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프레시안 특별취재팀 <한국의 워킹푸어> : 빈곤, 불평등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전에 일본 NHK에서 제작한 워킹푸어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고 (아마 <워킹푸어>라는 이름의 책으로 번역되어 나왔지요) 한국이 심하면 더 심했지 일본만의 문제는 아닐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왜 열심히 일해도 계속 힘들고 빈곤하게 살 수밖에 없는 것일까요? 그 괴로운 현실과 마주하고 싶습니다.    

벼랑 끝에 서서 ‘살고 싶다’ 외치는 우리 이웃들의 고단한 삶에 관한 인터뷰집. 삶에 희망과 빛이 사라져버린 지금, 왜곡된 현실을 ‘바로 보기’ 위해 {프레시안} 기자들이 이 책을 엮었다. 아무리 일해도 살림살이가 나아지기는커녕, 더욱 수렁에 빠져드는 한국 사회 워킹푸어의 현실과 문제점을 있는 그대로 담아냈다.

새벽에 출근하자마자 학교 쓰레기부터 줍는 ‘체육 코치’, 1년에 1000만 원도 되지 않는 연봉을 받으며 가족을 부양하는 ‘대학교수’, 몸을 팔 수 있으면 팔아서라도 글을 쓰고 싶은 ‘시나리오 작가’, 고대 자퇴녀가 화제가 될 때 부러움에 몸부림 친 ‘지방대 졸업생’, 연 매출 2억을 올리고도 3억의 빚에 허우적거리는 ‘농민’, 죽음의 공장에서 대학 진학의 꿈을 접은 ‘고졸 여성 노동자’, 골목 상권조차 빼앗는 SSM에 맞서 나자빠진 ‘자영업자’, 난민 아닌 난민의 삶을 살고 있는 쪽방촌의 ‘빈곤 노인’이 이 책의 주인공이다.     

노엄 촘스키, 미셸 푸코 <촘스키와 푸코, 인간의 본성을 말하다> : 두 거장이 한 자리에 모였다는 것만 해도 멋집니다. 인간의 본성에 대해 토론한다는데, 그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인문학의 산맥을 반대 방향에서 오른 두 철학자 노엄 촘스키와 미셸 푸코의 담론집.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1971년, 시대의 양심을 대표하던 노엄 촘스키와 미셸 푸코는 네덜란드 TV 토론 프로그램의 초청을 받았다. 사회자인 네덜란드의 철학자 폰스 엘더르스를 두고 언어학과 인지 이론에서 시작하여 과학의 역사를 거쳐서 창조성, 자유, 정의를 위한 투쟁으로까지 토론이 이어진다. 이날의 토론에서 드러난 논지와 관점은 바로 노엄 촘스키와 미셸 푸코, 두 사람이 평생을 갈고 닦은 사상의 기본이자 정수다.

이 책에는 두 사람이 1971년 네덜란드에서 토론한 내용(1장)과 토론 후 1976년에 각자의 견해를 좀 더 자세하게 밝힌 자료(2~4장)가 실려 있다. 5장은 푸코가 1978년에 스탠퍼드대학에서 강연한 내용으로 4장에서 제기한 권력의 문제를 더 깊이 탐구한 것이고, 6장은 푸코가 사망 직전 프랑스 신문 [리베라시옹]에 게재한 성명서로 인간 사회에 대한 푸코의 진심을 전해준다. 일반 대중을 상대로 발언한 것을 그대로 옮겨 적은 글이기 때문에 쉽고 간결하다.

트리스트럼 헌트 <엥겔스 평전> : 마르크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프록코트를 입은 공산주의자' 엥겔스의 평전입니다. 표지가 강한 빨간색이 아니라 다행입니다. 레드 컴플렉스 때문인지 지금까지 나온 레닌 평전이나 마르크스 전기는 대부분 강한 빨간색 표지를 하고 있어서...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프리드리히 엥겔스의 본격 평전. '프록코트를 입은 공산주의자' 엥겔스는 그 시대의 가장 매력적이면서도 모순적인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다(프록코트는 상의가 무릎까지 내려오는 19세기 중상류층 남성복 정장). 그는 영국 맨체스터에서 면직업에 종사하면서 빅토리아 시대의 전형적인 신사로 유복한 삶을 살았다.

호사 취미인 여우사냥과 고급 포도주는 그의 인생에서 빠질 수 없는 즐거움이었다. 엥겔스는 마르크스와 함께 국제 공산주의 운동을 조직했다. 두 사람이 정초한 공산주의는 20세기 들어 인류의 3분의 1을 세력권에 넣었다. 엥겔스는 마르크스의 조력자를 넘어 심오한 사상가였으며 독창적인 이론을 제시했다. 오늘날과 같은 시장만능주의가 야기할 폐단과 세계화의 불가피성을 명쾌하게 예언하기도 했다.

저자 트리스트럼 헌트는 방대한 기록과 자료를 통해 엥겔스의 지적 유산을 살피고, 19세기 영국에서 인생을 한껏 즐긴 한 인간이 어떻게 정력적인 사생활과 혁명적인 정치철학을 조화시켰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나아가 혁명을 꿈꾸는 유럽과 산업화의 첨단을 달리는 영국을 무대로 헌신적인 우정과 계급 갈등, 이데올로기 투쟁, 가족 간의 불화와 배신 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서용순 외 <라깡, 사유의 모험> : 국문과 재학 시절 어떤 과목에서인가 라깡의 욕망이론을 다뤘던 것 같은데 시간이 오래 지난 지금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네요. 단지 욕망이론 책만 서재에 얌전히 꽂혀 있을 뿐입니다. 여러 학문 분야에서 등장하는 라깡의 이론에 대해, 다양한 학자들의 의견을 접하고 싶습니다.  

국내에 라깡이 본격적으로 소개되기 시작한 지도 십수 년이 지났다. 정신분석학이 하나의 분과학문으로 자리 잡지 못한 국내에서 라깡은 처음부터 학제 간 연구의 성격을 띠고 있었다. 국내에서 라깡은 처음부터 임상 분야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철학, 문화, 예술, 정치, 사회의 교착상태를 돌파하기 위한 하나의 가능성으로 이해되고 수용되었던 것이다.

그간 국내 학자들의 라깡 관련 책들은 난해한 라깡의 언어를 정확히 이해하는 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그 동안 축적된 이해를 바탕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모색하고 있다. 국내의 대표적인 라깡 연구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 <라깡, 사유의 모험>은 철학, 문학, 영화, 사회학, 임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만든 ‘학제 간’ 연구서로서,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다양한 관점에서 서술된 라깡 이론의 정수를 맛볼 수 있다. 

 오연호, 조국 <진보집권플랜> :과연 진보가 주도권을 잡는 때가 올까요? 저는 좌파에 가깝기 때문에, 부자와 대기업에만 유리한 보수정권보다는 진보 쪽의 선전을 기대합니다.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와 오연호〈오마이뉴스〉대표기자가 7개월 동안 나눈 심층 대담집. 이 책을 통해 한국 사회와 정치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을 진행하면서 ‘성찰’, ‘사회·경제 민주화’, ‘교육’, ‘남북문제’, ‘권력’, ‘사람’ 등 진보가 집권하기 위한 분야별 대안과 정책의 밑그림을 그려냈다. 진보·개혁 진영이 깊이 생각하지 않고 있는 문제, 직면하기를 회피하는 문제, 관성에 따라 사고하고 행동하는 문제를 에두르지 않고 직시하고 있다.

특히 마지막 장 ‘플랜 6: 사람’에서는 유시민, 정동영, 송영길, 김두관, 안희정, 이광재, 노회찬, 이정희, 원희룡, 나경원, 박근혜, 김문수 등 정치인들의 실명을 언급하며 이들에 대한 평가를 회피하지 않았다. 또한 대중의 열기를 제대로 담아내려면 현재 난립해 있는 정당들의 ‘소통합’이 필요하다며 그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도 주목할 만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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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제가 갖고 있는 신간도서들 :  

앨버트 O. 허시먼 <보수는 어떻게 지배하는가> 

장하준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나탈리 골드버그 <글쓰며 사는 삶>  

....그러니까 이 책들은 절대 선정되면 안됩니다. ㅋㅋ

지난 10월, 11월에 비해 이번 달에는 크게 눈에 띄는 책들이 별로 없는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ㅜ.ㅜ 아무래도 지난달, 지지난달에 너무 굵직굵직한 책들이 나와서 그렇게 보이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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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0-12-02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교고쿠도님처럼 신간도서 블랙리스트(?)를 미리 예고해야되겠네요^^
저는 <엥겔스 평전>을 도서관 희망도서로 신청했는데,, 도서관측에서
소장해줄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왠지 이번에는 조국 교수의 책이 선정될거 같습니다.
좋은 페이퍼 잘 읽었습니다.^^

교고쿠도 2010-12-02 21:53   좋아요 0 | URL
으음, 저는 <한국의 워킹푸어>가 꼭!! 선정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빈곤, 불평등문제는 저의 큰 관심사니까요. ^^

하루 2010-12-03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의 워킹푸어>는 저도 관심이 가네요. 후마니타스에서 나왔던 <워킹푸어>와 표지가 비슷해서 같은 출판사인 줄 알았어요. ^^;

교고쿠도 2010-12-03 20:02   좋아요 0 | URL
예, 후마니타스의 워킹푸어도 갖고 있습니다. ^^혹시 관심 있으시면 저 책도 살포시~ 추천명단에 올려주세요. ^^(그래야 가능성이 높아지는...!)

꽃도둑 2010-12-04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묵직한 책들을 추천하셨군요. 책 욕심 누구에게도 안지겠는데요?
저도 다 관심가는 책들이긴 하지만 금액이 만만찮아서 선정되는 일이 가능할지...
암튼 교고쿠도 님 용감하십니다..^^

교고쿠도 2010-12-04 23:37   좋아요 0 | URL
앗, 이번에는 가격에 신경 안쓰고 읽고 싶은것들만 올렸는데 제가 올린것들 다 비싼가요? <한국의 워킹푸어>는 꼬옥!! 읽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