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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리고, 세우고, 지키기
이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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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의 목적은 효율적으로 인적, 물적, 지적 자원을 관리하여 최대한의 이윤을 얻는 것이라고 한다. ‘최소 투입, 최대 산출이라는 거의 구호에 가까워진 이 원리는 현대인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업무의 실제 현장에서 이런 효율성을 어떻게 달성해야 할까? 적어도 교과서는 원칙과 사례를 언급하지만 정작 내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테일러주의와 욕구단계론, 맥그리거의 X-Y이론, 허즈버그의 2요인 이론을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으면 과연 업무 효율성이 높을까 하는 의문은 누구나 품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 경영서 역사에서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을 저술했던 작가 이지훈의 새 책 은 이런 실무자들의 목마름에 부응해줄 것으로 기대되는 책이다. 저자는 단순함과 관련하여 버려라, 세워라, 지켜라라는 3가지 덕목을 강조하면서 책의 서두를 시작한다. 말하자면, 교과서에서 항상 접하는 효율성 향상의 실무 방법론인 셈이다.

 

방대한 자료 수집과 이들의 자연스러운 인용, 배치는 저자의 주장에 편안하게 동의하도록 만들어주는 구성이다.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저자가 상당한 경력을 가진 기자라는 것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또한 책이나 논문의 신뢰도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덕목은 참고문헌의 성실한 정리인데, 이 책은 대중서임에도 그러한 점을 소홀히 하지 않음으로써 내용의 신뢰성을 유지한다. 참고문헌 목록을 꼼꼼히 살펴보면, 출판된지 오래되어 구하기 힘들거나 기타 서적의 재인용을 한 흔적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의 서적이 2010년 이후 출판된 것이며 또한 독자가 접근하여 읽을 때 큰 도움이 될만한 명저들이다.

 

책의 기반을 다지는 기본적인 자료 수집과 정리가 탄탄하다 보니 전체적인 내용 구성상의 밀도 또한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예컨대 P.250에서 저자는 복잡성 문제가 생긴 조직을 판별하는 소견으로 과도한 접점, 복잡한 계층구조, 불분명한 권한 및 책임소재, 경쟁사에 비해 느린 의사결정등을 들면서 이를 풀기 위해 명확한 역할과 책임 부여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이 사이에 뒷받침하는 논거들은 제프 베조스의 두판의 피자 법칙, 인류학자 로빈 던바의 뇌에 대한 설명, 스티브 잡스의 업무 경험들로 채워진다. 소위 돌직구식의 자기 주장을 일삼는 평범한 경영 대중서들에 비해 얼마나 설득력이 높은가?

 

좋은 경영서일수록 풍성한 사례의 제시 및 정리는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책의 장점은 국외의 유명 사례를 언급하는 것 뿐 아니라 책의 독자인 한국인에게 어필할 수 있는 국내 사례를 균형있게 배치한다. P.2942014년의 프로야구팀 넥센의 성공사례에 대한 분석은은 저자의 사례 선택에 대한 감각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다. 저자는 SWOT분석에 따른 경영이 구단의 성공에 어떻게 기여하였는지도 설명하면서 자연스럽게 저자의 중심 논지인 선택과 포기로 연결짓는다. 이 과정에서 논리의 비약은 거의 찾아볼 수 없으며, 사례를 검토하는 것만으로도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의 전달이 이루어짐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저자 자신이 강조한 기자가 쓰는 글이 갖추어야 할 덕목에 스스로 부합하는 장점이며, 이 장점은 책 전반에 걸쳐 유지되며 가독성을 높여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읽는이에 따라서는 이 책이 과도한 인용 중심의 구성을 띄고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모든 분야에서 보다 신뢰도 높은 근거를 요구하는 요즘 더 이상 내 말을 믿고 따르라, 불신자들이여.’ 라고 외치는 방식의 기술은 이제는 누구에게도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또한, 저자의 압축적인 요약 기술은 신속한 독서 이런 류의 서적에 대한 예상 독자가 흔히 원하는 를 원하는 바쁜 실무자들의 수고를 줄여주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되지만, 단순 요약집 성격의 실무 지침을 원하는 독자였다면 예컨대 chapter 4에서의 갑작스러운 거시적 시각 확장이 뜬금없어 보일지도 모르겠다. 또한, 국내 독자를 대상으로 한 실무지침서라지만 P.196부터 이어지는 대한민국 청년의 창업에 대한 불안감을 용기의 문제로 치환해버리는 내용같은 경우 사례의 현실 적합성과 관련된 문제제기가 충분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간혹 보이는 자잘한 의문점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Guru가 없고, 어른이 사라진 지금 홀로 업무와 삶의 방향성 결정에 고민하는 대다수 직장인들에게 훌륭한 교양 강의로 기능할 수 있다. 또한, 참고문헌의 수량 및 우수성을 바탕으로 드러나는 저자의 풍부한 식견에 주목해본다면, 근래 출판시장의 화두가 되었던 메타-으로써의 역할도 기대할 수 있는 책이다. 여러 측면에서, 이 책은 다이어트가 대세인 이 시대에 우리의 인생도 다이어트가 가능할 것이라는 확신을 던져주며, 피터 드러커가 말했던 지식근로자(Knowledge worker)의 역량 향상이라는 화두에도 부합할만한 책이다. 다만, 그 향상되는 역량이 어떤 방향의 것인지는 읽는이가 누구인지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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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신 - 토크계의 전설 래리 킹에게 배우는 말하기의 모든 것
래리 킹 지음, 강서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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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잘한다는 덕목은 인간의 의사전달수단이 울부짖음을 탈피한 이래로 언제나 사회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왔다. ‘말을 잘하는 사람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한 사람은 모두 말을 잘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니, 대화의 중요함이란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이 중요한 말하기 방법에 대하여 마치 개인지도를 받는 것과 같은 형식으로 잘 정리된 책이 출간되었다. ‘대화의 신이 제목인 이 책의 저자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토크쇼의 황제 래리 킹이다. 그는 서두에서부터 당시이 지금 말을 잘하든, 못하든 이 책의을 통해 말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화술을 발휘하여 독자를 이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일단 재미있다는 것이다. 책의 구성은 전체적으로 일화를 중심으로 짜여있어, 매우 직관적으로 내용이 전달된다. P.45페이지에서는 래리 킹이 직접 겪었던 대화 중 유머의 사례를 그대로 묘사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나는 하루에 시가를 열대 피우고, 매일 점심 먹을 때보다 마티니 더블 두 잔, 저녁에 또 두 잔을 마시죠. 그리고 젊었을 때보다 더 여자들과 어울립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의사가 그 점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봅니다.” “그런데, 내 주치의는 10년 전에 죽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읽으면서 작은 웃음이나마 짓지 않을 독자가 얼마나 될까. 이 부분에서 래리 킹이 전달하려는 것은 실상 대화에서 유머가 매우 중요하며, 특히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사실, 다 아는 이야기 아닌가? 중요한 것은 어떻게 독자에게 네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게 아는게 아니야.”라는 깨달음을 주는 것이다. 이 점에서 래리 킹은 본인의 말솜씨만큼이나 훌륭한 글솜씨로써 독자를 설득한다.

 

다만, 이런 식의 전개가 자칫 난잡한 내용의 만담집이 되버릴 수 있다는 위험성 또한 저자는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저자는 부분부분 요약정리 형태의 방점이 될만한 기술을 잊지 않으며, chapter 말미에 따로 Review를 첨부하는 편집의 묘를 발휘한다. 이런 지점에서 독자는 내가 분명 소설책이 아닌 실용서를 읽고 있음을 상기하게 된다. 중간의 내용에서 주제가 전환되는 흐름도 매우 부드러운데, P.135를 보면 유명한 협상 전문가인 허브 코헨의 일화와 관련하여 사례 코헨 서적의 인용 저자의 의견의 순서로 내용이 구성하여 가독성을 철저히 높이는데, 이와 같은 방식으로 래리 킹은 독서-몰입-이해의 공식으로 독자를 잘 이끌어나간다.

 

실무자의 관록 또한 책 곳곳에서 빛난다. 저자는 대화와 관련한 난제들을 정말 빠짐없이 짚어내어 chapter를 구성하였다. 사실, 누구나 안다고 여기는 부분이나, 누구나 중요한 것으로여기는 문제는 어느 책에나 있다. 그러나 P.98에서 처럼 남녀 간의 대화에 관한 나의 충고는, 가능하면 대화 초기에 상대에 대해서 많은 것을 파악하라는 것이다.” 같은 돌직구같은 기술은 실전에서 단련된 전문가의 날카로운 한마디인 것이다. 이런 영양가 넘치는 정보가 이 책에는 곳곳에 등장하니, 어찌 집중하지 않을 수 있으리오. 미국인의 책이기 때문에 사람과 사람간의 격의없는 대화가 훨씬 어려운 한국의 문화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점만 제외하면 이 책이 주는 대화에 관한 정보들은 대체로 그 가치가 매우 높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대화 고수의 무공 비급서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 이 책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대화, 경청, 연습, 성공적이라는 간단한 진리이며, 그 진리에 쉽게 다가서는 길을 알려준다는 점이 이 책의 위대한 점이기도 하다. 과묵한 사람이 우대받는 풍조이며, 침묵이 금과옥조처럼 받아들여져 온 우리나라의 문화에서 보다 많은 이들이 대화와 말의 기법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는 충분하다. 사이토 다카시 교수는 잡담에 당신의 인간성이나 인격같은 사회성이 모두 응축되어 있고, 30초의 대화 속에서 그것이 속속 간파된다.’ 라고 하지 않았던가? 나는 이러한 점에서 래리 킹의 이 책을 인생을 묵언수행으로 보낼 생각이 없는 모든 이들이 한번쯤 읽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용이 쉽고 구성이 단순하니, 1시간 30분만 투자한다면, 읽는 이의 Human Relationship에 분명한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한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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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와 소음 - 미래는 어떻게 당신 손에 잡히는가
네이트 실버 지음, 이경식 옮김 / 더퀘스트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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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 시대라는 표현이 진부하게 느껴질 정도로 21세기 한국인들은 다량의 정보를 받아들이고 처리하고, 판단하여야 한다. 조직이 아닌 일개인이 다루어야 할 정보의 양과 질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과거처럼 소수의 유용한 정보를 좀더 일찍 접하는 것만으로는 경쟁우위를 점하기에 한참 부족한 세상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위한 확률적 접근 및 대량의 데이터를 해석하는 역량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적이라고들 한다. ‘신호와 소음은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독자들에게 해결의 실마리를 던져주는 책이다. 저자는 책머리부터 인간 지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는 점이 바로 개개인이 정보를 선별하는 역량을 갖추어야 하는 당위성을 제공한다고 이야기하며 책의 주제를 단도직입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정보량이 정보를 처리하는 우리의 이해 능력을 추월할 때 인간은 진보가 아니라 퇴보를 경험할 수도 있다는 경고는 이 책이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를 다시 한번 강조한다.

 

책의 서두에서 인간의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과 관련하여 저자는 신경과학자의 연구결과를 인용하여 설명을 이어나간다. 인간은 민첩하게 위험을 회피하는 방식으로 발전하였기 때문에,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반복양상을 발견하려는 욕구가 다른 어떤 동물보다 강하다고 한다. 예컨대, 갓 태어난 아기가 얼굴의 기본 양상을 인식하는 것은 아이의 개별적 학습이 아니라 진화를 통해 학습한 능력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진화를 통해 습득한 본능 때문에 사람은 아무런 패턴이 없는 곳에서조차도 특정한 양상을 보게 된다는 점이 구체적 문제의식이 된다. 인용의 대상이 되는 신경과학자 토마스 포조는 이 문제를 이렇게 표현한다. “사람들은 무작위의 소음 속에서 양상을 발견하는 일을 늘 해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대하여 저자는 책의 말미에서 다시한번 이렇게 강조한다. “우리의 뇌는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단순화와 어림짐작을 한다. 단순화와 어림짐작은 실용적 지식으로 기능하며 우리가 하는 일에 유용한 지침이 된다. 하지만 이것들은 완벽하지 않다. 또 우리는 이것들이 얼마나 진리에서 빗나가 있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신뢰할 수 있는 예측은 어떻게 얻어지는 것인가? 저자가 제시하는 키워드는 베이지언 통계학이다. 먼저 베이즈 정리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해보자면, 베이즈정리는 주관적인 믿음에서 출발해서 객관적인 증거를 가지고 믿음의 확률을 높여나가는 과정이다. 베이즈 정리가 발전되고 응용된 결과, 금융시장의 위험관리를 계량적, 확률이론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고 이에 기인하여 금융시장의 온갖 파생상품들이 등장할 수 있었다. 저자는 이와 관련하여 예측은 인간의 삶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요소임을 강조하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확률과 불확실성을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만들어주는 이론으로 베이즈 정리를 소개하고 있다.

 

확률과 불확실성 그리고 예측의 문제는 통계학자들이 이미 능숙하게 다루고 있는 문제들이다. 저자가 설명했던 것과 비슷하게 대통령 선거를 치르고 나면 누가 당선이 될 것인가에 대한 문제에서부터, 개별 직장의 경영상황 추이에 이르기까지 현대 사회의 모든 학문과 의사결정분야에 통계가 사용되지 않는 분야는 없다. 그렇다면 베이즈 정리라는 것이 따로 무슨 할 일이 있기에 저렇게 소개를 한다는 말인가? 이에 대해서 저자는 객관성을 실험실 안에 있는 어떤 것으로 파악한 기존의 통계적 방법론은 베이즈주의적 추론에 비교하면 정확한 예측이라는 달성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주장한다. 여기까지 오면 이 책이 지향하는 바는 분명해지는 것이다.

 

통계적 추론(statistical inference)의 방법이 빈도주의적 접근과 베이즈주의적 접근이라는 2종류로 크게 나뉜다는 점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빈도주의적 통계추론이 바로 저자가 비판한 고전적 개념의 통계분석을 지칭한다. 실제, 완벽한 현상의 해석, 예측도구처럼 보이는 기존의 통계 모델이라도, 실제 현실에서는 독립변수와 종속변수가 한데 얽혀있는 경우가 다수라는 약점은 분명하게 존재한다. 현실이 그러하다면, 책의 제목이 말하는 것처럼 우리가 소음의 대표되는 의미없는 데이터 파편들을 유의미한 정보로 인지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을 터이다. 그리고 이 변수를 고려한 통계적 분석의 결과물은 계량적(quantitative)’ 이지만 객관적이지는 않은 것이 되고 마는 것이다. 베이즈주의적 접근은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개연성 있는 확률이라는 측면에 더 집중하게 된다.

 

조건부 확률이라는 개념이 있다. 사건에 대한 정보가 주어진 상황에서 확률을 구한다는 의미인데 흔히 사건 B가 발생하였다는 조건 하에서 사건 A가 발생할 조건부 확률을 P(A|B)라고 약속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조건부 확률의 개념을 가장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어떤 사건의 발생확률을 예측할 때 이용하는 방식이 베이즈주의적 접근이라 요약할 수 있겠다. 일반적으로 슛을 어떤 농구선수가 슛을 시도하여 성공할 확률이 50%인데, 열 번의 시도 중 열 번의 슛을 모두 성공하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때, 열 번째 슛이 성공할 확률을 어떻게 예측할 수 있을까? 빈도주의적 관점에서는 기존에 새로이 입수한 정보와 무관하게 성공확률을 여전히 50%로 예측할 것이다. 그러나, 베이즈주의적 관점에서는 이럴 때 열 번의 시도 중 열 번 모두 성공하였다면 열 번째 슛도 성공할 것임을 명확한 것으로 보고 열 번째 슛이 성공할 확률을 100%로 본다. , 주어진 사건(열 번째 슛이 성공하는 사건)의 확률을 구하고자 하는 경우, 주어진 정보(열 번의 시도 중 열 번 성공)는 구하고자 했던 예측 확률에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예측을 하면서 순전하게 빈도주의 통계로만 접근하는 것은 특히 표본 자료가 충분하지 않을 때는 효과가 낮다는 설명을 덧붙인다.

 

구체적으로 베이즈주의적 방식으로 어떻게 잘 예측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하여 저자는 다음과 같은 논리를 전개한다. 우선, 인간이 변수와 모델을 통하여 아주 정밀한 통계적 모델을 만들어내었더라도 변수와 관찰 속에 들어있는 불확실성 때문에 그 정밀성(accuracy)이 정확성(precision)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잘 설계된 통계학의 전문성이 우리의 눈을 흐린다. 책머리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인간의 뇌는 패턴이 없는 곳에서도 패턴을 발견하려는 경향이 있다. 인과관계가 없더라도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처럼 포장된 통계 분석의 결과물은 전문가의 눈조차도 흐리는 것이다. 통계학 전문가들 조차도 편견에 사로잡힐 수 있는데, 이 원인은 계량화할 수 없는 요소들을 보다 세밀하게 분석하여 교란요소들을 통제하지 않았기 때문이 된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대안이 결과에 대한 확률적인 고려는 과학적 예측에서 필수 요소다. 예측에 있어 단일한 수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니라 가능한 모든 수를 열거하고 그 수 각각의 확률을 말하는 것이다. 베이즈주의적 관점은 합리성을 개연성(확률)’과 관련된 문제로 보는 방식이기 때문에 이러한 태도에 충실한 문제해결의 방식이 된다.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베이즈주의적 접근은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정보에 따르는 사전확률에 계속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면서, 사실관계와 조건, 환경이 바뀔 때마다 그 사전확률을 업데이트해서 예측에 도달한다. 경기후퇴나 대통령 선거처럼 드물게 나타나는 사건, 따라서 판단의 근거로 삼을 자료가 그다지 많지 않고 엄청난 양의 불확실성이 내재하는 문제를 제한 시간 안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때 우리에게는 완벽한판단을 내릴 능력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정이다. 그 다음, 기본적으로 예측이라는 활동은 정보처리 활동의 한 유형, 즉 새로 나타난 자료를 이용해서 세상에 대해 더 진리에 가깝고 더 정확한 개념을 찾아나가는 과정으로 생각하여 임하는 것이 문제해결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베이즈주의적 관점의 멋진 특성 하나는, 우리 앞에 제시되는 새로운 증거를 해석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경험적(사전적) 믿음들을 우리가 가지고 있음을 명쾌하게 인정할 때, 세상의 변화에 우리가 반응하는 방식을 아주 자세하게 묘사한다고 표현하였다.

 

책의 전반부는 예측과 관련된 각종 문제를 소개하고, 후반부는 베이즈주의와 관련된 각종 개념 설명이 보다 자세하게 언급된다. 다행스럽게도 통계 관련 전문서에서 자주 보이는 수식과 기호가 난무하는 문제점은 이 책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한 분야의 전문가라고만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방대한 분야 경제, 정치, 야구, 기상, 지진, 전염병, 체스에 포커까지!! -의 다양한 사례를 매우 가독성 높은 문체로 설명하고 있어 이런 분야에 문외한인 독자라도 자연스럽게 저자의 관점에 설득될 수 있다. 또한 베이즈 정리를 소개하는 챕터에서는 오히려 본인 스스로가 밝혔듯이 매우 조심스럽게 고른, 그렇지만 매우 자극적인 소재들 불륜, 9.11 테러 등 을 바탕으로 단순하지만 이해하기 쉽지 않은 개념을 대단히 직관적으로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소음에 대한 신호의 비율이 점점 작아지는 현실 즉, 너무 많은 양의 정보가 유입되어 점차 실제 유용한 정보가 차지하는 범위는 줄어드는 상황에 대한 답을 이렇게 제시한다. ‘우리가 아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아는 것고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 사이의 차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한 다음, 처음엔 도약을 크게 하고 그 다음부터는 작은 발걸음을 꾸준히 놀리라는 것이다. 여기서 도약이란 베이즈주의적 사고를 우리의 뇌에 장착하는 것이다.

 

내가 제시하는 해법은 태도의 변화를 전제한다.’ 라고 선언과 함께 이 책은 시작되었고, 베이즈주의적으로 생각을 해보라는 말과 함께 책이 끝났다. 이 책에 방대한 분량에 질리지 않고 끝까지 비판적으로 독서를 마친 독자라면, 우리의 인생을 둘러싼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태도에 대하여 대해 다른 시각이 열릴 것으로 확신한다. 누군가와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훌륭햔 학문적, 업무적 성취를 이뤄낸 저자이지만, 저자가 독자들에게 권하는 방법은 하늘에서 내려온 천재가 하사하는 특별함따위가 아니라는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라고 꼽고 싶다. 베이즈주의 원칙을 쉽게 적용하는 방법은 그저 겸손함을 갖고 수없이 많은 예측을 좀더 부지런히 하라는 평범하지만 분명한 문장이 이 책의 결론일 뿐이다. 전문적인 내용과는 별개로 회사에 근무하는 직장인으로써 정말 기억하고 싶은 한 구절은 이런 것이었다. 경쟁이 치열한 분야에는 경쟁을 통해 이른바 수위water level’라는 게 형성되어 있고, 당신이 얻은 수익은 이 수면 밖으로 빙산의 일각과 같다. 수면 위로 드러나는 아주 작은 경쟁우위가 가능해지려면 그 아래로 엄청나게 많은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철학자들이 말하는 좋은 삶의 태도와 데이터과학자가 말하는 좋은 예측의 방법론은 생각보다 유사한 측면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 불확실성과 위험 앞에 몸부림치며 일상을 살아가는 나의 회사 동료들에게 이 책을 조심스럽게 추천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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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무작정 따라하기 - CEO를 꿈꾸는 당신의 선택! 쉬운 경영학 원론! 길벗 MBA 무작정 따라하기 시리즈 1
미아자키 데츠야 지음, 이우희 옮김, 고욱 감수 / 길벗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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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들은 오늘날 모든 사회적 과제들이 대규모 조직들 안에서 그리고 대규모 조직들을 통해서 해결되고 있다는 사실을 당연한 것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는 1960년대에 이루어진 YMCA 경영자 워크숍의 한 강연에서 이처럼 경영을 우리 삶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하는 시대가 왔음을 역설하였다. 그는 또한, 약간은 극단적이지만 경영 관리를 할 수 있는 국가는 그 순간부터 미개발 국가가 아니며, 빈곤에서 빨리 벗어나는 방법은 아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극단적인 표현이지만, 오늘의 우리나라에서도 경영에 익숙하지 못한 개개인들이 경쟁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이 현실임을 생각하면 드러커의 혜안은 시간의 간극을 넘는 것이었음을 새삼 느낄 수 있다. 한국 경제가 고도성장기가 끝났고, 고용없는 성장 속에 어려움을 겪는 이 시기에, 관련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경영학 관련 지식으로 무장하여 최소한의 비교우위를 갖추고자 하는 시도는 필수적인 것이 되었다.

 

경영과 관련된 입문서를 표방하는 서적이 많지만, 실제로 실무에 종사하는 이가 가볍게 읽어보기에는 무게가 과도한 책들이 많았다. 미야자키 데츠야의 경영학 무작정 따라하기는 이러한 Need에 부합하는 소수의 책들 중 가장 부담없이 권할만한 책이 아닌가 싶다. 책의 저자는 마케팅 전문 연구자로 일본의 대학 교수로 재직중인데, 다른 분야에서도 종종 보이는 현상이지만 출판 강국 일본이라는 말을 새삼 확인하게 해주는 것은 일본인이 집필한 입문서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상아탑에 몸담고 있는 학자라는 무게감은 벗어버리고 책 전반에 걸쳐 가벼운 문체로 개념 설명을 진행하며 중요 개념은 대체로 도해를 곁들여 직관적 이해를 돕는다.

 

특히 경영학을 공부하며 가장 까다로울 수 있는 부분인 경영관리이론 파트나 재무관리 파트에서 이 책의 장점은 더욱 빛을 발한다. 더 이상은 불가능하다 싶을 정도로 간결한 설명이 이어지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경영 전반의 개념에 대한 것을 통독할 수 있다는 점은 실무자를 위한 보조서로써 매우 큰 장점이라고 하겠다. 일본의 독자적 경영 사례가 간혹 매우 강조되는 부분들은 우리 입장에서는 생경하게 보이기도 하고, 책의 분량이 약간 늘어나더라도 좋으니 약간의 추가 설명이 아쉬운 면들도 있기는 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경영이 무엇인지 이제부터 알아가고자 하는 대다수에 독자들에게 가장 먼저 권할 수 있는 공부방법은 이 책의 통독이 아닌가 싶다. 쉬운 이해가 깊은 이해로 나아가는 발판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체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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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씽]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하드씽 - 스타트업의 난제, 어떻게 풀 것인가?
벤 호로위츠 지음, 안진환 옮김 / 36.5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경영지침서가 난립하는 시절이다. 곳곳에서 이 책의 저자는 경영의 구루이며, 경영의 이 이 책을 내놓았노라고 목청껏 외쳐댄다. 효율성은 경영학의 모토인데, 정작 독자의 소중한 시간을 효율적으로 아껴주겠다고 이야기하는 경영서는 보이지 않으니 이게 어찌된 일일까. 개인적인 경험으로 거칠게 분류하자면 소위 경영에 참고할만한 서적의 종류를 둘로 나눠볼 수 있다. 하나는 학문적인 소위 전공서적이나 교과서에 가까운 책이다. 이런 책은 참고문헌의 정리가 꼼꼼하고, 많은 양의 지식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어 독서의 본래 목적에 잘 부합하기는 하지만 독서에 드는 시간도 오래걸리고, 실무 응용에 있어서는 막막한 감이 있다. 또다른 하나는 소위 교양 내지는 실용 경영서라 부를 수 있는 책이다. 문체가 쉽고 내용이 적어 순식간에 읽어내릴 수 있지만, 내용이 두서가 없는 경우가 많거나 저자의 이야기가 과연 신빙성이 있는 것인지 의심갈 때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새로나온 하드 씽은 실용 경영서의 범주에 드는 것 같다.

 

하드 씽의 저자는 벤 호로위츠라는 성공한 기업가인 동시에 블로거라고 한다. 인기리에 작성하였던 블로그의 글들을 가공하여 하나의 서적으로 내는 것은 이미 국내에서도 흔한 방식이 되었기에 새로울 것이 없다. 또 다른 특이한 점은 인터넷 세상에서의 승자일 뿐 아니라, 실제 세상에서도 승리한 투자자의 부류에 속한다는 것이다. 이런 본인의 경험을 책으로 만들기 전에 그는 이미 서문에서 성공적인 위기극복의 공식은 없다는 표현을 2페이지 사이에 무려 7번이나 사용한다. 저자의 약력과 서문의 분위기가 이 정도라면 대충 책의 성격은 바로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경영서를 자주 읽는 효율적인 독자라면 본인의 취향에 따라 이 시점에서 책을 더 읽을지, 접을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기는 하다.

 

일단 실용서라고 말할 수 있는 책은 단시간에 통독이 가능해야 한다. 실용서의 독자는 독서에 장시간 투자하기 보다는, 신속하게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지식을 검색하려는 목적을 갖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바탕으로 이 책을 살펴본다면 즉시 확실한 합격점을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는 그 이상이기도 하다. 책의 P.143페이지를 보면 이런 내용이 보인다.

<“고객 이탈률이 매우 높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사용자 기반을 대상으로 이메일 마케팅에 주력하면 고객들이 우리에게 돌아올 겁니다.” 아하, 사람들이 우리의 서비스를 저버리고 돌아오지 않는 이유가 그들에게 스팸 메일을 충분히 발송하지 않아서 그런 거군. 거 말 되네. 염병할, 말이 되긴 뭐가 돼. 도대체 이런 거짓말들은 다 어디서 나오는 걸까>

비속어 사용을 불사하면서까지 단도직입적인 메시지의 전달을 시도한다. 독자의 반응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간에 효율적인 메시지 전달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부정적인 반응을 한 독자라도 관련 내용은 분명히 머릿속에 남을테니까.

 

문학서가 아닌 책의 문체도 하나의 특징으로 본다면, 이 책의 장점은 거기서도 찾을 수 있을 듯 싶다. 보통의 경영학 입문서가 요약된 내용을 아주 단조로운문체로 전달하기 때문에 많은 도표와 사례 제시에도 불구하고 지루한 느낌을 준다면 이 책은 거의 전체가 대화체 내지는 강의에 가까운 문체이기 때문에 별다른 도표나 삽화 등이 없어도 눈을 뗄 틈이 없다. 아직 원서를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번역서가 이런 종류의 문체로 집필되었다면 이를 제대로 분위기를 살려 번역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것은 조금만 책을 읽어본 독자라면 알만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 책의 한국어판이 훌륭한 가독성을 갖는 것은 번역자인 안진환에게 그 공이 돌아가야 할 것이다. 번역서는 대체로 번역자를 먼저 살펴야 책의 가독성을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이 책은 이미 번역의 질과 관련된 걱정은 별로 하지 않아도 됨을 보여준다.

 

경영 관련서에서 다양한 사례의 예시는 기본적인 편집 전략이다. 그런데, 여타 교양서 수준의 책을 들여다보면 주제와 관련성이 떨어지거나, 또는 저자가 그런 연결고리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 독자에게는 사례가 나열식으로 배치된 것으로 보이게 되어 이해를 돕기 위해 배치되었던 내용들에 의해 오히려 집중력이 저하된다. 이 책에서 제시된 사례들은 순전히 저자의 개인적 경험에 의거한 것들이 많고, 약간은 난잡한 느낌마저 든다. 그렇지만 각각의 사례들이 저자가 무엇을 위해서 예를 들었는지 여부를 분명히 알 수 있게 내용상의 연결점이 드러나 있어 독자가 읽는 중에 내용에서 유리되었다는 느낌을 받는 일은 없다. 또한, 각각의 사례들 자체가 피상적이지 않고, 마치 악전고투를 거쳐 살아남은 전쟁 용사의 경험담같은 조언으로 가득하다. 이런 정도의 내용이라면 편집상의 단점은 어느 정도 용서가 되지 않을까?

 

저자는 본인의 사례를 자랑삼아 늘어놓는 것으로 책의 내용을 모두 채우지는 않는다. 책의 전반부가 주로 저자의 경험과 관련된 내용 위주였다면, 후반부는 갑자기 분위기를 바꾸어 수업 요약과 같은 업무의 지침이 제시된다. 이를테면 책의 191페이지는 업무의 적임자를 어떻게 찾을 것인가와 관련된 챕터이다. 여기서 저자가 제시한 내용은 정확히 3가지 단계이다. 첫 번째는 원하는 인재상을 명확히 정할 것, 두 번째는 적임자 판단을 위한 프로세스를 실행할 것, 그리고 세 번째는 책임자 단독으로 결정을 내릴 것. 이와 관련된 사이사이의 내용에 갖가지 조언 자신이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깨닫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스스로 해당 직책을 맡아 보는 것이다.. 등과 같은 과 매뉴얼에 가까운 실무 방법론이 매우 세심하게 설명되어 있다. 이런 장점은 이후 책의 다른 부분에서 설명하는 성공적인 직원 피드백의 비결이나 ‘CEO가 갖추어야 할 점등과 같은 중요 주제에 대한 설명에서도 비슷하게 발휘되고 있다. 이를 통하여 독자는 숙련자의 경험을 11 지도를 통해 사사받는 듯한 생생함을 느끼게 된다.

 

분명 한번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말할 수 있는 책이다. 다만, 한계는 한계대로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먼저 이 책은 어찌되었든 Blog에 올린 글을 재정리한 책이다. 물론 서적을 출간하기 위하여 상당한 시간 글의 수정과 편집에 공을 들였을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애초에 지적 엄밀성을 기대할 수는 없는 글들이다. 특히 Keyword에 해당하는 중요 사례에서 보다 넓은 범위의 신뢰도 부여를 위한 statistical data를 인용한다던지, 선행연구 논문과 본인의 언급을 비교한다던지 하는 스칼라쉽은 이 책에서 찾으면 안되는 것들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reference의 체계적 제시같은 것도 없다. 이런 한계점 때문에 높은 가독성과 함께 명쾌한 결론 및 방향성을 보여주는 경영전략 지침서임에도 불구하고, 읽는 이에 따라서는 신뢰도를 담보할 수 없는 그저그런 자기자랑일 뿐이라는 비판에서도 자유롭기는 어려운 책이기도 하다. 저자가 순전히 자기 생각만으로 한 이야기임을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분명히 책의 내용 속에는 몇가지 reference가 언급되며, 그들 중에는 경영과 관련된 권위있는 저작들도 눈에 띈다. 다만, 저자가 가장 자주 인용하는 서적의 저자는 앤디 그루브인데, 저자의 개인적 평가 이외에 아무런 객관적 이유를 제시하지 않는다. 이런 식의 인용은 blog의 메시지일때는 허용이 되는 것이겠지만, 출판물을 준비하는 경우에는 좀더 성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깔끔하게 잘 정리된 또 한권의 경영 교양서이다. 가독성, 내용의 명료성, 실용성 모두를 만족시키며 번역의 질 또한 우수하기 때문에 누구라도 이 책을 구입하여 읽겠다고 한다면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말해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실용서로써의 약점도 아주 분명하게 드러나는 책이기 때문에 내용을 금과옥조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말도 꼭 덧붙이고 싶다.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이 책이 가장 도움을 줄 수 있는 때는 스스로가 경영의 이론/실무에 관하여 최소한의 지식이 확립된 유경험자가 참고를 하는 경우일 듯 하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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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15 19: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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