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몇 시인지 알고 싶은 사람에게는 완전히 무용지물이었다. 괘종시계에는 아홉 개의 황금색 바늘이 있었는데, 각각의 시곗바늘에는 위즐리 가족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괘종시계의 숫자판에는 숫자 대신에 ‘집’ ‘학교’ ‘직장’ ‘행방불명’ ‘병원’ ‘감옥’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다. 12라는 숫자가 있어야 할 위치에는 ‘사망’이라는 글씨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여덟 개의 시곗바늘은 ‘집’을 가리키고 있었지만, 가장 기다란 위즐리 씨의 바늘은 여전히 ‘직장’을 가리키고 있었다. 위즐리 부인은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ㅡ정말 멋진 위즐리 부인의 괘종시계


“해리, 네빌의 부모님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아다오. 네빌은 자기가 원할 때 다른 사람들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단다.”
ㅡ덤블도어가 해리에게


나는 펜시브를 사용한단다. 그저 머릿속에서 넘쳐 나는 생각들을 빨아들인 다음에 이 대야에 쏟아붓기만 하면 되는 거야. 그리고 한가할 때 다시 들여다보는 거지. 이런 식으로 정리를 해 놓으면 어떤 사건의 유형이나 연관성을 파악하기가 훨씬 더 쉬워지거든.
ㅡ펜시브에 대해. 덤블도어



천 년도 더 전에
나를 새로 만들었을 때
유명한 마법사 네 명이 살았어요.
그들의 이름은 아직도 잘 알려져 있어요.
황야에서 온 용감한 그리핀도르
골짜기에서 온 공정한 래번클로
넓은 계곡에서 온 상냥한 후플푸프
늪에서 온 심술궂은 슬리데린
그들은 소망과 희망과 꿈을 다 함께 공유했어요.
그들은 대담한 계획을 세웠어요.
젊은 마법사들을 교육시키자는 것이었죠.
그래서 호그와트 학교를 세운 거예요.
네 명의 창립자들은
제각기 나름대로 기숙사를 만들었어요.
서로 다른 덕목에 가치를 두었기 때문에
가르치는 것도 달랐어요.
그리핀도르는
가장 용감한 사람을 추천했고
래번클로는
가장 영리한 사람이 최고라고 생각했고
후플푸프는
근면한 사람이 들어가기에 가장 알맞았고
권력에 굶주린 슬리데린은
원대한 야망을 품은 사람들을 사랑했어요.
네 명의 마법사가 살아 있을 때에는
그들이 직접 학생들을 분류했어요.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학생들을
선발했던 거예요.
그러나 그들이 죽은 후에는
무슨 수로 학생들을 뽑을까요?
그 방법을 고안한 사람이 바로 그리핀도르였어요.
그리핀도르는 자신의 머리에 쓰고 있던 나를 벗었어요.
네 명의 창립자들은 내 안에 두뇌를 조금씩 넣었어요.
그리하여 내가 그들을 대신해서 선택할 수 있게 된 거예요!
이제 나를 들어서 당신의 귀를 가릴 정도로 편안히 쓰세요.
나는 한번도 틀린 적이 없어요.
나는 당신의 마음속을 들여다볼 거예요.
그리고 당신이 어디에 속할지 말해 줄 거예요!
ㅡ마법사 모자의 노래







해리 포터와 불의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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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미온느
S.P.E.W 꼬마 집요정의 복지 향상을 위한 모임(The Society for the Promotion of Elfish Welfare)


˝만약 어떤 사람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그 사람이 자신과 동등한 사람이 아닌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잘 살펴보면 된단다.”
ㅡ시리우스가 꼬마집요정 생각좀 그만하라고 헤르미온느에게 말하는 론에게




“나 참, 그건《호그와트의 역사》에 다 나와 있는 거야. 물론 그 책이라고 해서 모두 믿을 만한 건 아니지만 말이야. 차라리 ‘수정된 호그와트의 역사’라고 하는 게 더욱 정확한 제목이겠지. 그렇지 않으면 ‘학교의 추잡한 면에 대해서는 그럴듯한 말로 얼버무린, 굉장히 편파적으로 가려낸 호그와트의 역사’라고 하거나…….”
“너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니?”
론이 두 눈을 휘둥그렇게 뜨면서 물었다. 하지만 해리는 헤르미온느의 입에서 무슨 말이 쏟아질지 충분히 알고도 남았다.
“꼬마 집요정 말이야!” 헤르미온느가 크게 소리쳤다. 해리의 짐작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호그와트의 역사》는 무려 1,000쪽에 걸친 그 방대한 내용 어디에도, 100명에 달하는 노예들의 억압에 우리 모두가 결탁하고 있다는 말을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어!”
해리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가로저은 후에 스크램블드에그를 먹기 시작했다. 해리와 론이 아무리 관심을 두지 않아도, 꼬마 집요정들의 권리를 추구하기 위한 헤르미온느의 결심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ㅡ결국 도서관에서 꼬마요정에 대한 내용을 찾지 못함.




헤르미온느도 해리와 똑같이 불쾌한 일을 당하고 있었지만, 아직까지는 해리처럼 공연히 지나가는 사람에게 마구 고함을 지르거나 하지는 않았다. 사실 해리는 이런 상황을 능숙하게 다루는 헤르미온느의 솜씨에 감탄하고 있었다.
ㅡ리타스키터의 기사에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해리 포터와 불의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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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헤르미온느가 어쩔 줄 몰라 하며 미친 듯이 속삭였다. “제발…….”
그때 크룩생크가 쏜살같이 앞으로 돌진했다. 그 고양이는 휘둘러 대는 나뭇가지 사이로 마치 뱀처럼 요리조리 피해 들어가 앞발을 나무 몸통에 있는 옹이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자 갑자기 나무가 돌로 변하기라도 한 것처럼 움직임을 멈췄다. 작은 나뭇가지 하나 씰룩거리거나 흔들리지 않았다.
454.


“이건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시계야.” 헤르미온느가 속삭였다. “학기 첫날 맥고나걸 교수님이 주셨어. 내가 지난 1년간 그 많은 수업을 들을 수 있었던 건 다 이것 덕분이야. 맥고나걸 교수님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하셨어. 교수님은 내게 이걸 주려고 마법부에 온갖 편지를 쓰셔야 했지. 내가 모범생이며, 공부 이외에는 절대 이걸 사용하지 않을 거라는 걸 이해시키느라 너무나 많이 애쓰셨어. 난 시간을 거꾸로 돌려서 몇 시간을 되풀이할 수 있었던 거야. 바로 그렇게 해서 몇 가지 수업을 동시에 들을 수 있었던 거지, 알겠니?
538.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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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즐리 부인이 모든 자녀에 이어 헤르미온느와 해리에게도 입을 맞추었다. 해리는 좀 당황했지만, 그녀가 꼭 안아 주기까지 하자 매우 기뻤다.

102.





“저야 당연히 더즐리 가족을 떠나고 싶죠! 집 있으세요? 제가 언제 들어갈 수 있죠?”

블랙이 홱 돌아서 그를 바라보았다. 스네이프 교수의 고개가 천장에 부딪쳤지만 블랙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나랑 살고 싶다고?” 그가 믿기지 않는 듯 되물었다. “정말이니?”

“그럼요, 정말이고말고요!” 해리가 말했다.

해리는 처음으로 블랙의 야윈 얼굴에 진정한 미소가 번지는 걸 보았다. 그 차이는 엄청났다. 환하게 웃는 블랙은 10년은 더 젊어 보였다. 블랙은 잠시 해리 부모의 결혼식 때 웃고 있던 바로 그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515.





“대부라고?” 버논 이모부가 침을 튀기며 말했다. “네게 그런 게 어딨니!”

“아뇨, 있어요.” 해리가 밝게 말했다. “저희 엄마와 아빠의 절친한 친구세요. 살인범인데 마법사 감옥에서 탈출해서 지금 도망 중이에요. 하지만 그분은 저와 계속 연락하고 싶어 하세요. 제 소식을 계속 듣고 싶은 거죠……. 제가 행복하게 잘 있는지 알아보려고요…….”

519.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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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후大宰府에서 쇼니로 근무한 미나모토노 구와시가 임기를 마치고 조정에 와서 검은 고양이[驪猫] 한 마리를 선제先帝께 바치니, 그 털빛이 남다름을 애호하였다. 나머지 고양이들은 모두 흐릿한 검은색인데, 이 녀석은 홀로 먹처럼 검어서 그 모습이 한로韓盧(검은 사냥개)와 같다.
길이는 1척 5촌이고 높이는 6촌 남짓인데, 웅크리면 기장 낱알처럼 작지만 뻗으면 활처럼 늘어난다. 눈동자는 바늘 끝처럼 반짝거리고, 귀 끝은 숟가락이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곧게 세운다. 엎드려 잘 때는 둥글게 모아서 발과 꼬리를 보이지 않으니, 완연히 동굴 속 검은 옥이다. 걸어 다닐 때는 적막하여 소리를 들을 수 없으니, 흡사 구름 위의 흑룡과 같다.
성품은 도행道行을 좋아하여 오금희(화타가 만든 체조)에 부합한다. 항상 머리를 낮추고 꼬리를 땅에 붙이고 있다가 굽혀뛰어오르는 높이가 2척 남짓이다. 털빛이 윤택한 것은 이 때문일까? 밤에 쥐를 잡는 능력도 다른 고양이보다 낫다.
이에 말한다. 너는 음양의 기운을 머금고 사지와 수족을 갖췄으니, 마음으로 분명 나를 잘 알겠지? 고양이는 이에 탄식하며 머리를 치켜들고 내 얼굴을 우러러보니, 마치 가슴에 가득차 목구멍에 북받친 마음을 입으로 말할 수 없는 듯했다.
_우다 덴노, 《관평어기》 《삼성어기일문집성》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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