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비오따쓰 - 세상을 다시 창조하는 마을
앨런 와이즈먼 지음, 황대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사람들은 가비오따쓰를 유토피아라고 부른다. 유토피아는 문자 그대로 '존재하지 않는 곳'이다.

하지만 우리는 가비오따스를 '토피아'라 부른다. 왜냐하면 가비오따쓰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유토피아를 넘어서 토피아라!!

샹그릴라쯤 되겠군...했던 내 생각이 현실에 뿌리를 두지 못한 환상에 가까웠다는 건, 책을 펴고 한 페이지를 넘기기전에 알 수있었다.

콜럼비아!!

남미대륙 북서부에 위치하고  풍부한 삼람자원과 지하자원을 가진 자원 부국임에도 높은 실업률과 극심한 빈부격차로

고통받는 국민들, 장례사업, 무기판매, 단기생명보험 패키지등..죽음이 가장 잘나가는 성장산업이었던

정치.사회적 불안의 모순과 혼돈을 그대로 안고 있는 나라!!

정부군과 게릴라의 무장투쟁이 40년이나 계속되고 마약과 납치, 밀수, 위폐제조..악조건은 골고루 갖춘 이 나라에

'세상을 다시 창조하는 공동체 마을 가비오따쓰'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

 

책을 읽기전에는 이름도 들어 본 적이 없었던 '가비오따스라'는 지명이 콜럼비아  사바나의 깊은 열대우림 속에서

오늘도 이상향의 공동체를 이루며 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미래와 세상의 희망이 여전히 살아있음에  감사했다.

파올로 루가리에 의해 만들어진 가비오따쓰는 언젠가 세계인구가 넘쳐났을 때 지상의 가장 척박한 지역에서 사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라는 육감과 함께 이상적인 문명을 펼치는 데 가장 완벽한 환경이라고  결론 지은 사바나의 야노쓰를 택해서 

반대하는 사람도 없었지만, 희망을 가진 사람도 없이 처음 만들어진 곳이다..

 

"사람들은 가장 편안하고 풍족한 곳에서 사회적 실험을 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가장 힘든 고을 원했지요.

여기서 무언가 이루어낼 수 있다면 세계 어느 곳에서도 해낼 수 있을 겁니다."

현실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이상주의자의 허무맹랑한 소리로 들릴 수 있는 말이 그와 뜻을 같이하는토양학자와  과학자,

후원을 약속한 정치가를 만나면서 그의 이상은 현실로 나타난다.

 

척박한 환경과 오염된 물, 정부군과 게릴라의 빈번한 무력충돌, 불모지에 가까운 땅에 나무를 심는것으로 희망을 심기 시작했다.

공동체 삶에 가장 기초적인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태양력을 생각했다는것은 이례적이다. 친환경적이고 무궁무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초기 설립단계에서 많은 자본과 기술을 요한다는 점에서 선택이 쉽지 않았을 것임에도

미래의 도시를 생각한 거시적 시각에 또 한번 놀란다. 

풍력과  시소 원리를 적용한 펌프, 태양열을 이용한 온수기, 자생력 강한 온두라스 소나무에서 나온 송진으로 만든 생활용품들, 

마약과경합을 벌일 수 있는 약초개발, 바람과 태양을 이용한 발전기등의 신기술은 이상적인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열정의 결정체로 보인다.


가비오따쓰가 성공만 거듭하며 발전해  왔던 것은 아니라는 걸 군데군데 느낄 수있는데,

의료시설의 부진으로 어쩔수 없이 떠나는 사람이 생기고, 국제 구호 단체의 지원 단절로 그들 스스로 수익원을 찾아 나서야 했으며,

게릴라에 의해 사람이 죽었고, 홍수로 나무가 쓸려가고 물이 오염되어 애써 발전시키고 보급시켰던 수동펌프가 무용지물이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비오따쓰는 오늘날 제 3세계의 현실에서 생태주의에 입각한 공동체의 건설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서사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진정한 위기는 자원의 부족이 아니라 상상력의 부족"이라는 파올로의 말처럼  문명과 사람의 이기가

개입된 건설이 아닌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생태적 새로운 문명을 건설했다는 점에서 이 공동체의 생명력은 남다르다.

같은 맥락에서 세계 도처에서 복원되고 있는 자연과 사람이 생생하는 공간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코스타리카나 산타 엘레나, 나프베르크란드같은 모델을 우리는 주시할 필요가 있고 우리도 이런 생태적 공동체나

모델을 향한 시도와 발전에 투자하고 준비해야 될 때라고 느낀다.              

 

 

감옥도 판사도 경찰도 없지만, 범죄도 없는 곳..자물쇠난 교회도 없지만 합의된 윤리가 있는 곳.

숙소와 음식, 교육, 보건 혜택이 무료로 제공되고 바느질을 하거나 쓰레기를 치우는 사람도 최신 태양열 기구를 발명해낸

사람 못지않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곳.

조림된 소나무 숲 사이로 토종 식물들이 자리잡고 양치식물들이 자라는 사이로 동물들이 뛰놀고 새소리가 어우러지는

공산주의자도 아니고 코민도 아닌 '그저 가비오따쓰의 사람들'인 사람들이 사는 곳.

그들이 살아오고 살고 있는 삶은,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하는 것 이라는 말을 다시 확인시켜 준다!!

 

이상향으로 가는 현실속의 동네 가비오따쓰 !!

우리가 만들어 나가야 하는 세상의 만들어진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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