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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평점 :
꿈을 찾아 떠나자
○ 꿈을 찾아 떠나는 양치기 산티아고
산티아고는 무화과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 스페인 어느 시골의 버려진 낡은 교회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반복되는 같은 꿈을 꾼다. 그 꿈은 스페인 건너 이집트에 있는 피라미드의 보물에 관한 꿈이다. 꿈을 찾아 가기를 권유하는 멜기세덱 왕과의 만남으로 산티아고는 전 재산인 양 60마리를 팔아 아랍으로 꿈을 찾아가는 긴 여행을 시작한다. 초심자의 행운일까, 시작은 순탄한 듯했다. 하지만 도중에 양을 판 돈을 모두 도둑맞고, 사하라 사막을 건너고, 부족전쟁에 휘말려 죽을 고비도 경험한다.
우리가 무엇인가 결심하고 시작할 때 마음속은 희망으로 울렁거리고 모든 것이 다 저절로 순탄하게 될 것 같다. 하지만 현실은 가시밭길이고 잘 뚫린 고속도로도 또 폼 잡고 멋지게 질주할 오픈카도 없다. 작심삼일이라고 했던가? 현실을 직시하는데 삼일이면 충분한가 보다. 결국 포기하기가 십상이다.
‘해가 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영화에도 클라이막스가 있는 것처럼 우리의 인생에도 클라이막스는 있다’ 모두가 알고 있는 희망메시지(?)이지만 실제로 해가 뜨는지 확인한 사람은 드물다. 나는 뜨는 해를 볼 수 있을까?
○ 꿈이 허황되다고 생각한 군인대장 vs 꿈을 따라온 산티아고
많은 고난 속에서도 결국 꿈속에서 보았던 피라미드에 도착한 산티아고는 한 부족의 군인 대장으로부터 우연히 그의 꿈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놀랍게도 그 군인대장의 꿈은 ‘스페인 어느 시골의 버려진 낡은 교회의 무화과나무 밑에 보물이 묻혀있다’는 것이다. 그 대장은 그 꿈을 허황되게 생각했고 꿈을 찾아 피라미드까지 온 산티아고를 ‘바보’라고 했다. 세상은 군인대장에게 ‘현명’하다고 하고, 반면 산티아고에게 ‘바보’라고 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그것은 정답이다. 그렇기에 꿈을 찾은 소수의 사람이 있고 그 꿈을 쟁취하는 사람이 가치 있는 것이다. 다르게 보면 산티아고의 꿈이 이루어진 것은 그 군대대장이 자신의 꿈을 포기 했기 때문이다. 대장이 꿈을 찾자 떠나서 스페인 교회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보물을 먼저 찾았다면 결코 산티아고의 꿈을 실현되지 못했을 것이다.
○ 만남의 중요성
산티아고는 여행 중 여러 사람을 만났고 이러한 만남은 꿈이 실현되는 성패를 결정했다. 물론 만남 이후의 결정은 자신의 몫이다. ①꿈을 찾아 떠나도록 도운 멜기세덱 왕, 현실에 안주하는 산티아고에게 다시 떠날 수 있도록 그 가는 길을 인도한 연금술사. 그리고 ②성지순례를 꿈꾸면서도 현재 자신의 부와 안락함에서 떠나지 못하는 크리스탈 가계 상점주인 등 / 우리 인생에 많은 만남이 있다. 그 하나하나는 내 삶에 무엇인가를 말하고 있다. 그것을 듣는 것도 그 이후에 삶을 결정하는 것도 나의 몫이다.
○ 눈앞의 지위와 부 vs 불확실한 꿈
산티아고도 이집트 사막에서의 작은 성공 때문에 자신의 꿈을 포기할 위기가 있었다. 바로 눈앞의 아름다운 여인과 사막 오아시스에서의 지위와 부는 산티아고의 불확실한 꿈을 향한 전진을 포기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어찌보면 우리가 꿈을 찾아 떠나지 못하는 것은 결국 ‘현실’ 때문이다. 내가 부양해야할 가족, 지금까지 이루어놓은 사회적인 성과들 이러한 것들은 결코 나를 떠나지 못하게 한다. 사람에게는 ‘그릇’이 있다.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는 큰 그릇도 있지만 아직 보잘 것 없는 작은 그릇도 있다. 산티아고가 사막 오아시스라는 제한된 작은 공간에서의 성공에 만족했다면 큰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순례자가 산 2개를 넘고 3번째 산꼭대기 나무까지 오면 큰 복을 주시려고 기다리고 계셨다. 그런데 순례자가 3번째산 중턱에서 그만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서 결국 복을 주지 못하셨다. 우리가 현실이라는 작은 성공 속에 안주로 할 때 그 이후에 큰 미래가 조금씩 희미해지고 있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