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딸로 태어나고 싶지는 않았지만 - 큰딸로 태어난 여자들의 성장과 치유의 심리학
리세터 스하위테마커르.비스 엔트호번 지음, 이상원 옮김 / 갈매나무 / 2018년 9월
평점 :
절판


첫째 딸을 위한 심리분석학
첫째 딸인 자신을 이해하고 싶은 첫째 딸을 위한 책

 

첫째 딸로 태어나고 싶지는 않았지만. 리세티 스하위테마커르. 갈매나무.

 

 갈매나무 서포터즈 일환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평소와 논조, 문투 등이 다를 수 있습니다.

 

 제목만 보고 여성주의 책이 아닐까 했는데, 순수한 첫째 딸을 위한 심리분석서. 여성주의는 1G도 들어있지 않았다.

 

 첫째 딸. 부모에게는 첫 자식이기에, 여러 가지 기대를 하게 된다. 아울러 부모 외에는 믿을 것이 없는 딸 역시, 기대에 부응하고자 여러 가지로 노력을 하게 된다. 또한 동생들을 건사하면서 책임감과 리더십을 배우게 된다.
 그리하여, 첫째 딸은 일반적으로는 다른 자녀보다 머리가 좋고, 신뢰할 수 있으며 책임감이 강하고 리더십도 좋고 다른 사람들을 잘 돌봐주고 이런 내용.

 

 왜 첫째 딸이 이런 성향이 될 수 밖에 없는지 차근차근 분석하는 동시에, 다른 자녀와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주장에 대한 신뢰성을 더한다. 또한 첫째 딸이라는 부담을 지고 있는 첫째 딸에게, 자신의 부담을 누그러뜨리는 방법도 조언해준다.

 

 사소한 문제가 있다면, 첫째 딸은 이렇습니다, 너무 단언하다보니, 오히려 거부감이 든다는 것 정도일까.

 혈액형 성격학이 유사과학인 것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왜 신뢰할까. 각 혈액형의 특질 자체가 모호하다. 이럴 때는 이렇고 저럴 때는 저렇고. 그러다 보니, 어쩐지 내 이야기 같다는 기분이 스믈스믈 드는 거다. 그러다 보니 다른 혈액형의 경우에도 특정 모습만 콕 찍어서, 역시 무슨 형. 이런 말이 튀어나오는 거고. 바넘 효과의 대표적인 예시다.
 책을 읽으며 바넘 효과를 몇 번이고 떠올렸다. 맏이로서의 중압감이 없는 맏이가 몇 명이나 있었겠나. 은근슬쩍 부모의 역할을 떠맡지 않은 맏딸은 또 얼마나 있었겠고. 그런 동질적인 상황에서 듣기 좋은 말을 살살 흘려주는 기분. 위로가 될 수는 있으니 너무 나쁘다고는 하지 않겠지만, 그다지 유쾌하지는 않다. 굳이 말하면 사람을 너무 쉽게 단정하는 시선에 짜증이 났다.
 절대로 내가 책임감과 성실함 리더십 따위는 저 멀리로 내던져버린 불량 첫째 딸이기 때문에 자격지심으로 분노한 건 아니다.

 

 첫째 딸로서의 중압감. 나만 힘든가. 이 기분이 든다면 위로가 될 책. 사실 당신은 이렇게 멋진 사람이야. 저자들이 달콤하게 속삭여주는 말에 안심이 될지도 모른다.
 약간 과격하게 말하자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와 비슷한 책이었다. 내 취향은 아니지만, 분명 이 책을 읽으며 위로를 받는 사람은 많을 듯하다. 첫째 딸로 힘들었다면, 나와 달리 제대로 된 딸이었다면 분명 위로가 될 터다. 한 번 읽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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