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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역사가 바뀌다 - 세계사에 새겨진 인류의 결정적 변곡점
주경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2월
평점 :
품절



꽤나, 무거움이 느껴지는 표지와는 달리, 책의 내용은 내가 이제껏 생각하지 못했던 (사실, 제가 생각해도 그동안 너무 편협한 생각들을 하며 지내지 않았나 싶습니다.) 역사적 사실들과 그 속에서 겪게 되는 전환의 시기를 읽어낸 것이 나에겐 크게 와 닿은 책이었습니다.


띠지를 드러내면 보이는 네 숫자(연대)가 이 책의 핵심내용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1492 / 1820 / 1914 / 1945


흔히들 배우고 알아왔던, 세계 속에서의 대 전환 시기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를 둘러싼 많은 학자들의 연구들과 그 결과들을 그대로 하지만 너무 어렵지않게 펼쳐냈습니다.



세계 대 전환을 읽는 4가지 코드


1492, 에덴동산 입구에 도달하다

1820, 동양과 서양의 운명이 갈리다

1914, 인간이 자연을 통제하다

1945, 세계는 평화를 향해 가고 있는가


어차피 쉬운 답은 오답일 가능성이 높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답을 제시하는 것보다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문제를 잘 파악해야 좋은 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는 넓고도 넓다. 이 광대한 세계에서 우리가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은 무궁무진하다. 과거를 공부하는 것은 회고적 취미가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고 만들어가기 위한 준비 작업이다. - 서문 중에서


<책 속 밑줄>

1492, 에덴동산 입구에 도달하다

만들어진 신화, 콜럼버스 이야기.


콜럼버스는 바다로 밀려 내려오는 거대한 민물을 보면서 에덴동산이 여기서 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4개 강 중 하나는 바다로 직접 들어간다고 자기 스스로 정리하면서 말이지요. 그러나 사실 그 민물의 정체는 오리노코강이었습니다. 콜럼버스가 항해할 때가 마침 홍수 때라서 엄청나게 큰 물이 내려온 것입니다. 여기에서 콜럼버스는 자신이 드디어 에덴동산 입구에 도달했다고 결론을 내립니다. 그렇지만 자신이 당장 그곳에 들어가는 것은 허락되지 않을 것이고, 하느님께서 다만 자신에게 위치를 가르쳐주셨다고 이해합니다. 마지막에 그곳으로 인류를 인도한느 과업은 마지막 황제라든지 다른 주인공이 맡게 될 테고 자신은 그런 사업의 보조 역할을 한다고 스스로 정리합니다. 그리고 지금이 에덴동산에서 시작된 인류사가 에덴동산으로 회귀하는 거의 막바지 시점이라고 생각하고는, 교황 알렌사드로스 6세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냅니다.


제가 드디어 에덴동산을 보았습니다. 그리하여 수많은 성인들과 신학자들이 믿었던 그 사실을 이제 저도 분명히 믿게 되었습니다.

-p69


중요한 점은 콜럼버스만인 그런 생각을 체계화시키고 또 실제로 실행에 옮겼다는 것입니다. 종교적인 동기에서 출발한 꿈이지만, 실제 새로운 항로를 기획에서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여서 결국 그것을 달성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원래 목표는 지금 시각에서 보면 어긋나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의 집요한 노력 덕분에 세계사는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p75


1820, 동양과 서양의 운명이 갈리다

15세기 세계 최강의 세력이었던 중국은 대선단을 이끌고 인도양을 누비던 정화의 대항해를 마지막으로 바다를 버렸다.

반면 유럽은 그 직후부터 바다의 지배자로서 첫발을 내딛는다.


'중국의 통합'과 '유럽의 분열'이라는 현상은 세계사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단순하게 생각해봅시다. 분열과 통합, 어느 족이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할까요? 우리는 왠지 통합되어 있으면 더 큰 힘을 발휘하리라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 세계사가 말하는 바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지금까지의 근대 세계사는 유럽이 분열되어 있었기 때문에 훨씬 더 강력한 힘을 키웠다는 것, 서로 간에 부국강병 경쟁을 하는 통에 이것이 각각의 국가들이 힘을 키우는 데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바로 이것이 근대 세계사에서 유럽이 패권을 차지하는 기본 배경이라 할 수 있습니다.

-p88


1914, 인간이 자연을 통제하다

인간과 자연, 그 복잡다기한 관계를 이야기하다.


인디언들의 세계관에 따르면 세상은 본래 인간과 동물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사는 상태, 곧 '피마다지윈'한 세상이었다.

그러나 문명이 발달하며 인간은 그동안 '친구'라고 여겼던 동물들을 대량 학살해 멸종까지 이르게 했다. 인간과 자연환경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관계를 이루고 있다. 11914년은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고 파나마 운하가 개통된 해이지만,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한 상징적 사건이 일어난 해이기도 하다. 1914년은 엄청난 개체 수를 자랑하던 나그네비둘기가 인간에 의해 멸종된 해다. 파울 크뤼천은 오늘날을 인간의 활동에 의해 지구 환경이 변화하는 지질 시대, 즉 '인류세'라고 명명했다.



1945, 세계는 평화를 향해 가고 있는가

국가가 독점한 폭력과 문명화


"지금이 예전보다 더 폭력적이라는 것은 우리의 착각일 뿐 현대사회는 예전에 비해 훨씬 더 안전하고 비폭력적이다."

국가가 폭력을 통제하는 지금, 우리 사회는 문명화 된 것일까?


과거 사람들은 오늘날 우리와 감수성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과거로 갈수록 몸, 육체성면에서 훨씬 더 자유롭고 '천진난만'하다고 할수 있습니다. 자기 몸에 대한 수치심이 약한 상태였다가 현대로 올수록 내면의 통제가 강화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결국 폭력성이 줄어드는 것과 통합니다. 지금은 "나이프나 포크를 상대방을 향해 들지마라. 그러면 위협적으로 느껴지니 항상 자기 쪽으로 향하도록 하라"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지 않는 정도를 넘어 그런 위협을 연상시키는 행위까지도 하지 말라고 할 정도로 내면의 통제가 강화된 것입니다.

이것이 엘리아스의 문명화 과정의 의미입니다. 현대인은 이렇듯 육체성 혹은 폭력성이 확연히 줄어드는 대신 갈수록 정신적 특성이 강화되는 존재로 변모했습니다.

-p251~252



<내 마음으로>


책을 덮으니 세계사를 아주 광범위하게 한 번 훑어낸 기분이 듭니다. 하지만 부담감보단, 옛날 사람들의 생각, 인식들을 이전과는 달리 공감하면서 읽어나가게 되었지요. 예전같으면 그저 다른 생각들이 너무 받아들이기 힘들었을텐데 말입니다.


주경철 교수님은 지금 세계의 모습들이 옛날 유렵과 유사한 궤적을 따라가고 있고, 그렇기에 장기적으로 더 나은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희망한다고 하셨습니다. 방향을 잡고 노력해나가야 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구요.


책의 광범위한 지식과, 아주 밝지만은 않았던 시절들 이야기에 비하면 낙관적인 전망이고 너무 간단히 언급한 게 아닌가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하였지만, 예전 시대들을 돌아보며 작은 희망이라도 가지자는 의미겠지요.


개인적으로는 과연 우리가 말하는 문명화된 지금 이시기가 언제까지 그 의미 그대로 '문명'화된 세계로 받아들여질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감히 생각해보지 못했던 세계사의 숨은 이야기들이 저에겐 책을 덮을 수 없을정도로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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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만의 단 한 사람 - 한 사람에게 받은 깊은 존중과 사랑이 평생을 살아 낼 힘이 된다
권영애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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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완독을 했습니다. 한 글자, 한 문단, 한 챕터. 도저히 급히 읽어낼 수가 없었고, 그리 읽으면 안되는 내용들이었습니다. 처음에서부터 많은 다른사람들도 느낀 가슴 뭉클함을 저 역시 느꼈고, 갈수록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교사'라는 단어를 '엄마'로 바꾸어서 읽어나가면서는 더 심하게 요동쳤습니다.

 

*아이들은 모른다. 자신이 마음이 아픈 건지, 어떤 상처를 받은 건지, 몸이 아픈 건지 분간하거나 표현할 줄 모른다. 아픔의 이유를 모르는데 어떻게 도와 달라고 할 수 있을까? 그저 화내고, 때리고, 욕을 한다. 그 힘도 없으면 울지도 못하고 조용히 침묵한다.


- 딸이 4살이 되면서, 그저 육아에 힘겹기만 하던 순간들에는 딸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이 (남들이 보기에는 그정도는 양호하다며 위로받기도 했죠) 실은 자신을 봐달라는 신호였어요. 요즘은, 만약 아이가 무엇을 던지거나, "엄마 미워~나 삐쳤어~"라며 소리를 지르며 표현할 때, 가만히 안아주곤 합니다. 그러면 이내 입은 삐죽 내밀었어도 자기 나름대로 이유를 설명하거나 행동을 멈추곤해요. 만약 이 아이가 조금 더 시간이 지나서 이런 표현조차 하지 못한다면 어떨까 생각하니 눈앞이 깜깜해졌습니다. 그 신호를 늦기전에 알아차리고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정성은 한 아이와 '그 아이만의 한 사람'으로 영혼과 영혼이 만나게 한다. 그 정성스런 만남이 기적을 선물한다. 나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한 아이는 '우주'다.'

'나는 매일 '우주'와 만난다.'

'그 아이와 만나는 것이 나와 만나는 것이다.'

그리고 기도한다.

'가장 힘든 아이를 제게 보내주세요.'


*교사라 끌어당기는 대로 아이들의 색은 변한다. 교사가 따뜻하게 인도하면 아이들도 긍정적이고 희망찬 모습으로 변해 간다. 교사가 아이들 내면의 선함과 변화 가능성을 믿으면 아이들은 정말 선해진다.


*아이는 수많은 '작은 성공' 과정을 통해 배우고 결국 성공한다. 아이가 실패, 실수할 때 "네가 노력해 작은 성공을 했구나."라고 격려할 수 있어야 한다.



미덕의 보석 52가지 : 아름답고 갸륵한 덕행, 그 가치는 시대와 계층을 초월한다.


감사, 결의, 겸손, 관용, 근면, 기뻐함, 기지, 끈기, 너그러움, 도움, 명예, 목적의식, 믿음직함, 배려, 봉사, 사랑, 사려, 상냥함, 소신, 신뢰, 신용, 열정, 예의, 용기, 용서, 우의, 유연성, 이상 품기, 이해, 인내, 인정, 자율, 절도, 정돈, 정의로움, 정직, 존중, 중용, 진실함, 창의성, 책임감, 청결, 초연, 충직, 친절, 탁월함, 평온함, 한결같음, 헌신, 협동, 화합, 확신

*그들의 존재 내면에 이미 있는 미덕의 원석이 믿어주는 것, 갈고 닦아 다이아몬드 보석을 만들도록 돕는 것이 내 일이었다.

*아이든 어른이든 네 안에 큰 보석이 있다고, 너는 생각보다 힘이 세다고 존재를 믿어 주는 게 사랑이고 힘이 된다. 존재는 우리가 인정하든 안하든 이미 그 자체로 온전하기에.


*우리는 때때로 소중한 것을 잊고 산다. 아이의 영혼과 존재가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우리의 행동과 말은 아이에게 정반대의 이야기를 한다. 존재보다 물건, 결과가 소중하다고 전한다. 아이가 슬플 때, 두려울 때, 불안할 때 더 아이를 벼랑으로 내몬다. 아이가 힘들 때 아이를 더 힘들게 하는 게 엄마일 수 있다는 것을 잊고 지낸다. 어떤 상황에서도 아이의 감정부터 먼저 안아주어야 한다. 행동 수정은 그 다음이다.


*"저는 '높은 자존감으로 마음의 힘이 있는 아이', '즐기는 독서습관으로 생각의 힘이 있는 아이'가 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요. 한마디로 '자존감과 독서'가 답이지요."

 


-내가 그토록 찾아 해매던 육아철학에 대해 깔끔히 정리되는 순간이었어요. 내가 왜 서현이를 책 읽는 아이로 키우고 싶어하는지. 자존감 강한 아이로 키우게 하기 위해서. 키가 작은 나의 열등감을 있는 그대로 보며 진짜 나를 알게 된 것이 얼마 안되기에, 우리 딸은 열등감을 극복하는 힘을 길러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생각만 그럴 뿐, 그 생각들이 허공에 떠다닐 뿐이었지요. 아이와 티격태격 지내다가 밤이되면 후회하고, 자책하고. 여느 엄마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물론 아직도 티격태격하는 경우도 많지만, 아직도 내가 잘 해내고 있는것인지 모르겠다 여기는 순간이 더 많지만, 지금이라도. 내가 육아 철학을 정립한 후 흔들리지 않고 키워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아이에게 바라는 것은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이 없이 굳은 마음을 갖길 원하고. 자존감이 높아서 아무리 누가 뭐라한들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아이로 자라는 것입니다. 이 글을 읽자마자 소름끼칠정도로 나의 떠돌아다니던 생각들이 제자리에 줄 맞춰 세워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선생님이 예뻐서 존경하는 말을 하라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만큼은 조금은 더 사랑스런 눈으로, 긍정의 눈으로, 더 따스한 눈으로 보아 주는 게 내 아이를 위한 길이라는 것이다. 진심으로 선생님을 좋아하고, 존경하고, 사랑하면 그 마음이 내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아이 앞에서 선생님을 존경하면 할수록 아이는 교사의 가르침으로 영혼을 물들이고, 배운다. 그 가르침과 배움으로 자기를 품어 주고, 다른 사람을 품어 준다. 아이는 그 힘으로 세상을 품을 만큼 넓고 깊은 진짜 어른으로 자랄 것이다.

*우리가 좀 더 감동해 주고, 좀 더 공감해 주고, 좀 더 격려해 주자. 그래서 작은 온기가 세상 구석구석을 다 데우도록 에너지를 늘려 나갔으면 한다. 한 선생님의 따스함이 열 아이를 데우고, 세상의 차가운 기운을 다 몰아가고도 남을 정도로 말이다. 세상에 그런 훌륭한 선생님이 얼마나 많은지 눈을 뜨고 찾아내 주자. 그 온기가 우리 모든 아이들의 마음을 다 데우도록 말이다.


-책을 뒤로 읽어나갈수록, 나는 더 빠져들게 되었어습니다. 요즘의 교육현장에 대한 수많은 안좋은 기사들에 눈살 찌푸려지던게 사실이었고, 심지어는 우리 딸이 학교를 다닐 때 상처를 더 깊게 받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만 했습니다. 그 기사를 벗어나서 보이는 많은 선생님들에 대해서는 생각조차도 하지 않았지요. 어쩜 너무나 우리 아이들을 엄마보다 더 정성으로 바라봐주는 선생님들이 계실텐데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진심으로, 진심으로 죄송하고 또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는 책을 읽어나가며 귀접기를 합니다. 이 책은 귀접기가 수십개가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페이지는 절반 이상이 줄로 그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냥 읽어나가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습니다. 이 책을 보는 사람들에게 (물론, 나는 독서지도사를 꿈꾸고 있어 선생님으로써도 생각해보았지만) '교사'대신 '엄마'라는 단어를 넣어보기를 권해봅니다. 그러면 더 가슴이 두근두근거리며, 내 아이를 보았을때 그 아이의 속마음을 생각해보게 될거예요. 그게 아이를 이해하는 시작이되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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