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 제인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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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캔들에 휘말린 여성이, 소문에서 일어나 시장 선거에 나서기까지의 일정.
 미투 운동이 계속되는 지금, 성과 여성에 대하여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을 위한 책.

 

비바 제인. 개브리얼 제인. 루페.
 
서평단 이벤트로 받은 책으로 평소와 논조, 문투 등이 다를 수 있습니다.
스포일러 있습니다.
 
모 남자와, 모 여자의 스캔들이 최근 우리나라에 발생하였다. 진위는 모른다. 알고 싶지도 않다. 다만. 남자는 자신의 성생활을 훈장처럼 떠들어대지만, 여자는 수치처럼 숨기는 현실에서, 여자 쪽이 지고 갈 부담이 훨씬 클 것은 분명하다.

다섯 명의 들려주는 이야기, 비바 제인. 하지만 결국 핵심은 하나다. 모 정치가와 모 대학생의 스캔들. 정치가는 계속 정치 생활을 이어나가지만 모 대학생은 제대로 된 직장조차 구하지 못한 채, 결국 도망치듯이 살던 곳을 떠버린다.
모두가 대학생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아는 상황에서, 대학생이 버틸 수 있는 곳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소설 어쩐지 주홍글씨를 닮아 있었다. 주홍글씨에서 멸시받던 여성은, 헌신으로 천천히 자신의 입지를 찾아낸다. 결국은 A는 멸시의 단어가 아닌 훈장의 의미가 된다. 하지만 그 이야기가 달갑지는 않았다. 같이 저질렀는데, 여자만 죄인이 되는 현실이 어쩐지 짜증이 났다.
같이 저지른 남자는, 정작 성직자가 되어 존경받고 살다, 마지막에 진실을 밝혔음에도 죄인을 옹호하는 멋진 남자가 되어버렸는데. . 어째 쓰고 나니 더 열 받는다. 주홍글씨 또 읽을까 했는데 관두어야지.
 
끝이 끝이 아니다. 대학생의 이야기는 몇 년이 흘러도 계속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심지어 그녀의 딸조차도 그녀의 과거를 알고 난 뒤, 그녀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을 내뱉는다. 그러고는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아버지를 찾으러 가버린다.
남자에게는 관대하고 여자에게는 엄격한 성도덕에 대해, 다시금 확인하는 것 같다.
 
다행히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여성으로서의 자신마저 포기했던 주인공은, 다행히 원래 원하던 자리에 선다. 선거에서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선거는 원래도 떨어질 수 있으므로.
과거와 화해하고, 과거를 인정하고, 자신을 사랑하게 된 당찬 주인공. 하지만 이 역시 완벽한 결말은 아니다. 결국 달라진 건 딱히 없기에.
 
불합리한 사회 문제를 꼬집지만, 부담스럽지는 않다. 주홍글씨를 깊게 연상시키기는 하지만, 주홍글씨마냥 불편하지는 않았다. 주인공이 마냥 참고 사는 바보가 아니기 때문일까. 그렇지만 뭐. 이렇게 당당하게 나서서, 마음에 들었다.
어떻게 죄인이. 그리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누구나 입에 담아도 되는, 더러운 여자로 전락할 만큼의 잘못은 아니지 않을까. 그 이후의 인생이 전부 어둠으로 덮여야 할 만큼의 잘못이지는 않을까. 죄의 대가를 치러야 하는 건 맞지만, 분명 한계는 있을 터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역시 그녀를 응원하고 싶다.

스캔들에 휘말려버린 딸. 원망하면서도 사랑하는 마음은 버릴 수 없는 어머니. 남편을 빼앗겼지만, 그래도 남편을 계속해서 사랑하는 아내. 철부지 시절, 화려한 불륜을 저지르고, 도망치듯 다른 주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주인공. 주인공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결국은 받아들이게 되는 딸. 얽히고설킨 다섯 명의, 혹은 네 명의 이야기는 인상적이었다.
여성주의 색체가 진하기에 부담스러울 수는 있다. 하지만 미투 운동에 이어 탈코르셋 운동까지 벌어지는 지금 읽어봐도 괜찮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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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끝났고 여자는 탈무드를 들었다
일라나 쿠르샨 지음, 공경희 옮김 / 살림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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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끝났고 여자는 탈무드를 들었다일라나 쿠르샨살림.
  
살림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된 서평으로평소와 논조어조 등이 다를 수는 있습니다.

사랑은 끝났고 여자는 탈무드를 들었다” 책 띠지에 페미니즘에 대한 지적 논쟁이라고 적혀 있기에책 인증샷만 올린 뒤 일단은 방치해 두었다직장일로도 충분히 바쁜 주중에머리 아플 책을 읽으며 자기 학대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저자인 일라나 쿠르샨은 분명 페미니스트지만, “사랑은 끝났고 여자는 탈무드를 들었다” 여성주의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는다이 책의 내용의 절대 다수는 탈무드에 대한 저자 나름의 생각과그런 생각이 나오게 된 그녀의 인생 역정가치관신념기타 등등이다

탈무드를 공부하는 목차 순서에 맞추어 책이 구성되어 있고탈무드 해석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책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므로탈무드를 알고 있다면 책의 내용을 한층 더 즐길 수 있다.
탈무드를 모른다고 해서 책을 즐길 수 없는 건 아니다가령원래 탈무드는 여자는 공부할 수 없었다저자인 쿠르샨의 평가에 따르면탈무드는 여자를 강간의 대상이자 정복의 대상그리고 악의 축으로만 보고 있다지금은 여자도 탈무드를 공부할 수 있지만그걸 고깝게 보는 사람도 충분히 많고 한 때는 공부방에 그녀 한 명만이 여자인 때도 있었다.
탈무드를 모르더라도그녀가 툭툭 던져주는 이야기를 통해탈무드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피상적이나마 알 수 있다책을 읽으며 탈무드를 한번 읽어보아도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축약본 말고완역 변역서로
  
탈무드에 전혀 관심이 없다 해서 부담스러운 책은 아니다이혼 후 두 번의 연애 끝에 새로운 가정을 꾸리게 된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안도하기도 했고채식주의나 여성주의와 관련된 그녀의 가치관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가령 그녀는 고기는 거의 먹지 않는다다만 고기를 먹지 않는 삶의 태도를 강요하지는 않는다아이가 채식주의자가 된다면 환영하겠지만그렇지 않아도 괜찮다고일단은 고루고루 먹어주면 가장 기쁠 듯하다고.
옳다고 생각하는 일은 강요해야 하고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을 으로 몰아붙이는 사회에서네 인생은 네 것내 인생은 내 것이라고 하는 말이매우 와 닿았다.
  
남녀차별에 대해서도 비슷한 이야기탈무드가 남자중심적인 책이라는 점은 그녀도 공감한다다만 그렇다고 해서 탈무드를 악으로 몰아가지는 않는다시대는 바뀌기 마련이니탈무드의 해석 역시 시대에 맞추어 하면 그만이라고 말한다그런 담담함이 취향이었다.
  
사랑은 끝났고 여자는 탈무드를 들었다”. 한국에서는 알기 어려운 탈무드와 유대인에 대한 이야기로혹은 한 사람의 인생에 대한 에세이로 읽어도 족한 책.
어느 쪽이든 읽었을 때당신에게도 내가 느낀 여운이 전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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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리트리버 코난, 미국에 다녀왔어요 - 미국의 개 친구들을 찾아 떠난 모험 이야기
김새별 지음 / 이봄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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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리트리버 코난과 함께하는 미국 생활 1년. 타국의 반려견 문화 기록기.
목줄, 입마개 등, 인간과 반려동물이 함께하는 삶을 꿈꾸는 당신을 위한 책.

 

 

골든 리트리버 코난, 미국에 다녀왔어요. 김새별. 이봄.
 
이 책은 서평단 이벤트로 받은 책입니다. 평소와 논조, 어조 등이 다를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책, 개의 여행기인지 알았다. 와아. 코난이 미국에 다녀와서 친구들 많이 만났대. 어떤 느낌이었을까. 신기해하며 신청했는데. 여행기라기보다는 미국에서는 어떻게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가, 이 점에 대해 중점적으로 설명하고 있었다.
 
목줄을 풀어 놓을 수 있는 공원. 개도 수영할 수 있는 해수욕장. 사람을 문 개를 위한 변호사. 개만을 위한 놀이공원. 안락사가 없는 보호 시설. 동물만을 위한 간식 가게. 우리나라에는 없는 시설 혹은 문화에 대해 생각해보고, 어떤 식으로 도입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볼 수 있다.
내 개가 자유롭게 다니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닐 테니 애견인이라면 개를 자유롭게 풀어놓아도 되는 시설이 가장 흥미 있지 않을까.
 
안락사. 목줄과 입마개. 견종에 대한 차별. 과연 개의 수명을 인간이 정하는 것이 옳은지. 아무리 같이 살기 위해서라지만 개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옳은지. 단순히 개의 품종만 놓고 개를 차별하는 건 옳은지. 애견인이라면 이 역시 흥미 있어 할 주제. 저자의 생각과 자신의 생각을 같이 비교해봐도 좋을 터다.
 
애견인이라면 읽어볼 만한 책. 다만 극성 애견인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나, 이런 호기심이 있는 것 아니라면, 비애견인은 덮는 쪽이 좋다. 개는 싫지만 귀여운 개 사진 많이 보고 싶어, 그런 마음가짐이면, 인스타를 추천한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개 사진의 홍수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하는 책에 대한, 혹은 극성 애견인인 저자에 대한 비판이니, 더 이상 읽고 싶지 않은 사람은 뒤로가기를 누르는 걸 추천한다.

내 개가 사랑스러워서 어쩔 줄 몰라하는 건 상관없다. 내가 책에 파묻혀 사는 걸 좋아하는 것과 별반 차이도 없고. 본인이 행복하다는데 무슨 말을 더 할까.
문제는. 이 책 쓸데없는 한 마디가 많다. 책 곳곳마다 개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배려가 없다는 투의 말이 반복된다, 이때마다, 이 말이 꼭 하고 싶어진다.

진짜 개가 싫어서 개가 싫다고 하겠나. 개에 푹 빠져서 주변 사람은 아랑곳하지 않는 당신이 싫은데, 차마 대놓고 당신이이 싫다는 말은 할 수 없으니, 애꿎은 개한테 책임 뒤집어씌우는 거지.
하지만 이번만큼은 대놓고 말하겠다. 난 개를 무서워하지만 싫어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비애견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저자는, 정말 싫었다.
 
의사도 묻지 않은 채 가족에게서 떨어뜨려 데려온 뒤, 먹을 것 챙겨주고, 평소에는 가둬두다 가끔 운동 시켜주고, 어쩌다 특식 챙겨주고, 아프면 치료해주고, 내키면 놀아주고.
인간에게도 위와 같은 서비스가 있다. 교도소. 덧붙여서 교도소는 가족에게 편지도 쓸 수 있고, 가족이 면회도 온다. 전화통화도 가능하다.

반려견. 애견인들이 원하니 쓰고는 있지만, 이 이상 기만적인 용어는 없지 않을까. 저자는 책에서 몇 번이고 말한다. 발달장애 아동들에게 도움이 되니, 노인에게 도움이 되니, 개를 길러야 한다고. , 인간에게 필요하니 길러야 한다는 논조다.
가족은, 도움이 되니 같이 있는 게 아니다. 그 자체로 충분하다. 필요해서 들이는 개가, 인간의 필요에 맞추기 위해 본성에 어긋나는 각종 훈련을 받는 개를 어떻게 감히 가족이라고 칭할 수 있나. 그런 식으로 취급할 거면, 그냥 애완견이라고 해라
     
목줄과 입마개가 개의 자유를 침해하니 반대한다는데. 그렇게 개의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분들이 어떻게 개를 기르는지 이해를 못하겠다. 동물원에 동물을 가둬두는 건 동물복지에 위반된다고 한다. 개는 왜 예외인가.
다른 개와 어울리며, 자연 속에서 뛰어다니며, 자기 먹을 건 자기가 챙겨가며, 그렇게 사는 게 개로서도 훨씬 행복하겠지. 인간밖에 없는 집에서, 먹는 것 하나 자기 마음대로 못하면서, 기껏 나갈 때조차도 개의 속도가 아닌 인간의 속도에 맞추어 끌려가면서. 그래도 내 개는 내 사랑을 받으니 행복하겠지. 진심으로 그리 믿는 건가.
목줄이 풀린 채 바다에 뛰어들어, 부르는 것조차 무시하며 헤엄치는 코난을 보면서도, 평소 갇혀 있던 코난이 얼마나 괴로웠을지, 그 생각 하나 못하는 저자를 보며, 어이가 없었다.
입장 바꾸어서, 자신이 같은 처지라면, 그래도 나보다 우월한 종족에게 사랑받으니 괜찮다고 만족할 수 있나. 나는 싫다. 차라리 쓰레기통 뒤지며 살더라도, 언제 살처분 당할지 모른다고 두려워하면서도 내키는 대로 살겠다.
 
사실 단순히 전 개를 사랑해요. 우리 개 불쌍하니 목줄 풀어주고 입마개 안 하고 싶어요. 1절만 했으면, 별 말 안 했을 거다. 개를 싫어하는 사람, 무서워하는 사람에게 피해를 안 주는 선에서 적정하게 조치한다면, 크게 관여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저자는 절대 1절로 마치지 않는다. 개 목줄을 풀고 하루 행사를 했는데, 아무도 개에 물리지 않았는데. 욕구가 충분히 충족된 개는 안전한데 평소에 목줄 묶고 입마개까지 하자고 하다니, 비애견인 너무 배려심 없는 것 아닌가요? 설령 사람을 문 개라고 하더라도, 잘 교화하면 피해를 안 줄 수 있는데, 무작정 살처분 잔인한 것 아닌가요.
호랑이는 왜 가두어 두나. 호랑이도 배부르면 사람 안 잡아먹으니, 그냥 어슬렁거리게 놔두어야 하지 않나. 사형은 왜 하자고 하나. 비록 사람을 죽였지만, 잘 교화하면 더는 안 죽일지도 모르니, 일반인처럼 생활하게 두어야 하지 않나. 동물 죽이는 건 잔인하고 사람 죽이는 건 괜찮나.
 
모든 개가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위험한 개는 분명히 있다. 키우지 않는 사람은 절대 구별할 수 없다. 하물며 이곳은 인간을 위한 곳이지 개를 위한 곳이 아니다. 개에 대한 배려를 말하고 싶다면, 일단 사람에 대한 배려부터 말해주었으면 좋겠다.
내가 좋아한다고 해서 타인도 좋아하리라는 보장이 없다. 이 좋은 걸 왜 좋아하지 않느냐고 묻기 이전에, 그 사람에게는 나름대로 타당한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해보는 세심함을 길러 주었으면 좋겠다. 이런저런 점이 불편하다면, 일단 본인부터 잘한 뒤에, 나는 노력하고 있으니 당신도 노력해 달라고 정중하게 부탁하면 좋겠다.
타인의 배려심을 운운하고 싶다면, 본인부터 타인을 배려해주는 것이 우선이지 않을까.
 
다시 말하지만, 개를 좋아하면 마음 편히 즐길 수 있는 책. 코난은

귀여우니, 와아 코난 귀여워. 행복해할 수 있다. 개의 천국으로 보이는 미국을 보며, 우리도 언젠가 저렇게 되면, 꿈을 꾸어도 좋겠지.
 
다음부터는 개가 귀엽다고 무작정 책을 잡기 이전에, 저자 성향부터 살피기로 했다. 원래는 사랑스러운 개와 예쁜 풍광에 힐링 받으려고 책을 폈던 건데. 하아. 힐링은커녕 아침부터 이게 뭐하는 건지. 여러 의미에서 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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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분 만에 아는 비트코인
다카하시 료테쓰 지음, 이해란 옮김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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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를 위한 비트코인 간단 설명 비트코인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 사람이 읽으면 좋을 책

 

 

60분만에 아는 비트코인. 다카하시 로데쓰. 국일.
 
비트코인. 작년에 정말 초열풍이 불었다. 돈을 몇 배로 불렸다는 사람도 수두룩했고. 지금은 한풀 꺾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간간이 관련 책이 나오는 걸 보면, 하는 사람은 여전히 하는 것 같다.
돈에 초연하지는 않지만, 돈에 목숨 걸지도 않는다. 먹고 살 정도만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너무 적은 돈은 사람을 비참하게 만들고, 너무 많은 돈은 오히려 족쇄만 된다고 믿기에.
 
하지만. 일전에 월급쟁이 건축주 되기 프로젝트를 읽었을 때마냥, 누군가가 어떤 일에 매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호기심이 든다. 대체 그것이 무엇이기에 열심히 하나, 이런 궁금증.
그리하여 이 책이다. 비트코인에 대해 초보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설명해준다기에. 아 그래? 그렇다면 나도 읽어볼래. 이런 단순한 기분으로.
 
이 책은 서평단 이벤트로 받은 책입니다 >< 평소와 논조, 어조 등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이 책으로 인한 실패가 있더라도 저자와 출판사는 책임지지 않는다는 문구가 있어 투자법 책인가 했는데, 순수한 설명서다. 비트코인은 무엇이며, 비트코인 기술의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은 무엇이며, 비트코인은 어떻게 생성되고 어떻게 거래되며, 현재 어디에서 사용할 수 있고, 비트코인 외에 어떤 전자화폐가 있고 한국에서는 비트코인이 어디서 거래가 되는지 등등. 비트코인에 관련하여 초보자라면 궁금해 할 사항들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일본인이 만들어낸 전자화폐로 수량이 정해져 있고, 채굴해야 하며, 현재 극소수나마 쓰이고 있다. 이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좀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어디까지나 입문서 느낌이기에, 더 자세히 알려면 다른 책도 찾아보아야 하겠지만. 비트코인 투자할 것도 아니니,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이런 기분이 든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번역. 본래 일본에서 나온 책이다 보니, 한국 실정과 맞지 않는 부분이 여럿 있는데, 이 부분을 매우 신경 썼다. 한국 거래소에 대한 설명을 덧붙인 것도 그렇고 사진 자료 등도 전부 한국 것

 

으로 교체했다. 한 나라의 언어를 다른 나라의 언어로 바꾸는 것만 해도 짜증이 나는데, 적절한 현지화까지 하느라, 번역가 및 출판사에서 고생 많이 했을 듯. 수고하셨습니다. 한 마디 정도는 남겨 놓고 싶다


비트코인 혹은 전자화폐에 투자할 사람이라면, 투자하기에 앞서 자신이 무엇에 투자하려고 하는지 공부해야 하지 않을까. 돈이 된다는 이유로 투자하다보면, 피라미드와 거의 다를 바 없는 전자화폐에 투자해버리는 우울한 일이 생길 수 있다. 사실 그렇게 돈 버린 사람도 은근 있는 듯하고.
관심이 없더라도, 한번 정도는 읽어도 좋지 않을까. 블록체인 기술 자체는 현재 다른 분야에서도 응용되는 듯하고. 딱히 그렇지 않더라도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가끔은 호기심을 가져 볼 필요도 있다.
굳이 이 책이 아니더라도 비트코인에 대해 공부해둔다면 언젠가는 써먹지 않을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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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딸로 태어나고 싶지는 않았지만 - 큰딸로 태어난 여자들의 성장과 치유의 심리학
리세터 스하위테마커르.비스 엔트호번 지음, 이상원 옮김 / 갈매나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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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딸을 위한 심리분석학
첫째 딸인 자신을 이해하고 싶은 첫째 딸을 위한 책

 

첫째 딸로 태어나고 싶지는 않았지만. 리세티 스하위테마커르. 갈매나무.

 

 갈매나무 서포터즈 일환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평소와 논조, 문투 등이 다를 수 있습니다.

 

 제목만 보고 여성주의 책이 아닐까 했는데, 순수한 첫째 딸을 위한 심리분석서. 여성주의는 1G도 들어있지 않았다.

 

 첫째 딸. 부모에게는 첫 자식이기에, 여러 가지 기대를 하게 된다. 아울러 부모 외에는 믿을 것이 없는 딸 역시, 기대에 부응하고자 여러 가지로 노력을 하게 된다. 또한 동생들을 건사하면서 책임감과 리더십을 배우게 된다.
 그리하여, 첫째 딸은 일반적으로는 다른 자녀보다 머리가 좋고, 신뢰할 수 있으며 책임감이 강하고 리더십도 좋고 다른 사람들을 잘 돌봐주고 이런 내용.

 

 왜 첫째 딸이 이런 성향이 될 수 밖에 없는지 차근차근 분석하는 동시에, 다른 자녀와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주장에 대한 신뢰성을 더한다. 또한 첫째 딸이라는 부담을 지고 있는 첫째 딸에게, 자신의 부담을 누그러뜨리는 방법도 조언해준다.

 

 사소한 문제가 있다면, 첫째 딸은 이렇습니다, 너무 단언하다보니, 오히려 거부감이 든다는 것 정도일까.

 혈액형 성격학이 유사과학인 것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왜 신뢰할까. 각 혈액형의 특질 자체가 모호하다. 이럴 때는 이렇고 저럴 때는 저렇고. 그러다 보니, 어쩐지 내 이야기 같다는 기분이 스믈스믈 드는 거다. 그러다 보니 다른 혈액형의 경우에도 특정 모습만 콕 찍어서, 역시 무슨 형. 이런 말이 튀어나오는 거고. 바넘 효과의 대표적인 예시다.
 책을 읽으며 바넘 효과를 몇 번이고 떠올렸다. 맏이로서의 중압감이 없는 맏이가 몇 명이나 있었겠나. 은근슬쩍 부모의 역할을 떠맡지 않은 맏딸은 또 얼마나 있었겠고. 그런 동질적인 상황에서 듣기 좋은 말을 살살 흘려주는 기분. 위로가 될 수는 있으니 너무 나쁘다고는 하지 않겠지만, 그다지 유쾌하지는 않다. 굳이 말하면 사람을 너무 쉽게 단정하는 시선에 짜증이 났다.
 절대로 내가 책임감과 성실함 리더십 따위는 저 멀리로 내던져버린 불량 첫째 딸이기 때문에 자격지심으로 분노한 건 아니다.

 

 첫째 딸로서의 중압감. 나만 힘든가. 이 기분이 든다면 위로가 될 책. 사실 당신은 이렇게 멋진 사람이야. 저자들이 달콤하게 속삭여주는 말에 안심이 될지도 모른다.
 약간 과격하게 말하자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와 비슷한 책이었다. 내 취향은 아니지만, 분명 이 책을 읽으며 위로를 받는 사람은 많을 듯하다. 첫째 딸로 힘들었다면, 나와 달리 제대로 된 딸이었다면 분명 위로가 될 터다. 한 번 읽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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