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도서 > 문학 >  > 한국시


 
 








스크랩,댓글 작성,리뷰 작성시 총 30분을 선정하여 문화상품권과 저자 싸인본을 드립니다.
 
기간 : 2009년 6월 1일 월요일 ~ 2009년 6월 25일 목요일
 
 




월간 「artplus」 미술지에서 '문학으로 읽는 명화 이야기'를 통해 다채로운 글쓰기를 선보인 정묵훈의 시집. 이번 시집에는 '미술 속으로 들어간 시'와 '시 속으로 스며든 그림'의 만남을 의욕적으로 육화해낸 시들로 가득하다. 피에트 몬드리안의 미술품, 옷걸이, 석탑, 그물망, 불나방, DNA나선형 배열 등을 소재로 하였다.

모두 85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1부부터 7부까지 큰 주제로부터 일목요연하게 묶은 시들은, 저마다 내외적인 풍경을 그려내며 우리가 살아가면서 숱하게 마주치는 불편한 진실들과 어떻게 화해하고 극복할 수 있는 지를 치열하고 집요한 시선으로 뒤쫓는다. 시에서 거론된 미술작품은 컬러 화보로 함께 수록하였다.



한 생이 볕 바른 마루에 앉았다 떠난 아침
햇볕은 문풍지 바깥으로 나오지 못한 영혼을
다독이는 불꽃의 손으로 감싸고 있다
그때 눈 깜빡이는 영혼은
붉은 베고니아의 꽃잎으로 새겨진다 - '당신의 무늬들' 중에서

죄된 밤을 가진 것도 나이기에 죄가 되었다
'기억한 죄보다 잊은 것이 많았던 밤'과
'반성한 죄보다 타인의 것처럼 떠맡긴 밤'이
더 많았으므로 - '눈의 관음증적인 슬픔' 중에서

볍씨도 꽃씨도 없는 나날을 살아온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고 아무도 없었듯이
벼랑 끝과 폭설의 끝은 누구도 알 수 없는 것
이정표도 없구나, 내가 살고도
이내 떠나버린 고야(古夜)의 이 집에서는! - '삼동일지' 중에서

나의 생은 가렵기만 하다
분노보다 가려워 늘 흥분하기만 했다
극도의 불안 속을 헤매다 한숨을 짓는 곳은
그대 속의 또 다른 나, 그러나 죽지 못해 가렵다 - '가벼워 가렵고 그래서 가엾은 생' 중에서

슬픔 없는 저녁을 음미하는 고요한 숨결이라 했다
작별 없는 하루를 꿈꾸게 하는 간결한 황홀경이라 했다 - '격정의 순수' 중에서

가필할 수 없는 물의 한 호흡 같고
인쇄되지 않는 불꽃의 손끝 지문 같고 - '입춘 한 폭' 중에서




정묵훈 - -「가역반응」에 안편소설 <낯선 미림계> 발표
-「artplus」에 미술 에세이 <문학으로 읽는 명화 이야기> 연재



글,
쓴다는 것은
한 단어에
온몸으로
온 生으로
저항하도록 한다
그럴 때마다
핏물의 눈동자에서
하혈의 단어를 쏟아내듯
나,
종종 잃곤 했다

두려움,
두려움,
두려움,

달리 무슨
공포의 문신을
가질 수 있을까 - 정묵훈

0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0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