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냥한 폭력의 시대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7년 3월 26일>

상냥한 폭력의 시대 by 정이현 - 친절과 미소속에 숨겨져 있는 폭력의 진실

평점 : ★★★★


참 제목이 예쁜 책을 만났다. <상냥한 폭력의 시대>

내 느낌에는 그랬다.

'폭력'이라는 단어와 '상냥한'이라는 형용사와의 만남이 매끄럽지 않으면서도 나는 이 제목이 예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이현'이라는 작가의 이름만으로 책을 집어들었고, 읽기 전부터 기대감이 높았다.

소설집이라고 떡 하니 써있었음에도, 단편집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읽어내려간 소설들..

'달콤한 나의 도시'와 느낌이 많이 다르다.

뭔가 절제되어 있는 주인공들의 모습들과 차가움이 느껴지는 그들의 모습이 자꾸만 그려졌다.

앞표지의 그림이 너무 잘 어울리는 소설집이었다.

하나의 이야기가 네모난 박스의 아파트에 사는 내 모습같이 보이고, 내 이웃의 모습같이 보이고..

총 7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 <상냥한 폭력의 시대>...

7편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면서 나는 어느 이야기의 주인공과 가장 비슷한지 비교해본다.

7개의 모습이 다 나일 수도 있겠다는, 끔찍한 생각도 하면서 다른 이들도 나와 같을까, 라며 동질감이 느껴지는 동족을 찾고 싶어 두리번거린다.

그런 이들이 내 주위에 얼마나 있을까, 궁금해하면서...


1. 미스 조와 거북이와 나

(P.33) 침대에 누워 채소 샐러드를 먹으면서 바위와 샥샥의 목덜미를 번갈아 쓰다듬고 있으면 반드시 세계와 내가 이어져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샥샥과 나 사이에, 바위와 나 사이에 연결되어 있는 줄은 처음부터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우리는 살아갈 것이고 천천히 소멸해갈 것이다.샥샥은 샥샥의 속도로, 나는 나의 속도로, 바위는 바위의 속도로.

2. 아무것도 아닌 것

(P.52) 유리 파편들은 우리 눈에 보이지도 않을 거예요. 걸을 때마다 발다박에 스칠 거라고요.

(P.60) '김보미 아기'는 불완전한 존재였다. 불완전하고 위태로웠다.아기의 법적 보호자조차 되지 못하는 미성년자 김보미도 불완전하고 위태롭기는 마찬가지였다.

언젠가부터 프라이팬으로 요리를 할 때마다 짝꿍이 아닌 유리뚜껑을 바라보며 깨지지 않기를 바라는 내가 보였다.

위태로워 보이지 않았던 내 삶인 것 같은데, 프라이팬에 맞지 않는 유리뚜껑을 보면서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된다. 내 모습도 줄 위의 서커스단마냥 위태로워 보이는 건 아닌지 하고 말이다.


3. 우리 안의 천사

(P. 97) 내가 잠시 한눈을 팔아도 세상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단죄가 또 유예되었다는 사실에 나는 안도하고 절망했다.

극적인 파국이 닥치면, 속죄와 구원도 머지않을 텐데.또다시 살아가기 위하여 나는 바다 쪽을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뗐다.

6. 서랍 속의 집

(P.182) 차가 고속화도로를 120킬로미터로 달리는 내내 부부는 정적을 지켰다. 대화가 없어도, 음악이 없어도, 라디오 소리가 없어도, 사랑이 없어도, 세상 모든 소리와 빛이 사그라진 곳에서도 어색하지 않은 관계였다.

7. 안나

(P. 215) 사람에게는 사람이 필요하다. 원망하기 위해서, 욕망하기 위해서, 털어놓기 위해서.

(P.218) 안나의 선량한 눈매와 묘하게 대비되는 무덤덤한 말투는 듣는 상대로 하여금 힘든 상황을 유머러스하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효과를 발휘했다. 경은 입술로는 어머 어떡해요, 라고 했지만 무겁지만은 않은 기분으로 안나가 이어 들려줄 이야기를 기다렸다.

~ 안나의 이야기들은 지독히도 현실적이었고 그래서 경에게는 도리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덕분에 경은 자신의 현실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P. 222) 위대한 아이들 틈에서 기특한 아이는 우스꽝스러울 뿐이다. 그러나 경은 너무 늦지 않게, 고맙습니다, 라는 답장을 보냈다.

웃고 있는 이모티콘이나 하트도 잊지 않고 붙였다.  아이가 옮길 유치원을 결정했다.

안나를 바라보며 자신이 한 수 위라는 위안을 받는 경의 모습이 떠올랐고, 그녀의 영혼없는 대답과 문자를 보내는 리액션이 가증스럽게 느껴졌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경의 모습이 나의 모습이겠구나, 라는 목적지에 닿아있었다.

웃음이 피식 새어 나왔다. 자조적인 웃음이겠거니..하면서..

우리는 슬프고 마음 아픈 일에 깊이 공감하며 눈물도 흘리고 슬퍼한다.

그 눈물과 슬픔이 나는 저 사람보다 낫구나,라며 위안을 삼을지도, 내가 당하지 않은 일이라 다행이다, 라는 안도가 섞여 있을 수도 있겠다..싶다.

상냥하고 냉정하고 차가운 시대를 살고 있는 이야기를 대변하는 문장들을 꼬집어내면서 소설들을 다시 읽는다.

읽으면서 공감하고, 읽으면서 반성하고, 읽으면서 씁쓸하다.

저 모습이 내가 아니길 바라는 마음에 저 입장이면 나도 저러겠지..라는 마음까지..


나도 모르는 사이 나 역시 소설의 주인공들처럼 현시대를 살아가는데 있어 최적화가 되어 있었구나.. 생각이 들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않게, 폭력을 행사하고 있으면서도 폭력이 아닌 것처럼 포장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이 얼핏 보이고 말았다.

보여지는 모습과 마음이 동일시되지 못하고, 그 가운데 가식이라는 가면이 씌워져있는... 싸늘한 웃음과 어느 것이 진짜 모습인지 알지 못하도록 나와의 접근을 막아버리는..

나와 내 가족뿐 아니라 흔한 예능방송과 주변의 많은 이들에게 목격이 되고, 사용되고 있는 '영혼없는 대답 & 영혼없는 리액션'이 그 답이지 싶다.

전혀 공감을 하지 못하면서도 공감한 척, 별로 좋지 않은 마음이면서 손은 '좋아요'를 터치하는 가식을 우리는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좀 더 솔직해지면 따를 당하는 사회..

진정한 소통과 공감이 배제된 사회..

그런 사회의 일원으로 지금까지 살아왔다면 이제는 진실된 소통과 공감의 길을 찾아봐야겠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맞춰 우리도 산업시대의 마인드를 벗어나 휴먼시대의 마인드로 변화되어야 하지 않을까?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제 3자가 되어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책이다.


작가들도 대단하지만, 편집자들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 권의 책이 이해가 되어버리는 글귀를 뒷 부분의 몇 줄을 올리는 그 능력.. 놀랍기만 하다.

그들이 고심하여 올린 그 문장이 한 권의 책에 대한 느낌을 정리해준다.

느끼는 것보다 표현이 어려워 고민하는 나같이 어설픈 독자에게 강력한 한 방이다.

 

미소 없이 상냥하고 서늘하게 예의 바른 위선의 세계.

무서운 것도, 어색한 것도, 간절한 것도 '없어 보이는' 삶에 질기게 엮인 이 멋없는 생활들에 대하여

" 우리는 살아갈 것이고 천천히 소멸해갈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린의 날개 재인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7년 3월 17일>

기린의 날개 by 히가시노 게이고 - 진실앞에 설 수 있는 용기, 하늘빛 희망

평점 : ★★★★반


믿고 보는 일본 작가이면서, 심장이 쫄깃해지는 스릴러소설의 한 획을 긋고 있는 작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의 작가..

이렇게 정의를 해도 무방하지 않는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이 나왔다.

그의 책을 보면 시작이 매끄럽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을 접하다보면 시작을 넘기기가 쉽지 않은 책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 느낌이 나만 받는 느낌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반면에 그의 책은 시작이 쉽다.

시작이 쉽다는 말은 빨리 이야기 속으로 흡수될 수 있다는 말로 바꿔도 무방하지 않을 것 같다.

글을 읽다보니 그리고 글을 끄적거리다보니 -사실 글을 쓴다..라는 말은 작가들만 하는 말인 것 같아서 나는 '글을 쓴다'..라는 말이 쑥쓰럽다..아직 자신감이 부족한 말을 대변해주는 마음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쉬운 문장이 좋고, 쉬운 글을 적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어려운 글을 쓰는 작가들의 어휘력과 문장력을 이해하지 못하는 나의 머리가 문제일지도 모른다.

무슨 문제가 되었든 간략하면서도 산뜻한 문장이 보기 좋고, 읽기 좋고.. 또 마지막 책장까지 달려가는 속도를 유지해주는 것 같아 선호하는데 그의 책이 그렇다.

장황한 서론이 존재하지 않아도 그의 소설속으로 몰입하면서 형사들과 같이 머리를 맞대고 수사하는 것과 같은 기분.. 이 기분이 짜릿하여 굳이 그의 소설을 찾아 읽는다.

 

 

항상 새로운 소재로 재미를 주는 그의 소설의 또 다른 주인공인 가가형사 그리고 그의 사촌 동생인 마쓰미야 형사..

나혼바시 다리에서 칼에 찔린 남자가 파출소 순경에게 목격된다.

바로 병원으로 후송되지만 그는 죽게 되어 살인사건이 된다.

건축 부품 제조 회사 '가네세키 금속'의 제조 본부장이었던 다케아키를 칼로 찌른 범인으로는 근처에서 순찰중이던 경찰을 보고 달아다나 교통사고가 난 후유키가 유력해지지만 그는 끝내 죽고 만다.

다케아키가 어디를 다녔는지, 회사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아무것도 알지 못했던 그의 가족들...

'가네세키 금속회사'의 계약직이었던 후유키가 산재를 당했으나, 아무런 보상도 없고, 재계약도 해주지 않아 무직이 되어 그를 살해한 범행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하게 된다.

또, 다케아키는 회사의 비리를 아랫사람들에게 지시한 파렴치한 상사가 되어버린다.

그렇게 묻히는 사건을 가가형사와 마쓰미야형사는 피해자의 동선을 계속적으로 반복하며, 그의 걸음을 따라가다 그가 들린 곳들에 집중한다.

그리고, 유토가 수영부였던 중학시절인 3년전 사건에 대해 다가가게 된다..


이 책을 잠자리에서 399페이지까지 읽었으나 잠이 너무 와서 책을 덮고 잠을 잤는데, 범인은 아나 범행의 전말을 알지 못한 나는 책의 앞 내용들이 무한 반복되는 꿈에 시달렸다.

결국 새벽 3시에 일어나 남은 20여페이지를 읽고 다시 잠을 편히 들 수가 있었다.


읽다보면 일본 문화의 신사순례등의 이야기가 길게 나와 지루한 면은 없지않았지만 피해자가 신사순례를 다닌 이유가 이 사건의 중요한 부분이었기에 많은 양을 할애한 듯 하다.

이 책은 420페이지가 넘는 두께이나, 대부분의 면들이 피해자의 발길을 따라 수사해가는 모습과 주변정황들이었고, 실제 범인과 사건의 전말은 뒷쪽의 20여페이지가 전부다.

하지만, 90%의 앞 페이지는 이 짧은 부분에 이르기 위해 반드시 필요했고, 사건의 전말을 보기 위해 달린 것이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뿌듯해지는 마음과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까지...


(P.411) 그건 당신이 그 아이들에게 잘못된 것을 가르쳤기 때문이야.

잘못을 저질러도 어물쩍 넘어가면 다 해결된다고 말이지.

3년 전 당신은 세 아이에게 그렇게 가르쳤어. 그래서 스기노가 똑같은 잘못을 반복한 거야.

아오야기 씨는 당신이 잘못 교육한 아들에게 무엇이 옳은 일인지 가르치려고 했어. 그것도 모르면서 당신이 무슨 선생이야.

수사는 이래야 한다.

정황, 증거까지 나와 있는 사건이라도 진실을 입 여는 자가 없으면 돌고 돌아도 수사를 해야 한다.

살인자로 평생 불리어졌을지도 모르는 후유키의 진실을, 불의를 보고서도 아이들을 위한다는 핑계로 비열한 짓을 저지른 이토가와 선생의 더러움을, 자신이 죽는 그 순간까지 아들에게 정의를 알려주고, 그 길로 가기를 원했던 아빠의 마음을 늦게 알아버린 유토의 어리석음을..

우리는 다 정확하게 알아내고, 알아채야 한다.

용기를 내는 것, 진실로 다가가는 것, 자신이 믿는 대로 하는 것이 힘들지라도 우리는 기억의 줄을 잡고 있어야 한다.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용기가 날 때까지 우리는 깨어있어야 한다. 무엇이 옳은 것인지 알 수 있는 현명함을 지켜내야 한다. 


(P.396) 용기를 내라, 진실로부터 도망치지 마라, 자신이 믿는 대로 하고, 라고.

 ' 기린의 날개 - 언젠가 날아오를 그날을 꿈꾸며'

하늘색의 책표지가 저 하늘 끝의 모습처럼 보여 눈앞이 흐려진다.

종이로 만든 색색의 학들이 하늘로 올라가는 어떤 이의 희망이 눈에 밟혀 마음이 시큰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금 이 순간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7.03.01>

지금 이 순간 by 기욤 뮈소

평점 : ★★★★


믿고 보는 프랑스 작가, 기욤 뮈소.

기욤 뮈소의 작품을 만나면 그의 다른 책들도 읽게 됩니다.

그렇게 두터운 독자층을 가진 그의 책은 참 매력적입니다.

제목은 로맨스소설마냥 달콤한데 안을 들여다보면 스릴러에 판타지 요소까지 가득합니다.

독자들은 주인공과 함께 현실과 비현실을 왔다갔다하며 깊이 빠져들게 되구요.

그런 묘한 매력에 우연히 접하게 된 그의 소설을 다 읽었습니다.

그런데...... 참 이런 반전이....

재미있어서 책장 넘기는 소리가 쫘르르 들리는데, 그의 소설을 읽게 되면 '날새워 읽었다'..라는 표현이 걸맞는데....

이상하게도 후에 제목만 봐서는 내용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겁니다.

책을 읽는 속도가 빠르지 않아 읽은 책을 다시 읽기에 시간이 부족한 수아씨.. 작은 도서관에서 책을 살펴보다가 다시 읽자..하고 집어왔습니다.

'지금 이 순간'을요..

예전 다이어리를 찾아보니 '2016년 4월 6일'에 읽은 날짜가 표시되어 있었더라구요...^^ 한 달 부족한 1년전입니다.

뒷부분의 줄거리를 보며 기억이 살짝살짝 납니다...^^

읽었던 책이었음에도 역시 '기욤 뮈소'의 책입니다.

편하게 몰입하면서 단기일에 읽었답니다^^;

 

 

기욤 뮈소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1년에 단 하루만 주어진다면 당신은 삶과 사랑을 어떻게 지켜갈 것인가?

시간의 장벽 앞에서 우리의 사랑은 과연 영원한 현재형일 수 있을까?

 

아서는 친부가 아닌 프랑크 코스텔로를 따라 가문의 소유인 24방위 바람의 등대에 가게 된다. 프랑크는 아서에게 24방위 바람의 등대를 유산으로 주며 실종된 할아버지의 생존 사실 이야기와 등대를 절대 다른 이에게 양도하지 말것, 지하실 철문을 열지 말 것이란 조건을 단다.

전 등대의 소유자 역시 실종되었었다는 이야기를 확인한 아서는 아버지가 절대 하지 말라는 지하실의 철문에 발을 들인다.

'23방위 바람이 지나가고 나면 아무 것도 남지 않으리라'는 문구가 새겨진 풍향도가 그려진 문을 열고 들어간 아서..

아서는 움직일 수 없는 어떠한 힘과 고통을 느끼게 되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낯선 곳에서 눈을 뜨게 된다.

설리반 할아버지가 정신병원에 살아계신다는 것을 알게 되어 탈출을 시킨 아서는 그에게서 시간여행을 하는 것, 단 하루 24시간만 세상에 머물고, 그 하루는 세상의 1년과 같다는 것을 전해듣게 된다.

아서가 깨어날때마다 인연이 되는 리자를 사랑하게 되고, 리자역시 생명의 은인인 아서를 사랑하게 된다.

그의 비밀을 알게 된 리자...

아서가 하루가 지나고 사라졌다 돌아오는 시간이 리자에게는 1년이라는 시간이기에 그들의 사랑에도 틈이 생기기 시작한다.


(P. 195)

우리 둘 다 드러내놓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한 가지 사항에 대해 암묵적인 합의를 했다고 느꼈다.

지금 이 순간을 살자는 것…….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걱정하느라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내팽개치지 말자는 것…….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모든 걱정과 우려는 시간 낭비였다.

(P.224)

"아서, 돈에 대해 함부로 예단하면 안 돼. 돈이 없으면 자유를 잃을 수도 있으니까. 네 인생이 끝났다고 단정하지 마.

마음에 담아둔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자 할 때 항상 돈이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기 마련이지."

(P.308)

"무엇이든 절대로 돌이킬 수 없다는 게 등대의 진실이야. 아무리 지우려고 해도 지울 수 없어.

그렇게 때문에 주어진 대로 그냥 살아가면서 더 이상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조심하는 수밖에 없지. 그게 바로 진실의 전부야."

(P.325)

아이들 학교에서 학부모 회의가 있을 때나 축구시합, 학예회같은 행사에도 제대로 참석하지 않았죠.

그 당시에는 그런 일들을 그냥 대수롭지 않게 여겼어요. 지금 하지 못하면 나중에 할 기회가 있을 거라고 믿었죠.

사람들은 흔히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다는 걸 그때는 몰랐어요.


이 책은 참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합니다.

매일매일 주어지는 24시간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위해 지금 이 순간에 만족하지 못하고 미친듯이 앞으로 나아갈 일만 생각하는 것이.. 나에게 무엇이 소중한 것인지, 무엇을 지켜야 하는 것인지...

우리는 망각을 하며 살아갑니다.

순간순간 깨닫게 되면서도 금세 잊어버리고 마는...

"지금 이 순간,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입니까?"라고 나에게 질문을 한다면......

"어제 캠프를 다녀온 아이를 꼭 껴안고 잠을 자는 거예요." 라고 말하겠지요.... 어제 둘째 아이의 빈 잠자리가 많이 낯설었거든요.

지금 이 순간, 내가 놓치는 것이 무엇인지,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무엇이 1순위가 되어야 하는건지 알지 못하겠다면...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기를 권해드립니다.

"지금 이 순간, 당신에게 하루같은 1년이 주어진다면 당신은 무엇을 할 것입니까?"


책을 읽는다고 하는 분들 중 기욤 뮈소의 책을 접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봐야 할 정도로 두터운 독자층을 이루고 있지요.

한번도 접하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접한 사람은 없다..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매력적인 책들입니다.

저역시 한 권을 보고 다른 책들을 전부 읽었을 정도니까요.

그만큼 매력적인 소설이 가득한 기욤 뮈소의 책..

아직 접하지 못하셨나요?

새로운 무언가가 내 인생에 생겼으면 하는 마음, 설레이는 마음이 가득해지는 3월...

기욤 뮈소의 '지금 이 순간'은 설레이며 만나는 햇살 따뜻한 봄날과 같을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책을 덮으며 주위를 둘러봅니다.

지금 나의 곁에 봄이 얼마나 왔나 하고 말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짠테크 전성시대 - 절약으로 시작하는 3배속 부자법칙
짠돌이카페 엮음, 이보슬 글.구성 / 길벗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2017.02.18>

짠테크 전성시대 by 짠돌이카페 엮음

평점  ★★★★


재테크에 대해서 얼마나 아시나요?

또 얼마나 하고 계신가요?

저는 재테크의 '재'자도 잘 모릅니다.

사실 한 권 두 권 보면서 자극이 되기는 했었습니다.

누구나 돈을 많이 벌고 싶은 마음은 가득하니까요.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생활에 여유가 넘쳤으면 좋겠다는 생각... 다들 하니까요.

저도 그 누구나처럼 마음은 가득했었습니다.

그런데, 따라쟁이를 하려고 보니 쉬운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가정 재무에 대한 것을 헤아려보려 해도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아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딱히 낭비가 심한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적금 하나 제대로 들지 못했으며, 있는 돈까지 야금야금 먹어대고 있었습니다.

현실을 바라보고 상황을 제대로 인식을 해야 하는데, 자꾸 눈을 감아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하나씩 해보기로 했습니다.

내가 지금 상황에서 제일 잘 하는 것!

재테크 책을 읽는 것이지요.

나의 인생을 바꿔줄 재테크 책, 두번째인 <짠테크 전성시대>....!

이 책은 짠돌이카페 회원들의 생생한 사례들을 담은 사례집입니다.

그 안에는 성공한 이들도 있고, 성공으로 다가가고 있는 이들도 있습니다.

또, 한 명 한 명 다 같은 방식이 아닌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사례들을 소개합니다.

물론 부자로 다가가는 제일 중요한 것은 '절약'이라는 것을 모든 글에서 말해줍니다.

누구나가 할 수 있는 것..... '절약'

재테크의 시발점은 '절약'이라는 것....

반복되는 그 단어가 너무 겁납니다.

'나 낭비하면서 살지 않았는데...' 라는 억울함이 생깁니다.

그럼에도... 그럼에도.... 도전해야 할 나만의 과제입니다.

과연 내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느 순간 다이어리에 같이 적기 시작한 하루하루의 지출내역을 던져버릴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자존심이 상하니 도전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모두 할 수 있는 일, 나와 같이 평범한 사람들이 이룬 일, 나와 같은 형편의 사람들이 도전한 일.. 그래서, 평범한 나도 해보기로 했습니다.

너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나만의 계발을 하면서..

 

* 책을 읽으면서 현재 내 상황에서 실천가능한 것들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바로 가능한 것들은 실천을 했습니다.

<사진1>의 <'휴먼계좌통합시스템'>

바로 조회하여 내가 몰라 찾지 못했던 돈을 찾았습니다.

더불어 사용하지 않는 6개의 통장을 해지하여 돈을 찾았습니다.

 

<사진2>의 <'매일매일저축' 실천하기>

 책을 읽으면서 실천으로 옮겨서 현재 3일째 진행했습니다.(작심삼일은 넘겠어요^^)

 

<사진3>의 <'빠르고 생산적으로 빚 갚는 기술'>

갚을 수 있는 목돈이 통장에 들어있었음에도 상환할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멈춰있었습니다.

'빚을 빨리 갚으라'는 말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혹여 그것이 말이라고 하냐? 라고 반문하실 수도 있겠으나, 요즘 시대에 빚없는 사람없고, 빚이 없으면 내 돈을 제대로 쓰지 않는 것마냥 말하는 이들만 있어 대출을 한꺼번에 갚는 것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참 바보같은 거지만, 그랬습니다, 전......

'재'자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었으니까요....

책을 보고 바로 자동차할부금을 전부상환을 했습니다.

주택담보대출금도 부분상환을 했습니다.

진작 했더라면 몇 개월동안의 이자는 안 낼수도 있었는데 말이지요....ㅜㅜ;

너무 당연한 것을 모른 채 그렇게 지냈습니다.

그나마 지금이라도 실천을 했습니다.

남들이 다 아는 것을 나는 몰랐다는 것.... 그때는 몰랐으니 이해하고, 이제는 알게되었으니 바로 행동으로 옮겼음에 안도를 합니다.

비싼 수업료 냈다.. 생각하구요^^

 

 

책을 읽을 때 항상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 책의 사례에서도 나왔듯이 책의 기준에 나를 맞추지 말고, 나의 기준으로 맞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몇 년전 <예금풍차를 돌려라>를 읽고, 그 다음 날 바로 적금을 3~4개 만들었습니다.

책에서 말한 것처럼 통장을 한 달에 하나씩 늘려가기엔 마음이 급했던 거였어요.

준비도 없이 실행으로 바로 나섰던 것이 실패의 원인이었고, 내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실천으로 옮겨 꾸준함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좌절을 느끼면 지속하기가 힘든 것이 저금이더라구요.

이제는 실수하지 않으려고 책에 나오는 사례들을 <내가 당장 따라할 수 있는 것, 이해하고 패스해야 할 것, 나중에 도전해 볼 것, 청년으로 자라나는 내 아이에게 알려줬으면 좋을 것>등등을 생각하면서  노트에 꼼꼼히 정리를 했습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고, 그 다양한 사람들마다 자신에게 맞는 일이 있으며, 재테크나 절약하는 방법도 각자의 방법이 있습니다.

아직은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지는 못했지만, 많은 이들의 방법들을 숙지하며 공부하다보면 나에게 어울릴 방법을 찾을 수 있겠지요?

부자를 꿈꾸는 이들이 제일 처음 했다는 절약, 그리고 공부....

이것만은 그들의 공통된 이야기임을, 나의 생활도 안일한 이 생활을 벗어나야 함을 알려줍니다.

부자를 꿈꾸시나요?

저처럼 건물주를 꿈꾸시나요?

이 책은 이렇게 현재를 바꾸고자 하는 분들이 제일 처음 읽어야 할 책입니다.


"절약은 생각보다 빨리 돈을 모으고, 모든 돈을 더 단단히 쥐고 있게 하는 재테크 기술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른 아이
샤를로테 링크 지음, 강명순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2017.02.17>

다른 아이 by 샤를로테 링크

평점 : ★★★★

2017.01.26일 책읽기 완료!


샤를로테 링크를 만난 것은 '관찰자'를 통해서였습니다.

인상적이었다는 기억, 무척이나 두꺼운 책이었음에도 재미있었다는 기억..^^

그래서, 고른 '다른 아이'..

역시 탄탄한 스토리였고, 이야기를 놓칠새라 정신없이 따라가게 만드는 내용이었습니다.

페이지 페이지마다 내가 읽고 보는대로 범임을 유추해보기도 하고, 어디에 복선이 깔려있는지 계속 살피게 되었구요.

뒷 부분이 너무 급하게 마무리지어가는 것이 조금 아쉽다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제 기준에서는 참 괜찮았던 책입니다.


런던에서 의사를 하고 있는 레슬리는 고향친구인 그웬의 약혼식에 참석한다.

그웬의 아버지와 어린 시절부터 계속 함께 지낸 레슬리의 할머니 피오나, 그웬의 집으로 휴가를 온 부부가 참석한 약혼식에서 신랑인 데이브 탠너와 피오나는 언성이 높아지는 일이 생긴다.

엉망이 된 약혼식, 그 날 피오나는 죽은 채 발견이 된다.

농장에 있었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범행동기와 알리바이를 찾아가는데, 피오나와 그웬의 아버지 채드의 어린 시절 다른 사람에게 절대 알려져서는 안 되는 일이 있음을 알게된다.


(P. 505)

결국 그웬의 증오심은 자기 자신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셈이었다. 그웬은 자기 비하와 인생에 대한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스스로 미래에 대한 책임을 질 준비도 되어 있지 않았다.

그웬의 인생은 고통의 연속이었고, 영원히 남들보다 못할 거라는 열등감과 패배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남자들에게 계속 거절당한 경험도 열등감을 더욱 가중시켰다. 그웬은 열등감과 패배의식의 기원이 유년시절에 있다고 믿었으리라.

오랜 세월 끈질기게 부모의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방해한 피오나, 채드와 피오나 사이에서 투명인간 취급을 받다 암에 걸려 일찍 세상을 떠난 엄마에 대한 서글픈 기억이 그웬의 유년시절을 암울하게 만든 원인이 되었을 테니까.

(P.506)

"브라이언 소머빌의 이야기는 아버지의 자폐증과도 잘 어울렸고, 피오나의 병적인 이기심과도 잘 어울렸지.

아버지와 피오나 때문에 아무런 잘못도 없는 두 사람의 인생이 파괴되었어. 아버지와 피오나는 늘 일을 저질러놓고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사람이었던 거야."

이 이야기를 읽으며 누가 범인일까? 라는 물음표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책 표지에 적힌 '당신은 그녀를 잘 알고 있다고 믿는가? 사실 그녀는 전혀 다른 사람일 수 있다!' 의 문구에 많이 의존했었습니다.

그러나, 뒷쪽으로 가면서 범인이 '브라인언 소머빌'일 확률은?

아예 없는 것인가?

그가 자신에게 보러 오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배신한 이들에게 복수를 품을 수 있지 않을까? 라며..

그를 의심해 보았습니다.

충분히 그의 지난 세월을 보면 그렇게 분노가 표출될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피오나를 죽인 진짜 범인을 알고 난 후, 내 이중적인 성격을 마주보게 되었습니다.

그를 불쌍하다 생각하기 보다는 피오나에 이입되어 끔찍하게 떼어놓고 싶은 사람이라는 인식이 더 컸고, 그렇게 믿고 따랐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한 그라면 당연히 악마로 변할 수 있을 거라는 편견으로 똘똘 뭉쳐있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속으로 쌓아놓은 모습이 다를 것입니다.

제니퍼가 그웬의 모습을 보며, 알몬드 경감의 모습을 보며 느꼈던 서로 다른 안과 밖의 모습처럼..


나도 범인과 다름없는 피해의식을 가진 불완전한 사람임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내 모습에 있는 문제는 발견하지 못한채 남에게 상처받은 것들만 되새김질하며 탓만 하는 불완전한 사람이 범인의 마음 상태뿐만이 아님을...

우리의 모습에 항상 자신하지 말아야 함을 느낍니다.

남이 모습 나의 모습과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이 다름을 이해하며 그 중 내가 보는 내 모습에 좀 더 진실하게 마주할 수 있어야 함을 알게됩니다.

내 인생을 다른 사람을 탓하며 낭비하지 말기를......

내 트라우마를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지 말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