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워하다 죽으리
이수광 지음 / 창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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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묻노니 그대는 무엇을 그리워하는가

나는 북쪽 바닷가 미인을 그리워한다네

연못에 붉게 핀 수많은 연꽃

연화 생각에 더욱 사랑스러워라

마음도 같고 뜻도 같고 사랑도 같아

어찌 한줄기에 나란히 핀 연꽃을 부러워했으랴

백년을 살면 즐거운 집이 원망스러운 집이 되고됙

좋은 인연이 나쁜 인연도 되지

하늘과 땅이 산하에 막혀

끝내 헤어져 한 맺힌 이별 노래를 부르네

전생에 무슨 죄가 있어 이처럼 애통한가

연화야, 연화야, 그리운 너를 어찌하면 좋으냐

-본문 중에서-

 






 


'서방님이 오시지 않는다고 해도 기다릴 테야요. 정녕 오시지 않으면 그리워하다가 죽을 것입니다.'

오지 않을 사람을 그리워하는 여인의 가슴앓이를 그린 소설일까? 아니면 조선을 울린 위대한 사랑이라 하니 시대를 거스르지 못하는 한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에 관한 이야기일까? 라는 섣부른 궁금증을 가졌다.

<그리워하다 죽으리>. 독자의 가벼운 짐작을 부끄럽게 한다.

조선의 여인과 양반네 남성의 사랑을 한낱 불장난 같은 그런 사랑으로 본다면 알콩달콩하고, 재미가 쏠쏠하게 느껴지는 사랑이야기야 수없이 그려낼 수 있다.

하지만, 가슴 저리도록 그리워하는 깊은 아픔이 느껴지는 사랑이야기는 그들의 사랑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 눈물이 흐른다.

 

<그리워하다 죽으리>는 역사의 사실을 바탕으로 탄탄한 스토리를 그려낸 작품을 발표한 이수광 작가의 소설이다.

조선 시대 시인 김려와 부기 연화를 사랑을 역사에서 찾아내고, 그들의 사랑을 글로 구구절절하게 표현하고 있는 소설이다.『나는 조선의 국모다』「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연애사건』『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살인사건」「정도전」등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작가는 방대한 역사 자료를 섭렵하고, 수많은 인터뷰를 하면서 제대로 된 역사소설과 추리소설을 아울러 그려내고 있는 작가로 꼽힌다.

그는 글을 통해 우리가 알아야 할 역사의 사실을 제대로 보여주고 그 위에서 살아가던 시대의 사람들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팩션 역사서를 개척했다는 평가는 당연한 표현이고 그것을 공감하게 된다.

 

<그리워하다 죽으리>의 두 주인공 김려와 연화는 유배객과 부기로 만났다.

서로의 힘든 상황과 그들만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감담일기」「사유악부」에 조금씩 남아 있다. 김려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 연화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하여 「연희언행록」을 지었다. 선비가 기생의 언행록을 지었다는 사실도 대단하지만, 그녀를 회상하는 글을 담은 시집 「사유악부」를 남겼다는 사실은 조선 시대를 통틀어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김려는 그의 글 곳곳에 연화를 그려내고 있다. 금기서화에 능하고 문장이 뛰어나고 절세미인이라 칭하고 있다. 조선 시대의 여인을 글로 표현한다는 것, 더구나 양반댁 규수가 아닌 배수첩(유배객의 시중을 들던 여인)이었던 여인을 글로 남기고 칭송하는 일은 그의 사랑이 어느 정도인가 가늠할 수 있다.

 

작가는 이것을 바탕으로 삼아 두 연인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를 절절하게 그려낸다.

연화는 북방에서 이조참 이광표의 소실로 한양으로 왔지만, 파혼을 당해 함경도 부령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어느 날 남학에서 공부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보게 된 연화를 김려는 운명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도홧빛으로 붉은 뺨과 초승달같이 단아한 눈썹을 어찌 잊을까? 김려는 그날로 끙끙 앓기 시작한다. 그녀를 처음 본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고 가슴이 터질 듯이 세차게 뛰었다. 그렇게 그녀를 가슴에 담고 앓이를 시작한다. 며칠을 고열에 시달리고 입안을 바싹 타들어가는 사랑 앓이를 호되게 겪은 후 김려는 연화의 집 담장 아래에서 듣는 그녀의 글 읽는 소리만으로도 위안을 삼게 된다.

 

둘은 운명이었다.

글을 읽으면서도 연화는 자신의 방 밖에서 서성이는 김려의 존재를 느끼고 있다. 바라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자신의 처지가 김려를 편히 바라볼 수는 없다. 양반과 부기라는 관계도 그렇고 남녀라는 관계도 그렇고..그리고 성균관 유생으로 미래가 있는 약관의 청년과 노예의 신분인 자신의 팔자 때문에 연화 역시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그들은 사랑할 운명이었다. 그들은 어느 사랑보다 더 애틋하고 절절하게 이어진다. 시간이 도와주지 않아도, 세상이 도와주지 않아도 이들은 사랑할 운명이었다.

조선 시대 남녀의 사랑이 자유롭지 못했음에도 그들의 사랑은 편지로 이어진다.

김려는 1797년(정조 21년) 강이천의 옥사에 말려들어 재판도 받지 않고 함경도 부령으로 귀양을 가게 된다. 연화 역시 북방의 땅 함경도로 되돌아간다. 멀고 먼 3천리 길, 함경도와 경남을 이어주는 편지는 300일 만에 서로에게 도착한다. 그 편지에는 원망도 있고, 절절한 그리움도 있고, 언젠가 만날 날을 기약하는 약속도 있다.

그들이 편지를 받기까지 겪어야만 하는 수많은 고통은 읽은 독자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한다.

유배길에서조차 대접받지 못하는 처절한 상황을 버텨야 하고, 억울한 누명조차 변명할 기회도 갖지 못한다. 기생이 수절한다고 온갖 고초를 당해도 피할 수도 없다. 하지만, 그들을 버티게 해주는 것은 멀리 있지만 그리워할 이가 있다는 것이다.

오랜 유배가 끝나고 세상으로 돌아온 김려는 죽어가는 연화의 소식을 접한다.

그녀를 만나러 부령으로 가는 길은 그가 유배를 당해 가던 고통의 길과 똑같다. 그는 한 걸음 한 걸음 옮길 때마다 연화를 그리워했던 시간이 떠올린다. 자신의 고통을 떠올린다. 세상의 풍파에 제대로 맞서지 못한 자신을 떠올린다. 그리고 죽어가면서도 자신을 부르는 연화를 떠올린다.

 

눈물 나게 아름답다. 눈물 나게 그립다. 그리고 눈물 나게 행복하다.

김려와 연화의 사랑은 이렇다. 너무 가슴이 아파 아름답게 이루어지길 원하게 된다. 조선 시대 김려라는 사람이 가진 그 모든 상황을 벗어던지고 과감하게 연화를 찾아 나서는 길을 독자들은 그것을 불쾌하다 생각하지 못한다. 죽어가는 영혼을 사랑하는 이를 보겠다는 가느다란 희망으로 겨우 쥐고 있는 연화의 소망까지 이루어주어야 하는 김려의 행보에 독자는 함께 걸을 수밖에 없다.

죽음의 저승사자에게 마지막 소원이라 빌었을까? 그녀의 절절한 아픔과 그리움에 저승사자가 잠시 모른 척 해주었을까? 떠나는 길에 연화는 김려를 눈에 담는다. 마당 가득히 고개 숙여 엎드린 기생들의 화사한 향기는 마치 연화의 사랑을 향기롭게 만들어줄 꽃잎처럼 느껴진다.

그 꽃잎을 헤치고 초라한 행색으로, 피곤과 아픔에 찌든 행색으로 나타나는 김려지만 그 누구보다 향기롭고 근사하고 멋있는 사랑을 가슴 가득 담고 오는 김려의 모습에 독자들은 오히려 엎드린 기생들과 함께 울 수 밖에 없다.

사랑을 아프게 보내고 도려내는 울음을 울어버리는 김려의 아픔을 독자들은 함께 울어줄 수 있을 것이다.

 




 

"연화야"

나는 목이 매어 연화를 불렀다.

착각이엇을까.

연화의 얼굴에 언뜻 작은 미소가 번진 것 같았다.

...

서방님.

연화가 속삭이는 소리가 내 귓전에 들리는 것 같았다.

내 소원을 이루어주어서 고마워요.

...

하얀 천 자락 하나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이 보였다.

나는 연화를 안고 하얀 천조각을 바라보다가 못이 박힌 듯 움직일 수 없었다.

그것은 이승에서 유계(幽界)로 떠나고 있는 연화의 영혼이었다.

-본문 중에서-

 

 

<그리워하다 죽으리> 오랜 시간을 사랑하는 이를 그리워했다는 것만으로도 저승길을 사뿐히 걸어가는 연화의 뒷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하늘하늘 치맛자락을 흩날리면서 사랑을 남기고 떠나는 연화의 눈물도 보이는 듯 하다. 아름다운 아픔이라는 느낌을, 오랫동안 머물 수 있는 그런 사랑이야기를 독자들의 가슴에 남기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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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랏차차, 세상을 움직이는 힘 야무진 과학씨 6
정창훈 지음, 오승만 그림 / 웅진주니어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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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년이 올라갈수록 과학공부는 물리, 화학, 지구과학, 생물로 세분되어 공부하게 됩니다. 과학이라는 것이 워낙 방대한 학문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런 과학공부를 잘하려면 기초가 탄탄해야 합니다. 과학의 기본 개념을 제대로 알고 이해를 해야 한 단계 발전한 과학을 더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죠.

 

<으랏차차,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바로 이런 과학의 기본 개념, 다시 말하면 물리의 기본 개념에 대한 재미있는 책이랍니다.

물리는 일상생활 속 여러 곳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달이 지구 주위를 돌고, 사과가 땅으로 떨어지는 것도 물리의 하나이고요. 자동차 바퀴가 울퉁불퉁한 길을 달릴 때도 물리가 적용된답니다. 그 밖에 또 무엇이 물리라는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용수철 장난감의 원리도 있고, 야구 시합 때 날아오는 공을 야구 방망이로 치는 것도 물리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바로 물리에서 설명하는 힘의 작용에 의한 과학 현상인데요~

<으랏차차,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중력, 자기력, 전기력을 통해 자연 현상을 만들어내는 힘에 대해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주변에서 적용되는 마찰력, 탄성력, 부력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려주고 있습니다. 이런 힘은 조금 더 논리적으로 생각을 해보면 세상을 움직이는 규칙, 즉 힘과 운동의 법칙이라는 과학원리까지 설명하게 된답니다.

 

물리는 어떻게 생각하면 참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하지만, 우리 일상의 모든 움직임에 물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무조건 공식을 외우려고 하기보다는 우리가 늘 보고 있는 현상을 이해하도록 설명하는 책이 <으랏차차, 세상을 움직이는 힘>입니다.

<으랏차차, 세상을 움직이는 힘>의 주인공은 바로 중력(그래비티 Gravity)이란 단어에서 따온 그래비라는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어린이들의 친구처럼 학교 운동장과 놀이터 등에서 함께 느꼈던 현상을 설명하면서 자연스럽게 물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은 과학이라는 어려운 학문이라기보다는 늘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꼼꼼하게 탐구하는 자세로 자연스럽게 과학을 이해하게 됩니다.

 

과학이 어렵다고 멀리하고 싶을 때가 있죠? 하지만, 과학은 시선을 조금 바꿔본다면 아주 재미있는 과목이 된답니다. 어린이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나서 과학 중에서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지는 물리를 아주 재미있게 이해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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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굽혀펴기 딱 100개 - 탄탄한 가슴 근육에서 초콜릿 복근까지 딱 100개 시리즈 1
스티브 스피어스 지음, 김지훈 옮김 / 스프링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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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만들기' 붐은 여전히 뜨겁습니다~^^

사춘이 아들이 있어서 몸만들기에 대한 관심은 아무래도 아들의 차지가 되는데요~
하지만 몸 만들기 열풍에 동참하려고 하면 트레이닝을 과도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
어마어마한 노력을 요구하는 식이요법을 꼭 해야하는 것인지,
아니면 비싼 가입비를 내고 헬스클럽을 꾸준히 다녀야하는 것은 아닌지 등등의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더구나 학생이라 시간적인 여유도 많지 않구요~

 

팔굽혀펴기가 좋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상하게 제일 보편적인 것은 어째 소홀하게 됩니다.^^

 

아주 간단하게 운동을 하면서 몸을 근사하게 만들 수 있는,
그리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팔굽혀펴기 딱100개>라는 책을 권해드립니다.



 




표지의 근사한 몸매를 자랑하는 근육남은 김지훈 트레이너입니다.

<팔굽혀펴기 딱100개>는 육상 선수, 철인 3종 경기 선수이며 트레이너인 스티브 스피어스의 책을
김지훈 트레이너가 편역을 했습니다.







팔굽혀펴기가 왜 좋을까요?

팔굽혀펴기는 군대 체력 훈련 과정에서 필수인 요소이랍니다. 상체 근력 운동으로는 최고이기 때문이죠.

미국의 대표적인 미식축구 선수 허셸 워커도 근육운동으로 팔굽혀펴기를 했구요,

권투선수인 록키 마르시아노와 무함마드 알리등도 팔굽혀펴기로 상체 근력을 강화했답니다.




 




part 1은 탄탄한 상체 근육의 비밀인 팔굽혀펴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구요~










part 2에서는 단계별 팔굽혀펴기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초급자, 중급자, 고급자를 위한 프로그램이 아주 탄탄하게 짜여져 있습니다.

팔굽혀펴기 0개 수준을 위한 예비 프로그램

팔굽혀펴기 1~6개 수준인 초보자 프로그램

팔굽혀펴기 7~20개 수준인 중급자 프로그램

팔굽혀펴기 21개 이상 수준인 고급자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

바로 이 모든 것이 7주 프로그램 이라는 겁니다.

각각 단계별로 7주 프로그램으로 짜여져 있습니다.

꼼꼼하게 체크하면서 7주만 따라해보세요~

근육남?? 바로 내가 근육남~건강미인이 될 수 있습니다.







기본 과정을 차근차근 따라하면 조각몸에 대한 욕심이 생길 듯 합니다.^^

part 3에서는 이런 분을 위한 조각몸을 위한 팔굽혀펴기라는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예비 프로그램의 한 부분입니다.

<팔굽혀펴기 딱 100개> 모든 동작이 하나하나 사진을 올려서 쉽게 따라할 수 있습니다.

 

물론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몸을 푸는 스트레칭과

운동을 한 후 정리단계의 스트레칭도 꼼꼼하게 설명되어 있기 때문에 꼭 체크 하셔야 합니다.







팔굽혀펴기 운동을 시작하셨다구요?

그런데 작심삼일이라구요??

 

그래서~!!

<팔굽혀펴기 딱 100개>는 이런 부분까지 꼼꼼하게 체크하게 되어 있습니다.

머리속으로만 기억하는 것도 좋지만

내가 실천한 하루의 운동량을 꼼꼼하게 메모할 수 있답니다.







프로그램 수행노트..

정말 딱~! 필요한 운동계획표입니다.

매일 매일 팔굽혀펴기를 하고 기록하고 그리고 날짜체크까지~

이 정도라면 멋진 몸매를 만드는 그날이 멀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선물..

바로 브로마이드인데요~

구구절절 책을 읽고 실천하기 번거롭다면

잘 보이는 곳에 붙여놓고 따라하시면 된답니다.

너무너무 쉽죠잉~~

 

운동~!

시간 없다..할 장소가 마땅치 않다..귀찮다..등등 변명마시고~

간단한 팔굽혀펴기 운동으로 이두박근, 삼두박근 불끈불끈 만들어 보세요~

근육남??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몸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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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나의 아버지 푸른도서관 43
최유정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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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라는 모습은 어떤 이미지로 떠오를까요?

엄마처럼 소소함을 함께 하는것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묵묵히 울타리를 지켜주는 그런 존재로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아내와 자식들을 넓은 품 안에서 마음껏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울타리를 만들어주고 큰 두 팔을 벌려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존재가 바로 아버지입니다. 그래서 아버지를 소재로 한 소설 등이 주는 감동의 파장이 생각보다 더욱 강하게 밀려옵니다.

엄마에 대한 감동은 잔잔하면서 따뜻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하면, 아버지에 대한 감동은 가슴속까지 울리는, 온몸이 저린듯한 그런 감동을 주곤 합니다.

 

<아버지, 나의 아버지>는 아버지의 사랑을 전하고자 하는 소설이라기보다는 회색빛의 현실 속에 살아가는 청소년의 가슴 아픔이 먼저 전해지는 소설입니다. 주인공이 자신을 버렸다고 원망하는 아버지를 찾아 나서는 길을 독자들은 동행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주인공이 그리고 독자들이 잊고 있던 아버지의 존재, 아버지가 주는 커다란 의미, 그리고 표현감이 크지 않지만 느낌으로 알 수 있는 아버지의 사랑에 대해 독자들은 함께 느낄 수 있는 소설입니다.

 

연수는 위탁가정에서 살고 있습니다. 행복한 가정에서 살고 있지만, 마무리되지 못하는 행정적 이유 때문에 많은 제약을 받고 살고 있습니다. 위탁가정, 입양아, 그리고 친부모..이 단어들이 주는 의미를 따져본다면 현실은, 그리고 어른들의 세계는 참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만 더 생각하고, 조금만 더 연구한다면 한 아이의 운명이 참 밝게 성장할 수 있을 텐데. 그것을 막고 있는 것이 바로 우리 어른들이라는 생각에 씁쓸함이 남기도 합니다.

 

연수는 매번 자신 때문에 가족여행이 번번이 취소되는 것이 참 불편합니다. 연수는 그저 친부모에게 버림을 받았다는 것밖에 없는데 그런 연수의 현실이 매번 걸림돌이 됩니다. 더구나 함께 사는 여동생은 연수 때문에 일이 틀어진다고 보이지 않는 원망을 합니다. 어느 날 연수는 아버지가 궁금해집니다. 왜 자식을 버렸는지 알고 싶어 아버지를 찾아 떠납니다.

 

어느 날 아버지의 출장으로 온 가족이 해외로 갈 기회가 되었지만 역시 연수의 상황 때문에 가지 못하는 듯합니다. 동생은 자꾸 연수를 원망하는 눈으로 봅니다. 어머니는 이곳저곳에 전화해서 상황을 설명하고 사정을 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연수는 불편하기만 합니다. 잠시 그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 움직였는데 어느덧 연수는 자신이 있었던 행복원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열여섯 연수는 자신이 살던 행복원과 친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와 함께 살았던 마을까지 찾아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잊혀진 기억을 떠올리게 되고 아버지의 흔적을 찾아 또 길을 나섭니다.

 

<아버지, 나의 아버지>는 열여섯 소년이 감당하기에는 참 버겁겠구나..라는 느낌이 드는 소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의 소재가 바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나를 찾아서 홀로 가는 여행길에 연수는 얼마나 두렵고, 무서웠을까요? 하지만, 연수는 그 길을 천천히 나섭니다. 왜 아버지를 찾아야 하는지 정확히 답변을 할 수 없다해도 아버지를 찾아서 왜 나를 버렸는지 물어봐야만 지금 현실에서 더 꿋꿋하게 버티는 자신을 더 찾아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가는 이 소설을 쓰기 전에 마음아픈 기억이 있었음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미혼모 쉼터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와 자신이 입양한 딸 이야기를 고백하고 있습니다.

글을 쓰는 작가이기 이전에 보통의 한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한다는 것이 얼마나 용기있는 일인가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는 내 가족, 내 아이라는 것만으로 무한한 행복을 느끼고 있습니다. 나눔활동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기 때문에 많은 분이 소외된 이웃을 위해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 나의 아버지>를 읽으면서 과연 진정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나눔을 하고 있는가 되물어보고 싶습니다.

잠깐의 식사 봉사나 도시락을 배달하는 봉사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내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 연수처럼 마음에 아픔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있는가 살펴본 적은 없습니다. 그저 그런 일은 나라에서 해야 하는 일이고 몇몇 단체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아버지, 나의 아버지>는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입니다.

아버지를 찾아 나서는 길에 연수는 자신에게 많은 것을 물어보고, 스스로 숨기고 싶었던 과거를 꺼내는 모습을 독자들에게 보여줍니다. 때론 보여주기 싫은 과거의 모습이지만 연수는 하나하나 독자들에게 보여줍니다. 지금은 비록 헤어져 살고 있어서, 어디에 살고 있는지 찾는 중이지만 어린 연수를 보살펴 준 것은 바로 아버지이기 때문입니다. 무의식중에 아버지의 뜨거운 사랑을 느끼고 있었기에 아버지를 찾아 나선 것 아닐까요?

 

<아버지, 나의 아버지>에서는 또 다른 아버지가 등장합니다. 바로 연수를 맡아 키우는 위탁가정의 아버지와 어머니입니다. 아이를 입양해서 키운다는 것 역시 굉장한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일입니다. 연수의 새아버지는 바로 그런 용기를 가진 사람이고, 연수가 자신의 뿌리를 찾아 나선 길을 지켜봐 주는 그런 아버지입니다.

키워주는 아버지 역시 가슴 아픈 진실을 가진 사람이었고, 용기를 내 자신의 현실을 바라보지 못함이 어떤 응어리로 남아 있는지 알기 때문에 연수가 아버지를 찾아 나선 길이 얼마나 힘겹고 부끄럽고 실망하고 눈물이 나는 일인가를 알면서도 기다려줍니다. 그 과정이 지나야 더 큰 자신을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아버지, 나의 아버지>는 어린 연수가 어른보다 더 큰 아픔 속에서 꿋꿋하게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소설입니다. 워낙 빠르게 진행되는 요즘 아이들은 우리 어른들과는 또 다른 생각을 분명히 가지고 있습니다. 늘 어리게만 본다고 어린 생각을 하는 아이들이 아닙니다. 힘들면 힘든 대로 현실을 바로 설명을 해주고, 좋으면 좋은 대로 주변을 돌아보게 하는 그런 시야를 가르쳐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란 존재는 바로 부모님의 존재에서부터 이어진다는 뿌리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불행하고 싶은 부모는 없습니다. 살다 보면, 여러 일을 겪기 마련입니다.

우리 청소년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더 큰 생각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버지, 나의 아버지>에서 연수가 하나하나 자신을 찾아가는 것처럼, 그리고 내 아버지의 사랑을 찾아내는 것처럼 우리 청소년들도 그 큰 용기를 함께 공감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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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 '아침편지' 고도원의
고도원 지음, 대한항공 사진공모전 수상작 사진 / 홍익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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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4시간을 보내면서 우리가 만나는 수 많은 사람과 수 많은 찰나의 인연들에게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는 표현을 얼마나 하고 있을까요?

그 인연들이 타인이 아닌 나의 가족, 주변의 지인들에게는 또 얼마나 표현을 하고 살고 있을까요?

들으면 기분이 좋고, 해주면 행복해지는 말, 하지만 의외로 하기 어렵고 쑥스럽게 느껴지는 말이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가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매일 습관처럼 컴퓨터를 켜고 메일을 확인하게 됩니다.

읽던 읽지않던 매일매일 배달되어 오는 편지글이 있습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입니다. 책 속의 짧은 글귀와 함께 소소한 이야기를 함께 적어 보내주는 아침편지를 읽으면서 때론 지금의 나를 행복하게 여길때도 있고, 때론

똑같은 감정을 함께 느끼고 있다는 공감을 갖을 때도 있습니다. 또 지금의 내가 많이 반성해야 하는 각성의 시간을 갖게 하기도 하고. 때론 무심코 지나치는 나를 잡아 자연의 아름다움을 함께 느끼게 하는 글을 선물 받기도 합니다.

 

그런 그의 글을 모아 낸 에세이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는 편지글과는 또 다른 편안한 휴식을 주는 그런 책입니다.

고도원 작가의 글은 좋다 나쁘다를 말할 일이 아닙니다.

그저 잔잔하게 그려지는 일상속을 함께 공감하고, 그 속에서 느끼는 감정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면 독자들은 작가와의 공감대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는 우리가 하루를 살아가면서 느끼는 수많은 감정과 수많은 사람들에게 왜 감사함을 표현해야 하는지, 사랑하고 있음을 왜 표현해야 하는지를 들려주는 에세이입니다. 환한 햇살아래에서 따뜻한 커피 한잔과 함께 지인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 에세이입니다.

우리는 늘 누군가와 함께하는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힘들때 손을 내밀어주는 이가 있기도 하고, 꿋꿋하게 나와 함께 긴 여정을 걸어가주는 이도 있습니다. 그리고 나를 믿고 한 곳을 함께 바라보며 응원해주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사람들을 사랑해야 하는 이유를 가르쳐주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들에게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 대상은 나의 부모이기도 하고, 나의 자녀이기도 하고, 형제, 자매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함께 일하는 지인이기도 하고, 늘 보게되는 친구이기도 합니다.

좋은 글과 함께 우리가 한번씩 기억해야하는 단상을 적어가고 있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입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를 읽으면서 나 역시 밑줄을 그어봅니다. 수많은 글 속에서 나의 느낌과 똑같은 글을 만나는 순간은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또하나의 환희이기 때문입니다.

고도원 작가의 글은 늘 잔잔한 호수의, 햇빛이 반짝이는 호수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한없이 바라볼수록 그 속에서 많은 결론과 많은 정의를 내릴 수 있는 그런 느낌을 주는 글이기 때문입니다.

 

쑥스럽지만 우리가 해야하는 말은, 우리가 표현해야 하는 말은 바로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입니다.

나와 함께 해주는 모든 것에게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표현을 해야 합니다. 내가 발을 디디고 있는 땅에서부터 내 머리위에서 맑음을 뿌려주고 있는 하늘에까지 그리고 그 공간속에 나와 함께 하는 모든 것에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를 표현해야 합니다. 그것이 내가 느끼는 행복이고 보여줄 수 있는 행복이고, 또 그들에게 내가 '사랑하고 있다'고, '감사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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