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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대학 4 : 우주가 궁금해! - 어린이들을 위한 교양의 모든 것
울리히 얀센 외 지음, 유영미 옮김, 클라우스 엔지카트 그림, 박석재 감수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지역 축제에 천문대에서 나온 팀의 천체 망원경을 아이가 보고 나서는 하늘에 대한 질문이 부쩍 늘었다.
질문이 늘어가고 우주로 호기심의 영역을 넓힌 것에 대해서는 만세를 부르고 싶지만, 또래와의 대화를 슬핏 듣고는
아..뭔가 꼭 바람직하기만 한 게 아니라는 엉뚱한 기우가 들기도 했다.
"달은 그렇게 노랗고 말랑말랑하지가 않아, 움푹 패이기도 하고 회색이더라구. 토끼같은게 있을리 없지.."
"별은 오각형이 아니라 그냥 둥그런데 태양빛을 받아서 빛나는거야.."
"별똥별은 죽은 별이야, 소원을 어떻게 들어주겠어!!"
이제 일곱살인데...아, 대략 난감이다.
말랑말랑하던 동심을 잃고 아직은 좀 이르다 싶은 상상력이 배제된 과학적인 사실들로 셑업이 되는 건 아닌가 싶어
걱정스럽기도 했거니와 아이의 끝없는 질문에 알고 있는 상식은 벌써 바닥나고 지식으로 접근하기엔 너무 무지한 부모여서
당황스럽기조차 하다.
인터넷에 찾아보렴이라든가, 책에 어디 있을텐데...도 한 두번이지!!--;;
어린이 대학 네번째 시리즈..우주가 궁금해!
(나도!^^)
아이를 보여주기 전에 내가 먼저 읽었다.
초등 고학년, 그것도 관심이 있는 아이의 수준에나 맞을법한 심오한 책이다.
비교적 큰 글씨, 옆에서 말을 건네 듯 설명하는 책의 흐름, 그림이 곁들여진 이해돕기, 에피소드와 상식을 전해주는
책 옆의 작은 팁까지.. 어느새 매료되어 '이거 정말 괜찮은 책인데...'하는 생각이 페이지를 넘길수록 깊어졌다.
(아이들이 이런 원리를 정말 이해 할 수있을까 싶은 내용도 있었지만, 이건 대학이 아닌가?
그냥 학교가 아니라 전공을 찾고 좋아하는 분야를 파는 대학..^^)
우주가 왜 상상할 수없을 만큼 클까에서 우주로 출발 , 우주가 뿔뿔이 흩어지지 않는이유와 빛나는 이유,
시간과 공간의 비밀, 세계가 태어난 배경, 그리고 우주를 향해 보내는 우리의 메세지가 계속되고 있다는
여보세요, 거기 누구 있어요?까지!!
하나의 단락에서 시작해 유기적으로 연결된 전체의 내용들은 쉽게 접했던 기억이 없어 어려운듯 하면서도
아이들 눈높이를 고려한 친절한 설명 덕에 재밌게 읽어 나갈 수있다.
하나의 점으로 시작한 우주는 지금도 빛보다 더 빠르게 커지고, 쉬지 않고 확장되고 있어 믿을 수 없을 만큼 크다는 얘기에
아이는 자기가 상상해 볼 수 있는 한계를 '대체 얼마나?'로 표현했고,
우주로 출발한 우주선 안에서의 생활들은 지난번 소유즈호의 이소연씨 화면을 기억해 내고는 충분히 애해한다는
끄덕거림이 계속됐다.
우주 정거장에서 47분에 한 번씩 해가 뜨고 진다는 얘기에선 어린왕자도 슬플땐 의자를 옮겨 해를
하루에 마흔 세번인가를 봤다는 얘기를 하면서 동화와 과학의 직렬연결을 해보여 나를 놀라게 했다. (기특할 손^^)
태양을 돌고있는 행성들의 자세한 설명과 지구는 블랙홀이 될 수없다는 간단한 이치, 아인슈타인에 대한 재밌는 숨은 얘기는
아이와 대화하는 나까지도 즐겁웠지만,시간과 공간이 빅뱅과 더불어 태어났다는 얘기나, 돌아올 수없는 여행의 영역인
'사건의 지평선'인 블랙혹의 원리에 대해선 아직도 시원하게 이해가 안가는 건 아이도 나도 마찬가지!! --;;
하지만, 지금도 우주의 어느곳엔가 살고 있을 생물체나 우주인을 향해 지구에서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대와 흥분을 주기엔 충분했다.
'그들이 영화에서처럼 이상한 모습이건 우리와 비슷한 모습이건, 살아서 존재한다는 신호만 주고 받을 수있어도 멋진일일텐데..'
하면서 아쉬워하기도 했고.
마지막에 아이들이 이해하기 힘든 용어를 쉽게 풀어 설명한 친절한 부록도 참 마음에 든다.^^
아이들을 위해 이렇듯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실천하고 있는 독일의 미래를 위한 투자가 부럽기도 하지만,
이런 좋은 프로그램을 책으로 만나볼 수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내 과학지식이 부족한것을 굳이 말하고 싶진 않지만,ㅠㅠ 요즘 아이들이 보는 책의 수준에 또 한 번 놀라고,
이런 책을 즐겨보고 다 방면에서 지식의 저변확대를 꽤한다면 우리의 미래도 그다지 나쁘지 않을것 같아 혼자 안도해 한다.^^
아이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새로운 지식으로 고민하고 대화할 수있는 시간을 가질수 있어 무엇보다 감사히 여기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