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단치는 엄마, 안아주는 엄마 - 초보 엄마의 야단치지 않는 육아법
스가 요시카즈 지음, 오현숙 옮김 / 길벗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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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은 육아 서적 중에서 가장 좋았던 책이다. 공감이 가는 내용이 많았고 실질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려주어서 좋았다. 저자의 육아법은 제목 그대로다. 저자는 책의 서두에 다음과 같이 밝힌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들은 야단치며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으로 육아를 해왔다. 정확히 말하면 자녀를 부모의 생각대로 키우려는 방식, 즉 자녀를 지배하는 방식이 일반적인 육아법이었다. 그러나 보육교사로서 많은 아이들을 돌봐온 경험에 비추어보면 지배하는 방식은 오히려 육아를 어렵게 만들 뿐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에서 '야단치는 게 당연한 육아'가 아닌 '야단치지 않아도 되는 육아'를 소개하고자 한다."

 

재미있는 것은 저자가 남자라는 점이다. 남자 보육교사라는 흔치 않은 직업을 바탕으로 수많은 아이들을 경험했고 이를 바탕으로 책을 쓰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읽은 다른 육아서적은 육아 전문가이거나 교수, 혹은 자녀를 키운 엄마가 대부분이었는데, 보육 교사가 쓴 책이라는 점에서도 특이했고 이 말은 이론보다 현장에서 생생하게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책을 썼다는 말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그 현장에서 이론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즉, 귀납법인데, 저자는 이 귀납적 사고를 통해 원리를 발견하는데 탁월하다.

 

부모라면 한 번씩 경험해보았겠지만, 처음에는 조용히 타이르는데 아이가 같은 행동을 고의적으로 반복한다는 생각이 들면 점점 언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다음으로 아이의 행동에 반응을 하지 않게 되고 나중에는 감당 못 할 상황을 피하기 위해 방치하게 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이 바로 야단치는 것이다.

 

저자는 먼저 아이들은 어리더라도 부모의 감정을 예민하게 읽어내는 감각이 있다고 알려준다. 따라서, 아이를 야단치기보다는 "엄마 힘들다", '엄마 슬프다" 등의 말과 표정, 태도로 감정을 나타내라고 조언한다. 그러면 아이는 이 표현을 알아듣고 더 이상 같은 행동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나도 그래서 책을 읽고 4살(실제로는 만 27개월)인 아이에게 이같이 표현해보았다. "그렇게 하면 아빠 마음이 힘들어."라고 이야기했더니 아이도 같이 슬픈 표정을 짓는 것이 아닌가? 너무나 신기했고 지금 까지 한 번도 내 감정을 아이한테 드러내지 않고 마냥 "안돼", "하지 마", "혼난다" 등의 부정적인 표현만 썼던 것이 생각이 났다.

 

물론 저자도 위험한 순간이나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에 대해서는 따끔하게 야단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한다. 다만 '육아=야단치기'라는 등식에서 벗어나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가 말하는 육아는 '야단치는 일을 빈번하게 사용하지 않는 육아 태도'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어릴수록 그 행동에 악의가 아닌 다른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늘 기억하는 것이다. 이것이 매우 중요한데, 아이랑 지내다 보면 얘가 일부러 열받게 하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기 때문이다.  

 

저자는 '야단'이라는 것이 본래 부모의 스트레스나 조바심을 해소하기 위한 심리가 혼재되어 있음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야단이 반복되면 이성적으로 조절하지 못하고 계속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어린아이들은 야단을 쳐도 이해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물건마다 주인이 있다는 소유의 개념을 모르는데 남의 물건을 뺏었다고 야단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야단은 아무 효과가 없다.

 

내가 자주 쓰는 단어 중 하나가 "위험해"인데, 이에 대해서도 저자는 "위험해"라는 말이 아이에게는 그저 위험하지도 않은 상황인데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만드는 신호라고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정말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면 안전한지를 지켜보는 정도로만 움직이라고 조언한다. "위험해"라는 말은 차도로 뛰어간다든지, 돌을 던진다든지 등의 진짜 위험한 상황에서만 사용해야 아이가 제대로 위험하다는 것을 인식한다는 점이다.

 

장난감을 두고 서로 싸우는 경우에 대해서도 현실적인 조언을 한다. 무조건 양보가 옳은 것이 아니라는 점을 먼저 지적하고 있는데, 무조건 양보는 두 명의 아이 모두에게 좋지 않은 일이다. 양보는 소유욕을 아이가 연습하는 것을 방해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 내 것에 대한 경험을 충분히 하면 그다음 단계로 빌려주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나서 정리하는 것도 지시가 아니라 정리한 부분에 대해서 인정해주어야 한다. 저자에 따르면 이렇게 인정을 해주면 아이는 정리에 대해서 힘들지만 하고 나면 좋은 것'이라고 느낀다.

 

육아에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무조건적으로 아이를 사랑하고 예뻐하는 일이다. 어릴 때 받은 사랑으로 아이는 자존감을 가지게 되고 도전의식도 강해지고 타인을 다정하게 대하게 되는 초석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는 다른 육아 책에서도 여러 번 강조하는 내용이다. 그리고 부모도 사랑하고 예뻐하는 순간이 많아질수록 육아를 더 즐길 수 있게 된다. 아이와 함께하면서 인생이 더 행복해지고 더 풍성해지는 것이다. 이는 정말 백번 공감되는 말이다. 이 안에서 아이와 부모는 신뢰 관계를 형성하게 되고 아이는 정서적으로도 안정되며 충족감이 높으며 아이다워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안 돼"라는 말 대신에 다음과 같이 말할 것을 이야기한다. 이 말에 대해 저자는 행동은 부정하지만 존재는 부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한다.

 

"엄마는 너를 좋아하지만 네가 OO 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아."

 

이 문장은 외워야 할 것 같다. 외워서 아이에게 매일 써먹어야 할 말이다. 하루에 "안 돼"라는 말을 안 하고 넘어간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안 돼라는 말 대신 위문장에 나의 마음을 담아 아이에게 전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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