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서 안좋은 점은

소설을 읽을 때 등장인물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는 거다.

우리나라 소설이야 좀 낫지만,

일본 건 좀 힘들다.


요즘 히가시노 게이고의 <탐정클럽>을 읽고 있는데,

그 책은 단편이라 여러 명의 인물이 집중적으로 나온다.

예를 들어 첫 단편에선 다카아키, 료코, 도모히로 등등 여러 명이 나오는데,

도대체 누가 누군지 모르겠어서 읽다가 계속 앞으로 돌아가

“아, 이 친구는 사위였군!” “얘는 며느리로군!” 이러고 있었다.

그래도 유일하게 기억하는 건 주인공인 나리타로, 죽은 사장의 비서다.

그.런.데.

16페이지를 보니 이런 대목이 나온다.

[“잘 알겠습니다.” 나리카는 그렇게 대답을 하면서....]

갑자기 헷갈리기 시작했다.

나리카는 도대체 누구야?

앞부분을 찾아봤더니 나리카는 나오지 않는다.

그럼 오타일까, 생각하고 계속 읽었더니 18쪽에 이렇게 돼있다.

[나리타는 정면을 바라본 채 말했다...(여기까진 괜찮다)

“목소리가 너무 커요.”

나리카는 에리코를 나무랐다.]

나리타와 에리코가 얘기하는데 나리카는 어디 있다가 끼어든 걸까?

계속 읽다보니 나리카는 그저 나리타의 오타인 걸로 결론을 지었지만,

두 번의 나리카로 인해 난 오랜 시간 머리칼을 쥐어뜯어야 했다.


베개를 ‘배개’로 쓴다든지 하는 오타도 읽다보면 신경이 거슬리긴 한다.

하지만 오타 중에서 제일 나쁜 오타는 사람 이름을 잘못쓰는 오타가 아닐까.

끝으로 한마디.

포와르처럼 갑자기 듣도보도 못한 증거를 들이미는 것보단

등장인물의 대화만으로 누가 범인인지 독자도 깨닫게 해주는 히가시노가

좀 더 친절한 추리작가라고 생각한다.

게이고 만세.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0-11-15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이책 읽었어요, 마태우스님.
그런데 저는 이 책이 그간 히가시노의 책들에 비하면 영 마음에 들질 않더라구요. 이건 무슨 탐정 클럽이 아니라 심부름센터 같았어요. 불륜사진만 찍어대는 ㅠㅠ

마태우스 2010-11-19 06:46   좋아요 0 | URL
그런 면이 좀 있죠?
단편이 아무래도 장편을 따라가기 어렵지 않나, 그런 생각을 좀 했습니다.

카스피 2010-11-15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흥미롭던데요.그나 저나 날림으로 읽어선지 오타를 발견하지 못했네요ㅡ.ㅡ

마태우스 2010-11-19 06:46   좋아요 0 | URL
안녕하셨어요? 아무래도 제가 너무 이름에 민감한 모양이어요. ^^

민세민석아빠 2010-11-15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일본 책은 사람이름 외우는게 너무 힘들더라구요... 책을 원래 잘 읽지 않지만, 대망이라는 책이 좋다길래 읽으려 시도했었는데, 사람 이름이 너무 많아서 접었습니다... 이름이 어찌나 어렵던지...

마태우스 2010-11-19 06:47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민석아빠님. 대망이라니, 그 유명한 책 말씀하시는 거죠? 저희집에도 있었는데 시도할 엄두조차 내지 않았습니다. -.-

L.SHIN 2010-11-16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그래요, 일반적인 오타는 그냥 그래도...사람 이름을 오타내면 헷갈리죠.
등장인물의 대화만으로 누가 범인인지 깨닫게 해준다라...
전에 제가 읽은 책에서는 범인이 지 입으로 지 범행을 다 까발리는 통에 어이가 없었던
경험이 떠오르는군요. 그건 좀 아니지 싶은게..;;

마태우스 2010-11-19 06:47   좋아요 0 | URL
어맛 엘신님이닷!
언젠가 엘신님이 범인인 소설을 한편 써야겠다 생각해 봅니다^^

2010-11-16 2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9 06: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도란도란 2010-11-19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마태우스님!^^ 알찬 서재 잘 구경하고갑니다
저는 이음출판사에서 나왔어요~
저희가 이번에 미국에서 베스트셀러를 연일 차지하여 화제가 되고있는 도서
<모터사이클 필로소피> 한국판 출판 기념으로 서평단을 모집하고있거든요^^
책을 사랑하시는 마태우스님께서 참여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 이렇게 덧글남기고가요
저희 블로그에 방문해주세요~! :)

진/우맘 2010-11-21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금 히가시노 게이고의 '내가 그를 죽였다'를 덮고 대체 범인이 누군거야...!라고 짜증을 내며 꾸물럭 컴을 켰습니다. 일본어를 배운 적이 없어서 제일 좋아한다는 작가 이름도 무라카미 하루킨지 무라마키 하루킨지 제대로 대는 데 한 십 년 걸렸는데, 일본어는 배워도 헷갈리는 게 정상인지, 지적하시는 거 같은 주인공 이름 오타가 제법 많죠. 엊그제 읽은 온다 리쿠 신작 장미 어쩌고에서도 저런 류의 오타 때문에 재미 없는 책이 더 짜증났습니다.
서재 머리에 걸린 글 하며...여러 일이 있으신 모양이네요. 알라딘에 자리 펴고 있질 않았으니 <제 곁에는 여러분이..>에 당당히 가슴 피고 끼어들지는 못하겠지만, ㅎㅎ. 진지하게 고민해보면, 그래도 일년이면 세 번 보다는 확실히 많고 열 번 보다는 확실히 적을 정도로 마태님을 떠올리고 삽니다. 저건...종종도 아니고, 간간히도 아니고...대체 뭐라 말해야 할지. ㅎㅎㅎ...그래도, 웹에서 엮여서 얼굴 몇 번 안 본 사이치고는, 안 보고 글 안 섞은채 지낸 세월치고는, 굉장히 자주 떠올리는 거 아닙니까? 그쵸? 뭐...다 마태님의 치명적인 매력때문이겠습니다만.^___^
무엇때문이건, 몸도 마음도 아프지 마시고, 잘 지내세요. 아무렴....몸에 박을 게 없어서 철심을 밖고 다니신단 말입니까....쯧. 언젠가는 꼭 다시 뵐 날이 있겠죠.^^
(그나저나....옛적에 제가 만들어드린 서재 지붕이 얹혀 있는 건 참 기분 좋은데...서재 제목이 겹쳐 있는 거 하며...혹...시....지붕 내리고 싶은데 내리는 법을 몰라서 라든가...그런건 아니겠죠?^^;;)

가을백작 2010-12-30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지난 여름 우연찮게 읽었던 일본 납량소설 "살육에 이르는 병"..뚜둥
근데 제목 자체부터 섬뜩한것이 크게 끌리지는 않았지만..
서점 여직원의 추천도 있고 그래서 한번 읽어보기로 했었죠..
(뭐 19금 소설이라고 적혀있어서 읽은건 아니구요)
일본식 이름이 어려워서일까요?
책 표지띠지에 너무나 친절하게도 소설 대미인 반전이 적혀져 있더라구요 (응?)
마치 절름발이가 범인이다~..브루스윌리스는 귀신이다처럼...
하여튼 마지막 반전만 처음부터 모르고 읽었다면 나름 재미있게 읽을 수도 있었을 듯 한데..
너무 아쉽더라구요

근데 "납량"이거 발음 너무 어렵더군요
납량" "남양" "납냥" "남량" "난냥" "남냥" "나뱡" "나방?"
후후 너무 잘하자는 의지가 강했던 탓이였을까요?
힘주어 말하다가 몇차례 침을 튀겨 서점여직원을 깜짝 놀라게 했는데..
그래서 사람들이 알라딘~ 알라딘~ 하는거구나 싶더라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