 살고 있는 여섯 살짜리 여자애가 우리에게 "어차피 사람은 혼자서 살아가는 거래요."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 일찍 어른들의 세계를 알아 버린 아이를 보면서 기도 차고 안타깝기도 했었다.

 어른들로 인해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린 은혜... 학년이 바뀌고 선생님과 헤어지고 나서도 한솔은 선생님을 따르며 좋아했지만 은혜는 소위 쿨하게 선생님께 작별 인사만 하고 아무런 미련도 없이 선생님과 헤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보통 아이들은 정들어버린 친구나 선생님과 헤어지기가 매우 아쉬웠을 것이다. 하지만 은혜는 부모님의 다툼과 별거를 보면서 헤어짐이 아무렇지도 않게 되어 버렸다. .. 이렇게 쉽게 헤어질 수 있는 거구나..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가슴 아픈 이별이 부모와 떨어지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러니 선생님과의 헤어짐은 대수롭지 않게 느껴졌을 수도 있을 것이다.

 

 세상에는 너무 많은 이은혜가 있다. 주변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 봐도 바깥을 돌며 방황하는 이은혜도 있고 이 책의 이은혜처럼 어른들에게 실망한 채 일찍 철이 들어버린 이은혜도 있다. 하지만 공통점은 모두 다 마음이 아프다는 것이다. 그들의 상처가 곪아 터지기 전에 우리가 반창고를 붙여줘야 하고 치료해 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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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대학 : 역사 - 어린이가 묻고 석학이 답하다 어린이 대학
이만열.이광희 지음, 이주희 그림 / 창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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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말을 하면서 엄마 이게 뭐야? 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처음에 내가 아는 것들을 친절하게 알려 주다가 똑 같은 질문이 반복되면 엄마가 알려줬잖아 하며 화를 낼 때가 있다. 책을 읽어 주다가도 아이의 질문에 책의 진도가 나가지 않을 때도 빈번하다. 아이의 질문에 답하면서 내가 정확하게 느끼는 건 바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대답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내가 지식이 많이 있다고 한 들 어른들의 언어로 아무리 설명해 본들 아이들에게 이해될 리 만무하다.

 나의 경우도 그랬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대답을 하기 보다 내 눈높이로 설명을 하니 아이들은 따분해 하거나 다른 데로 눈을 돌리기 일쑤였다. 과연 석학들은 아이들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 줄까 하는 궁금함에 책을 읽게 되었다.

 

 어린이 대학- 역사편은 국사편찬위원장을 지낸 저명한 역사학자인 이만열 선생님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아이들이 묻는 질문에 쉽게 설명해 주신 책이다.

역사란 무엇인가부터 남북 분단 현실과 통일의 필요성, 그리고 현재까지 이어지는 일본의 역사 왜곡 등 아이들이 자주 궁금해 하는 다양한 질문 등을 흥미롭게 설명해 놓으셨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수박에 겉핧기 식으로 역사의 표면 정도로만 알고 있는 내게도 이 책은 친절한 선생님이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역사 교육의 출발점은 바로 아이들 자신이라는 것이다. 역사가 결코 한 두 명의 위인만으로 이루어 질 수 없듯이 한 명 한 명의 소수가 모여 다수가 되고 큰 무리를 이루어 내 역사가 바뀌어 가고 발전되어 가는 것이다. 우리가 겪는 사소한 일상이 바로 역사이기에 아이들에게 자부심을 가지게 하며 우리의 일상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 그것이 이만열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해 주고 싶은 역사 이야기였다. 결코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다. 우리들의 모든 것이 소중하다.  

"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는 사소한 일상이야말로 그 시대를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이고, 이름 없이 살다 간 사람들이야말로 길고 긴 역사를 이어 온 진짜 주인공들이기 때문이에요."

"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역사는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늘 어둠을 물리치고 빛을 향해 나아갔어요. 우리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때로는 슬프고 화나는 경우도 만나겠지만, 그럴 때마다 밝고 희망찬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걸 기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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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초 패러독스 - 여성폭력은 결국 남성의 문제다
잭슨 카츠 지음, 신동숙 옮김 / 갈마바람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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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폭력은 결국 남성의 문제다.


 고백할 것이 있다. 나는 대학 시절의 강간미수 사건의 피해자였다. 혼자 있었던 자취방에서 도둑이 침입해 왔었고 꽁꽁 묶여 있는 상태에서 성폭력 위협을 받았다가 간신히 살아나왔었다. 그 사건은 우리 가족에게 굉장히 큰 충격이었었고 나에게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사건이었다.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내게 경찰은 아무런 조치도 없었고 두려움에 사로잡혀 가해자의 인상 착의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내게 경찰은 자꾸 기억해내라고 나를 종용했다. 그리고 그 사건은 아무런 진척도 없이 그대로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아마도 내가 강간을 당한 것도 아니고 인상 착의 하나 기억을 못 해내니 사건을 수사할 의지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 일 이후 부모님은 나에게 이 일에 대하여 함구할 것을 지시하셨다. 과년한 딸을 둔 부모님 입장에서는 딸이 이런 일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면 안 좋을 것을 우려하셨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그 사건을 묻고 있다가 다른 여성 친구들과 솔직하게 성 폭력을 당할 뻔한 경험을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 일이 단순히 나만 운 나쁘게 당한 것이 아니라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폭력을 당할 뻔했다는 사실을 알고 우린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모두 피해자이면서도 사회의 시선 때문에 제대로 치료를 받지도 못하고 우리의 가슴 속에 묻어버려야만 했다. 믿지 못하겠지만 의외로 많은 여성들이 폭력에 노출되어 있었고 사회의 부정적인 시선으로 인해 말 못하고 묻혀지는 사건들이 너무 많이 있었다.


 우리 주위에 성폭력이나 여성폭력을 예방하고 막기 위해 활동하는 여성 활동가는 많지만 남성 활동가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 책의 저자 잭슨 카츠는 그 흔치 않은 활동가 중 한 명이다.

한국은 원래 보수적이고 유교의 영향 때문에 여성폭력 같은 문제에 보수적인 입장을 많이 띄지만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도 여성폭력에 관하여는 한국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 매우 놀라웠다.

한국에서 성폭력을 막기 위해서 여자들이 먼저 짧은 치마나 야한 복장을 피해야 한다는 둥 또는 밤 늦게 돌아다니는 게 문제라는 둥 남자는 성욕을 제어하기가 힘든 생물학적 특성 때문에 여자가 조심할 수 밖에 없다는 둥 모든 변명들이 한국 뿐만 아니라 서양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이 매우 놀랍고도 슬펐다.  


 성범죄나 폭력에 대하여  여성들을 교육시키는 것에만 집중되어 있지 남성들에게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남성들을 교육 시키는 경우는 많지 않다. 밀양에서 있었던 집단 성폭행 사건을 모티브로 한 "한공주" 영화가 있다. 그 영화에서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피해자 한공주는 오히려 성폭행을 가한 가해자들의 부모들이 잘못했다고 사죄하기는 커녕 적반하장으로 합의를 하라고 피해자를 다그친다. 주변의 부담스러운 시선과 가해자의 부모들 때문에 한공주는 어느 곳에도 정착하지 못하고 도망쳐야 한다.

 전에 어느 프로그램에서 성폭행을 당한 익명의 여성이 하얀 블라인드에 가려 인터뷰를 했다. 그녀는 성폭행을 당한 이후로 자신이 더럽다는 생각 때문에 샤워를 한 번 하면 5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자기 몸에 묻은 주홍글씨를 지우기 위해서... 왜 그녀는 잘못한 것도 없는데 자신이 더럽다고 생각해야 하며 얼굴을 가려야만 하는가? 누가 그렇게 만들었는가?

 저자는 이 폭력은 문화적인 전통에 깊이 뿌리내린 주요한 사회 문제라고 주시하였다.이것은 남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성욕을 주체 못해서 또는 감정을 이기지 못해서 저지르는 실수라고 알고 있지만 실제 일어나는 범죄의 통계를 살펴 보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일어나는 범죄는 극소수이며 실제로 계획된 범죄가 훨씬 많이 있다고 한다. 결국 이러한 것은 남자들의 변명일 뿐 결코 합리화가 되어 주지 못한다. 여성폭력의 가해자가 압도적으로 남성이 많은 만큼 남성을 교육 시키지 않으면 결코 이 여성폭력은 줄어들지 않는다고 말하는 글을 읽으면서 내가 앞에서 말한 성폭력 피해자의 인터뷰를 했던 사회자가 한 멘트가 떠올랐다.

   "부모들은 딸아이에 관해서는 단속을 시키지만 실상 아들을 둔 집안에서는 아들이 무슨 짓을 하는지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정말 신경을 써야 하고 교육을 시켜야 하는 것은 딸이 아니라 아들들이다." 나는 이 말이 잭슨 카츠의 주장과 일치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사회에서 여성들은 어려서부터 성교육이나 성폭력에 대한 위험성에 지겹도록 교육을 받아 왔다. 하지만 남성들은 그렇지 않다. 왜? 그들이 피해자가 될 확률이 적으니까!

 

 하지만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이 여성폭력을 대하는 데 남성들의 도움 없이는 결코 여성폭력을 줄일 수 없다. 더 이상 피해자들이 떠돌아 다니고 가해자들이 당당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 제대로 된 사법 체계가 갖춰지기 위해서는 아직까지 정치나 법 분야에서 일하는 남성들의 도움이 필요하고 더 이상 남성들이 방관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여성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제대로 가르쳐야 하는 아버지의 역할이 필요하다. 그리고 만연해 있는 여성 경시 문화에 대해서도 제어를 해 줄 수 있는 남성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여성들이 이 문제점에 대하여 개선을 요청하면 보통 여성들에게만 한정될 가능성이 많은 반면 남성들이 이 문제에 대해 이슈를 제기하면 여성보다 파급력이 커진다. 더 이상 여성폭력을 남자들은 그런 동물이라는 둥 감정적으로 그랬다는 둥의 변명으로 합리화 하는 것을 믿지 말자. 이것은 엄연한 사회 문제이다. 


" 나는 이 책에서 한층 원대한 접근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여성폭력 발생 비율을 찔끔 낮추는 정도가 아니라 극적으로 감소시키려면 광범위한 문화 혁명이 일어나야 한다.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탈의실, 당구장, 회의실, 심지어 경로당 휴게실에 이르기까지 온 사회 구석구석에 자리한 성차별적 규범을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마초 패러독스 -


 한국이 아무리 여성들의 인권이 과거에 비해 많은 진전이 있고 발달했다 하더라도 예전부터 축적되어 있던 남성 중심의 문화 또는 규범들로 인해 여성폭력에 있어서 받아들이는 시각은 별로 바뀌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아니 바뀌지 않았다. 범죄의 비율을 낮추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나의 입장에서는 어릴 때부터 제대로 된 시각을 주기 위해 교육시키는 것일 것이다. 그리고 그냥 피하는 게 좋은 것이다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잘못된 것들을 조금씩 바로잡는 것일 것이다.

결국 온 사회가 함께 이루어 가야 한다. 개개인부터 정치인, 법조인 등 모든 사회의 구성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바로잡아 나갈 때 아니 제대로 여성폭력을 바라보기 시작할 때 그 첫걸음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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