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삶 저주일까 축복일까>
우리 딸이 너무 좋아하는 영국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 주연의 영화로 제작된다는 소식
때문에 궁금했던 판타지 소설 <시간을 멈추는 법>을 드디어 접하게 되었네요. 천 년을 사는 남자 톰 해저드를 연기하는 배우가 베네딕트
컴버배치 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주인공 톰을 베네딕트라고 생각하면서 읽게 되더군요.
만약 당신에게 천년의 삶이 주어지다면 행복할까요? 아니면 자신과 함께 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불행할까요? 이 책은 단순한 로맨스를 생각했던 예상과는 달리 적당한 로맨스도 가미되면서 시대를 아울러 사는 사람이 고통도 함께 담겨
있답니다. 저자 매트 헤이그의 필력 때문에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이랍니다.
톰 해저드는 얼핏 보기에는 40대 초반의 사람이지만 그가 살아온 생은 벌써
400년. 현실의 사람들에게는 도저히 일어날 거 같지 않은 일이 톰에게 일어나고 있죠. 그는 빨리 늙는 조로증과는 달리 보통사람보다 15배
느린 속도로 나이가 드는 애너제리아랍니다. 소설을 읽다가 정말 이런 병이 있는지까지 검색해보게 되더라구요. 여하튼 소설 속에서는 애너제리아라는
병명이 나오고 그래서 천년을 사는 사람이라는 설정이 있답니다.
1581년생인 톰 해저드, 다른 사람보다 늙지 않는 자신 때문에 엄격한 중세시대
엄마는 마녀로 몰려 죽게 되고 자신은 숨어사는 처지가 된답니다. 사람들의 눈에 띠지 않게 살아가는 톰, 그러나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게 되지만
결국 주위의 시선 때문에 떠나게 된답니다. 병에 걸려 죽게 된 사랑하는 이의 앞에 변치 않는 모습으로 다시 나타난 톰은 자신의 딸 메리언도
자신과 같은 삶을 살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죠.
그리고 자신과 같은 삶을 살아가는 소사이어티 조직 '앨버들'을 만나게 되면서 8년마다
신분을 바꿔가며 살아가고 그들과의 룰을 지키면서 산답니다. 사람들의 눈에 띠지 않게 평범한 삶을 살아가길 원하는 톰, 그와 반대로 자신들의 긴
삶을 신처럼 여기면서 즐기는 사람들, 소설을 읽다보면 같은 상황임에도 대하는 태도가 참 다르다는 걸 느끼게 되죠. 만약 내게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하는 상상도 해보게 되더군요.
오래 살아도 사람이기에 사랑을 떠나서는 외로워서 살기 힘들지 않을까요? 톰에게도 또
다시 사랑이 찾아오고 그리고 그가 모르던 비밀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주인공 톰에 베네딕트를 투영하면서 영화가 된다면 하고 장면을 상상하게
되더군요. 책이 이렇게 재미있는 경우 영화가 오히려 실망스럽기도 하던데 잘 되었으면 좋겠네요. 판타지와 로맨스, 그리고 삶에 대한 진지함까지
생각하게 해주는 소설 <시간을 멈추는 법>이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