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공식 64 - 흐름에 맞게 나를 지켜내는
장경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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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태어나서 한 번도 점을 본 적이 없다. 앞으로도 점 볼 일은 없을 것 같은데 주역에 관한 책인 <인생의 공식 64>을 읽으며 점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저자는 주역에서 이야기하는 64괘를 하나씩 풀어서 설명한다. 저자의 말대로 이론서라기보다는 입문서에 가까운 책이다. 그래서 주역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는 사람들도 쉽게 읽고 접근할 수 있다. 저자는 주역의 효용성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역경>은 세 가지 면에서 효용성을 가지고 있다. 첫째, 세상만사의 이치를 예순네 가지의 변화로 선명하게 정리해 알려준다. 둘째, 직관을 발휘할 수 있는 잠재의식으로 가는 집중력을 기를 수 있다. 셋째, 소인이 아닌 군자의 길로 가고자 하는 명확한 지향을 부여해준다."

 

주역을 배우는 것은 모든 순간에 점을 쳐서 해결책을 찾는다는 것이 아니다. 주역을 배우며 이치를 터득하면 더 이상 점을 치지 않아도 자신의 상황에 대한 파악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게 된다.

 

"지금 나에게 주어진 상황이 64괘 가운데 어떤 상황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직관이라면 거기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직관의 지혜다. 성인들이 말한 지혜를 참고삼아 자신만의 길을 가려면 이렇게 64괘를 공부하는 것과, 64괘의 상황을 알아챌 수 있는 군자의 마음가짐 두 가지가 모두 필요하다."

 

직관의 비밀을 저자는 이야기하는데 바로 비움, 단순화, 집중(몰입)이다. 이해관계와 욕망을 비우고 문제를 단순화 시키며 집중할 때 우리는 더 나은 선택과 결정을 해 나갈 수 있다. 이러한 세 가지 비결이 역점을 치는 것과 연결된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역점이 단순히 하늘에 운명을 걸고 기대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역점은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는 것이다. 역의 세 가지 이치는 바로 변하고, 합하며, 쉬운 것이다.

 

수천수괘는 실력이 있어도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괘이다. 주식을 할 때 새겨들어야 하는 괘 같기도 하다. 아무리 날고 기는 트레이더라도 시장이 전체적으로 하향 추세이면 때를 기다리는 것이 미덕이다. 시장을 거스르면 안 된다.

 

천수송괘는 소송을 하는 괘인데 사람들과 갈등과 다툼이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는 싸우기보다 고개를 숙이고 양보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책에는 미국 초기 대통령 조지 워싱턴 일화가 나온다. 동네 청년 하나가 그에게 결투를 신청했는데 고민하다 용기를 내어 사과를 하러 찾아간다. 물론, 말은 쉽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산풍고괘는 독 안에 구더기가 썩고 있는 형상이다. 즉, 수고와 고통이 따르더라도 잘못된 것은 하루라도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 지뢰복괘는 무엇인가를 처음부터 다시 한다는 의미이다. 즉, 어떤 일을 하다가 문제가 생겼을 때 잘못을 바로잡고자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천풍구괘는 우연한 만남을 의미하는데 이는 행운일 수도 있고 예기치 못한 사건 사고일 수도 있다. 저자는 유비의 일화를 소개하는데 인상적이다. 유비가 제갈량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러 갔다가 헛걸음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한 노인을 만나 길게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러고 나서 관우와 장비가 유비에게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물어본다.

 

"무슨 대화를 그리 오래 나누셨습니까?"

 

"천하가 돌아가는 일과 인재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네."

 

"노인께서 대단한 현자셨나 봅니다."

 

"아닐세"

 

"그럼 왜 그리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셨습니까?"

 

"단 한 마디라도 건질 것이 있을지 몰라서 끝까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네."

 

중택태괘는 소녀의 웃음을 의미하며 밝고 즐거움이 있다. 이야기하다 보면 유머가 남다른 사람들이 있다. 무슨 말을 하든 그 안에 장치를 심어 놓고 상대방을 즐겁게 한다. 저자는 기호학자 움베르토 에코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에코는 평생 유쾌함과 웃음을 잃지 않았다고 한다. 한 번은 언론인이 5만 권에 달하는 장서가 보관된 그의 서재를 방문하고 "이 많은 책들을 다 읽으셨나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아마 에코는 이 질문을 수없이 들었을 것이다. 그는 "내일부터 다 읽을 겁니다."라고 대답하며 유쾌함과 유여한 사고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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