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른 아이
샤를로테 링크 지음, 강명순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2017.02.17>
다른 아이 by 샤를로테 링크
평점 : ★★★★
2017.01.26일 책읽기 완료!
샤를로테 링크를 만난 것은 '관찰자'를 통해서였습니다.
인상적이었다는 기억, 무척이나 두꺼운 책이었음에도 재미있었다는 기억..^^
그래서, 고른 '다른 아이'..
역시 탄탄한 스토리였고, 이야기를 놓칠새라 정신없이 따라가게 만드는 내용이었습니다.
페이지 페이지마다 내가 읽고 보는대로 범임을 유추해보기도 하고, 어디에 복선이 깔려있는지 계속 살피게 되었구요.
뒷 부분이 너무 급하게 마무리지어가는 것이 조금 아쉽다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제 기준에서는 참 괜찮았던 책입니다.

런던에서 의사를 하고 있는 레슬리는 고향친구인 그웬의 약혼식에 참석한다.
그웬의 아버지와 어린 시절부터 계속 함께 지낸 레슬리의 할머니 피오나, 그웬의 집으로 휴가를 온 부부가 참석한 약혼식에서 신랑인 데이브 탠너와 피오나는 언성이 높아지는 일이 생긴다.
엉망이 된 약혼식, 그 날 피오나는 죽은 채 발견이 된다.
농장에 있었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범행동기와 알리바이를 찾아가는데, 피오나와 그웬의 아버지 채드의 어린 시절 다른 사람에게 절대 알려져서는 안 되는 일이 있음을 알게된다.
(P. 505)
결국 그웬의 증오심은 자기 자신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셈이었다. 그웬은 자기 비하와 인생에 대한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스스로 미래에 대한 책임을 질 준비도 되어 있지 않았다.
그웬의 인생은 고통의 연속이었고, 영원히 남들보다 못할 거라는 열등감과 패배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남자들에게 계속 거절당한 경험도 열등감을 더욱 가중시켰다. 그웬은 열등감과 패배의식의 기원이 유년시절에 있다고 믿었으리라.
오랜 세월 끈질기게 부모의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방해한 피오나, 채드와 피오나 사이에서 투명인간 취급을 받다 암에 걸려 일찍 세상을 떠난 엄마에 대한 서글픈 기억이 그웬의 유년시절을 암울하게 만든 원인이 되었을 테니까.
(P.506)
"브라이언 소머빌의 이야기는 아버지의 자폐증과도 잘 어울렸고, 피오나의 병적인 이기심과도 잘 어울렸지.
아버지와 피오나 때문에 아무런 잘못도 없는 두 사람의 인생이 파괴되었어. 아버지와 피오나는 늘 일을 저질러놓고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사람이었던 거야."
이 이야기를 읽으며 누가 범인일까? 라는 물음표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책 표지에 적힌 '당신은 그녀를 잘 알고 있다고 믿는가? 사실 그녀는 전혀 다른 사람일 수 있다!' 의 문구에 많이 의존했었습니다.
그러나, 뒷쪽으로 가면서 범인이 '브라인언 소머빌'일 확률은?
아예 없는 것인가?
그가 자신에게 보러 오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배신한 이들에게 복수를 품을 수 있지 않을까? 라며..
그를 의심해 보았습니다.
충분히 그의 지난 세월을 보면 그렇게 분노가 표출될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피오나를 죽인 진짜 범인을 알고 난 후, 내 이중적인 성격을 마주보게 되었습니다.
그를 불쌍하다 생각하기 보다는 피오나에 이입되어 끔찍하게 떼어놓고 싶은 사람이라는 인식이 더 컸고, 그렇게 믿고 따랐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한 그라면 당연히 악마로 변할 수 있을 거라는 편견으로 똘똘 뭉쳐있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속으로 쌓아놓은 모습이 다를 것입니다.
제니퍼가 그웬의 모습을 보며, 알몬드 경감의 모습을 보며 느꼈던 서로 다른 안과 밖의 모습처럼..
나도 범인과 다름없는 피해의식을 가진 불완전한 사람임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내 모습에 있는 문제는 발견하지 못한채 남에게 상처받은 것들만 되새김질하며 탓만 하는 불완전한 사람이 범인의 마음 상태뿐만이 아님을...
우리의 모습에 항상 자신하지 말아야 함을 느낍니다.
남이 모습 나의 모습과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이 다름을 이해하며 그 중 내가 보는 내 모습에 좀 더 진실하게 마주할 수 있어야 함을 알게됩니다.
내 인생을 다른 사람을 탓하며 낭비하지 말기를......
내 트라우마를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지 말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