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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 수업 -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너무 읽고 싶던 책을 이제서야 읽게 되었어요.
그 결과는 대만족! 라틴어 수업이라니. 실제로 서강대에서 강의를 하는 양동일 교수님의 라틴어 수업에 대한 강의록이라는 느낌도 들었구요.
저는 개인적으로..지식을 구하고 고민하는 사람으로써의 생각.
순간을, 지금을 살아가야 된다는 것에 대한 지혜를 배우게 되었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역사의 언어로만 존재하는 라틴어에 대한 이야기에서 그 언어뿐만 아니라 그 당시의 문화, 생각들과 철학들이 온전히 담아져서 지금까지 이어져왔다는 것을 말하면서 '역사'의 언어이지만 지금 파생되어온 수많은 언어들로 '현재'를 살며 존재하는 언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비단 과거의 언어로,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다고 단순히 치부해버릴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지식, 즉 '어떤 것에 대해 아는 것' 그 자체가 학문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학문을 안다는 것은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 앎의 창으로 인간과 삶을 바라보며 좀 더 나은 관점과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이 점이 바로 "우리는 학교를 위해서가 아니라 인생을 위해서 배운다."라는 말에 부합하는 공부의 길이 될 겁니다.
지금 우리 시대에서 학문을 한다는 것.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그저 대학을 가기 위해. 대학은요? 좋은 직장 (과연 좋은 직장이라는 기준은요?)에 가는 것을 목표로?
좋은 직장을 간다는 것은? 잘 벌고 잘 살기 위해서?
그저 알아야 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서 알고나면 끝인 학문이 되어버리면, 결국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전 요즘 이런 생각을 많이해서인지 계속 생각을 거듭하게 되더라구요.
'인생'을 위해서 배울 수는 없을까요? 학교를 가는 것이 다가 아니라 여행을 하며 삶을 배우는 것에서 더 큰 뭔가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냥 단순히 어학 점수를 높이는 게 아니라 그 언어를 둘러싼 사람들의 문화와 생각, 철학을 배우는게 더 값진 것 아닐까요?
강을 건너고 나면 배는 강에 두고 가야한다.
이미 강을 건너 쓸모없어진 배를 아깝다고 지고 간다면 얼마나 거추장스럽겠습니까? 본래 장점이었던 것도 단점이 되어 짐이 되었다면 과감히 버려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저는 어려움이 닥치고나서야 한 때의 장점이 거꾸로 저를 옭아매는 단점이 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어제의 메라튬(장점)이 오늘의 데펙투스(단점)가 되고, 오늘의 데펙투스가 내일의 메리튬이 되기도 합니다.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알 수 없는 거죠. 우리는 무엇하나 명확히 답을 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스스로를 살피며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무엇이 메리튬이고 데펙투스인가 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환경에서든지 성찰을 통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거기에서 곁가지를 뻗어나가야 한다는 것이죠. 내 안의 땅을 단단히 다지고 뿌리를 잘 내리고 나면 가지가 있는 것은 언제든 자라기 마련입니다.
내 안의 기준, 기준점을 잘 정해야 하는 것이죠. 어떤 환경에서든지 성찰을 하는 것. 매번 간과하는 점 아닐까요? 일단, 한 고비를 넘기고나면 한 숨 돌리고 그것에 집중하면서 성찰보다는 살아 내는것에 더 집중하게 되는 것 같아요. 나는 지금 어떤가? 절로 계속 생각해보게 되더군요.
만일 누군가가 저에게 미루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전 주저없이 대답할 거예요.
"절망하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내일로 미룰겁니다." 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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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내일 일은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에 맡겨라. 하루의 괴로움은 그날에 겪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다. '마태오복음 6장 34절'
걱정과 불안이 하루 종일 제 기억을 지배하는 날이 있곤해요. 그 때마다 왜 나는 남들처럼 지금은 즐기지 못할까? 내 상황이 왜이럴까? 이런 생각도 들지요. 하지만 이 말이 저에겐 또 다른 바람처럼 다가왔어요. 절망하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 자체를 내일로 미룬다니.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라는 말을 많이들하죠. 하지만 그 강박관념을 벗어나서, 마음을 새로 들여다보게 됩니다. 절망하거나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내일로, 또 내일로 미룬다는 것이 어쩌면 더 중요한 것 아닐까요?
저는 이 1권의 책에서 내가 살아가는 지금 필요한 지혜를 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