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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우리 집에도 오세요 ㅣ 신나는 책읽기 48
송언 지음, 김유대 그림 / 창비 / 2017년 7월
평점 :
『선생님, 우리 집에도 오세요』 는 털보 선생님이 가정 방문 이야기와 그 학생들과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보통 선생님께서 집에 오신다고 하면 긴장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의
경우로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어느 선생님도 우리 집을 방문한 선생님은
없지만 고등학교 때 선생님께서 학생들 모르게 부모님께 전화해서 우리들의 부족한 점만 이야기해 꾸지람을 엄청 받았던 안 좋은 기억이 있다.
이
책은 털보 선생님이 김한솔, 장근호, 이은혜 세 명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 중, 나의 마음을 가장 잡아 당긴 이야기는
이은혜의 이야기였다. 어머니의 사업 실패 후 별거를 하고 있는 부모님으로 인해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린
은혜를 보면서 아주 예전에 학원에서 일을 할 때 가르치던 아이들의 모습이 생각났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엄마와 단 둘이 살고 있는 여섯 살짜리 여자애가 우리에게 "어차피 사람은 혼자서 살아가는 거래요."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 일찍 어른들의 세계를 알아 버린 아이를 보면서 기도
차고 안타깝기도 했었다.
어른들로
인해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린 은혜... 학년이 바뀌고 선생님과 헤어지고 나서도 한솔은 선생님을 따르며
좋아했지만 은혜는 소위 쿨하게 선생님께 작별 인사만 하고 아무런 미련도 없이 선생님과 헤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보통 아이들은 정들어버린 친구나 선생님과 헤어지기가 매우 아쉬웠을 것이다. 하지만
은혜는 부모님의 다툼과 별거를 보면서 헤어짐이 아무렇지도 않게 되어 버렸다. 아.. 이렇게 쉽게 헤어질 수 있는 거구나..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가슴 아픈 이별이 부모와 떨어지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러니
선생님과의 헤어짐은 대수롭지 않게 느껴졌을 수도 있을 것이다.
세상에는
너무 많은 이은혜가 있다. 주변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 봐도 바깥을 돌며 방황하는 이은혜도 있고 이 책의
이은혜처럼 어른들에게 실망한 채 일찍 철이 들어버린 이은혜도 있다. 하지만 공통점은 모두 다 마음이
아프다는 것이다. 그들의 상처가 곪아 터지기 전에 우리가 반창고를 붙여줘야 하고 치료해 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