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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수꾼들
발따사르 뽀르셀 지음, 조구호 옮김 / 책으로보는세상(책보세)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스페인하면 떠오르는게 제법 있네요.. 일단은 축구가 생각나구요..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죠.. 까딸루냐라는 지역에 대한 이야기도 떠오릅니다.. 피카소와 달리도 생각나구요.. 가우디도 있네요.. 그리고 정열적인 투우사도 떠오릅니다.. 스페인이라는 나라는 생각보다 작은 나라이지만 이 나라가 보여주는 문화적 영향력은 지금도 대단한 듯 싶은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옛날 옛날 한옛날 테레비 주말의 명화에서 보았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라는 작품속의 잉그리드 버그만과 게리 쿠퍼가 떠오릅니다.. 흑백으로다가 산악지형을 오르락내리락하는 게릴라들의 모습속에서 주인공들이 사랑을 꽃피우는 이미지가 막 떠오르구요.. 코의 위치에 대한 이야기도 문득 생각납니다.. 여하튼 여즉 스페인은 산과 정열적으로 빨갛게 채색된 화려한 도시의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번에 바다로 눈을 돌려보네요.. 와따, 스페인의 바다도 만만찮군요..

 

    세계사를 잘 몰라서 그렇겠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과거에 스페인이나 포르투칼의 영광이 아마도 바다로 뻗어있음을 알 수 있네요.. 남미를 발견한 얘네들이 이쪽이죠.. 이제 생각나네요.. 전세계 바다를 돌아댕기면서 만들어낸 일들이 문득 떠오릅니다.. 음, 역시 얘네들 바다에 강하군요.. 그렇습니다.. 제가 이번에 읽은 소설도 바다와 배와 육지와 관련된 스페인을 대표하는 문학작가인 발따사르 뽀르셀이라는 분의 작품입니다.. 사실 제가 말씀드린 거창한 느낌의 해양적 모험담같은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하여튼 이 작품 "밀수꾼들"도 스페인의 지중해 연안에서 벌어지는 밀수라는 소재를 이용한 역사와 인간과 소통을 다룬 그런 이야기입니다.. 문학작품인거죠.. 그러니 조금 어렵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스페인 내전과 2차대전이 지난 후 60년대쯤인 듯 싶습니다.. 프랑코 총통이라는 독재자가 스페인을 쥐고 흔드는 시절이었던 것 같네요.. 여전히 민생은 피폐하고 삶은 고통스러운 과도기적 시간입니다.. 우리랑 좀 비슷하죠.. 이런 삶의 일부의 불법적 사업으로 밀수가 횡행하는 그런 시절이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지브롤타 해협을 중심으로 지중해 연안으로 북아프리카와 주변의 지역에서 밀수품을 운반하는 배인 보따폭호가 이 소설의 중심 무대입니다.. 그리고 배에 승선한 인물들의 이야기이기도 하죠.. 레오나르 주베라라는 선장과 이름뿐인 바지 선장, 갑판장, 조리사, 선원, 기관사들이 이 소설을 이끌어나가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각자이 과거가 있고 그 과거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현재 밀수꾼으로서 삶을 살아가게 되는 모습을 보여주죠.. 하지만 이 현실이라는게 단순히 자신의 잘못과 게으름들의 산물이 아니라 시대적 상황인 스페인 내전과 피폐한 민초들의 부조리한 삶에서 비롯된 이런 아픈 시대적 산물이 더 크다는거죠..

 

    밀수품을 싣고 나르는 배를 운반하는 일을 하는 현실속의 바다의 공간속에서 문득 그들은 과거의 육지의 삶으로 돌아갑니다.. 그 시절의 삶이 행복하였든 불행하였든 그들에게 있어서는 되돌리고 싶은 시간이기도 한거죠.. 어쩔 수 없이 현실의 고통속에서 택한 삶이긴 하지만 역시나 그들은 현재의 이 모습이 딱히 좋진 않습니다.. 그들에게 있어 육지의 삶이란 여전히 행복의 근원인 것이죠.. 이 바다와 함께하는 현실의 삶을 통해 이들은 육지의 시절을 되돌리고 싶은 것인지도 모를 일이지요..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네요.. 여전히 불법 밀수를 저지르는 배를 체포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해양경찰을 피해서 이들은 아무도 모르는 숨겨진 죽은자의 동굴속의 숨어듭니다.. 그리고 무작정 기다리죠.. 기다림은 긴장감과 고통과 공포를 심어주기에 충분합니다..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이 함께 이들의 모습속에서 드러나고 급기야 내분도 발생합니다.. 과거가 없는 현재는 없는거니까요..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삶의 정신적 충격은 현실의 긴장과 불안의 연속인 불법 밀수의 상황에서 너무나 쉽게도 터져나옵니다.. 이들에게 미래라는게 있는걸까요,

 

    이야기의 흐름은 밀수꾼들이라는 인물들의 이야기입니다.. 밀수품을 실은 배를 배경으로 그 중심에 선 인물들의 모습을 다루고 있죠..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고 시대에 대한 이야기이고 삶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휴머니티라는 개념속에 묻어있는거죠.. 사실 밀수를 하면서 벌어지는 해양적 거친 모험적 느낌은 전혀 없습니다.. 이런 일을 하는 몇몇 선원들의 삶을 드러내서 스페인이라는 나라의 시대적 부조리와 아픔과 고통과 그로인해 벌어지는 인간의 삶의 피폐성을 보여주려는 의도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별로 재미가 없습니다.. 아니 줄거리라는 개념으로다가 사건의 진행방향과 기승전결등의 대중소설적 구성에 적응되어있는 저같은 무식한 사람에게는 상당히 읽어내려가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뜬금없이 현재의 인물이 잠시 등장하다가 그 인물의 과거로 후딱 넘어가버리니까요.. 그러다가 또다른 인물로 이어지고 이어지고 이들이 이렇게 한데 모여있다라는 개념이니 읽는 재미는 덜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순문학이잖아요.. 그러려니 하면 됩니다만 개인적으로 번역체의 문장들이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뭔가 고급스러운 느낌으로다가 원어적인 어감으로 스페인어를 그대로 번역하신 듯 하지만 저에게는 너무 생소하고 대화체 문장들도 쉽게 눈에 들어오질 않더군요.. 쉽게 말해서 자연스럽지가 않았습니다.. 아마도 순문학인 이유도 있지만 이런 번역상의 개인적 생소함이 더해 더 재미가 없었지않았나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분명한건 이 소설로 인해서 그동안 제가 모르는 스페인의 모습을 새롭게 그려보는 계기가 되기도 하더군요.. 작가 발따사르 뽀르셀은 마요르카섬이라는 곳에서 나고 자라고 살았더군요.. 지중해연안에 그런 섬이 있는지도 이번에 알았습니다.. 가보고 싶더군요.. 그런데가서 좀 한달정도 푸욱 몸을 담구다가 오면 좋겠다는 답없는 희망을 잠시 가져봤습니다.. 땡끝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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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9 2013-04-26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움마다님^ ^ 먼댓글이 '눈의 아이'로 되어있네요^ ^ 분명 그리움마다님 리뷰 확인했는데 밀수꾼들 먼댓글에는 뜨지 않아서 이상하다 싶어 왔는데 '눈의 아이'로 되어있네요. 하하^ ^ 수정 좀 부탁드릴게요^ ^

그리움마다 2013-04-26 16:31   좋아요 0 | URL
넵, 잘못 올렸더군요.. 수정했습니다^^;;;;