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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지키는 카메라 ㅣ 소설의 첫 만남 3
김중미 지음, 이지희 그림 / 창비 / 2017년 7월
평점 :
소설의 첫 만남 03
꿈을 지키는 카메라
손이 워낙 작은 제 한 손에도 착 감기는 귀여운 책을 만났습니다.
시리즈 이름 그대로, 아이들을 동화에서 벗어나 소설로 가는 첫 길목에서 만나게 되리란 희망으로 엮어졌지요.
사실, 저도 아이들을 만나면서 아이들이 책보다는 일단 내몰린 수학과 영어, 방과후 수업들에 지친 모습을 많이 봐오곤해요.
책을 좋아해도 읽을 시간이 없다거나, 좋아할 틈도 없다거나. 읽어도 권수에 매달리거나.
우리 성인들도 같은 의미에서 책을 가까이 하기 힘든 경우도 많으니, 이해가 가요.
하지만, 중요한 건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것인데. '마음 마중'이 중요한 것인데 말이죠.
그런 아이들이 동화를 벗어나 소설로 가는 길에서 조금이라도 부담을 적게 느끼게 하려는 창비 출판사의 노력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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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꿈"이라는 단어에 이끌려서 이 책을 제일 먼저 만났습니다.
제가 어릴 때만해도 꿈이 여러 번 바뀌곤 했는데 말이죠.
외교관, 방송작가, 영화 연출, 번역가, 작가.
아빠가 선생님이어서, 어릴 때부터 선생님이 되길 권유받았지만 제 자존감이 낮았던지라,
절대 되지 않겠노라 했는데 지금 이렇게 아이들을 독서 지도하게 된 선생님이 되리라고 누가 알았겠어요?
그렇게 꿈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많고, 지금도 여전히 꿈꾸는 엄마인데
지금 아이들에게 되고 싶은게 뭐냐고 물으면 어떤 대답이 들려올까요?
여러 현실들에 막힌 걸 아이들도 이미 알고 그 현실에 순응할지, 벗어날지의 선택도 본인임을 이미 알테구요.
하지만 여기 아람이를 만나면서 꿈이라는 것이, 막막하지만 어쩌면 어려운 자신의 위치에서 시작된 소소함이.
절실함과 바람으로 바뀌며 꿈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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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여전히 개발하고자 하는 이들과 그 곳에 터전을 닦고 살고 있는 많은 이들의 갈등이 존재하지요.
저에게 그 모습은, 그냥 다른 세상에 사는 이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얼마나 안일하고 편협한 생각을 갖고 살아왔는지요!
그 안에서도 삶을 지켜내려는 이들의 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
아이들은 어떤가요? 우울하고, 기운빠지지만 도리어 그들의 모습을 보며, 카메라에 담아가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그들의 모습을 담아내며 꿈을 꾸게 되는 아람이와 그를 지켜보는 선생님. 선생님의 편지.
아람이와 언니의 다른 모습으로의 변화와 그걸 모두 이해할 수 밖에 없는 우리의 시선까지.
아람이의 모습으로 작가는 이야기하죠.
힘보다 희망으로, 평화를 이기자고.
세상의 변화는 작은 것에서 시작한다고.
작은 것에서의 변화가 어쩌면 큰 울림으로 사람들에게 다가올지도 모르겠어요.
언니는 야무지고 똑똑하니까 언니 말대로 성공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나는 그런 언니가 가엾다.
나는 언니의 꿈이 교사일 때가 그립다. 언니랑 잠자리에 들기 전에 친구들 얘기하고,
같이 다리가 길어지는 체조도 하고, 만두를 먹으며 드라마를 보던 그때가 그립다.
74p
백 년 전통의 만둣집을 이어 가자고 약속했던 아버지와 내 꿈도, 유아용품 가게를 하며 세 식구가 오순도순 살겠다던
연서네 꿈도 모두 깨졌다. 그렇다고 모든 꿈이 끝난 것은 아니다. 장 씨 아저씨는 명성시보다 작은 지방의 도시에다
또 다른 'Jang's 가죽 슈즈'를 낼 거고, 12월에 출소할 아버지는 명성시 변두리에다 우리 만둣집을 다시 낼 거다.
꼭 그래야 한다. 그리고 나도 새로운 꿈을 갖게 되었다.
81p
비록,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 모습들을 담아내고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아람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현실을 담고 있는 '소설'이라는 장르와 동시에 현실의 모습에 다가갈 수 있는 힘을 주는 듯 합니다.
동화에서 벗어나 현실에서의 목소리를 내게 될 아이들을 위해. 마중물 독서로 좋으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